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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미디어브리핑]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과 방법
지난 3월 7일 ‘AWS 미디어브리핑’이 열렸다. 행사에서는 여론조사 기관 갤럽(Gallup)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함께 수행한 디지털 역량 관련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를 비롯해 AWS가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시작할 교육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설문조사를 통해서는 왜 디지털 전환이 필수인지, AWS와 파트너사들의 행보를 통해서는 왜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 교육이며, 디지털 인재 양성에 어떤 가치가 담겨 있는지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전문성 높은 교육으로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면국가와 기업에는 큰 경제적 이익과 혁신을 가져다주며,근로자들에게는 높은 연봉과 직업만족도로 이어진다.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이유다."어떤 분야에서든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인지하면 빠른 실행이 가능하다. 그런 차원에서 조나단 로스웰 박사(갤럽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디지털 역량 연구’는 주목할 만했다. 연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한국,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3만여 근로자와 9천여 고용주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주제는 ‘디지털 역량’이었고 기간은 2022년 8월 2일부터 동월 23일까지였으며,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의 구인 공고 데이터(1억 개 이상)를 분석했다. 로스웰 박사는 “한국의 경우 1,483명의 근로자와 364명의 고용주가 참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설문조사에서 근로자와 고용주는 기본 디지털 역량, 중급 디지털 역량, 고급 디지털 역량의 3개 카테고리로 분류됐다. 중점 영역은 ‘디지털 역량이 어떻게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가?’, ‘디지털 역량은 근로자와 고용주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가?’, ‘디지털 인재를 채용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어떤 신기술이 미래의 업무수행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였다. 이어서 설문조사 결과가 주는 5가지 시사점이 공유됐는데 한국의 고급 디지털 역량을 갖춘 근로자들과 이들의 고용주들을 기준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큰 경제적 이익과 국내총생산(GDP) 증대다. 로스웰 박사는 “고급 디지털 역량을 갖춘 근로자들은 매년 약 42조 2천억 달러에 달하는 성과를 창출한다.”라고 설명했다. 둘째, 더 높은 연봉과 직업만족도다. 로스웰 박사는 “고급 디지털 역량을 갖춘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연봉이 30% 높았고, 직업만족도는 44% 높았다.”라고 보고했다. 셋째, 더 큰 수익과 더 높은 혁신이다. 고급 디지털 역량을 갖춘 근로자를 고용한 조직들의 50%는 꾸준하게 성장했고, 70%는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혁신율이 29% 높았다. 넷째, 자격증 인정 확대 필요성이다. 로스웰 박사는 “고용주들의 69%가 디지털 자격증이나 교육이 대학 학위를 대체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라고 짚어줬다. 다섯째,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로스웰 박사는 “고용주들의 55%는 5G,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 중 적어도 하나가 미래 비즈니스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다음으로 함기호 AWS 코리아 대표가 ‘AWS가 디지털 역량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함기호 대표에 따르면 현재 AWS는 한국에 4개의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첫째는 ‘AWS 스킬 빌더’로 500개 이상의 과정을 통해 교육생들이 원하는 속도로 클라우드 역량을 높이고 AWS 자격증 시험도 준비할 수 있게 돕는다. 둘째는 AWS 스킬즈 길드’로 기업이 고객이며 흥미를 자극하고, 참여도를 높이며, 학습문화를 형성하도록 돕는 프로그래밍 접근 방식이다. 셋째는 ‘AWS 아카데미’로 교육생들이 본인들의 페이스에 맞춰 학습할 수 있도록 수백 시간의 교육 및 자료를 제공한다. 넷째는 ‘AWS 에듀케이트’로 AWS 자격증 취득 및 수요가 높은 커리어 개발을 돕는 무료 클라우드 컴퓨팅 교육과정이며 대학에 제공된다. 여기에 더해 함기호 대표는 “교육생(실업자 및 구직자)이 클라우드 역량/경력을 쌓을 수 있게 돕고, 잠재적인 고용주와도 연결해주는 강의 기반 12주의 무료 기술개발 및 교육 프로그램 ‘AWS 리스타트’를 한국에서도 시작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함기호 대표는 “IT 경험은 있지만 클라우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이들은 AWS 리스타트의 새로운 트랙인 ‘AWS 리스타트 어소시에이트’에 지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트랙은 2개월 동안 IT 전문가(실업자 및 구직자)가 자신의 기술을 업데이트하고 중급 수준의 클라우드 경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함기호 대표의 발표 이후에는 AWS의 파트너사인 메가존클라우드의 이주완 대표가 AWS 리스타트의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클라우드 분야의 인력을 빠르게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미래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사회의 소외계층에 클라우드 중심 재교육과 재취업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기업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사업에 함께 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나서는 AWS 리스타트에 참여한 조경선 신한DS 대표가 해당 프로그램을 수료한 교육생들은 인턴으로 선발할 것이며 정직원 전환의 기회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인턴들에게든 멘토를 붙여서 3개월 동안 클라우드 운영과 구축 실무를 제대로 경험하며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해서 미래인재를 육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이상의 ‘AWS 미디어브리핑’에서는 왜 디지털 전환이 조직에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 왜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 교육인지는 물론 디지털 전환에는 사회적 가치가 담겨 있고, 국내 기업도 디지털 전환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들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동력이 교육이고 그로써 조직에 큰 성과를 가져다준다면 HRD·교육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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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성 원장] 삶에 이타자리利他自利라는 이름을 새기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마쳤을 때 ‘이타자리利他自利’를 실천한 사람으로 행장行狀에 기록되고 싶습니다.”40년을 외과의사로, 이후로는 조직의 장으로 생명을 지키고, 구하고, 나누는 일에 헌신하고 있는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의 소망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이름’은 빼어난 역량과 따뜻한 품성을 포괄한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가고 또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삶의 페이지를 채워가고 있는 문인성 원장의 행보는 울림이 컸다. 누구에게나 하나뿐인 생명은 올바로 다듬었을 때 찬란하게 빛나기 때문이다.‘장기·조직 기증 활성화를 통한 생명나눔 가치 실현’, ‘장기·조직 기증 선진국을 지향하는 전문 관리기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미션과 비전이다. 그래서 20세기 의학의 기적으로 불리는 장기이식 수술을 많이 담당했던 문인성 원장과 기증원의 만남은 자연스럽다.문인성 원장과 『월간HRD』가 대담을 나눈 3월은 장기이식 수술 역사에서 특별하다. 1969년 3월 25일이 서울 명동 성모병원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만성 신부전증을 앓았던 환자의 국내 최초 신장이식을 성공시킨 날이기 때문이다. 당시 수술을 맡았던 故 이용각 교수는 문인성 원장의 첫 스승이다. 그런 만큼 문 원장은 남다른 마음으로 업무에 전념하고 있었다. 이렇게 근황을 공유한 문 원장은 삶을 통해 의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만들어간 여정을 소개했다.“원래 공대 진학을 희망했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의대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천주교 학교를 다니며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아픈 사람을 치료해서 생명을 살리는 의사라는 직업의 매력에 빠지게 됐습니다. 사실 의사는 밤낮과 주말이 없는 고된 직업입니다. 그래도 건강해져서 퇴원하는 환자들의 ‘다시 맑은 하늘을 보고 느끼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힘든 수술을 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한마디를 들으면 마치 따스한 햇살에 눈이 녹듯 피로감이 사라집니다. 또한, 저는 군 복무를 제 전공인 의학을 실전에서 공부하며 마칠 수 있었고 레지던트 1년차에는 존경하는 스승 故 이용각 교수님과 만날 수 있었죠. 이렇게 여러 에피소드가 잘 맞물린 것이 오랜 의사생활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강산이 네 번 바뀐 2020년에 문인성 원장은 의사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때 운명처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취임을 권하는 조원현 전 원장의 연락이 왔다. 문 원장은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그다음 기증원에 방문했을 때 태극기를 보며 그동안 살면서 받은 것들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동년 11월 25일에 업무를 개시한 문인성 원장은 장기·조직 공여자들과 기증자들의 여러 이야기를 접하며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만이 아닌 해준 사람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리고 지금 문 원장은 소통과 화합을 골자로 기증원 구성원과 함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야 한다는 ‘신념’과 우리는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그는 직원들에게 ‘자녀가 부모님의 직업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도록 해라’라고 말하며 본인이 직접 부모님의 역할과 노고를 자랑스러워 하는 내용을 적은 편지를 직원들의 자녀들에게 건넨다. 또한, 그는 “우리 일은 새벽에 끝날 때가 많은데 도로의 졸음쉼터나 8층 검사실에서 불철주야 일하는 직원들에게 늘 감사함을 느낍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이어서 문인성 원장은 생명나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교육과 홍보 활동을 소개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 유가족, 이식수혜자, 웰다잉강사 등을 생명나눔 전문강사로 양성해서 이들을 통해 생명나눔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일례로 생명나눔 강사들은 초중고에 방문해서 생명의 소중함, 뇌사 및 식물인간의 차이점, 기증에 대한 오해 등을 강의하며 다양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홍보 측면에서는 생명나눔 그린라이트 캠페인이 있다. 9월 둘째 주는 생명나눔주간인데 기증원은 생명나눔을 상징하는 색인 ‘녹색’과 생명과 생명을 잇는 의미를 담은 단어 ‘다리’를 접목해서 전국 주요 대교 및 랜드마크에 그린라이트를 점등하며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문 원장은 “불빛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지자체, 공공기관, 병원, 민간기업 등 많은 단체와 함께 장기기증을 상징하는 녹색리본 걸기, 현수막, 계단랩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명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제가 직접 강연도 다니면서 장기조직기증에 대한 부정적 프로파간다를 넘어 밝고 따뜻한 그림이 그려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평생을 생명을 지키고, 구하고, 나누는 일에 헌신하고 있는 문인성 원장. 여유를 찾을 법도 하지만 그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남아있기에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것은 죽은 사람이 평생 살아온 일을 지인들이 적은 글을 뜻하는 ‘행장行狀’에 남을 이롭게 하여 나를 이롭게 하는 ‘이타자리利他自利’를 실천한 사람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그는 “생명나눔을 통해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을 도운 사람으로 제 이름이 기억되길 바랍니다.”라며 다음의 메시지를 건넸다.“우리는 생명을 나눔으로써 가치 있게 삶을 마친 사람들을 ‘높은 하늘에 빛나는 별’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기증자 유가족, 수혜자, 의료진, 기증희망등록기증자 등으로 구성된 세계 유일의 생명의 합창단을 운영하죠.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그래미 어워드에서 가수 보니 레잇(Bonnie Raitt)의 노래 ‘Just Like That’이 올해의 노래 타이틀을 차지했어요. 자기 아들의 심장을 기증받은 남자를 만난 여자가 그 남자의 몸에서 뛰는 심장 소리를 들은 사연을 접하며 만들고 부른 노래입니다. 현대사회는 과거와 비교하면 모든 것이 풍족한 편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인생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늘 돌고 돌며 변합니다. 누구든 힘들고 고된 시간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죠. 이럴수록 가장 어려운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생명나눔의 의미와 가치를 깊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요.”더 나은 내일을 위한 역량개발 과정에서 나의 역량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오히려 내가 다른 누군가의 역량에 힘을 입어야 하는 상황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은 빼어난 전문성과 따뜻한 품성을 고루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로써 행복, 건강, 성공이 가득한 삶을 살게 해줄 ‘이름’을 만들고 남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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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 어제와 다른 삶을 안내할 질문을 던지다
“질문의 바다를 기꺼이 표류하며 심장 뛰는 앎의 여행을 즐깁니다.”최근 ‘내 인생을 바꿀 스무 가지 질문’을 담은 서적 『삶을 질문하라』를 펴낸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의 근황이다. 이번 책은 인공지능·챗GPT 시대를 살아갈 인간의 경쟁력인 ‘질문’을 다루고 있어서 울림이 컸다. 유 교수는 “어느 순간부터 질문을 던지지 않는 삶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제 책을 읽으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낯섦과 새로움을 반기게 되길 바랍니다.”라며 저자 인터뷰에 응했다.한 명의 ‘작가’로서 교수님 소개 부탁드린다.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고, 누구도 던지지 않는 전대미문의 질문을 던지며 낯선 길을 걸어가는 삶을 지향한다. 하나의 단어로 저를 표현하라고 하면 물음표와 느낌표가 합쳐진 의문경탄부호 ‘인터러뱅(Interrobang)’을 꼽겠다.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즐겁고 치열하게 방황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습관을 말씀드리면 매일 운동, 읽기, 쓰기를 반복한다. 운동은 밥 먹듯이 책을 읽고 쓰기 위해 필요한 체력을 기르기 위함이고, 읽기는 인두 같은 문장과 만나기 위함이며, 쓰기는 나만의 창조를 위함이다.‘삶’과 ‘질문’을 엮어서 책 제목을 지으셨는데 배경이 궁금하다.하나의 우화를 소개하겠다. 개미가 지네에게 ‘걸을 때 어떤 다리를 처음 내딛나요?’라고 물었다. 순간 지네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췄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다. 현대인들도 다르지 않다. 변화와 혁신을 외치면서 정작 그 동인인 질문을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잠시 멈춰서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며 색다르고 낯선 내일의 삶으로 향하는 관문을 찾게 해줄 질문을 제목으로 다듬었다. 원제는 ‘유영만 교수의 문중모색問中摸索’이었지만 독자 입장에서 어려울 것 같아 지금의 제목으로 바꿨다(미소).책의 세부 콘텐츠는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셨는가.20개의 칼럼을 쓰고 나서 5개씩 ‘선先(도전과 창조로 변화를 주도하다)’, ‘견見(관찰과 통찰로 세상을 꿰뚫어보다)’, ‘지智(지혜와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하다)’, ‘명明(성찰과 분별로 나다움을 드러내다)’을 기준으로 구분했다. 제가 체득한 통찰을 독자들에게 조금 더 질서정연하게 소개하고자 고민한 결과물이다. 문장도 마찬가지다. 몇 가지 사례를 꺼내면 ‘질문이 관문을 바꾼다’, ‘정상과 비정상’, ‘당신은 검토만 하다가 실기失期합니까, 실천實踐해서 기회를 잡고 있습니까?’가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비교와 대조, 언어유희를 음미할 수 있고 제가 제시한 개념에서 지금 어느 쪽에 있는지 되짚어보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독특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창조는 참조에서 이뤄진다. 문장력이 탁월한 사람들은 좋은 문장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저는 ‘사이 전문가’, 전문가와 전문가 사이의 차이를 존중해주는 전문가를 추구하며 수많은 전문가의 책을 읽는다. 그 가운데 좋은 문장을 만나면 메모하고 저만의 방식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알베르 카뮈는 ‘가을은 모든 나뭇잎이 꽃이 되는 제2의 봄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것을 저는 ‘중년은 모든 역경이 경력이 되는 제2의 봄이다’로 재탄생시켰다. 전대미문의 새로움은 읽기, 필사, 생각, 가공 등을 거듭하며 만들어진다. 그리고 우치다 다쓰루는 ‘무지는 나태의 결과가 아니라 근면의 성과다’라고 말했다. 저는 위 문장을 참조해서 ‘한계는 한 게 없는 사람의 핑계다’라는 새로운 문장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저는 호기심을 잃지 않으며 수많은 경험(여행, 강연, 교육, 강의 등)을 축적하고, 다양한 말을 찾아본다. 문장은 독특한 체험을 언어로 벼리고, 적확한 단어를 씀으로써 탄생하는 것인 까닭이다.이번 책은 인공지능·챗GPT 시대와 동시에 탄생했다. 그런 만큼 ‘사람다움’은 어때야 하는지 말씀해달라.책이 완성될 즈음 챗GPT와 대화를 나눴는데 ‘와인은 여인’이라는 은유법과 ‘사람의 손가락은 왜 10개일까?’라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논리와 과학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무한한 상상력을 인공지능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미래 인재상은 ‘전대미문의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임을 알 수 있다. 함민복 시인은 ‘아이의 손가락이 10개인 이유는 엄마의 뱃속에서 몇 달의 은혜를 입었는지 세어봤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정희진 작가는 ‘사랑의 끝은 질문이 없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챗GPT가 과연 이런 문장을 이해할 수 있을까. 결국 사람은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색다른 질문들을 던지며 지혜를 쌓아야 한다.마지막으로 ‘독서’의 의미를 짚어달라. 향후 저술 계획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독서는 오이를 피클로 바꾼다.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으니 독서는 위험하다. 그리고 독서는 거울이자 창이다. 지금의 삶을 돌아보며 반성할 수 있고, 새로운 창을 열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미덕은 부끄러워하며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데 있는 만큼 독서는 중요하다. 추가로 당부의 말을 전하자면 책을 읽는 데만 그치지 않고 책을 써봐야 한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책을 읽고 느꼈던 점, 인두 같았던 문장, 실천해야 할 부분을 3가지씩 써보고 마지막으로 책을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해보길 바란다. 그러면 벌써 10개의 문장을 쓰면서 통찰을 얻을 수 있고 나만의 책을 쓸 체력도 기를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를 공유하면 5월 즈음 『내려가는 연습』이라는 책으로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등산보다 하산이, 이륙보다 착륙이 더 위험하고 중요하며, 성공하는 사람은 잘 내려갈 줄 아는 사람이다. 이외에도 여러 책을 준비 중인데 100번째 책은 시집으로 내고자 한다. 난이도가 가장 높은 글인 ‘시’에 도전하고 싶다. 빠르면 연말에, 늦으면 내년 상반기쯤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모쪼록 제 책을 통해 많은 독자가 앎과 삶의 이중주를 사랑하게 되길 바란다.▼유영만 교수의 '삶을 질문하라' 출간기념회 기사 링크http://www.khrd.co.kr/news/view.php?idx=505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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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사람다움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Chat GPT)’가 인간과 AI의 공존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이미 챗GPT는 수많은 사람과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그들의 질문에 전문적인 답을 주고 있다. 초연결 시대에서는 누구도 신기술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은 더욱 사람 고유의 역량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은 생각하고, 질문하고, 소통하고, 협업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다움 구현이다."챗GPT는 사람의 질문에 전문적인 답을 주고,되물어보기도 하면서 대화의 맥락을 유지한다.또한, 차별이나 혐오가 담긴 발언은 하지 않으며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초미의 관심사, 챗GPT미국의 인공지능 회사 OpenAI는 작년 11월 30일에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ChatGPT)’를 공개했다. 챗GPT는 기존의 챗봇을 훨씬 뛰어넘는 성능으로 출시 일주일 만에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겼다. 현재는 1개월 사용자가 1억 명에 달한다. 챗GPT는 2021년 6월까지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전문적인 답을 제공한다. 또한, 되묻기도 하면서 대화의 맥락을 유지한다. 질문을 제대로 한 것인지, 잘못된 부분이나 추가할 내용은 없는지 묻는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OpenAI는 인류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인 만큼 챗GPT가 차별이나 혐오가 담긴 발언은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와 같은 강점과 가치를 바탕으로 챗GPT는 판결문 작성, 로스쿨 문제 풀이, 의사시험 합격, 고급 프로그래머가 작성한 코드의 오류 진단 등을 해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챗GPT를 일터와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해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지금도 챗GPT는 지구상의 수많은 사용자와 대화하며 학습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챗GPT와의 대담과 HRD 인사이트과거부터 지금까지 기술은 인간의 삶에 편의성을 더해줬다. 챗GPT도 마찬가지다. 챗GPT는 일상(업무)의 호기심 해소, 필요한 정보 검색, 콘텐츠 제작, 작문, 그림 그리기, 코딩, 연구자료 작성이나 분석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여기에서 HRD 담당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먼저 ‘일상(업무)의 호기심 해소와 필요한 정보 검색’이다. 『월간HRD』는 ‘챗GPT는 HRD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위 질문에 챗GPT는 ‘맞춤형 학습 솔루션 제공’, ‘즉각적인 훈련 및 개발 지원’, ‘직원 참여 및 동기부여 지원’, ‘성과관리 지원’, ‘협업 및 지식의 공유 촉진’을 꼽았다. 각각 정부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맞춤형 교육,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활성화된 시공간 제약 없는 교육, 교육몰입, 데이터 기반 실효적 학습전이, 온라인 학습플랫폼을 통한 경험 공유와 협업을 나타낸다. HRD 패러다임 변화를 읽는 답변이다. 여기에 『월간HRD』는 ‘챗GPT를 기반으로 기업교육과 HRD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추가로 던져봤는데 ‘맞춤형 교육 콘텐츠 개발’, ‘개별 학습 경로 제공’, ‘실시간 피드백’, ‘데이터 분석을 통한 학습자 평가와 개선’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역시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보여줬다. ▲ 한국어로 변역한 OpenAI의 챗GPT 메인 화면. 하단의 박스에 원하는 질문을 기입할 수 있다. (사진 출처: OpenAI)다음으로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 개발, 운영, 홍보’다. 챗GPT는 필요한 정보를 받으면 영화나 광고의 시놉시스를 만들 수 있고, 기승전결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스토리텔링도 가능하다. 논리적인 주장과 반론도 펼칠 수 있고, 컨셉을 지정해주면 그림도 그려준다. 따라서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 프로세스를 기획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특정한 문구나 음악 혹은 이미지를 만들 때도 챗GPT를 이용할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 홍보에 드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이어서 ‘자기주도학습과 학습 큐레이션’이다. 아직까지 챗GPT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 구성원은 언제 어디서든 역량개발을 위해 궁금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챗GPT에 물으며 답을 구할 수 있다. 삶의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재미, 의미, 흥미 가득한 자기주도학습을 해낼 수 있다. 이는 HRD 담당자들의 오랜 과제였던 학습 큐레이션 구현으로도 이어진다. 교육생이 자신의 역량에 관한 데이터를 기입한 후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챗GPT에 질문하면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사람은 더욱 사람다워야 한다챗GPT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은 인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사람은 사람만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해서 발휘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은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인재들이 갖춰야 할 역량으로 꼽힌 4C(비판적 사고력, 소통능력, 협업능력, 창의력)와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크게 ‘질문하는 능력’과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능력’으로 나눠볼 수 있다.챗GPT는 사람이 던지는 질문에 답변하는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질문의 수준이 높아야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질문을 던져야 문제해결역량을 기를 수 있다. 질문은 유대인의 교육법으로 알려진 하브루타의 핵심이기도 하다. 유대인들은 어려서부터 질문하는 법을 체득했기에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도 펼치며 다양한 분야에서 세상을 선도하는 인재들로 성장해왔다. 이는 선진국의 practice를 빠르게 모방하며 성장해왔던 우리나라에 부족한 역량이다. 기업에서 ‘why?’를 중심으로 목적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주어진 업무만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목적을 찾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전략과 세워야 하는지 생각하는 역량을 전사에 일깨우기 위해서다. 관련해서 HRD 담당자들은 적절한 주제를 던지고 교육생들이 챗GPT를 활용해서 필요한 데이터를 찾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로 토론하도록 하면 효과적일 것이다.다음으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윤리와 직결된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보조할 유용한 도구라는 관점과 함께 잘못 사용할 경우 인간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늘 달고 다닌다. 미디어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도 인공지능의 위험성이다. 그런 차원에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챗GPT를 올바로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실제 학생들이 챗GPT로 과제를 제출해서 A+ 학점을 받았고, 논문을 작성했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챗GPT는 레퍼런스나 사실(fact)을 확인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챗GPT로 만드는 콘텐츠의 저작권에 대한 논쟁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인간이 도구를 올바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때 HRD 담당자들은 ‘인공지능 윤리’에 관한 토론 중심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운영하면 효과적일 것이다.디지털 전환의 중심은 사람과 교육디지털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플랫폼과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 경영환경을 선도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연결과 융합을 통해 창의성을 발휘하는 역량과 산업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때 디지털 전환의 중심은 사람과 교육이어야 한다.인공지능이 일과 직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여러 요인을 고려했을 경우 직업이 대체되거나 지금과 같이 유지되기보다는 일의 속성이 바뀌거나 새로운 일과 직업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 ‘디지털 리터러시 기반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콘텐츠를 이해하고 활용해서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그것이 주는 시사점을 해석하고 수용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해서 활용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거나 기존의 업무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다.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개발자는 물론 비개발자를 뛰어난 IT인력으로 육성하는 ‘K-디지털 트레이닝’을 시행하고 있으며, 구성원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여 그들이 기존 직무를 새롭게 발전시키도록 하거나, 전환하도록 하는 기업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육성하고 있기에 디지털 전환의 중심은 결국 사람과 교육임을 알 수 있다.마인드셋 전환 필요챗GPT는 놀라운 성능만큼 사람과 교육의 본질에 관해 생각해보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게끔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 역사적으로도 편의성 높은 도구는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어떤 식으로는 대규모로 공급되어 사람의 삶에 도움을 줬다. 따라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으로 챗GPT가 일으키는 변화를 읽으며 그에 대응해야 한다. 마인드셋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어떤 생각을 갖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삶의 향방과 질적 수준이 달라진다. AI를 명작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있고, AI 관련 법안을 연구하고 있는 법조인들이 있으며, AI를 업무에 활용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자들과 직장인들이 많다. 더욱이 AI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만남이 제한된 시대에서 사람들의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된 사례도 많다. 무엇에서든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따라서 HRD 담당자들은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기업 구성원이 챗GPT를 올바로,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성과 창출을 이뤄내게끔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제 인간과 AI와의 공존은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참고 자료]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 반병현, 생능북스(2023)ChatGPT 인공지능 융합 교육법, 변문경, 박찬, 김병석, 전수연, 이지은, 다빈치books(2023)AI는 새로운 일과 직업의 생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조성익, 황하, 윤종혁, 한국직업능력연구원(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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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경영] 존재우위 구현의 토대
눈앞의 이윤을 넘어선 목적. 차별화된 목적은 기업을 견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끄는 나침반이 된다. 목적을 기준으로 서비스, 제품, 일하는 방식, 문화, 성과를 정렬하는 ‘목적경영’을 실현한다면 기업은 근본적인 비즈니스 혁신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모두 이뤄낼 수 있다. 그렇기에 HR 조직은 구성원에게 미션, 비전, 핵심가치 설명을 넘어 ‘왜 함께 목적을 달성하고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지’ 깨닫도록 해야 한다. 목적은 두려움을 넘어 자신감의 기반으로, 불확실한 시대를 극복하는 힘이다."목적은 수단이 아닌 원천이며‘How?’나 ‘What?’을 넘어 ‘Why?’에 집중해서눈앞의 이윤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해소명의식을 갖고 일하게끔 하는 동력이다."목적, 불확실성 시대의 나침반많은 기업이 정체성을 바꾸며 비즈니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ESG로 압축되는 사회적 가치 실현, 기술의 상향평준화에 대응하려면 차별화된 역량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나침반이자 해답이 되어주는 것이 ‘목적’이다.윤정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에 따르면 목적은 ‘why?’에 대한 답변이다. ‘왜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지’, ‘왜 일하고 있는지’, ‘왜 소통하고 협업해야 하는지’, ‘왜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지’ 등에 관한 답이 목적이다. 목적은 수단이 아닌 원천이며 제품, 비즈니스 전개 방식, 일하는 방식, 조직문화, 성과 등을 정렬하는 기준이 된다. 가령 기업의 변화와 결과물을 열매라고 가정했을 때 목적은 씨앗이며, 줄기가 곧 비즈니스다. 이렇게 철학이 담긴 비즈니스 전개 방식과 제품은 구성원에게 ‘고객에게 기업의 목적을 전달하고 내가 하는 일이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실현한다’ 는 주인의식을 심어준다. 또, 성과의 기준이 목적이 되면 본질적 혁신을 추진하게 된다.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목표에 구애받지 않고 더 나은 방안을 찾기 때문이다.---특히 인공지능으로 수단과 방법을 찾기 쉬워진 오늘날에는 어떻게 목표에 도달할 것인지는 큰 변화요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how?’나 ‘what?’을 넘어 ‘why?’에 집중하는 것이 조직을 목적이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덧붙여 뿌리가 없는 상태에서 열매를 만들기 위해 잎을 가꾸거나 물을 주는 것은 큰 효용이 없다. 기업의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을 목적으로 혼동해 변경하는 경우가 그런 예시다.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이 바로 미션이고 목적에 대한 믿음으로 본 세상에서 고차원적인 가치와 장기적 가능성, 전체를 보는 시각이 비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목적을 설정해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성원이 약속된 목적에 믿음을 가져야 하고 제품, 성과, 일하는 방식에 목적이 실현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살피기 위해 글로벌 기업은 CPO(Chief Purpose Officer)와 PD(Purpose Department)를 신설해서 목적 기반 성취를 지원하고 있다.자발적 성찰로 목적경영 체화목적경영 실현을 위한 초기 단계는 목적에 가치와 역량을 정렬하는 것이다. 이후 구성원에게 왜 이 일을 하는지 목적을 분명히 이해하도록 하고, 목적을 중심으로 조직의 방향성이 작동될 것이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 특히 그동안 목적은 있었지만 시행하지 못했던 경우 잃어버렸던 목적에 대한 신뢰를 다시금 형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관련해서 윤정구 교수는 ‘책무성 훈련’으로 롤 크래프팅을 해야 한다며 그가 설계한 ‘해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해고 프로그램은 ‘고객’, ‘동료’, ‘CEO’의 세 관점에서 학습자가 자신의 업무를 되돌아보는 과정이다. 업무를 살펴보는 기준은 목적이며, 각 관점에 따라 목적을 실현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성찰하면서 해고 여부를 가정해보는 것이다. 윤정구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을 건넸다.“먼저 ‘고객의 고통을 해결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날 일과 중 자신의 업무가 고객의 고통을 해결했는지, 아니면 시간만 채우거나 가격만 책정했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내가 고객이라면 나를 고용할 것인가?’를 확인하죠. CEO와 동료의 관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인 CEO가 나의 모습을 지켜봤다면 고용할지, 협업하는 동료들이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나와 다시 일할 것인지를 성찰하고, 해고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개선할지 스스로 방법을 작성해보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은 직접 성찰하고 앞으로의 행동을 자발적으로 정립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요구하면 남이 시켜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스스로 하면 행동의 주체가 되기 때문입니다.”이처럼 목적을 향한 조직의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구성원의 주체성이 필수적이다. 올바른 목적에 대한 믿음에 의거해서 생존이라는 이유에 더해 근원적인 이유를 각성하게 하고, 설득을 통해 목적이라는 씨앗이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의 놀이터를 만들어야 한다목적, 미션, 제품과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조직문화다. 그러니 목적도 없이 미션, 즉 ‘How?’에서 시작한 조직문화는 형식적으로 존재할 뿐 실상은 속이 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목적에 공감해서 일하고 성장하는 일터를 구축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윤정구 교수는 ‘전문가들의 놀이터’를 지향하며 일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짚어줬다. 전문가들의 놀이터는 전문가(구성원)가 안정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개발하는 심리적 안전지대다. 특징을 보면 기존의 기업이 개인에게 요구하고, 이에 개인이 마치 기계처럼 충직하게 그것을 따르는 구조와는 대조적이라는 점이다.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성이 기업에서 개인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기업을 적극 활용하는 관점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목적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기에 사내 모든 과제가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결국 그들의 일을 통한 모든 경험이 역량개발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구성원은 다양한 시도와 실수를 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이 나날이 향상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전문가들의 놀이터에서 자율성과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약속된 목적이 존재하고, 약속된 목적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목적을 벗어나지 않는 경계선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전문성을 키우고, 그것이 결국 목적을 실현하는 방향이기에 자연스럽게 기업도 성장하게 된다. 전문가들의 놀이터가 만들어진다면 많은 기업이 큰 과제로 안고 있는 ‘워라밸’ 과 ‘조용한 사직’이라는 이슈도 해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놀이터에서 개인은 일에 대한 전문성을 고취하면서 환경변화에 적응력을 키웠고, 성장에 대한 체험을 통해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윤 교수는 전문가들의 놀이터에서 HR 담당자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직원들은 전문가들의 놀이터에서 평야의 봉우리입니다. HR 담당자는 그들을 이끌기보다는 그들에게 울타리를 제공해 주면서 스스로가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그 안에서 성장하는 각 봉우리를 연결해 더 큰 봉우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구성원들이 성장을 위해 다양한 요구를 했을 때 그것들을 적절하게 채워주면서 말이죠.”서번트 리더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조직 전반에 목적을 정립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주인의식과 창의성은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인지하면서 목적을 구현하는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때 강해지며 그것을 독려하는 존재가 리더인 까닭이다. 윤정구 교수는 “리더는 구성원에게 회사를 자신들의 성공을 돕는 플랫폼으로 인식하도록 권유하고, 그에 대한 약속으로 목적을 설정해줘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리더는 그 공간에서 전문성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일터를 만들어 주는 존재이기에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각 구성원의 성장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팀원들에게 목표를 공유하며, 각자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조직에 헌신하고, 리더와 팀원 사이에 신뢰를 형성해 성과가 달성되도록 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경영진이 감시와 관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구성원을 위해 헌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시장이나 위계적인 문화가 강한 조직이 공통적으로 ‘경쟁’을 강조하는 가운데 서번트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자원을 공유하고 플랫폼 기반의 혁신을 거듭하면 모든 사람이 상생과 공진화를 체험하게 된다. 이런 변화는 소통과 협업 없이는 기본적인 문제도 해결하기 힘들어진 시대적 변화에서도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여준다.HR은 목적경영을 위한 플랫폼혁신을 이뤄내는 데는 언제나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함께한다. 특히 기업에는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고, 계속해서 기술, 제품, 생산방식을 변화시켜야 하며, 현장은 끊임없이 이슈나 문제가 발생하기에 혁신을 매우 어려운 과제로 느낄 수밖에 없다. 이렇듯 혁신에는 강한 고통과 막연한 두려움이 잇따르기 마련인데, 이를 이겨내게 하는 것이 바로 목적에 대한 믿음이다. 목적에 대한 믿음은 스스로가 직접 변화하도록 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목적에 울림을 느끼는 ‘소명’을 경험하면 조직문화 개선과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 결국 목적경영의 핵심은 조직 구성원의 주체성에 기반한 소명의식에 있다. 그렇기에 회사의 모든 프로세스와 직원들에게 목적이라는 씨앗을 심는 HR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HR 담당자들은 목적을 중심으로 목적을 잘 이뤄낼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과정을 살펴야 하며, 목적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성취를 도모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HR은 일터, 일하는 과정, 직원이라는 토양에 목적의 씨앗을 심고 온전하게 열매로 산출되도록 하면서 또 그 열매가 자라는 과수원을 잘 가꾸는 데 역할을 다해야 한다. [참고 자료]황금 수도꼭지, 윤정구, 쌤앤파커스(2018)START WITH WHY, 사이먼 시넥, 세계사(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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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탐구생활 성과공유 컨퍼런스] 미래 인재 육성의 방향과 과제
디지털 기술 중심 사회상 변화를 맞아 HRD와 교육 관계자들의 고민이자 과제는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이며 인재육성을 위한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이다. 관련해서 지난 2월 7일 열린 「2022 예술로 탐구생활 성과공유 컨퍼런스」에서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방향과 사례를 공유한 자리가 마련됐다. 연사들은 잠재된 창의성 발현과 네트워킹을 강조하며 정답보다 해답을 찾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재육성의 길임을 강조했다.「2022 예술로 탐구생활 성과공유 컨퍼런스」는 학교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인 ‘예술로 탐구생활’의 성과 공유를 목적으로 개최됐다. ‘예술로 탐구생활’은 예술가와 교사가 한 그룹이 되어 기획부터 실행까지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꾸려나가는 융합형 문화예술교육이다. 개회사를 맡은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은 문화예술교육은 보편성을 넘어 역할과 기능의 변화와 혁신을 도모해야 하며, 이를 통해 자율성이 중시되는 가운데 학습자와 교강사의 수요를 반영한 문화예술교육으로 융합형 인재육성이 이뤄지길 희망했다.기조강연은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부총장 겸 기계공학부 교수가 맡았다. 주제는 ‘뉴노멀시대 교육, 세계관을 바꿔라’였다. 최재붕 교수는 교육의 방향을 논하기 전에 뉴노멀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뉴노멀은 인류가 살아가는 방식에 디지털 기술이 스며들어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하며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그는 “온종일 스마트폰과 함께 살아가는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를 중심으로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최재붕 교수는 “인재들이 디지털 문명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힘을 길러줘야 하며, 구체적인 역량은 현재 세상을 선도하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 구글, 유튜브 등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특정한 표준을 처음으로 구축했고 창립자들은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며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여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관련해서 최재붕 교수는 교육자들의 시각이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제언을 건넸다.“그간 교육자들은 아이들이 디지털 세상에 오래 접속해 있는 것을 편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디지털 공간에 펼쳐진 다양한 전문가의 견해, 이론, 정보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며,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커뮤니티를 활용한다면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그야말로 디지털 공간은 관심과 적성에 알맞은 교육과 학습을 하며 성장하고 새로운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다.”최재붕 교수는 젊은 세대에게 디지털 세상은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며 살아갈 수 있고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곳이며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공간은 아주 좋은 역량개발 공간이 되고 있다고 짚어줬다. 그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을 사례로 디지털 기술을 습득해서 활용하는 역량을 ‘건축’, ‘기획’, ‘시나리오 작성’으로 정리했다. 건축은 현실의 나를 대리하는 ‘아바타’가 활동하기 위한 공간을 설계하는 작업에 필요하고, 기획은 재미있고 흥미를 돋우는 콘텐츠 개발을 위한 기본기와 같으며, 시나리오 작성은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세계관 구축에 활용된다. 강연을 마치면서 그는 “새로운 공간에는 새로운 규칙과 철학의 정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창의성을 높여주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라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애플에 열광하는 것은 제품에 기술을 넘어 감성과 휴머니티가 있기 때문이며 이런 부분을 길러줄 수 있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다.다음으로 김선아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교수가 ‘변혁적 페다고지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을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문화예술교육이 효용성을 발휘하려면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며 “처음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이 제정된 것이 2005년이지만 아직도 ‘정형화’라는 단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학교는 통제와 관리가 쉬운 감옥과 같은 형태이며 여전히 효율과 실용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필수과목을 중심으로 지식과 기술을 제한된 시간 내에 빠르게 많이 전달한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학습자는 깊이 개념을 이해하고 통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관해서 김 교수는 “교육과정과 교수법을 수정하는 등의 지엽적 해결방식을 넘어 근본적 교육의 틀을 변혁하기 위해 학습자를 능동적 위치로 이동시켜야 한다.”라며 문화예술교육 다각화 사업을 통해 통찰해낸 개선점을 다음과 같이 공유했다.“교육자들은 그동안 학습자가 원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실행하는 데 소홀했었다. 현장에서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일도 많지 않았다. 현재 학습자가 습득해야 하는 역량은 다채롭다. 창조성, 문제해결능력, 책임의식 등 다채롭다. 그러나 에서는 이를 반영한 역량 중심 교육을 발표하였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많은 교육환경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들과 맞닿아 있다. 교육에 디지털 기술활용이 필요한 이유는 디지털 기술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수요자가 자신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을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주제발표 이후 마련된 토론에서는 류해석 고강초등학교 교감, 김서진 ABC LAB 대표, 이신애 인천인주초등학교 교사가 학교 문화예술교육 다각화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류해석 교감은 “문화예술교육은 창조와 도전으로 세상을 바꾸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서진 대표는 예술 강사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가와 교육자가 함께 성장하고, 학생들이 비전을 갖게 하는 수업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리고 이신애 교사는 “학습자가 스스로를 예술가로 인식하도록 하면 창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문화예술교육의 의의를 짚어줬다. 그런가 하면 사례발표 세션에서는 ‘새로운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시도, 그 현장 속으로’를 슬로건으로 박정은 예술가, 이충열 예술가, 김미은 매개자, 백지현 교사가 발표에 나서며 학교 문화예술교육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사례를 공유했다. 각자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김선아 교수의 사회로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이어서 폐회 및 자유 네트워킹을 마지막으로 컨퍼런스가 마무리됐다.이상의 컨퍼런스에서는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세계관 전환, 교강사 역할 변화와 가치관 재정립, 환경과 시스템 발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는 교육 패러다임 혁신을 요구하며 HRD 관계자들에게도 익숙한 과제다. 다양한 교육 분야에서 논의되고, 변화하고 있는 부분을 잘 살펴보며 시사점을 얻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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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현 한전KDN 사장] 경영과 HRD의 전략적 조화와 연계
‘친환경, 디지털 중심의 에너지ICT 플랫폼 전문기업’ESG경영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에너지 전환을 포괄하는 한전KDN의 정체성이자 방향성이다. 원대한 비전 실현을 위해 김장현 한전KDN 사장은 경영과 HRD를 전략적으로 연동시키며 조직의 변화와 혁신, 나아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 에너지 위기, 자본시장 위축 등으로 경영환경은 불확실성과 어려움의 연속이다. 그 가운데 김장현 사장은 HRD의 힘과 가치를 믿으며 ‘전문’, ‘신뢰’, ‘혁신’, ‘고객지향’을 골자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회사의 미션과 비전 달성, 국가 경쟁력 제고의 출발점은 인재들의 역량이기 때문이다.---한전KDN의 전략적 키워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첫째, 주저함 없이 추진하는 ‘친환경, 디지털 중심의 에너지ICT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플랫폼, 지능형 전략망, 사이버 보안을 중점 사업군으로 설정했다. 강점인 에너지ICT 분야의 기술 고도화와 효율화, 전 세계적 아젠다인 ESG경영을 통한 안전과 민간경제 활성화를 이뤄내고자 한다. 둘째, ‘업業 확대와 신사업 역량 강화’다. 에너지산업 분야를 선도하려면 클라우드와 플랫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강점 강화를 넘어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에 따라 선행 투자와 사업 아이디어 제안 등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며, 구성원 역량개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셋째,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높은 차원의 청렴성, 인권의 존중, 중소기업을 비롯한 지역과의 상생, 안전경영 등은 ESG를 떠나 기업이라면 마땅히 해야 하는 과제다.경영과 연동되는 인재상과 HRD 전략에 관해 말씀해달라.인재상은 ‘전문’, ‘신뢰’, ‘혁신’, ‘고객지향’으로 구성된다. 전문은 고도화된 전문기술 배양과 핵심 전략사업 이행, 신뢰는 에너지ICT 플랫폼 전문기업으로서 국민에게 받는 믿음, 혁신은 창의·융합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태도, 고객지향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조직의 동력을 배가해서 고객의 성공을 추구하는 자세를 뜻한다. HRD 전략으로 넘어가면 작년부터 클라우드 솔루션 구축 및 서비스 발굴을 전략기술 과제로 잡았다. 그리고 현장과 직원 경험 중심 교육을 시행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ICT 핵심 직무역량 및 AICBM(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관련 역량개발을 위해 교육을 비롯해 회사의 핵심가치 전파 및 교육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는 해외지사가 있는 국가의 대학생 IT교육도 추진해볼 생각이다. 한전KDN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통해 현지 대학생들이 인재로 거듭난다면 뿌듯한 일이지 않겠는가. 그런가 하면 HRD 전략에는 구성원의 입사부터 퇴직, 나아가 은퇴 이후 삶까지를 고려한 경력개발 지원도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모든 기능을 아우르는 데이터가 사람을 중심으로 축적·정리·분석돼야 한다. AICBM을 HRD 측면에서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e-HRD(인적자원개발시스템)는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는가.e-HRD는 사내교육 관리와 교육 신청 및 승인, 외부교육과의 연동을 추가한 확대 개편(e-HRD 2.0), 인공지능 기능 탑재(e-HRD 3.0)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HRD 담당자가 인공지능에게 직무에 대한 정보와 교육 콘텐츠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면 그 인공지능이 구성원 각각에 적합한 교육 콘텐츠를 찾아서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2020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솔루션 대상’을 수상한 만큼 뿌듯함과 책임감을 느끼며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크게는 더욱 발전된 맞춤형 학습환경 제공, 소셜러닝과 마이크로러닝을 활용한 경험 기반 학습도구 개발, AI와 VR 등을 접목한 에듀테크 고도화 등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지식, 지혜,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디지털 기반 콘텐츠 플랫폼 구현도 중요한 방향성이라고 생각된다.교육제도의 방향성과 사례에 관해서도 듣고 싶다.중심은 ICT 핵심 직무와 미래 성장동력(DT,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교육 고도화를 통한 체계적인 직무 전문가 육성이다. 세부적으로는 네 갈래로 나뉜다.첫째, 2022년에 자체 개설한 ‘KDN 클라우드 아카데미’다.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기반 조성과 전문가 육성이 목적이며 자격증과 국제 공인 IT자격에 대한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둘째, 기술사와 기능장과 같은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인재 육성이다. 매년 지원자들을 선발해서 교육하고 있고, 교육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자기주도학습인 만큼 중요시하고 있다. 셋째, 다양한 방식의 교육이다. 집합교육과 사내 교육용 스튜디오를 활용한 온라인 교육을 상황에 맞춰 적절히 운영하고 있으며, 숏폼 형태의 영상 콘텐츠도 교육플랫폼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는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넷째, 사내전문가 제도다. 실무 중심 난이도 높은 평가를 통해 선발한다. 이들은 레벨1-레벨3로 구분한 재인증 과정을 거치는데 신기술에 대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기술 교류 및 학습조직(멘토링) 활동 등도 보장하며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사회적 가치 실현 차원에서 인상적인 교육 행보를 소개해달라.2018년에 전국 최초로 산·학·관 협력 프로젝트인 오픈캠퍼스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목적을 말씀드리면 한전KDN의 에너지ICT 전문성을 살려 지역의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함이었다. 해당 교육과정 수료자(대학생)들은 학점 이수와 함께 AI·SW 교육 강사로서 지역의 초·중등학교에서 SW 코딩교육 기부 활동을 하게 된다. 올해는 원광대 학생들이 방문해서 인공지능교육지도자, 코딩지도자 등의 자격증 과정과 인성코딩, 메타버스, IoT창의블럭 등의 전문 강사스킬 함양 과정을 수강했고, 한전KDN은 이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전문성 높은 특강을 진행했다. 성과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전남·전북교육청, 지역 SW 중심대학인 조선대 및 원광대와 함께 169명의 SW 교육강사를 배출했고, 57개 초·중등학교에서 1,0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SW 교육기부를 했다. 특히 ‘찾아가는 AI·SW코딩 캠프’의 평가와 반응이 아주 좋았다. 2014년부터 시작한 빛가람에너지밸리 SW 작품 경진대회 역시 회를 거듭할수록 출품작 수가 늘고 있으며, 교육생들의 기량도 향상되고 있다. 지역의 인재육성에 한몫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에는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을 수상했고 현재까지 교육기부 우수기관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전KDN은 전문성과 사람다움을 고루 견지할 것이다.HRD 담당자들에 대한 제언과 당부의 말씀 부탁드린다.‘인재개발 전략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 HRD 부서는 회사의 발전 방향과 경영환경이 변화하는 속도에 맞춘 전략적 인재육성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HRD 담당자들은 급변하는 기술과 환경의 흐름과 본질을 꿰뚫고 미래를 보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전제 조건은 자기주도학습에의 솔선수범, 막힘 없는 모든 조직 구성원과의 소통, 일관성과 유연성을 갖춘 HRD 프로세스 운영, 조직과 HRD 부서의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과 진단이다. 아울러 HRD 담당자들이 학습한 내용이 활발하게 공유되는 조직문화 형성에 노력해주길 바란다. 교육은 학습한 내용의 적극적 공유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ESG와 DT로 대변되는 전사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애질리티와 현장 중심 실효성 높은 멘토링이 이뤄지는 리더십교육에도 신경을 기울여주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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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회장] 평생교육과 HRD의 융합을 그리다
"교육의 질은 교수자의 질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따라서 교수자 양성은평생교육HRD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평생교육과 HRD 업계에서 뛰어난 역량과 훌륭한 인성을 바탕으로 배움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 ‘배도사’가 많아지길 희망합니다.”김종표 한국평생교육HRD학회 회장의 바람이다. 융복합과 불확실성이 일상이고 평생직장도 사라진 시대에서 배움은 필수다. 그래서 김종표 회장과의 인터뷰는 뜻깊었다. 그는 큰 관심과 흥미가 없었던 HRD와 평생교육을 일생의 업業으로 만들며 배움의 힘, 가능성, 매력을 입증한 인물이기 때문이다.---평생교육과 HRD의 상호 보완과 협력. 김종표 회장의 숙원이다. 대학교 교수로서의 삶을 정리한 후에도 제2의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유다.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취미활동도 즐기고 있지만 한국평생교육HRD학회의 장인 만큼 김종표 회장은 학회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실제 한국평생교육HRD학회는 작년 하반기 발족 이후 5회째 빠짐없이 1달에 1번 포럼을 열며 원활히 운영되고 있다. 김종표 회장은 한국평생교육HRD연구원 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학생들 논문지도와 심사, 저술활동, 교강사 역량개발, 종교교육과 평생교육의 상관성 연구, 평생교육계 학자들과의 교류와 토론 등에도 열성적이다.김종표 회장은 동아제약 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제품의 종류와 일의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교육의 비중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김종표 회장은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기에 인사과 교육담당으로 발령받아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을 시작했다. 그는 “제가 만든 교육 프로그램을 교육생들이 열심히 들어주고, 배운 것을 토대로 학습에 열중하며 성과도 내는 모습을 보면서 점점 HRD에 재미를 느끼게 됐습니다.”라고 회고했다.꾸준히 HRD 실무경험을 쌓은 김종표 회장은 이론적 역량도 높이고 싶은 마음에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산업교육전공 석사과정을 밟았다. 생각이 바뀌면 태도가 바뀐다는 말을 증빙하듯 그는 수석으로 졸업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이때 김종표 회장은 교수로 강의를 제공했던 허운나 당시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와 함께 한양대학교에 산업교육전공 박사과정을 만들었고 1호 졸업생이 됐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허운나 교수와 함께 한양대학교 교육공학연구소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나중에는 백석대학교 평생교육전공 교수가 되어 연구, 강의, 강연, 후학양성 등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여정은 김종표 회장이 평생교육과 HRD 모두에 집중하고 있는 배경이다. 그는 실무와 학업을 모두 경험한 만큼 HRD 측면에서 다음의 제언을 건넸다.“오랜 세월 HRD 업계에 몸을 담았던 만큼 정말 많은 HRD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종종 경력 20년의 HRD 담당자와 경력 2년의 HRD 담당자의 수준이 대동소이할 때가 있어요. 역량이 축적되지 않고 퇴적되었다는 뜻이며, 많은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발전시키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열쇠가 이론입니다. 이론은 경험이라는 무수히 많은 구슬을 꿰어줄 수 있는 하나의 실입니다. 한 손으로 많은 구슬을 들지 못해도 그것들을 실로 꿰면 손가락 하나로도 들 수 있어요. 따라서 학업과 실무는 함께 가야 합니다.”그런가 하면 지금은 평생직장이 없는 ‘평생학습시대’다. 이제 누구든 꾸준히 필요한 것을 배우며 지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배움을 위한 교육과 학습은 혼자 힘으로 해내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배움을 지원하는 교강사들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김종표 회장은 “성인 대상인 평생교육과 HRD에서 교강사의 역할을 비중 있게 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아쉬움을 표하며 다음과 같은 의견을 공유했다.“기업에서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구성원의 성과로 이어지려면 뛰어난 교강사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시나리오는 명배우가 있어야 빛을 발하며, 국어를 잘하는 것과 국어교사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은 다른 차원입니다. 뛰어난 영업사원이라고 뛰어난 영업교육 강사가 된다는 법은 없어요. 초등학생들을 교육하려고 해도 교육대학교에서 오랜 기간 공부해서 교사 자격을 취득해야 합니다. 이건 기본입니다. 제가 평생교육과 HRD에서 교강사 육성을 위한 전문적인 교수법이나 자격과정 개발과 운영, 교강사 배치와 보수교육에 힘을 쏟는 이유입니다. 다행히 최근 평생교육과 HRD 전문강사 자격증이 나왔고 앞으로 이것을 한국평생교육HRD학회를 통해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평생교육과 HRD의 고른 발전에 애쓰는 만큼 김종표 회장은 평생교육과 HRD의 상호 보완과 협력을 희망하며 이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평생교육은 HRD를 신성한 교육에서 성과를 논한다고 비판하며, HRD는 평생교육을 실용성 낮은 교육에 집중한다고 비판하지만 모두 교육의 일부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기에 김종표 회장은 평생교육에는 교육의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하며 교육생을 평가하는 기능을, HRD에는 조직의 성과를 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하는 기능을 심어주고자 한다. 교육은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고 배우는 행위인 까닭이다. 아울러 김종표 회장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성인들의 삶에서 중심은 직업입니다.”라며 평생교육과 HRD 관계자 모두 직업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선배이자 전문가로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전해준 김종표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평생교육과 HRD 업계에서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하거나 기존 커리어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해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사람은 교육과 학습을 통해 충분히 성장하고 변화합니다. 성인은 바뀌기 어렵다고 하지만 속도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러니 교육과 학습의 힘과 가능성을 믿어야 하며, 스스로의 역량개발에도 열중해야 합니다. 아울러 평생교육과 HRD 업계 종사자들은 배움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 ‘배도사’가 돼야 합니다. 이제 교육생을 내려다보면서 일방향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성장을 지원하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해내야 하는 시대입니다. 말씀드린 일들을 해내기 위한 시작은 마음먹기입니다. 제 인생 궤적도 그랬어요. 모쪼록 많은 후배가 배도사로 거듭나서 평생교육과 HRD 업계의 위상이 더욱 커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