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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02 10:48:13
  • 수정 2018-09-10 13: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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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은 나에 대한 객관적 관찰이므로 언제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객관적 관찰을 하기 위해서는 나의 ‘욕구-생각’을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 필요하며, 관찰의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명상은 ‘욕구-생각’을 쉬는 훈련이고, 그 과정에서 감각에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을 양성하게 된다. 따라서 명상을 통해 감각에 주의를 집중하고 ‘욕구-생각’을 쉬는 훈련을 하며 명상에 익숙해지면, 명상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챙김과 함께 마음챙김명상을 수행하게 된다. 마음챙김은 또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내가 어떤 상태이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찰을 유지하는 일상생활 마음챙김을 통해 수행한다. 여기서는 마음챙김명상을 주로 소개하고자 한다.



감각자극에 마음을 열고 감각과 친해지는 것이 명상의 시작이다. 서 있든, 앉아있든 움직임이 없이 우두커니 있는 상태에서 특별히 집중의 대상을 정하지 않고 주변의 감각에 주의를 보내는 우두커니 명상을 비롯해 몸의 감각에 주의를 보내는 몸 명상(바디스캔: body scan), 호흡감각에 주의를 보내는 호흡 명상, 일상의 행위를 하면서 경험되는 감각에 주의를 보내는 행위 명상 등이 모두 감각에 주의를 보내는 감각 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감각 명상을 익히며 점차 감각 마음챙김명상을 수행한다. 감각 명상이 주의를 보내는 감각을 온전히 경험하는 것이라면 감각 마음챙김명상에서는 감각을 경험할 때 그 감각을 자신이 경험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감각을 경험하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며 자신이 깨어있음, 살아있음, 존재함을 함께 경험한다. 나를 자꾸 객관적으로 바라보다 보면 바라보는 나, 즉 마음챙김의 나와 동일시가 커진다.


예를 들어, 샤워를 하며 단지 감각들만을 세세하게 잘 느끼고 있다면 명상을 하고 있다고 해도 마음챙김명상을 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내가 감각들을 경험하고 있음을 볼 줄 알아야 마음챙김명상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욕구-생각’을 내려놓고 ‘감각’을 구경하고 있다면 명상이라고 할 수 있고, 감각을 구경하는 ‘나’를 구경하고 있다면 마음챙김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경험을 내 마음의 공간, 알아차림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볼 줄 알면 마음챙김을 하는 것이다. ‘욕구-생각’을 내려놓고 감각에만 집중해 잘 경험하고 있어도, 그 경험을 알아차림의 공간 안에서 보지 못한다면 명상은 해도 마음챙김까지 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알아차림의 공감에서 경험의 요소들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이 미시 마음챙김이라면 전반적인 나의 상태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은 거시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이 되려면 마음챙김의 대상들이 제3자처럼 분명하게 대상화되고 객관화되어야 한다. 즉, 마음챙김의 나가 분명해야 한다. 아래에서는 우두커니 마음챙김명상을 중심으로 마음챙김명상을 설명하고자 한다.


우두커니 명상은 그냥 우두커니 서 있거나 앉아있는 자세에서 주변 환경의 감각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다. 우두커니 명상은 주변의 감각자극에 마음을 열고 감각과 친해지는 것이다. 감각에 주의가 가면서 자연스럽게 ‘욕구-생각’을 내려놓게 된다. 우두커니 명상을 수행하고 우두커니 명상에 익숙해지면서 차차 자신을 알아차리는 우두커니 마음챙김명상까지 숙달하도록 한다. 우두커니 명상에서는 보이면 보일 뿐, 들리면 들릴 뿐, 냄새가 느껴지면 냄새를 느낄 뿐, 맛이 느껴지면 맛을 느낄 뿐, 접촉되면 접촉을 느낄 뿐이다.


명상을 할 때는 ‘쉰다’의 마음자세가 중요하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쉬는 것이다. 쉰다의 자세로 문득 마음을 열어보면 주변에서 경험되는 감각들이 있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냄새 맡을 수 있는 것 등이 느껴진다. 자신의 입 안에 주의를 보내보면 어떤 맛의 감각이나 감촉을 느낄 수 있고, 몸에 주의를 보내보면 몸에서의 감각도 느낄 수 있다. 즉, ‘쉰다’가 명상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다.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균형 잡기를 배우는 것처럼 ‘욕구-생각’을 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수행하며 몸으로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평소에 감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산다. 길을 걸으면서도 이런저런 걱정, 후회, 원망 때문에 나무의 나뭇잎이 제대로 안 보인다. 보도블록의 색깔도 제대로 안 보인다. 걸어가며 지나치는 나무에서 새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울고 있는데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욕구, 생각, 개념의 포로가 되어 그들의 담장에 가려 감각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다. 생각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가급적 감각에 깨어있도록 한다.


실제로 ‘날 것’ 그대로의 감각을 느껴본다. 평소에 우리는 욕구와 생각, 혹은 개념이라는 먼지가 뿌옇게 덮인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고 있다. 명상이란 욕구와 생각이라는 먼지를 닦아내고 세상을 보는 것이다. 그때 세상은 한층 빛나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욕구-생각’을 내려놓을 때 경험되는 편안함과 감각 세계의 생생함이 주는 신비로움은 천국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두커니 명상이든, 몸 명상이든, 호흡 명상이든, 행위 명상이든 감각 명상을 할 때는 각 감각을 처음 경험하는 듯한 자세를 갖는 것도 좋다. 마치 지구에 처음 온 목성인 과학자가 호기심을 가지고 경험하듯 경험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 문득 그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감각에 주의를 보내보라. 실내장식, 각각의 모양, 색깔, 느껴지는 냄새, 들리는 소리, 신발에서의 감각 등에 주의를 보내보라.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감각으로 주의가 보내지면 스트레스를 악화시키고 지속시킬 생각으로 가는 주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본래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법이다. 감정이라는 불은 생각이라는 연료가 주어지지 않으며 오래지 않아 꺼지게 된다.


우두커니 마음챙김명상에서는 우두커니 명상 상태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를테면 보이면 보는 줄 알고, 들리면 듣는 줄 알고, 냄새가 느껴지면 냄새를 맡는 줄 알고, 맛이 느껴지면 맛을 느끼는 줄 알고, 접촉되면 접촉되는 줄 알게 된다. 동시에 자신이 깨어있고 살아있고 존재하고 있음을 온전히 느끼며 자신을 객관화한다. 매 순간 알아차림의 넓은 공간을 인지하며 각 감각의 존재와 감각을 느끼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하늘을 놓치지 않으면서 구름을 구경하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면, 카페에 앉아 카페에서 경험되는 여러 가지 감각들(인테리어, 사람들의 모습, 음악, 사람들의 말소리, 냄새, 의자의 감촉 등)을 구경하고 있다면 카페에서의 우두커니 명상이다. 이때 이런 구경을 하고 있는 나를 구경하면 우두커니 마음챙김명상이다. 요컨대 감각을 구경하고 있다면 명상이고, 감각을 구경하는 나를 구경하면 마음챙김명상이다.








덕성여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현재 한국건강심리학회 산하 「마음챙김-긍정심리연구회」 회장으로 서울심리지원동북센터 센터장. 한국심리학회장, 한국건강심리학회장, 대한스트레스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마음챙김명상 멘토링』, 『생각 바꾸기』, 『마음챙김명상 매뉴얼』, 『일상의 마음챙김+긍정심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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