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연결, 초융합 시대일수록 지도를 펼쳐서 읽으며 나만의 인생전략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지리학(geography, 地理學)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신조어 ‘지도력(地圖力; mapping power), 지도를 읽고 활용하는 능력’을 널리 알리고 있는 김이재 교수의 메시지다. 그녀는 지리학은 고대부터 리더의 학문이었고, 지도는 개척자의 필수품이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지도를 그냥 보는 것과 깊이 읽는 것은 다르다. 지도에서 통찰을 얻고 성공의 길을 찾으려면, 자신만의 지식과 경험에 기반해 제대로 지도를 읽어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 교수와의 대담은 왜 지도력地圖力이 모두에게 필수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이재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경력사항
경인교육대학교 지리적상상력연구소 연구소장, 세계지리학연맹 아시아 대표위원, 영국 런던대학교 교육연구대학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연구본부 부연구위원,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과 강사,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강사, SRI International Korea, 삼성전자 Memory 수출2팀
학력 사항
서울대학교 대학원 지리학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지역연구 석사, 서울대학교 지리교육 학사
대표 저서
『부와 권력의 비밀, 지도력(地圖力)』 (쌤앤파커스, 2021),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샘터, 2015), 『치열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위즈덤하우스, 2014), 『펑키 동남아』 (시공사, 2012)
현장형 학자로서 1년에 반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를 누비며 연구하는 김이재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에게 코로나19 팬데믹은 그간의 여정을 정리하는 시기다. 실제 김 교수는 여러 서적 출간과 강연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통 지리학자가 얼마 없기에 맥락 없이 공부하는 암기과목으로 자리를 잡은 지리학(geography, 地理學)에 대한 오해를 풀고, 코로나19 이후 세상의 규칙이 급변하는 요즘이야말로 모두가 ‘지도를 잘 읽어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지도력(地圖力)’을 필수적인 역량으로 기르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 베트남 하롱베이에 방문한 김이재 교수의 모습이다.그러나 김 교수가 처음부터 지리학자로서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아니었다. 비록 지리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김 교수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정해놓은 트랙을 수동적으로 달리는 데 피로감을 느끼며 펼쳤던 지도가 그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세계를 한눈에 보며 열린 마음으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김 교수는 학문적 역량을 높이고,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나라를 방문하고 연구하며 현장성을 높여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일을 좋은 조건에서 하며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일과 삶이 이뤄지는 공간을 바꾼 선택이 만들어준 선물이다. 그런 만큼 김 교수는 지리학이 가진 고유의 매력을 자신 있게 풀어냈다.
“지리학은 지도를 비롯한 여러 도구를 활용해서 모르는 땅이나 알고 있는 땅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새로운 곳을 탐방하고, 그 지역의 특색을 이해하고 이슈를 살피며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거나, IT 기술을 활용해서 공간정보를 분석하는 일들을 떠올리면 됩니다.
그야말로 종합적 역량을 키울 수 있으며 생각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서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길을 제시해주는 학문입니다. 초연결, 초융합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과 일치하죠. 이것이 제가 지도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이유입니다. 실제 문자보다 지도가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생존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일은 생명체의 기본이기 때문이죠. 또한, 탁월한 지도자들과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인들은 지도와 지구본을 곁에 두고 수시로 참고했습니다. 지리가 그들의 성공에 큰 역할을 한 것이죠.”
▲ 김이재 교수는 세계 100여개국을 여행한 행복한 문화지리학자로서의 삶을 견지하고 있다.역사적으로 지리학은 리더를 위한 학문이자, 지도가 개척자의 필수품이었던 만큼 김 교수의 강연은 각계의 리더들에게 인기가 많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을 통합하고 연결해서 지역을 보는 지리학은 ESG 경영의 본질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활성화된 재택근무는 사무실에 앉아서 일만 한다고 생산성이 올라가지 않으며 자유롭게 공간을 바꿔가면서 일해야 각별한 인사이트를 얻는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기에 김 교수는 “요즘 공간을 비롯해 지도에 관심을 갖는 리더들이나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지도력을 키울 때의 유의점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핵심은 리터러시였다.
“지도는 물론 각종 학습 콘텐츠를 보는 것과 읽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지식, 경험, 스킬을 바탕으로 특정 콘텐츠를 소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비로소 리터러시를 갖출 수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보기만 하면 문맹이 됩니다. 지도의 경우 각각 다른 메시지와 주제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유럽은 대륙이 아니라 지역입니다. 그런데 유럽을 크게 그리고, 동남아시아는 작게 그려놓은 지도가 많아요. 이런 사실을 간파해야 합니다. 또한, 네비게이션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특정 장소에 도착한 사람과 버스를 타거나 걸으면서 주변의 경치와 사람들을 보고 여정의 맥락을 이해하면서 도착한 사람은 다릅니다. 보이지 않는 것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는 역량이 쌓여야 비로소 운명이 바뀝니다.”
김 교수는 “우울하고 답답할수록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행복은 가만히 있으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만큼 여행하기 안전한 곳도 없습니다.”라며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촉구했다. 인생은 여행과도 같다. 그래서 삶은 놀라운 모험이라는 표현도 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자기 삶을 스스로 변화시키고 나만의 공간을 찾아서 그 공간을 가꾸는 능력이 있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갖춰야 편견과 차별을 넘어 다양성과 포용성을 함양할 수 있다.
그야말로 김 교수가 말하는 지도력은 작금의 시대 기업과 사람에 요구되는 역량을 관통한다. 그러니 김 교수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융합되는 시대를 맞아 지도를 펼쳐서 읽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라고 소망한다. 나만의 인생 지도를 그려야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 ‘이’제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재’미 있게 하고 싶어 10여년 전 이름까지 바꾼 김이재 교수의 조언을 (한번) 실천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