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적합한 인적자원개발 패러다임에 관해 인사이트를 전해줬다.기술은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삶, 그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는 활동인 역량개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터에서 사람을 보조·대체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HRD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런 동향을 주시한 한국인력개발학회는 ‘대전환 시대의 HRD,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회는 수많은 HRD 관계자의 발걸음과 교류 속에 성황리에 종료됐는데 『월간HRD』는 기조강연과 종합토론을 중심으로 어떤 영역에서 무엇을 통찰하며 HRD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해봤다.
▲ 현영섭 한국인력개발학회 회장이 개회사와 함께 학술대회 참여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는 모습.개회사를 전하기 위해 강단에 오른 현영섭 한국인력개발학회 회장은 “매번 사람과 조직을 둘러싼 환경이 새로워지고 있는 지금 지속가능성의 비결은 ‘실질적이고 지혜로운 대응’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기에 그는 이번 학회가 HRD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지속가능성을 찾는 자리가 되길 기원했다. 이어서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인공지능의 시대, 인적자원 육성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그는 “산업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인문학적 통찰도 얻게 해주는 기술이 GPT(General Purpose Technology)다.”라며 HRD 관계자들이 GPT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설명했다.
첫째, GPT가 등장한 다음 사람들의 관행이 변하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과거 스팀 엔진 사용의 최적화를 위해 개발된 공정 방식은 엔진이 스팀에서 전기 중심으로 바뀐 뒤에도 여전히 활용됐다. 전기 엔진에 최적화된 공정 방식을 새로 개발하기까지는 약 40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는 GPT가 등장했을 때 그것의 잠재력을 간파해서 최적화된 조직 형태, 교육체계, 일하는 방식 등을 만드는 것이 시대를 앞서가는 역량임을 시사한다.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 서비스, 운영방식, 제도, 교육 등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지 끊임없이 고찰해야 하는 이유다. 계속해서 그는 “GPT의 진정한 힘은 그것이 도입되는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인식에서 발현된다.”라며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혜안은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격언과도 일치한다. 따라서 그는 “HRD 관계자들은 산업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이 AI를 비롯한 기술을 이해하고 사람만의 감수성을 잃지 않는 가운데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던지는 태도를 갖추도록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수시로 환경이 달라지는 지금 HRD 관계자들은
변화의 중심에 있는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고,
HRD를 구성하는 여러 영역을 다채롭게 연구하며
HRD 업계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높여야 한다."
둘째, GPT가 대체하게 될 사람의 스킬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작금의 경영환경에서 GPT는 곧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다. 생성형AI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역량인 ‘인지능력’을 포함하고 있다. 관련해서 이정동 교수는 “노동시장에선 스킬셋을 중심으로 직업 간의 이동, 즉 이직이 이뤄지는데 보편적 역량이 대체될 경우 직업 이동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누구도 대체하기 어려운 전문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까닭이다. 따라서 그는 각 분야의 정점에 있는 지식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서 필요할 경우 적절하게 리셋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식과 기술 습득을 위해 운영되는 여러 교육과정을 언급하며 “기존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교육체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공장에서 일하는 기술자가 직접 포럼에서 발표하며 현장에 어떤 문제가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들이 문제해결을 지원하며, 그 과정을 리더가 함께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낼 기업들의 올바른 모습이라고 짚어줬다.
▲ 종합토론에선 좌장과 패널들이 5개 트랙(성과, 리더십, 다양성, 학습, 경력)에서 발표된 연구들을 리뷰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시간을 가졌다.기조강연이 끝난 뒤엔 시상식(포스터상, 학위논문상, HRD신진연구자상, 베스트리뷰어상)이 있었고, 5개 트랙(성과, 리더십, 다양성, 학습, 경력)에서 연구자들의 발표가 펼쳐졌다. 그다음 종합토론이 진행됐는데 박용호 인천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패널로 참여한 조성준 가천대학교 교수, 이윤수 한양대학교 교수, 이재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김영석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김동호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각 트랙을 리뷰했다.
성과 트랙을 맡은 조성준 교수는 “HRD에선 HR 애널리틱스 성공을 위한 전략과 과제, 조직에선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춰 경험적 만족도를 측정하는 도구 개발, 사회에선 민간자격제도 개편과 로봇 도입으로 인한 직업의 변화 분석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라고 설명했다. 리더십 트랙을 맡은 이윤수 교수는 “포용적 리더십, 영성적 리더십, 학습전이 풍토를 다루는 연구가 정교화되고 있었으며, 리더십을 아는 것과 리더십을 개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영역임을 체감했다.”라고 밝혔다. 다양성 트랙을 살펴봤던 이재영 교수는 “다양성이 트랙의 주제가 된 것이 무척 고무적.”이라며 다양성을 한국적 HRD 맥락에서 풀어내는 것에 기쁨을 표했다. 계속해서 그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기준을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으로 나눈 연구, 여성리더, 중년층, 외국인 노동자를 다룬 연구, 중년층 경력전환의 실태를 분석한 연구가 눈에 띄었다.”라고 돌아봤다. 학습 트랙에 참여했던 김영석 교수는 “학습 주체에 대한 이해가 적합한 교육과정 개발 및 학습자 동기부여와 상호작용 촉진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과학기술인력, 여성인력, ROTC 장교, 컨설턴트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발표됐고 상급자의 HRD를 대하는 태도가 구성원의 자기주도학습과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가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성인학습자의 특성에 따른 보상을 연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첨언했다. 경력 트랙을 맡은 김동호 교수는 “미래지향적 관점에서의 연구가 무척 많았다.”라며 승진보다는 개인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욕구, 학습과 삶을 연결하고자 하는 번영감, 가족친화제도가 주는 구성원의 몰입과 만족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구성원 개인의 경쟁력 향상과 성장에 집중하는 흐름, 현장과의 연계를 통해 기업 내 경력개발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읽을 수 있었다.”라는 의견을 건넸다. 이상의 종합토론과 이어진 연구윤리특강을 끝으로 학회는 모든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