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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3-08 0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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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친구들이 다 있는데, 내가 왜 친구가 한 명도 없는 외국으로 가야 하냐고요! 나 안 갈래요. 왜 엄마, 아빠 맘대로 해외로 간다고 결정하는데요?”

영어를 안 한지 너무 오래돼서 외국 생활이 두려워요, 외국에 가면 친구도 하나도 없을 테고, 말도 안 통할 텐데…… 물건 사러 외출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고, 거의 집에만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상기 대화는 근래 해외주재원 파견을 준비 중인 주재원 가족들과 상담 중에 나눈 내용이다. 사춘기 자녀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고, 학업에 있어서도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를 맞았는데, 해외로 삶의 터전을 옮긴다는 것은 매우 큰 도전으로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갑작스러운 결정을 한 부모님을 이해하기 힘들고 원망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 또한 배우자 입장에서도 가장의 결정에 따라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차원에서 자신의 욕구를 많이 억제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주재원 파견 당사자는 스스로의 불안도 감당해야 하고, 가족들을 잘 설득하고 그들의 불안을 안정시켜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 주재원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잘 발휘하고 가정에서도 안정감과 행복을 잘 유지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해외 주재원과 그의 가족들을 위한 전문적인 심리지원 서비스가 매우 절실하다.




해외주재원 및 가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언어적 장벽이다.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자녀의 경우, 이것이 학업 성적 및 학교 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예민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어학에 대한 준비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현실적인 불안을 줄여주고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는 이문화 적응에 대한 두려움이다. 미지의 세계에 대해 우리는 호기심과 기대감을 가지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삶의 다양함에 대해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새로운 문화에 대해 미리 잘 배우고 익숙해지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현지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문화 적응을 위한 교육을 통해 현지 적응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에 대한 심리적 불안 및 불편감이다. ‘변화는 스트레스를 동반하고 개인의 성향과 상호작용하여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역기능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마음건강을 위한 심리지원 프로그램은 주재원 및 가족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가장 핵심적인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경시되고, 어학교육 및 이문화 교육 정도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

필자가 그동안 유학생활을 경험한 많은 학생들의 부적응 사례를 심리치료하면서 느낀 점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심리치료를 제공받았다면 이렇게까지 오랜 시간 동안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고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외로운 이국땅에서의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고, 이는 인격형성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대인관계에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재원 가족을 위한 심리예방 교육 및 심리상담은 매우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주재원 및 가족을 위한 심리서비스의 시점은 파견 전, 주재원 생활 중 그리고 귀임 시 모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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