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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2-02 15: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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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세상을 탐구하며, 인간이 올바로 살아가기 위한 방향을 설정해주는 학문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진우 포항공과대학교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는 “철학이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줍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불확실성의 증가로 갈수록 혼탁해지는 세상 속에서 철학이 빛을 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21세기를 지배하는 개념은 극단.”이라며 인류는 끝이 없는 욕망, 공허, 가벼움이 가득한 세상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가 풀어내는 균형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꾸준히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도 빠른 현대 사회에서 사람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 시작은 바로 지혜를 얻기 위한 질문이다.


▲ 이진우 포항공과대학교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



이진우 포항공과대학교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는 철학 연구에 평생을 헌신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교수는 철학의 기원부터 현대 과학철학에 이르기까지 60여권의 책을 저술하고 번역하며 사회에 철학의 개념, 가치, 매력을 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그는 권력이라는 개념을 면밀하게 추적하며 철학의 발상지인 고대 그리스를 시작으로, 르네상스 시대와 계몽주의 시대를 거쳐 독일 철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이 교수는 항상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잃지 않고 다양한 개념의 본질을 탐구해왔다. 그래서 그는 “철학자는 마치 탐정처럼 일과 삶 속에 숨어 있는 단서를 찾아내서 문제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단서를 찾아내는 방법은 질문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예로 들며 ‘과학과 기술을 통해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는가?’라거나 ‘현대인에게 노동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철학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 `인생의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책에는 삶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에 대한 이진우 교수의 철학이 담겼다.



오랜 세월 철학을 연구한 만큼 이 교수는 넓고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대중과 호흡하며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잠시 멈춰 서서 깊이 생각해보는 여유를 잃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소속된 조직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에 대한 압박을 받으며 쉴 틈 없이 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래서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번아웃에 빠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며, 모처럼 얻은 휴일에도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 교수는 “이제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를 진단하며 균형을 중심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에 관해 풀어냈다.


“정치, 경제, 문화의 영역에서 21세기를 지배하고 있는 개념은 극단입니다. 만족과 타협을 찾기 힘듭니다. 과학과 기술이 한계를 모르고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일과 사람에 치여서 극단적인 쾌락을 추구하거나,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인생은 삶과 죽음의 균형입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이야말로 행복한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극단에서 중간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 덕성德性을 갖추게 되고, 이를 통해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왜 사는가?’, ‘무엇으로 사는가?’,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 이진우 교수가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책`을 통해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간의 삶은

운명과 자유의 균형입니다.

인간은 질문을 중심으로

균형을 잡는 연습을 통해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극단과 균형에 관해 설명한 이 교수는 독일의 철학자였던 프리드리히 니체가 제시한 것으로 유명한 르쌍띠망(ressentiment)을 언급했다. 르쌍띠망은 원한을 뜻한다. 양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은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며 르쌍띠망이 생겨 가벼운 소통조차 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심화되면 정치와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사회의 질서가 파괴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것이어도 지나치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된다. 이 교수는 “니체는 사람은 삶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하고, 자신을 넘어서야 하며, 삶을 긍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세상이 혼탁할수록 지나침과 모자람 사이에서 주체적이고 독창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중간을 찾아내는 실천적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이에 관해 이 교수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의 기업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마음챙김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스토아철학의 핵심은 ‘지금’, ‘이 순간’, ‘현재’에 몰두하고 성찰을 거듭해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기업인들은 모든 게 너무나 빨리 바뀌는 속도의 시대에서 의도적으로 명상하고, 고행하며, 질문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목적은 문제의식과 호기심을 잃지 않으며 열린 사고를 하기 위함이다. 이것이 마음챙김의 본질이다. 이 교수는 “창의와 혁신은 틀에 박힌 사고에서 나오지 않습니다.”라며 반복적인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는 사고 자체가 멈춰버리고 피로감마저 심해진다고 강조했다.



▲ 이진우 교수는 무엇이 문제인지 질문해보는 능력과 태도야말로 넓고 깊은 통찰력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현대 사회의 특징을 예리하게 통찰하고 있는 이 교수는 2020년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팬데믹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팬데믹은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을 바꾸고 있을지언정, 삶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입니다.”라고 진단하며 인간은 본능적으로 접촉에 대한 욕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이 교수는 ‘살고픔’이라고 표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외로움과 고독감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만 봐도 분명하다. 그래서 이 교수는 “팬데믹이 종식되면 지금의 힘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해서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라고 제언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관리한다는 것을 곧 균형을 잡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설명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것이 균형이다. 그는 “확실하게 균형을 잡아야 실패, 좌절, 절망으로부터 무너지지 않고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라며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낸다면 그것으로서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메시지를 실현한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삶의 방식은 매우 다양하며, 불확실성이 일상으로 자리한 시대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꾸준한 훈련을 통해 균형을 잡는다면 삶의 이유, 목적, 방향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인들은 철학의 핵심인 질문을 습관화해야 한다. 질문이야말로 각종 정보, 지식, 기술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그것을 올바로 다루는 지혜와 사람다움의 정수인 덕성을 갖추기 위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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