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수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해야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고,
최고의 조직은 나를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곳입니다.
이를 아우르는 HRD는 분명한 매력과 경쟁력이 있습니다."
‘계획된 우연’. 이희수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HRD와의 인연을 이렇게 정리한다. 교육학과 교육사회학을 전공했고,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교육정책을 연구했던 그는 흐름에 몸을 맡기며 2003년부터 평생교육과 HRD를 가르쳐왔다. 어느덧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이희수 교수는 여전히 연구, 강의, 후학 육성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는 바쁜 가운데서도 인터뷰에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며 HRD 후배들을 위해 깊은 지혜와 통찰을 전해줬다.
교육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영역인 만큼 정권의 방향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포용과 민주에서 지금은 자유라는 말을 많이 쓰고, 여러 교육기관의 명칭이 개발에서 연구로 바뀌는 추세를 보면 그러하다. HRD도 무관하지 않다. 이희수 교수는 과거의 산업교육, 국가인적자원회의, 교육인적자원부, 인적자원개발기본법,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 글로벌인적자원개발 등을 떠올리며 “시대가 참 많이, 빠르게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나이 들어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올해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이희수 교수는 5개 과목 수업, 학생들 논문지도, 평생교육 관련 다양한 정책연구에 매진하며 그야말로 치열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그는 중앙대학교 사범대학에서 교육학과 교육사회학을 전공했고,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정책연구자로 일한 뒤 모교로 돌아왔다. 그러니 그에게 교육은 업業이다. 그렇다면 HRD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과거에는 국가 차원에서 교육정책 연구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 부분이 자유시장경제 논리와 시스템에 맡겨졌다. 그에 따라 교육기관들의 입찰경쟁이 벌어졌고 제안서 게임으로 귀결됐다. 이희수 교수는 제안서 작성에 강점이 있었기에 낯설었던 HRD 사업 공모에 제안서를 써서 제출하게 됐다. 그때부터 이희수 교수는 HRD에 발을 들이게 됐다. 그가 “계획된 우연입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계획된 우연이었지만 이희수 교수는 학자로서 우리나라 HRD 발전에 헌신해왔다. 먼저 그는 “사람은 사물이 아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일하고 성장해야 즐거움과 의미를 느낍니다.”라며 HRD의 매력을 풀어냈다. 또한, 그는 “조직은 결국 성과입니다.”라며 교육훈련을 받은 구성원이 조직의 당면과제를 해결해서 성과가 창출되도록 ‘지렛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HRD의 임무에 관해서도 짚어줬다. 이와 함께 그는 “개인 입장에서 최고의 조직은 나를 성장시켜주는 곳이 아닐까요.”라며 경쟁이 일상이고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는 가운데 누구에게나 절실할 ‘성장’을 돕는 HRD의 경쟁력도 언급했다.
▲ 이희수 교수는 기본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비롯해 HRDer라면 유념해야 하는 태도에 관해 짚어줬다.다음으로 이희수 교수는 HRD 패러다임 변화를 목격해온 만큼 “자연 속 연수원에서 이뤄진 조직과 교육담당자 중심의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훈련과 연수에서 일터의 관리자와 상사를 통한 무형식적, 우연적, 비공식적 학습으로 변화했습니다.”라고 정리했다. 일과 학습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고 통합되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그는 HRD뿐만 아니라 세상의 흐름이 삶을 살아가며 교육을 받고, 교류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학습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차원에서 보면 경영과 일터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기에 평생에 걸친 역량개발이 현실이 됐다. 관련해서 이희수 교수는 앞으로 기업에 필요한 학습문화와 교육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
“기업교육은 의무교육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일터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면 해야죠. 본인들에게 공부가 꼭 필요하면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합니다. 이때 호학好學을 위한 동기부여(motivation)를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논어에는 ‘지지자불여호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호지자불여락지자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리더들이 먼저 본인들에게 필요한 공부를 즐기면서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HRD 담당자들은 기업 구성원의 업무를 분석해서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그것을 치열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이어서 이희수 교수는 사회와 기업을 이끌 미래의 인재들이 갖춰야 하는 역량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역량을 ‘general’과 ‘specific’으로 구분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전자는 세계경제포럼과 OECD에서도 언급되어 익숙한 4C(비판적 사고, 창의력, 소통, 협업)와 최근 더욱 강조되고 있는 문해력(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이 대표적이다. 후자는 특수한 직업이나 직무에만 들어맞는 전문적인 역량이다. 이희수 교수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른 세상일수록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기업에서 맞춤형 교육훈련이 강조되는 현실은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specific을 추구할 경우 막상 직업과 직무가 사라지거나 크게 바뀔 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HRD 담당자들은 본인들은 물론 구성원의 character와 quality, 우리말로 품성과 자질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람다움을 관통한다.
그런가 하면 이희수 교수는 HRD 후배들을 위한 메시지도 전해줬다. 그는 “HRDer라면 마땅히 사람을 좋아해야 하고, 성장의 원점은 호학好學이며, 철학과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HRD는 사람과 그 사람이 다수 모여있는 조직의 성장에 공헌해야 하는 만큼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HRDer들의 업무에는 교육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당연히 공부를 좋아해야 한다. 그리고 철학과 비판적 사고는 고등사고력이며 테크니션을 넘어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한 길이다. 이희수 교수는 “비판적 HRD도 제법 큰 물줄기이며, 어느 분야에서나 철학이 없는 테크니션은 오래가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깊은 지혜와 통찰을 전해준 이희수 교수는 “많이 읽고, 이곳저곳을 걸어보면서 깊이 생각해보고, 생각했다면 실행해보고, 글로 써보며 최고의 HRDer가 되길 바랍니다.”라며 마지막으로 HRDer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덕담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