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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4-10 17: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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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군대생활 3년, 체육교사 생활 5년을 제외하고 50여 년 인생을 야구와 함께 해온 하일성 해설위원은 해박한 야구 지식과 맛깔나는 입담, 예리한 분석으로 대중에게 너무나 친숙한 인물이다. 최고의 야구해설가로 명성을 얻은 그는 KBO 사무총장을 지내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을 이끌어낸 한국 프로야구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2002년 활동 중에 급성심근경색과 위종양으로 죽음의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프로야구 현장에 돌아와 50년 야구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조직으로의 융합과 희생이 승리의 원동력
평생을 프로야구와 함께 인연을 맺어온 그가 생각하는 프로야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거침없이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프로스포츠 자체가 승부를 통해서 팬들에게 얼마나 감동을 줄 수 있느냐는 것이 프로스포츠로서의 매력이자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감동을 줄 수 있는 승부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감동을 주는 승부는 상대를 증오하지 않는 아름다운 승부다. 결과만을 추구하고, 앞만 보며 달려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 그는 승리에 집착하다보니 상대에 대한 배려를 통한 아름다운 승부를 내기보다는 상대를 증오하는 승부를 펼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승부에서 승리하는 결과보다 어떻게 승리하는 지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희생’이다. 스포츠마다 특색이 있는 데 골프를 통해서는 매너를 배우고, 럭비를 통해서는 도전을 배운다. 야구를 통해서는 팀워크, 화합을 통해 희생을 배우는 것이다. 야구는 독립된 위치에서 각자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팀워크보다는 개인에 취중 할 수 있지만, 실제는 그럴수록 고도의 팀플레이가 필요한 것 역시 야구다. 그는 모든 플레이를 혼자 할 수 없는 야구의 특징을 조직과 비교했다.
“야구도 우리 사회 또는 조직과 같아요. 같은 조직이다 하더라도 여러 부서가 하나의 조직 안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내가 원하는 조직을 만들기 보다는 동료와 조직을 위한 희생으로 그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화 속에 얼마나 빨리 융화되는지가 조직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여러 기업에서는 뛰어난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채용에서부터 똑똑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구성원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조직을 위해 헌신하고, 융화될 수 있는 인재야말로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명확한 동기와 열정으로 한계를 뛰어넘어야
그는 프로야구 해설 이외에도 정부기관과 지자체, 기업, 대학 등에서 야구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강의로 대중을 만나면서 강의요청이 많아 이를 관리하고, 강의를 통해 세상에 좋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스카이엔터테이먼트를 설립했다. 
그가 유명강사 대열에 들어선 것은 지난 1994년 삼성인력개발원의 CEO과정에서 특강을 하면서부터인데, 몇 해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선정한 올해의 명강사 10인에 선정될 정도로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강의요청을 받고 있다. 강의 시간 대부분을 성공담보다는 실패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 채우는 그는 실패를 통한 깨달음을 진솔하게 전달해 인기강사로 손꼽히고 있다.
그가 강의를 통해 대중에게 강조하는 것은 ‘프로정신’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자체가 다른 이들과의 경쟁, 승부를 통해 살고 있으므로 모두가 프로라고 말하는 그는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목표가 분명하고, 명확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승부는 눈에 보이는 승부와 보이지 않는 승부가 있어요. 눈에 보이는 승부는 내 능력으로 승부하는 아마추어들이거든요. 이들은 한계에 도달하면 끝이에요. 그러나 프로는 내 능력보다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동기를 가지고 있지요. 이 동기부여와 일에 대한 열정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승부를 낼 수 있는 겁니다. 그것이 진정한 프로죠.”
이승엽 선수도 지난 2003년 일본 프로야구 도전에서 “프로는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만족을 느끼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말에 하 위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프로라는 것은 끊임없이 도전을 통해서 살아가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전하기도 전에 결과를 의식해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전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다”고 말한 그는 “도전은 결과와 상관없이 도전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로는 가장 아끼는 것을 버릴 수 있어야
야구 해설가, 강사, 사업가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와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보니 터닝포인트가 궁금해졌다. 혹시 위종양 판정을 받았을 때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의 대답은 4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체육교사로 학교생활과 야구 해설을 병행하던 시절, 그는 더 잘하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과감히 최고의 직업이라는 교사직을 포기했다. 그 당시는 그가 해설자로서 입지를 굳히지도 못했고, 해설위원이 직업화되지 않은 시절이었기 때문에 더 의아했다. 
“제가 하고 싶은 해설을 진짜 잘하기 위해서 그 순간 또 다른 가장 소중한 것 하나를 포기하기로 했는데, 그게 체육교사직이었어요. 하나를 포기하니까 해설에만 전념하게 됐고, 지금까지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왔어요. 만약 해설이외의 다른 직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도 해설자로서의 미련이 남았을 겁니다. 프로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프로거든요.”
자신이 가장 원하고,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아끼는 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손에 떡을 다 쥐고서는 아무것도 잡을 수가 없으므로 과감히 한 손의 떡을 버릴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왔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뿌듯한 일”이라고 말하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야구단을 만들어 운영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했다. 50여 년을 함께 해온 그만의 야구 철학을 바탕으로 뜻이 맞는 이들과 멋진 팀을 만들어 한국시리즈 우승 드라마를 쓰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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