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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HRD』 9월호는 여전한 화두인 AX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그러나 유독 9월호가 마음에 와 닿았던 이유는 기술 변화 이면에 놓인 ‘HRD의 본질’을 다시 질문하게 하는 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CJ ENM 인재육성팀의 사례와 ‘오래가는 리더의 조건’을 짚어낸 송지은 박사님의 기고는 오랫동안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CJ ENM 인재육성팀의 행보에서 특히 공감했던 대목은 교육을 통해 구성원이 경험한 작은 성장과 행동 변화가 축적되어 결국 조직의 새로운 성과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이는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일이 곧 조직의 본원적 경쟁력을 만드는 일이라는 믿음이다. 이를 통해 조직에서 학습은 단순한 지식이나 교육 경험 제공이 아닌, ‘행동 변화와 성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CJ ENM 인재육성팀의 조직개발 프로그램 ‘Connect One’은 작년 6월 「HRD포럼」에서 처음 접했을 때부터 큰 영감을 줬던 사례인데, 우리 조직의 특성과 상황에 맞춰 버크만 진단을 기반으로 한 팀워크 활성화 워크숍 ‘CHArmony’를 기획하고 론칭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CHArmony는 차병원·차바이오그룹의 ‘CHA’와 조화를 뜻하는 ‘Harmony’를 결합한 이름으로, 서로 다른 구성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조직 안에서 더 나은 협업의 방식을 찾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월간HRD』를 통해 접하는 다양한 기업의 실천사례는 “우리 조직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겠다.”라는 건강한 자극을 준다. 그러나 좋은 사례를 발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우리 조직의 언어와 방식으로 재해석할 것인가’인데, 다른 조직의 성공 방식을 우리 조직의 역사와 문화, 구성원의 특성, 그리고 현재 마주한 경영환경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8월 「HRD포럼」에서 다이소의 교육담당자가 전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보자.”는 말도 오래 기억에 남았다. 결국 현장 HRD의 역할은 수많은 트렌드를 좇는 데 있지 않다. 조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는 지점을 정확히 읽고, 지금 이 조직에 가장 필요한 변화를 찾아 실행하는 것. 그것이 HRD담당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조직의 맥락에서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거듭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더’라는 답에 이르게 되었다. 저연차 시절에는 현업의 무게에 지친 실무 구성원들을 직접 지원하고 성장시키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험이 쌓일수록 구성원이 조직 안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결국 그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끄는 리더가 건강하게 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 한 명의 준비된 리더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지지할 때 만들어지는 긍정적 영향력과 조직적 레버리지는 개별 구성원 교육만으로 만들어내기 어려울 만큼 큰 까닭이다.
이런 고민 속에서 송지은 박사님의 글은 리더십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층 확장시켜 줬다. 그 시선은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성취하는 과정이 ‘리더십의 전반전’이라면, 예상하지 못한 실패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가는 과정이 ‘리더십의 후반전’이라는 통찰이다.
리더라고 해서 언제나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마다 리더는 불확실성을 감당해야 하고, 때로는 자신의 고민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 채 갈등과 책임의 무게를 홀로 짊어져야 한다. 그렇기에 HRD조직이 리더에게 제공해야 할 지원은 단순히 ‘더 높은 성과를 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성과를 만들어내는 역량과 함께, 실패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회복탄력성, 구성원과 신뢰를 형성하고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성찰의 힘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언급한 내용이 지금 HRD담당자가 리더들에게 건네야 할 교육적 지원임을 필자는 9월호를 읽으며 깊이 깨닫게 됐다.
9월호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HRD가 앞으로 어디를 바라봐야 할지 다시 생각해본다. AX가 가속될수록 새로운 기술과 방법론은 더욱 빠르게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HRD에는 ‘우리 조직은 어떤 조직인가’,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누구인가’, ‘구성원이 이곳에서 어떻게 성장하도록 도울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더욱 중요해진다. 결국 HRD의 경쟁력은 가장 새로운 것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보다, 조직 고유의 맥락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임직원의 성장과 행동의 변화로 연결해 내느냐에 달려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필자는 리더와 구성원이 변화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 그것이 현장 HRD가 계속해서 지켜가야 할 본질이라고 믿는다.

강서영 차병원·차바이오그룹 HR본부 인재개발팀 대리
"리더와 구성원이 변화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