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년 전통의 유럽 의료소모품 전문 기업 비브라운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대표이사 김해동. 독일 비브라운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완벽한 서비스를 추구하며 회사에 큰 수익을 남기고, 비브라운 코리아를 설립한 김 대표. 16년 연속 평균 30% 이상의 성장을 일궈내 지난 2004년 비 독일인으로는 최초로 지역 본사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예순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취득한 박사학위며, 직원들이 즐거워하고, 자신이 즐거운 일, 성장을 위한 일에는 기꺼이 두 손 두 팔 걷어 부치는 김 대표의 열정은 비브라운 코리아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았다. 이 같은 김 대표의 성공비결에는 ‘행복한 조직’ 그리고 ‘HRD’가 있다.

“저는 제 일이 좋아서 빠졌고, 빠지니 그 일에 몰입하게 되고, 몰입을 통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그를 통해 경쟁력이 생겼고, 경쟁력이 있으니 자꾸 이기고, 이기니까 더 즐거워지는 선순환에 빠져 인생을 즐기다 보니 중요한 자리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고통을 이기고, 굳은 의지로 싫은 것을 참아가며,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가난했던 20세기 성공모델이라는 게 김해동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의 말처럼 초 경쟁시대인 21세기에는 참고, 억지로 하는 노력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어떻게 즐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 이는 곧 ‘행복 경영’으로 이어져 직원이 행복한 조직, 행복한 직원이 성과를 내는 조직을 일궈내기에 이르렀다.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게 행복 경영의 기본 정신이다. 직원들과 함께 스포츠를 즐기기도 하고,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학습하기도 하며 팀워크를 강화하고, 즐거운 일터를 만들어 직원들의 열정을 북돋으려는 김 대표. “이제는 회사의 성공과 직원의 행복이 같은 방향”이라며 “세상에 그것보다 더 큰 보람이 없다”고 말하는 그다.
조직의 성장과 직원의 행복,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김 대표는 “회사는 직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 과거 산업사회와 달리, 이제는 상품이 넘쳐나 무언가 달라야 팔리는 시대. 다르다는 것은 남과, 어제의 나와 다르게 만들어져야 하고, 그것은 직원들의 창의력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창의력, 혁신 등은 몰아붙여서는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자기 일에 몰입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심리학자에 의하면 인간은 몰입할 때 가장 행복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제 직원은 일을 통하여 몰입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그 몰입을 통해 얻어지는 아이디어로 기업은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다가오는 지식사회에서 기업과 CEO의 역할입니다.”
‘최고의 직장, 건강하고 경쟁력있는 작업환경, 학습조직’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그는 물건을 파는 일보다도,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르치고, 함께 생각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회사 내 학습조직의 강화를 통해 직원들 스스로 즐기며 일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려는 그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학습조직은 유능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남들과 공유하도록 하며, 더 나아가 리더가 가진 생각과 비전을 직원들과 함께 탐구하게 함으로써 모든 조직 구성원의 관심과 행위가 회사의 비전과 일치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직원 개인 차원에서는 공부를 더 하면, 더 큰 안목이 생기고, 세상을 더 크게 볼 수 있고, 자신의 일을 더 크게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현재 비브라운 코리아에는 다양한 직원역량개발 프로그램이 개발 및 운영되고 있다.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Sales Excellence Program(SEP)를 비롯, 국내 유명 교수들을 초빙하여 차별화 전략, 마케팅 관련 강의를 실시했으며, 올해 3월부터는 김 대표가 직접 강의를 맡아 약 4개월간 뇌를 주제로 한 인문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1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을 장려함으로써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하고, 질문해보고, 답을 찾는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어 직원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다.
기업의 승패는 조직의 역량에 달려있다
비브라운의 경영전략 중 첫 번째로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조직 역량강화다. 리더십과 직원들의 역량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김 대표는 “이토록 사람을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냐”고 반문한다.
“요즘 기업들은 비슷한 상품을 비슷한 전략으로 팔아요. 그러나 어떤 회사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어떤 회사는 빈약하기만 하죠. 기업의 승패는 조직의 역량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동일한 제품을 가지고 서로 다른 국가와 시장을 공략했을 때 사업성과가 현저히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한 끝에 그 근본적인 차이는 결국 올바른 역량을 가지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 즉 리더십과 직원들에 달려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비브라운에서는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세 가지의 큰 전략적 가이드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건강한 경쟁적 업무환경을 조성하여 역량 있는 사람들로 조직을 채우는 것이고, 둘째는 역량 있는 사람들이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향상 시키고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학습 조직을 구현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비브라운을 최고의 일터로 만듦으로써 역량 있는 사람들이 도전을 즐기게 하고 지속적으로 그들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그 실행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BBS’다. 각 나라마다 B. Braun Business School(BBS)을 설립하여 직원들을 위한 체계적인 학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구축해오고 있는 것. BBS의 한 예로, 차세대 리더 양성 프로그램인 B. Braun Asia Pacific Management Excellence Program(APMEP)가 2006년 이래 매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커리큘럼의 80%가 내부 강사에 의해 개발 및 운영되며, 아태 지역 20여 개국 법인에서 선발된 매니저급 직원들이 참여한다. 그들은 리더십, 전략, 협상, 마케팅 등과 관련된 주제로 강의를 듣고 과제를 수행하며, 그 결과를 평가함으로써 미래의 리더를 발굴하고 개발한다. 또한 각 나라 차원에서는 해당 국가 내 유명 대학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내부강사를 적극적으로 육성 및 활용하여 각 법인의 구체적인 교육 니즈에 따라 특성화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다.

▲ 김해동 대표는 "우리는 동일한 제품을 가지고 서로 다른 국가와 시장을 공략했을 때
사업성과가 현저히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한 끝에 그 근본적인 차이는
결국 올바른 역량을 가지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 즉 리더십과 직원들에 달려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행복경영은 인재채용과 확보에서부터
“기술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진짜 인사가 만사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 하지만, 실제 그렇게 행동하는 CEO나 기업은 보기 어렵습니다. 행복 경영은 인재채용에서 시작합니다. 축구팀, 야구팀 등 운동 팀의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선수기용이고, 공익성이 강한 학교조차 학생선발에 온 정성을 쏟는데,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체에서 인재확보보다 더 중요한 부분을 없습니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것처럼 비브라운은 역량있는 사람을 얻기 위해 사전 예산이나 인원제한 계획에 구애받지 않는다. “인재가 우리 회사의 채용계획, 예산에 맞추어 기다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에게서 인재채용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드러났다. 또한, 김 대표는 “자리가 비었다는 것은 채용에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역량있는 사람을 찾은 것만이 채용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 좋은 사람을 찾고, 채용하고, 몰입하게 하는 것을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 고객만 serve하지 않고, 새 고객을 계속 찾아야 하는 것과 같으며, 리더의 역량은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역량의 합에 의해 평가되기 때문이다.
“인재 채용 시 적임성보다 적합성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건 얼마나 전략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지 등의 잠재 가능성을 보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을 뽑으면 알아서 성과를 내기 마련이에요.”
이렇듯 끊임없이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행복한 조직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내는 김 대표. 그는 Enabler CEO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오늘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제 CEO의 역할은 혼자 좌충우돌하는 Doer가 아니라, 직원들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터와 분위기를 마련해 주는 Enabler입니다. 리더는 심리적으로 주인의식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어, 아이디어가 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일일이 시키면 직원들은 생각을 멈춥니다. 비브라운에서 가장 이상적인 리더십이란 우리 조직을 역량 있는 사람들로만 채우고, 그들이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여 함께 공유(Sharing Expertise)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도전을 즐길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KCMC), 한국 사회 발전과 세계화 공헌에 앞장
김해동 대표, KCMC 부회장으로 사회적 책임 실현
김해동 비브라운 아태지역 총괄 대표이사는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남다른 일과 조직에 대한 열정으로 비 독일인 최초로 비브라운 지역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그는 글로벌 기업의 CEO로서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KCMC에서 공유하며, 한국 사회 발전과 세계화에 공헌하는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있다. 다음은 KCMC의 활동에 대한 간략한 일문일답이다.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이하 KCMC)의 미션과 가치는 무엇입니까?
KCMC는 다국적기업의 한국인 CEO들의 다양한 교류와 회원 활동을 통해 회원 상호간에 유익하고 발전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원들의 글로벌 경험과 상호 협력을 통해 한국 사회 발전과 세계화에 공헌하는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모임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의 다국적기업의 위상, 어느 정도 입니까?
과거에 비하면 외국에서의 직접투자에 대한 선 기능도 많이 홍보가 되었고, 특히 다국적기업의 기업문화, 직원존중, 자유로운 조직환경 등이 많이 알려지면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장이 되었습니다만 한편, 아직도 먹튀(먹고, 튀는)의 이미지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정책입안자나 실행자들 입장에서 한국회사, 외국회사를 가리고 한국회사에 유리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애국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국적기업의 한국자회사는 한국회사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KCMC의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기업인이 갖춰야 할 마인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른 것에 대한 인정입니다. 동서양의 문화와 의식체계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모든 다국적기업이 미래 성장 동력을 아시아에서 찾습니다. 그러나 동양의 고객과 시장이 서양과 전혀 다른데도 불구하고, 서양에서의 성공모델을 동양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동양이 다르다는 것을 배우려고 자신들의 이해의 틀에 집어넣어 동양을 이해하려고 하면, 결국 '서양은 옳고 동양은 틀리다. 따라서 서양의 틀대로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다른 것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추라고 충고합니다. 물론 한국기업도 서양시장을 개척하는데 한국의 성공모델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재고해야겠지요.
대담 엄준하 본지 발행인 정리 김보석 기자 사진 남덕우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