▲ 유영만 교수는 인공지능과 챗GPT 시대를 살아간 질문을 담아낸 96번째 도서 `삶을 질문하라`를 출간했다.“질문의 바다를 기꺼이 표류하며 심장 뛰는 앎의 여행을 즐깁니다.”
최근 ‘내 인생을 바꿀 스무 가지 질문’을 담은 서적 『삶을 질문하라』를 펴낸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의 근황이다. 이번 책은 인공지능·챗GPT 시대를 살아갈 인간의 경쟁력인 ‘질문’을 다루고 있어서 울림이 컸다. 유 교수는 “어느 순간부터 질문을 던지지 않는 삶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제 책을 읽으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낯섦과 새로움을 반기게 되길 바랍니다.”라며 저자 인터뷰에 응했다.
한 명의 ‘작가’로서 교수님 소개 부탁드린다.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고, 누구도 던지지 않는 전대미문의 질문을 던지며 낯선 길을 걸어가는 삶을 지향한다. 하나의 단어로 저를 표현하라고 하면 물음표와 느낌표가 합쳐진 의문경탄부호 ‘인터러뱅(Interrobang)’을 꼽겠다.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즐겁고 치열하게 방황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습관을 말씀드리면 매일 운동, 읽기, 쓰기를 반복한다. 운동은 밥 먹듯이 책을 읽고 쓰기 위해 필요한 체력을 기르기 위함이고, 읽기는 인두 같은 문장과 만나기 위함이며, 쓰기는 나만의 창조를 위함이다.
‘삶’과 ‘질문’을 엮어서 책 제목을 지으셨는데 배경이 궁금하다.
하나의 우화를 소개하겠다. 개미가 지네에게 ‘걸을 때 어떤 다리를 처음 내딛나요?’라고 물었다. 순간 지네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췄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다. 현대인들도 다르지 않다. 변화와 혁신을 외치면서 정작 그 동인인 질문을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잠시 멈춰서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며 색다르고 낯선 내일의 삶으로 향하는 관문을 찾게 해줄 질문을 제목으로 다듬었다. 원제는 ‘유영만 교수의 문중모색問中摸索’이었지만 독자 입장에서 어려울 것 같아 지금의 제목으로 바꿨다(미소).
책의 세부 콘텐츠는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셨는가.
20개의 칼럼을 쓰고 나서 5개씩 ‘선先(도전과 창조로 변화를 주도하다)’, ‘견見(관찰과 통찰로 세상을 꿰뚫어보다)’, ‘지智(지혜와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하다)’, ‘명明(성찰과 분별로 나다움을 드러내다)’을 기준으로 구분했다. 제가 체득한 통찰을 독자들에게 조금 더 질서정연하게 소개하고자 고민한 결과물이다. 문장도 마찬가지다. 몇 가지 사례를 꺼내면 ‘질문이 관문을 바꾼다’, ‘정상과 비정상’, ‘당신은 검토만 하다가 실기失期합니까, 실천實踐해서 기회를 잡고 있습니까?’가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비교와 대조, 언어유희를 음미할 수 있고 제가 제시한 개념에서 지금 어느 쪽에 있는지 되짚어보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 유영만 교수가 책의 세부 콘텐츠 소개와 함께 독자들에게 책을 음미하기 위한 노하우를 짚어주고 있다.독특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
창조는 참조에서 이뤄진다. 문장력이 탁월한 사람들은 좋은 문장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저는 ‘사이 전문가’, 전문가와 전문가 사이의 차이를 존중해주는 전문가를 추구하며 수많은 전문가의 책을 읽는다. 그 가운데 좋은 문장을 만나면 메모하고 저만의 방식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알베르 카뮈는 ‘가을은 모든 나뭇잎이 꽃이 되는 제2의 봄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것을 저는 ‘중년은 모든 역경이 경력이 되는 제2의 봄이다’로 재탄생시켰다. 전대미문의 새로움은 읽기, 필사, 생각, 가공 등을 거듭하며 만들어진다. 그리고 우치다 다쓰루는 ‘무지는 나태의 결과가 아니라 근면의 성과다’라고 말했다. 저는 위 문장을 참조해서 ‘한계는 한 게 없는 사람의 핑계다’라는 새로운 문장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저는 호기심을 잃지 않으며 수많은 경험(여행, 강연, 교육, 강의 등)을 축적하고, 다양한 말을 찾아본다. 문장은 독특한 체험을 언어로 벼리고, 적확한 단어를 씀으로써 탄생하는 것인 까닭이다.
이번 책은 인공지능·챗GPT 시대와 동시에 탄생했다. 그런 만큼 ‘사람다움’은 어때야 하는지 말씀해달라.
책이 완성될 즈음 챗GPT와 대화를 나눴는데 ‘와인은 여인’이라는 은유법과 ‘사람의 손가락은 왜 10개일까?’라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논리와 과학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무한한 상상력을 인공지능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미래 인재상은 ‘전대미문의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임을 알 수 있다. 함민복 시인은 ‘아이의 손가락이 10개인 이유는 엄마의 뱃속에서 몇 달의 은혜를 입었는지 세어봤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정희진 작가는 ‘사랑의 끝은 질문이 없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챗GPT가 과연 이런 문장을 이해할 수 있을까. 결국 사람은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색다른 질문들을 던지며 지혜를 쌓아야 한다.
▲ 유영만 교수가 저자 인터뷰를 마친 다음 『삶을 질문하라』 책 제목을 필사하고 있다.마지막으로 ‘독서’의 의미를 짚어달라. 향후 저술 계획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독서는 오이를 피클로 바꾼다.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으니 독서는 위험하다. 그리고 독서는 거울이자 창이다. 지금의 삶을 돌아보며 반성할 수 있고, 새로운 창을 열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미덕은 부끄러워하며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데 있는 만큼 독서는 중요하다. 추가로 당부의 말을 전하자면 책을 읽는 데만 그치지 않고 책을 써봐야 한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책을 읽고 느꼈던 점, 인두 같았던 문장, 실천해야 할 부분을 3가지씩 써보고 마지막으로 책을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해보길 바란다. 그러면 벌써 10개의 문장을 쓰면서 통찰을 얻을 수 있고 나만의 책을 쓸 체력도 기를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를 공유하면 5월 즈음 『내려가는 연습』이라는 책으로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등산보다 하산이, 이륙보다 착륙이 더 위험하고 중요하며, 성공하는 사람은 잘 내려갈 줄 아는 사람이다. 이외에도 여러 책을 준비 중인데 100번째 책은 시집으로 내고자 한다. 난이도가 가장 높은 글인 ‘시’에 도전하고 싶다. 빠르면 연말에, 늦으면 내년 상반기쯤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모쪼록 제 책을 통해 많은 독자가 앎과 삶의 이중주를 사랑하게 되길 바란다.
▼유영만 교수의 '삶을 질문하라' 출간기념회 기사 링크
http://www.khrd.co.kr/news/view.php?idx=5054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