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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정범 부사장] 인재개발의 변화와 혁신 추구
교보생명은 1958년 설립 이후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을 창립이념으로 삼아 60년이 넘도록 모든 사람이 소중한 꿈을 실현하도록 도우며 생명보험업계를 선도해왔다. 교보생명은 교육과 보험을 접목해서 태어나고 성장해온 기업인만큼 코로나19가 불러온 교육중단이라는 위기에서도 임직원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편정범 교보생명 부사장은 이러한 교보생명의 업의 본질을 통찰하며 임직원의 성장과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임직원이 고객 중심, 정직과 성실, 도전과 창의라는 핵심가치를 체화하고, 높은 직무윤리의식을 갖춰서 교보생명을 No.1 생명보험회사로 만들어주길 희망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언제나 성과와 이익을 넘어서는 사람다움을 추구해왔기 때문이다.학습 다변화로 도모하는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교보생명은 지난 2016년 클라우스 슈밥이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도래를 선언한 이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을 변화의 키워드로 삼아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 교보생명은 온·오프라인 학습의 결합인 블랜디드 러닝, 임직원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촉진하는 플립러닝, 7분 내외의 짧은 컨텐츠를 제공해서 몰입을 일으키는 마이크로러닝,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모바일 러닝, VR과 AR 중심 체험형 학습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대면 접촉, 근무, 학습을 차단한 코로나19로 인해 그간의 변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교보생명의 인력개발을 총괄하는 편정범 교보생명 부사장은 다음과 같이 조직의 인력개발 현안에 관해 풀어줬다.“코로나19는 디지털 교보를 앞당겼습니다. 어차피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임직원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를 목표로 설정했어요. 그에 따라 디지털 역량 강화 체계를 만들고 운영하고자 하며, 온라인 학습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기존의 온라인 학습은 강사가 일방적으로 강의나 컨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면 학습이 어려워진 시대에서는 온라인 학습의 수준을 오프라인 학습만큼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온라인 학습 체계를 재검토·개편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관과 협업해서 온라인에서 자기주도적 학습과 토론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편 부사장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실시간 비대면 온라인 학습체계를 개발했다. 그러나 기업에서 이뤄지는 모든 학습은 효과가 있어야 한다. 임직원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HRD 담당자의 큐레이션 역량과 AI를 통한 학습 컨텐츠의 체계적 분류· 관리·제공이 강조되는 것도 학습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코로나19가 일으킨 언택트 시대에서 온라인 학습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교보생명은 인력개발팀을 중심으로 조직의 학습 수준을 수시로 재검토하고 있으며, 스마트러닝 시스템을 구축해서 임직원의 역량개발을 이뤄내기 위해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직무윤리실천으로 실현하는 사람다움교보생명은 국내외 여러 조직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중심 임직원 역량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올바른 사고와 행동을 이끄는 가치관 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 실제 교보생명은 연초가 되면 전사적으로 직무윤리실천을 다짐하며 한 해를 시작한다. 편 부사장은 “교보생명의 일원이라면 직무윤리라는 테두리 안에서 성과를 창출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임직원이 기본 직무윤리, 고객에 대한 직무윤리, 컨설턴트에 대한 직무윤리, 임직원에 대한 직무윤리, 투자자에 대한 직무윤리, 정부·지역사회에 대한 직무윤리를 지키며 모든 사람의 소중한 꿈 실현을 돕는 가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편 부사장은 교보생명이라는 조직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왜 각별하게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설명했다.“교보생명의 창립이념은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입니다. 교보생명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교육과 보험을 접목해서 성장해왔습니다. 또 생명보험의 기본정신은 상부상조입니다. 따라서 서로가 지식, 정보, 역량, 가치관을 공유해서 함께 발전하는 것이 교보생명의 정체성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력개발팀의 역할이 막중하며, 경영환경이 어려웠을 때도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불확실성 시대일수록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가 윤리입니다. 윤리의식은 임직원이올바로 사고하고 행동하면서 건강한 조직, 사회, 국가, 세상을 만드는 참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주는 이정표와 같기 때문입니다.”교보생명이 지켜오고 있는 직무윤리는 임직원 역량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가치가 크다. 편 부사장은 “과거에는 조직이 지식과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습니다.”라고 진단했다. 첨단기술의 발달로 끊임없이 학습 컨텐츠가 개발되는 시대에서 조직은 임직원을 가르친다는 자세에서 벗어나 그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방향으로 마인드셋을 바꿔야 한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임직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한다. 이러한 소통의 시작이 윤리의식이며, 이를 통해 실현되는 것이 사람다움이다.집단지성과 존중의 리더십으로 이뤄내는 조직혁신이처럼 급변하는 사회에서 임직원 역량개발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HRD 담당자들의 역량개발도 절실해지고 있다. 편 부사장은 “임직원을 교육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바로 그들이 소속된 조직의 수준입니다.”라고 말하며, HRD 담당자들도 끊임없이 자신들의 역량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편 부사장은 HRD 담당자들을 국내외 다양한 세미나, 포럼, 컨퍼런스에 보내서 HRD 부문에 일어나는 변화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열하게 토론하며 앞으로의 과제를 도출하도록 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HRD 부문의 DT를 추진할 수 있었던 데는 외부 환경 변화를 수시로 통찰했던 HRD 담당자들의 역할이 상당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과거와 달리 거리와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온라인 교육행사에 참석해서 지식의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라며 HRD 담당자들의 인사이트 축적과 집단지성 발현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그런가 하면 편 부사장은 HRD 담당자들이 자부심, 자긍심, 사명감을 바탕으로 업무에 임하도록 만들기 위해 그들을 믿고 존중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교보생명 인력개발팀에 따르면 편 부사장은 오랜 기간 교보생명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겸손함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왔고, 결코 자신의 방식에 따르도록 강요하지 않았다. 존중, 배려, 자율성이야말로 임직원이 서로의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지양하며, 함께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조직을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모든 조직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조직의 리더는 흔들리지 않고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을 통솔해야 한다. 편 부사장은 영업, 마케팅, 기획, 교육 등 다양한 일을 맡으며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했고, 교보생명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헌신해왔다. 앞으로도 편 부사장이 그간 축적해온 통찰력을 활용해서 교보생명 임직원의 올바른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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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혁신의 조건은 관점의 전환이다
모든 혁신은 누군가에게는 일과 삶에서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주지만, 어떤 이에게는 자신의 일터를 없애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조직은 기술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바라봐야 하며, 여러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절해야 하고, 고객을 중심에 두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전경련국제경영원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혁신의 조건에 관해 깊이 있게 통찰해보는 조찬경연을 준비했다. 강연은 금융 산업 전반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맡았다. 특히 류 대표가 혁신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공유한 4C 모델은 학습자 맞춤형 성장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는 HRD 부서에 시사하는 점이 상당했다."카카오페이가 제시하는 ‘combine’, ‘connect’, ‘capture’, ‘comfort’는학습자에게 필요한 모든 학습 컨텐츠와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고,철저한 분석을 통해 맞춤형 학습 컨텐츠와 로드맵을 제안해주며학습자가 자신의 역량과 경력이 개발됐다는 것을 확인하고,장기적으로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해야 하는 HRD 부서의 과제와 일맥상통한다."일상의 커뮤니케이션이 모바일에서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문자 메시지를 서비스하는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무료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카카오톡이 출시됐고,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는 광고, 게임, 커머스, IP 비즈니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때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모바일 개발자로서 카카오에 합류해서 보이스톡을 개발하며, 자신의 역량을 입증했다. 그러나 류 대표는 보이스톡을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혁신에 관해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톡에서 무료 문자에 이어 무료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니까 통신사와 큰 갈등이 생겼고, 혁신은 누군가에게는 삶을 영위하던 수단이 없어지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설명했다. 이후로 류 대표는 기술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생각하고, 갈등과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능력을 키워가며 개발자에서 사업가로 커리어를 전환했다.사업적 역량을 키워가던 류 대표는 어렵고 번거로운 금융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누구나 편리하게 돈을 주고받고, 결제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페이를 출범시켰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4월 출범 후 송금, 멤버십, 청구서, 인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CEO로서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급격한 성장과 발전에는 관점의 전환과 맥락 파악이 주요했다.”라고 짚어줬다.먼저 관점의 전환 측면에서 카카오페이는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금융산업의 변화를 기존의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으로 부르고 있다. 류 대표는 “테크핀은 단순한 말 바꾸기가 아니며, 기술을 중심에 두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짚어줬다. 그에 따르면 현재 다수의 금융회사는 IT 역량을 핵심역량으로 보지 않고 아웃소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의사결정에서 IT 전문가는 배제되고, 내부에서 육성되는 IT 분야 핵심인재도 없다. 당연히 IT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금융시장 변화에 느리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류 대표는 “IT를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하지 않으면 현존하는 금융회사는 변화하는 시장에 점점 대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다음으로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는 고객이 결제하는 맥락을 파악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과 창출과 다수의 고객 확보라는 긍정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고객은 여러 상품을 구입하고 결제할 때, 혜택을받을 수 있는 쿠폰이나 멤버십 카드를점검하며, 자신에게 중요한 결제일 경우 따로 리스트에 정리한다.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 카카오페이는 단순 결제라는 하나의 행위를 탐색, 적립, 멤버십 기록의 단계로 세분화했다. 류 대표는 “우리는 하나의 행위에 따르는 여러 맥락을 이해하는 통합적 관점으로 조직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아울러 류 대표는 미래의 금융혁신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combine’, ‘connect’, ‘capture’, ‘comfort’로 구성되는 4C를 제시했다. 먼저 combine은 하나의 플랫폼에 모든 정보를 모아 고객에게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connect는 고객에게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것이며, capture는 고객이 제공된 솔루션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계다. 이어서 comfort는 고객이 제공된 솔루션에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심리를 안정시키고,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해주는 단계다. 류 대표는 “이제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그들이 생활에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기업이 먼저 파악하고 해결해주며, 사후 관리까지 철저하게 해줘야 살아남는 시대가 펼쳐졌다.”라고 강조했다.류 대표가 언급한 4C는 HRD 부서에도 시사점이 상당하다. 이제 HRD 부서는 하나의 플랫폼에 모든 컨텐츠를 모아서 각각의 학습자별로 맞춤형 학습 로드맵을 제시해줘야 한다. 또한 제공된 로드맵을 통해 학습자의 실질적인 역량·경력개발이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학습자는 HRD 부서를 믿고 장기적으로 플랫폼을 이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학습자를 중심에 두고 그들의 성공적인 학습·성장 경험을 만들어줘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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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다노사스트로] 업무 혁신을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한 무리의 새 떼는 혼연일체가 되어 날아다니지만, 결코 대장을 쫓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모든 새가 자율적으로 비행하면서도 완벽한 대형을 유지하는 데는 노선설정에 따른 자율성, 속도, 유연성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새들의 이동은 오늘날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는 조직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마틴 다노사스트로 BCG 컨설턴트는 빠르고 복잡해지고 있는 세상에서 조직은 목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없애서 구성원이 신속하게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한 그는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업무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기꺼이 포기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업무 혁신이 바로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구체적인 설명을 위해 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는 과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던 은행을 컨설팅했던 사례를 공유했다. 그 은행은 조직혁신을 원했지만 여전히 많은 구성원이 각자의 부서에서 소통 없이 일하고 있었고, 2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서 회의를 거듭해도 뚜렷하게 결정되는 사안이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부서 간의 끊임없는 업무 이양에 따라 뒤로 밀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는 은행의 경영진과 함께 구글, 넷플릭스, 스토피파이, 제포스와 같은 혁신 기업에 방문했다. 다노사스트로는 당시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 “혁신 기업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하고 있었고, 구성원은 독특한 이름으로 서로 다른 부서들을 부르며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조직이나 팀을 구성하는 인원이 몇 명이고, 보고는 누구에게 하며, 업무를 정해주는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그야말로 다양한 부서의 구성원이 자율적인 소규모의 팀을 구성해서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는 혁신 기업 탐방의 마지막 날 “여러분은 업무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해당 질문은 변화는 새것을 막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기존의 무엇인가를 버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실제 조직에서는 변화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조직과 제품의 복잡성, 회사의 사업영역, 규제 등을 말하며 변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가 자문했던 은행은 위기의식을 느끼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3천명에 조직을 350개 팀으로 재구성했고, 다양한 부서의 구성원이 모여서 한 팀으로 일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2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앉아서 이메일과 보고서를 주고받으며 일하던 구성원은 처음으로 대면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다. 이제 그때마다 발생하는 조직의 이슈에 서로 도움을 주면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그렇다면 이러한 업무 혁신을 위해서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자율적 업무수행은 사실 각자의 분야에서 확실한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이 팀을 이뤄야 가능하다. 아울러 조직의 의사결정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까다롭지만 반드시 필요한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체 조직 운영과 구성원의 업무를 관리하는 시스템은 필요하다. 그러나 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는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리더와 중간관리자의 변화를 촉구했다.신생기업처럼 신속하고 유연하게 움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을 원한다면 리더는 구성원이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일이 지시하고 간섭하면 안 된다. 아울러 리더는 책임을 지고 구성원이 기업의 방향성과 자신의 부서가 수행해야 하는 우선과제가 무엇인지 숙지하도록 해야 하며, 팀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믿음을 보내줘야 한다. 또한 리더는 정보의 공유가 자신의 특권을 앗아간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에 따르면 혁신기업은 매일 각 팀의 구성원이 직급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업무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팀의 방향성이 공유되며, 리더는 각 팀이 일하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서 회의에 참여하고 지시보다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 고민한다. 리더가 자신의 공간에 앉아서 보고서를 받고 결재하며 명령을 내리는 데 익숙한 조직에는 엄청난 변화다. 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는 이러한 방식이 당장은 불편하도 하더라도 익숙해지면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일할 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리더와 소통해서 유연하게 업무를 조정한다고 제언한다.또한 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는 중간관리자의 마인드셋 전환도 설명했다. 조직의 현안을 빠르게 통찰해서 대응하는 미래의 조직에서는 리더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중간관리자는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간관리자는 관리 중심의 업무에서 벗어나 실무를 봐야 한다. 즉, 현장에서 뛰면서 고객 및 동료와 소통해야 한다.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는 이러한 변화는 누구에게 환영받기는 힘들고, 때로는 인재들이 떠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단순한 구조를 통해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는 업무 환경이 조성된다고 제언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가 제안한 조직의 모습이야말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필요한 애자일 조직이다.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는 일하는 방식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다노사스트로 컨설턴트는 애자일 조직으로 변모할 필요가 없는 조직도 여전히 많지만,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모든 조직은 장기적으로 조직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결국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리더인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경영진은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구성원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며, 구성원은 경영진의 입장에 공감하며 조직의 방향성을 맞게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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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부킬] 급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느림의 미학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은 일과 삶에서 과거보다 빠르게 행동하고 있다. 우리는 더 빨리 기업 내·외부의 동료들과 연락하고, 더 빨리 맡은 업무를 처리해서 보고하고 있다. 또한, 삶에서도 어떻게 하면 빠르게 여행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빠르고 효율적으로 요리하고 청소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현대기술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며 빠르게 발전했고, 실제 일터와 삶터의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도구와 솔루션이 개발됐다. 그런데도 인간은 더 빠른 삶을 외치고 있으며 자신이 늘 시간에 쫓긴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중 하나로 꼽히는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연구원인 캐서린 부킬(Kathryn Bouskill) 박사는 이러한 현상에 관해 “경쟁에서 우위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부킬 박사는 “이제 인간은 우리가 속도의 주인인지, 속도가 우리의 주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제언한다.부킬 박사는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속도가 느려지는 걸 두려워하는 이유는 자신이 조직에서 쓸모없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라고 분석한다. 부킬 박사는 “경영환경에서 과열되고 있는 속도 경쟁에서 승자조차 심각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보다 더 경쟁우위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라며 속도 중심의 지나친 경쟁이 갖고 오는 부작용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부킬 박사는 빠른 속도는 결코 일과 삶에서 정답이 될 수 없다고 말하며, 연구를 통해 도출된 속도의 역설에 관해 설명한다. 속도를 이해해야 속도에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첫 번째 역설은 인간은 모두 속도를 사랑하고, 빠른 속도에 열광한다는 점이다. 선사시대 인간의 뇌에는 ‘빠른 속도’라는 개념이 없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고 일과 삶의 편의성과 속도를 높여주는 도구들이 개발되면서 인간은 빠른 속도를 인지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롤러코스터, 경주용 차, 초음속 비행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와 함께 인간은 경추 손상, 차멀미, 시차 부적응 등의 질병에 시달리게 됐다.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인간은 멀티태스킹에 취약하며, 많은 일을 처리하는 대신 한 가지 일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부킬 박사는 “현재 인간의 생명 활동과 빠른 속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일과 삶에서 격차가 발생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 측면에서 여러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진단한다.두 번째 역설은 인간이 속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기술을 통해 속도가 어느 정도 되고, 어떻게 속도를 느낄 수 있는지 측정해서 기록할 수 있다. 전화기가 도입된 후 85년이 지나서야 대다수 미국 가정에 전화기가 설치됐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1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85년과 13년을 비교하면서 인간은 속도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일본의 차 의식인 다도에서 테이크아웃 차를 빠르게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없다. 문화의 차이가 만드는 속도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세 번째 역설은 속도가 속도를 낳는다는 점이다. 부킬 박사는 “우리는 과거보다 빨리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반응할수록, 다음에는 더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실제 경영환경에서 과거보다 커뮤니케이션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즉시 이용 가능한 양질의 정보도 빠르게 얻을 수 있다. 그런데도 인간은 더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이와 같은 속도의 역설을 설명하며 부킬 박사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인간을 고된 일로부터 해방했다면, 왜 우리는 시간에 쫓긴다고 느끼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 그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인간은 조금 더 재밌게 살아야 하며, 조금 덜 불안에 시달려야 한다.”라고 제안하며, 현대사회의 인간은 독일어로 서두르는 병을 뜻하는 ‘Eilkrankheit’에 걸려 있다고 진단한다.랜드연구소에 따르면 사회가 큰 실패를 겪을 때, 그에 관한 원인은 지나치게 빠른 의사결정에 있다. 부킬 박사는 “빠른 의사결정에 매몰되면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 않게 되고, 정보의 관계성과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조직에 피해를 주게 된다.”라고 경고한다. 그에 따라 부킬 박사는 느린 사고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느린 사고는 심리학자인 다니엘 카네만과 아모스 트베르스키가 1974년부터 연구해왔던 개념이다. 연구에 따르면 선사시대 인간의 뇌는 충동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평온하게 하거나 생각을 멈추기 위해 느리게 사고했고, 이를 바탕으로 문명을 진화시켜왔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은 역설적이게도 빠른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부킬 박사는 “현대사회에서 잠시 머리를 식히는 게 늘 올바른 해결책은 아니지만, 급격한 속도 변화는 분명 관리해야 한다.”라고 제언한다.그의 말처럼 교통의 정체를 해결해야 하고, 허리케인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건설 현장에서 필요한 것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빠른 일 처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창의적이고 비판적이며, 주변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을 위해서는 느림의 미학을 터득해야 한다. 부킬 박사는 “느림은 큰 자극을 주지 않아서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만, 깊이 있게 일과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라고 말한다. 느린 삶은 시간 낭비를 뜻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시간을 절약한다는 의미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느림은 사람들이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다양한 사람이 깊이 있게 연결되도록 해준다. 또한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기술을 상호 절충하기 위해서라도 깊이 있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부킬 박사는 “빠른 속도는 인간애를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지 않으며, 서둘러야 안정감을 느끼는 병을 심어 주며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라고 진단한다. 아울러 그는 “인간은 속도에 휘둘리기보다, 속도의 주인이 되어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라고 강조한다.인간의 모든 창의성은 깊이 있는 생각에서 발현됐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빠른 속도는 중요하지만, 결코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다. 이제는 인간의 일과 삶을 중심으로 속도를 바라보며, 조절하는 자세를 갖춰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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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교수] 인생관은 불확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입니다
인생관은 불확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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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관계 맺기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세계적 캠페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자 사람들 사이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자는 캠페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우리나라는 3월 22일부터 현재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인간은 원시사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집단을 이루며 살아왔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우울증, 불안감, 상대적 박탈감 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처럼 일과 삶에서 부정적 감정이 커지면서 기업의 구성원은 업무 몰입, 협업, 자기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재가 발휘하는 역량 하나하나가 더없이 귀중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HRD 부서는 어떤 대응책을 제안할 수 있는지 통찰해본다.---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거리와 관계 맺기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 1914~2009)은 저서 『숨겨진차원』에서 대인 관계는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친밀한거리(intimate distance)다. 연인 또는 가족과의 거리라고도 불리며 46cm 이내의공간을 말한다. 친밀한 거리는 자신을위협하는 사람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거리이기도 하며, 싫어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밀쳐낼 수도 있는 거리다. 지하철, 교실, 교육장에서 양쪽 끝에서부터 한 칸씩 떨어져서 자리에 앉고,엘리베이터에서 모서리부터 시작해서공간을 채우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둘째는 개인적 거리(personal distance)다. 46cm에서 1.2m 떨어져 있는 거리를말하며 우정의 거리라고도 불린다.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편하게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과 형성하는 거리이기도 하다. 개인적 거리 안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다양한 주제에 관해 거침없이의견을 표현하며, 어깨동무와 같은 가벼운 신체적 접촉도 일어난다.셋째는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다. 1.2m에서 3.6m의 거리를 아우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계급이나 이해관계에따라 만나서 대화하고 관계를 형성하는사람들 간의 거리다. 조범상 LG경제연구원 인사조직연구실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를 벗어날 경우 갖고있는 지식이나 능력과 관계없이 행복한직장생활을 누릴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사회적 거리를 통해 형성되는 인간관계이기 때문이다. 넷째는 공적인 거리(public distance)다. 3.6m에서 7.6m까지의 거리를 말하며 각종 포럼, 세미나, 컨퍼런스에서 연설과 강연을 펼치는 연사 주변에서 형성되는 공간이다.이처럼 인간은 살아가면서 적절한 거리를 두며 관계를 유지한다. 진화심리학적으로 봤을 때 인간은 개인이 아닌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집단으로 행동했을 때 문명의 획기적인 발전을 일으켜왔다. 어느 장소를 가도 인간은 여러 형태로 집단을 형성하고 있으며, 타인과 교류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고, 즐거움을 느끼며 일과 삶에서 새로운 자극을 얻을 때가 많다. 아울러 공신력 있는 집단에 소속되면 달라진 주변의 시선을 느끼며 만족감, 뿌듯함, 자부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2019년 12월 말 발생한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행으로 이어지며 인간의 관계 맺기 자체를 막아버렸다.세계적 재난이 야기한 범국가적 캠페인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전염병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그 일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월말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이 언급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개인 차원에서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하며, 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으로 정하며 캠페인을 시작했다.캠페인에서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 씻기,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하기, 외출 시 마스크 작용하기 등이 권고된다. 또한 각종 행사와 모임 참여 자제, 부득이하게 사람을 만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2m 이상 거리두기, 악수는 팔꿈치로 대신하기 등도 권고된다. 이에 따라 기업은 출퇴근 시간을 다양화한 유연근무제와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고, 여러 단체도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그러나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4월 19일까지 연장됐고,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근간을 유지하되 일부 제한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4월 19일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8명까지 감소했고,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확진자는 5% 이내로 줄었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안정적 관리가 지속해서 이뤄지면 5월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될 예정이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간격으로 실시하고 있는 이유는 기간을 더 늘릴 경우 지키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문자를 발송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으면 마치 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우리나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며, 세계적으로도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곽 교수는 “모든 제도는 길어지거나 반복될 경우 내성이 생겨서 ‘나 하나쯤 어긴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어?’라는 마음이 강해집니다.”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희망을 가진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동안 잘 지킨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왜 열심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하는가?’라는 마음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곽 교수는 “계절이 봄으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좋아졌기 때문에 위험하더라도 밖에 나가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는 시행 초기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장기화되고 계절이 변화하면서 여러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사회 분열을 야기하는 사회적 거리두기2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여러 행동 지침을 지키는 게 의무가 되면서 많은 사람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있다. 특히 영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고, 청결과 위생에 대한강박관념이 큰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상처를 주는 말도 서슴없이 내뱉으며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실제 이번 4월 15일에 시행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조금만 밀착해도 짜증을 내며 소란을일으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울러 고령층은 가족들과 만나지 못하게 됐고, 사회복지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심한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의 가장 큰 폐해는 사회적 분열이다. 곽 교수는 다음과같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야기하는 우리사회의 편 가르기 현상에 관해 설명했다. “SNS를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SNS에 특정 게시물을 올리고 공감을 얻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의 행동이 떳떳하다고생각하는 마음이 강해집니다. 이럴 경우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집니다. 누구나 지켜야 하는 룰을 어긴 사람이 오히려 주변 사람의 관심과 부러움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우리 사회는 혈연, 지연, 학연을 바탕으로 편을 가르는 성향이 강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 성실하게 캠페인에 동참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의 갈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또한 곽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세대 간의 분열을 조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 20대 젊은이들은 코로나19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번화가의 클럽에 모여 스트레스를 풀며 눈총을 받았다. 곽 교수는 “사람은 중년기에 이르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젊은 세대는 자신도 모르게 ‘나는 특별해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고 분석했다. 젊을수록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즐기기 때문에 국가에서 모임을 갖지 말라고 할수록 지시를 어긴다는 뜻이다. 세대 간의 분열과 갈등이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를 자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언택트 시대로의 전환 가속화부정적인 전망 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언택트(Untact) 시대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이미 기업에서는 운영비와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고, 근로자에게 시간적 여유도 줄 수 있으며, 출퇴근에 따라 소모되는 교통비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이점을 고려해서 리모트 워크의 장기적 시행을 고민하고 있다(박도형, 서봉군, 유인진, 2017). 또한 이제는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해도 택배 기사의 얼굴을 볼 필요가 없고, 오프라인에서 쇼핑할 때도 매장에서 일하는 구성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사회적 거리두기가 더해지면서 본격적인언택트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곽 교수는다음과 같이 언택트 시대를 위해 유념해야 할 사항에 관해 짚어줬다.“언택트 시대에서는 소통에 걸리는 시간이 두 배 이상으로 소요될 가능성이 큽니다. 주로 문자나 메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 때문에 소통하기 전 상대방의 의견을 해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말씀드린 문자와 메일은 자기중심적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감정적 불편함에서 오는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점점 비대면 소통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고 진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있습니다. 그러나 언택트 시대에서는 질높은 관계 맺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큽니다. 생활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관계의 소중함을 느끼며, 기존에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을 더욱 챙겨줘야 한다는 마음을 먹게되기 때문이죠.”언택트 시대는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공존하기 때문에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온라인 학습과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공간 확보, 소통 활성화, 관리비와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효율적 경영방식 등이 부각되고 있다. 일터의 급진적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조직과 구성원모두 경각심을 갖고 맞춤형 대응 방안을준비해야 한다.배려와 보상으로 일으키는 긍정적 변화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병에 대한 대응을 넘어 시대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불확실한 시국에서 어떤 변화 지향점을 세워야 하는가.첫째로 ‘나 하나쯤이야’라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면 그 사람이 속해있는 조직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 곽 교수에 따르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는 나라는 한 명의 인간도 포함되어 있다.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구성원과 조직 모두가 웃을 수 있다.둘째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는 구성원에게는 작게나마 보상을 해줘야 한다. 곽 교수는 “현재 자가격리를 위반하는 사람들이 법적으로 처벌받고 있지만,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성실하게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칭찬해주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라고 진단했다. 꾸준한 노력에 대한 보상은 구성원에게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 또한 보상을 받은 구성원은 자신의 행동을 널리 알리면서 조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준다.셋째로 구성원이 느끼는 감정을 보듬어주는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요구된다. 현재 모든 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는 구성원이 많다. 불안감은 업무몰입을 저해하며, 심해질 경우 애사심마저 잃게 만든다. 곽 교수는 “생계에 대한 위협을 느끼면 사람들의 우울증은 매우 커집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조직의 리더는 구성원과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늘려 그들의 불안한 감정을 보듬어줘야 한다.불확실성이 팽배해지면서 조직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구성원이 발휘하는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당황하지 않고, 현재의 어려움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전사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해진 시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원시사회부터 인간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해온 관계 맺기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해준다고 할 수 있다. [참고 자료]4피트, 조범상, 알에이치코리아(2019)스마트워크 환경 하에서의 팀원 평가: 심리적 거리에 따른 과정 vs. 결과 중심 평가, 박도형·서봉군·유인진, 한국경영정보학회(2017)숨겨진 차원, 에드워드 홀, 최효선, 한길사(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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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HRD] 인적자원개발로 국가 경쟁력 강화
과거부터 지금까지 뛰어난 인재는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조직, 사회, 국가의 혁신을 선도해왔다. 그러나 뛰어난 인재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재육성을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서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각각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Best HRD’ 라는 제도를 통해 인재육성을 장려하고 있다. 인재야말로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뤄낸 우리나라의 저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가 차원에서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Best HRD’가 어떤 프로세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제도를 통해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아본다.---인재육성을 촉진하기 위한 인증제 시행‘Best HRD’는 매년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 관리, 육성하는 역량이 우수한 조직을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를 통해 우리나라의 많은 조직이 우수 기관과 소통하며 어떻게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지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으며, 인재육성에 매진하기 어려운 조직은 국가 차원의 컨설팅을 제공받고 있다. 공공부문은 교육부가, 민간부문은 고용노동부가 평가와 인증을 각각 맡고 있다. 2019년 기준 공공부문 517개 기관, 민간부문 676개 기관, 총 1,193개 기관이 인증을 받았다. 또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지속적으로 인증 제도를 보완하는 노력을 통해 장기적인 인재육성이 이뤄지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5월 25일까지 신청을 받아 인증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8월에 인증위원회를 거쳐 인증기관을 최종 확정하고, 9월에 인증수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인증 받은 기관은 인증서와 인증패를 수여 받고, 기관의 대외적 홍보에 ‘Best HRD’ 인증 로고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인증기관에 3년간 정기근로감독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밖에 공공부문에서 최고점을 획득한 기관에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을, 민간부문에서 최고점을 획득한 기관에는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수여한다. 두 부문의 인재육성 담당자에게는 글로벌 조직을 방문해서 인재육성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해외 연수 기회도 부여된다.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운영 프로세스 비교분석공공부분과 민간부분의 제도 운영 프로세스 골격은 비슷하다. 공고 후 참여를 희망하는 조직이 신청을 하면, HRD 분야에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산·학· 연·관의 전문가가 서류 및 현장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를 통과한 조직은 정부 및 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인증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되며, 인증 분야별 만점에서 70% 이상을 획득한 기관은 인증이 확정되어 유효기간 3년의 인증을 수여받고, 인증에 따른 혜택도 부여받는다. 부문별 점수가 60% 미만일 경우에는 우수 기관에서 제외된다.각 단계에서 엄정한 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불합격 통지를 받고 철저한 피드백을 거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심사에 도전하는 기관도 많다. 또한 유효기간이 끝나지 않은 기관은 재인증 심사를 받을 수 있으며, 서류심사 결과 기준 점수의 70% 이상인 기관에게는 그간의 이력을 고려해서 현장 심사를 제외하고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지 못한 기관의 경우 별도의 기준에 의해 인증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서 인증 유지 여부가 다시 결정된다.그뿐 아니라 교육부는 해외의 사례도 참고하며 ‘Best HRD’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는 영국의 ‘IIP(Investor in People)’와 싱가포르의 ‘People Developer’ 지표다. IIP는 사전 컨설팅을 통해 인재육성 역량을 점검한 다음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People Developer는 인재육성이 사업성과로 직결되도록 실효적인 심사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영국과 싱가포르 모두 시대적 변화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 관련 지표를 신설했다.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공동으로 공고문과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공공에서 민간으로 혹은 민간에서 공공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는 조직의 경우 실무협의회를 개최해서 재분류한다. 아울러 올해는 공통 가점 항목을 추가했고,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교류해서 상호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워크샵도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각자 맡은 부문은 다를지라도 목적은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인재육성이기 때문에 적재적소에서 협업이 이뤄진다.그러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설립 목적이 상이하기 때문에 심사 지표도 다르며, 심사를 위한 자료 작성법에도 차이점이 있다. 공공부문의 경우 ‘Best HRD’ 심사지표의 적합성, 적용 가능성 및 개선의견, 심사지표에 대한 국정과제 반영의타당성·중요성·가능성 등의 항목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즉 가급적 국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민간부문은 기업의 규모별로 심사 지표를 이원화하여,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적용한 기업의 직무교육 프로그램 개발 정도가 심사지표에 반영됐으며, 인사계획, 채용, 승진보상, 교육, 경력개발 등의 항목별 지표에 능력 중심 요건이 반영됐다. 그리고 「근로관계법」을 위반한 기업들은 인증과정에서 배제하고 있으며, 일학습병행 참여기업, 과정평가형 자격 및 사업 내 자격검정사업 참여기업, 노사문화 우수기업, 현장실습 선도기업 등 정부 정책에 성실하게 참여한 모범기업에는 별도의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인증에 대한 인센티브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모두 정기근로감독을 면제받지만, 특성상 해당 인센티브를 누릴 수 없는 공공기관도 존재한다. 민간기업은 ‘Best HRD’ 인증 획득을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지원사업, 고용지원금 제도 신청, 중소기업 지원사업, 공공입찰 등과 같은 사업에 참여할 때 가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경우 다른 사업과의 연계를 지원하는 제도가 미흡한 실정이다.인증·재인증 수여 조직의 통계적 추이제도가 오랫동안 시행되어 온 만큼 ‘Best HRD’에 참가한 조직은 매우 많다. 공공부문은 2006년 17개 기관에 불과했지만 다음 해에는 37개 기관으로 늘었으며, 이후에도 편차는 있었지만 대개 40~50개 기관 수준을 유지했다. 재인증에 참가한 기관도 시행 첫 해였던 2009년에는 9개 기관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20개 기관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에는 32개 기관이 재인증을 받았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참여가 활발했고, 최근에는 지방 공기업, 지방 출자기관, 군 조직의 참여가 늘어나는 추세다. 인증을 받은 기관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으로는 목표와 성과에 대한 철저한 관리, 체계적인 승진·보상 시스템 구축, 기획 능력 및 인프라 확보, 교육훈련 운영의 다양화가 있다. 점수대별 분포 현황을 기관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중앙 행정기관 및 부속기관이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2019년까지 민간부분에서 인증을 받은676개 기업 중 신규 기업은 524개, 재인증 기업은 152개이며, 대기업은 124개,중소기업은 552개로 중소기업의 참여 비중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비중이 전체의 61.8%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서비스업이 전체의 30.9%를 차지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인재육성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대기업의 인증률이 높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소기업의 인재육성을 장려하는 조직문화 확산으로 중소기업의 인증률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재인증 기업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자 인재육성에 매진하는 기업의 노력에 따른 결과다.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모두 기존의 통계적 특징을 수시로 검토해서 특정 조직에 인증과 재인증이 편중되는 것을 막고, 가급적 다양한 기관이 인재육성 역량을 키우고 이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인증위원회 차원에서 다각도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사업영역마다 인재상이 다르며, 이에 따라 인재를 육성하는 관점과 방식도 차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적 조사방법인 통계 외에도 인재육성 실무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조사해서 질적인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한다.제도를 통한 인재육성의 실효적 변화 ‘Best HRD’ 인증을 받은 공공기관들은 국내외의 다른 공공기관들과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실무자 중심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으며, 이를 통해 우수한 HRM과 HRD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의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아울러 ‘Best HRD’ 사업이 종료된 이후 제공되는 피드백 리포트에는 기관의 강점과 약점, 인증제에 참여한 다른 기관과의 영역별 점수 비교, 기관이 속한 사업영역 내의 상호 비교 등이 기재되어 있고, 기관의 HR 체계 및 미래 방향성도 제시되어 있다. 이를 통해 각 기관은 자체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심사를 위한 자료를 작성해서 제출할 때 제공되는 심사지표 체크리스트는 HRM과 HRD 업무를 제대로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는지 면밀하게 리뷰해 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민간기업의 경우 2017년에 시행된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사업 효과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경영과 고객서비스 품질 향상, 조직에 필요한 우수 인재 확보, 구성원 평생능력개발 지원 강화 등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증을 받은 기업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자산총액, 매출액,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또한 기술 확보와 인재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인증 기업들은 지적 재산과연구개발 실적 보유율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외에도인증 기업들은 재직 중인 구성원의 역량개발과 인사고과를 연계해서 조직 내 자발적인 학습문화를 확대하고 있다."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기존 통계 자료를 검토해서인증과 재인증의 편중을 막고다양한 기관의 인재육성 역량 향상을 위해실무자들의 의견을 다각도로 검토해서양적·질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한다."맞춤형 HRD 컨설팅과 향후 과제‘Best HRD’를 통해 모든 기관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은 것은 아니다. 모든 제도에는 웃는 이와 우는 이가 있듯이 인재육성 역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조직도 많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맞춤형 HRD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교육부는 2019년 컨설팅을 요청한 기관 중 탈락기관, 저득점 인증기관, 고득점 인증기관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10개 기관을 최종 선정해서 컨설팅을 실시했다. 올해는 더욱 실효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장기적 차원에서 역량개발이 절실한 탈락 기관 및 저득점 기관에 우선적으로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우수 사례를 기반으로 한 컨설팅 보고서와 방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중점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사항과 심사항목별 세부 진단과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기관의 이행 유도 및 컨설팅 효과 제고를 위해 컨설팅 참여 기관이 향후 재인증을 신청하는 경우 이행 노력을 확인하고 평가할 예정이다.고용노동부의 경우 현장 심사 탈락기업 및 서류와 현장심사 결과 인증기준 미달(670~700점 미만)인 중소기업 중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2명 이상으로 구성된 전문 컨설턴트가 희망 기업을 8회 이상 방문해서 업체 현황 분석, 니즈 조사, 워크샵, 중간지도 점검 등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교육훈련, 인사체계, 경력개발 분야 등에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한다. 컨설팅 종료 후에는 사후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지도, 점검, 자문, 교육 등 연 4회 이상 사후관리를 통해 개선해야 하는 사항이 기업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우리나라 HRD는 지금껏 순탄한 길만 걸어오지 않았다. 몇 차례 경제위기를 경험하며 HRD 역시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맞춤형 대응방안을 마련해서 극복해 왔다. 지금도 오프라인 교육 시행 중지라는 위기를 맞고 있지만 동시에 실시간 온라인 교육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핵심 인재의 역량이 절실하다. 불확실한 시국에서도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범국가적 인재육성 활성화에 공헌해 주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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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원장] 사명감과 독창성이 깃든 음악인 창조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원장은 1985년 제6회 클리블랜드 국제콩쿠르 1위 입상을 시작으로, 수많은 연주를 통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서 청중을 감동시켜왔다. 이후로는 교수, 지휘자, 음악감독으로 맹활약하며 우리나라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왔다. 실로 다재다능한 역량을 뽐내왔던 그는 자신의 경력을 수놓았던 여러 역할 중 ‘가르치는 일’에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세계적인 음악인 육성의 산실로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음악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역량은 나만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독창성.”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독창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감정을 축적하고, 즐기면서 개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혹독한 경쟁에서 즐거움을 잃어가는 후배들을 위해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2020년은 음악인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하다. 세계 음악사에서 손꼽히는 존재이자 악성樂聖으로 불리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음악원 원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의 데뷔 연주를 시작으로 50여년의 음악 인생에서 중요한 연주 때마다 베토벤과 함께 해왔다. 비록 코로나19로 베토벤을 기리기 위한 여러 행사가 취소됐지만, 지난 3월 기획한 『베토벤 250th ‘Sturm und Drang’』 공연에서 자신이 지도한 학생들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음악을 해설하며 다시 한번 베토벤과 함께했다. 이렇듯 베토벤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는 김대진 원장은 현재 한예종 기악과 교수이자 음악원 원장으로서 미래 음악인재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서 독주회를 통해 많은 관객과 만나고 있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만의 교향악단을 만들기 위해 지휘자로서도 활약하고 있지만, 그는 가르치는 일에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김 원장은 어떤 관점을 갖고 우리나라의 음악계를 책임질 인재를 육성하고 있을까.“저는 ‘생긴 대로’ 연주하는 음악인을 길러내고자 합니다. 순간마다 느끼는 감정을 악기를 통해 표현해서 관객에게 전달하는 사람이 음악인입니다. 저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기 위해 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장소를 눈에 익히고, 각종 전시회에 다니며 다양한 공연과 작품을 연구하고, 많은 책을 읽으며 글을 통해 여러 감정을 느껴왔습니다. 감정은행에 저축을 많이 해놓은 거죠.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 지금껏 느껴온 여러 가지 감정의 화학작용이 일어나서 자신만의 음악관을 정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슬픔이라는 감정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은 슬픔을 제대로 표현해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예종은 음악원, 무용원, 연극원, 영상원, 미술원, 전통예술원이라는 6개의 원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예술이라는 큰 범주를 구성하는 다양한 전공의 만남이 주는 다양성도 귀중한 경험이자 큰 인사이트를 줍니다. 그런 측면에서 협업도 적극적으로 장려합니다.”김 원장이 강조한 ‘생긴 대로’는 주도적인 인생설계 및 창의력과 연관성이 크다. 생긴 대로 연주하기 위해서는 주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만의 음악세계를 자신감 있게 펼쳐내야 한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교사나 교수에게 질문을 받았을 때 누군가가 자신이 말하려고 했던 답을 먼저 말하면 화를 내기는커녕 안심합니다.”라고지적한다. 그는 여전히 많은 학생이 지나칠 정도로 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불안함과 압박감에 휩싸여서 곡을 정확하게 연주하는 데 급급한 경향이 있다고 진단한다. 이렇듯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가면 정해진 답만을찾기 때문에,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없게 된다. 김 원장은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인간만의 역량인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연주를 예로 들며 창의력을 중요성을 짚어줬다.“음악계에서 가장 높게 평가하는 역량은 창의력과 일맥상통하는 ‘독창성’입니다. 피아니스트가 연주회에서 관객을 위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는 상황을 예로 들겠습니다. 관객은 피아니스트가 해석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듣고 싶어서 연주회에 온 겁니다. 그런데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이 없는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하면 그저 악보에 있는 대로 정확하게 곡을 치는 데 그칠 뿐입니다. 관객도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하고 돌아갈 겁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즐기고, 즐기고, 즐겨라’라고 말합니다. 음악이 즐거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즐거움을 충족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연습하고, 더 뛰어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 스스로 찾아보게 됩니다.”김 원장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사회의 각 분야에서 창의력을 요구하는 만큼 음악계도 창의력을 중시한다고 짚어준다. 그러나 그는 사회 전체적으로 잠시 멈춰서 휴식을 취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때로는 환하게 웃는 여유가 없어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여유야말로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여러 생각을 떠올리는 마음의 여백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 원장은 이번 코로나19가 음악인들에게 정신없이 달려오면서 지금껏 놓쳐왔던 본질에 관해 성찰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한다.“모든 공연예술은 관객이 있어야 완성됩니다. 이번 재난을 통해 관객이 연주자에게 힘을 주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그동안 ‘음악은 세계 공통어다’라는 표현을 썩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면 접촉이 차단됨에 따라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라도 수시로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평온을 얻길 원하는 사람들을 보며 틀린 말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음악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하나로 합쳐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는 여러 형태로 베토벤의 음악을 조명하는 것은 물론 더욱 사명감을 갖고 독창성을 발휘해서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음악인 양성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물론 피아니스트로서 독창회를 통해 많은 관객에게 제가 해석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처럼 김대진 원장은 음악인이자 교육자로서 자신이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다. 베토벤은 음악인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청각장애를 딛고 위대한 업적을 이룩했다. 어쩌면 이번 코로나19라는 재난은 음악계는 물론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잠시 멈춰서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라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성찰 없이는 성장과 발전도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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