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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석 교수] 리더십과 매니지먼트의 역할로 이해하는 리더와 관리자 그리고 임원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변수는 갈등, 오류, 편차이며, 이러한 변수에는 보통 리더나 관리자가 관여한다. 흔히 조직의 갈등을 관리하는 역량에 관해 질문하면 리더십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리더십은 관리와는 차이가 있다. 관리는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통제 활동이나 문제해결에 초점을 둔다. 그에 비해 리더십은 동기부여와 격려를 통해 계속해서 변혁이 이어지도록 한다.이렇게 보면 리더십이 관리보다 우월한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두 가지 모두 조직에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는리더의 역할을 중심으로 어떻게 리더십과 관리를 구분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논의해보도록 한다.리더의 역할은 변화와 혁신을 끌어내는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십은 기업의 혁신 방향을 설정하여 회사를 이끌어 가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관리자가 하는 계획 활동이나 관리 활동(administration)과 분명히 다르다. 계획이나 관리의 가장 큰 목적은 질서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혁신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특히 계획은 통제를 위해 활용되는데, 수행 결과나 중간 과정에서 계획과 대비함으로써 발생하는 갈등, 오류, 편차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잘 수립된 계획의 중요성은 크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고 할지라도 혁신의 방향이나 수립된 비전을 대체할 수 없으며, 리더십을 대신할 수도 없다.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과정이다. 비전은 장기적인 목표 및 전략 설정과관련되기 때문에 관리자가 하는 단기적인 계획 수립과 구분된다. 그야말로 비전은 청사진으로서 미래에 바라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안내자의 역할을 하고 지침서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구성원들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하기도한다. 그래서 비전에 따라 잘 수립된 장기적인 목표는 필요성뿐만 아니라 실행가능성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계획과 장기적인 목표는 지향점이 다르다. 계획은 계속해서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현상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에 비해 장기적인 목표는 전략뿐만 아니라 제품이나 시장, 패러다임에 있어서 변화와 혁신을 가져다준다. 그런가 하면 관리는 구조와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즉,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 조직 구조를 만들고 분업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이때 명확한 규정과 절차의 수립을 통해 효과적으로 계획이 수행되도록 해야 하며, 적절한 관리, 감독 시스템을 통해 계획이 제대로수행되는지 확인하는 통제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리더십과는 차이가 있다. 리더십은 규정과 절차에 따른 통제가 아니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지지와 협력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구성원들과의연합관계가 중요한데, 이러한 연합관계는 신뢰를 전제로 한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비전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와 혁신을 위해 통제라는 방법이 아니라 비전 수립 단계에서부터 구성원들에게 성취감, 귀속의식,존중감 등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만구성원들과의 외적 혹은 내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이것이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관리는 목표를 추구하는과정에서 통제 활동이나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즉, 현재 상황 안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그렇게 함으로써 조직 내 질서가 유지되고, 계속해서 발전해 갈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다. 그에 비해 리더십은 혁신과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때, 장애물이나타나면 동기부여와 격려를 통해 계속해서 변혁이 이어지도록 격려한다. 이를통해 발전으로 이어질 잠재력을 일깨우며, 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얻을 수있도록 한다.이러한 논의에서 마치 리더십이 관리 활동에 비해 우월한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두 가지 활동과 두 종류의 사람은 조직에 모두 필요하고 중요하다. 관건은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적절하게 결합하는가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리더십과 관리를 동시에 시행하면 필연적으로 충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최근 들어 임원 위촉계약을 통해 비등기 임원으로 승진한 다음 임원이기는 하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물론 공정한 판단을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법적 근거에 따르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같으면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던 구제신청에 대한 인용 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앞서 논의한 리더와 관리자의 기능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관리자(근로자)인데 무늬만 임원(리더)의 기능을 수행한 것인지, 실제로 임원(리더)의 기능을 수행했음에도 회사가 관리자(근로자)라고 주장하는 것인지는 당연히 상무니, 전무니 하는 명칭에 있지 않다. 따라서 법적 근거에 더하여 위와 같은 리더와 관리자의 실질적인 기능의 비교를 통한 판단이 요구된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insuklee.sogang.ac.kr/insuklee/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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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영 교수] 조직과 개인의 관계적 조화가 필요한 비판적 관점에서의 조직학습
지금까지 조직학습과 성인학습, 혁신, 학습조직, 조직몰입을 논해왔다. 조직학습은 구성원들의 학습 수준에 따라 무학습(zero learning)부터 삼중순환학습(triple-loop learning)까지 다양하게 발생되지만 결국 성인학습자인 구성원들의 성찰의 깊이에 따라 학습 수준이 결정된다는 두 개념 간의 긴밀함을 설명했고, 혁신은 ‘지금껏 제일 잘하는 것’을 ‘새롭게 조금씩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도 살펴봤다. 아울러 학습조직은 조직 내 구성원 간의 성장과 학습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이들의 학습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로 형성됨을 봤고, 조직몰입은 개인이 자기성장 방향에 집중할 수 있는 개인몰입에서 시작해 이를 조직 목표와 일치시키는 과정이 ‘학습 활동’에서 나옴을 알아봤다. 마지막으로는 지금까지 통찰해왔던 조직학습의 개념과 실천을 비판적 관점(critical perspective)에서 재조명하고 비판적 관점에서의 조직학습 영역에서 다룰 수 있는 대안적 의미와 실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비판적 관점은 기존의 통념으로 바라본 관점이 발견하지 못한 목소리를 찾고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현재의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맥락과 행동 주체들이 포함된 관점에서 새롭게 가정하며 현상에 질문하고, 관행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의 복잡하고 설명하기 꺼려했던 면모를 드러내는 과정을 거치며 때로는 합리적 관점을 넘어 마주할 수 있는 정치적, 협상적, 권력적 관점도 필요하다.기존에 설명된 조직학습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직학습은 조직 구성원들의 개인학습에 기초하여 형성되지만, 조직 내 사회적 특성을 고려한 조직 차원의 학습으로도 발생한다. 언급한 두 개의 학습유형이 상호작용하며 조직이 학습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조직 차원의 학습 역시 개인학습에 적용하는 학습이론에 기초하여 설명된다. 가령 조직의 이중순환학습의 경우도 현장에서 사용되는 이론(theory-in-use)을 어떻게 발굴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어 콜브의 경험학습 이론을 발전시켜 설명하기도 한다. 둘째, 조직학습은 경험학습 이론을 촉진시키는 공통된 맥락을 가진다. 구성원의 특성, 관계적 특성, 제도적 특성으로 요약되는 맥락에는 학습동기, 도전적 태도, 성찰성 등 학습지향적 태도를 지닌 개인적 특성, 상호 간 학습을 독려하는 피드백 중심의 관계적 특성, 주기적으로 학습 자원을 제공하고 저장하는 제도적 특성이 대표적이다. 셋째, 조직학습은 개인, 집단, 조직이 서로 연계된 학습 과정으로 설명된다. 특히 개인학습의 결과가 조직 차원의 학습(예: 조직의 새로운 의사결정)에 전달되는 과정은 중요한 조직학습 과정이다. 이를 설명하는 데 있어 개인의 암묵지가 명시지화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든지, 개인이 인지한 현상이 집단적 해석과 통합과정을 통해 제도화되는 과정은 대표적인 개인학습의 조직 차원 전환 과정이라 할 수 있다.이와 같은 조직학습의 공통적 특성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판적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첫째, ‘실제 개인학습이 배제된 조직학습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이다. 예를 들어 정부 정책의 변화, 협회의 의결, 최고경영자의 의지 변화 등에 기인한 새로운 조직제도의 시행은 대부분 구성원들의 합의나 학습활동이 배제된 채 조직 차원에서 결정되고 진행된다. 둘째, 조직학습을 촉진시키는 구성원의 특성, 관계적 특성, 제도적 특성에 관리자의 정치적 행위, 권력관계에 의한 구성원 간의 갈등, 편향된 피드백의 제공이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의문이다. 예를들어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 간의 정치적 행위와 권력관계는 상호 지식을 공유하는 데 소극적이도록 만들며, 집단 이익을 위해 왜곡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 또 권력관계를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강요할 수도 있다. 셋째, 개인학습 결과가 조직학습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인학습이 조직차원으로 전이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명 부족이다. 개인학습자는 학습 결과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기 때문에 정작 조직을 위해 학습 결과를 전이시키는 데 소극적일 수 있다. 조직 역시 연구와 개발을 주요 기능으로 하는 부서에 그 역할을 일임할 수 있다. 전체 구성원들의 학습을 독려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비판적 관점의 사례는 조직학습을 실천하는데 다각적인 시사점을 준다. 조직학습은 여러 비판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학습은 조직이 지닌 집단적 불확실성과 개인이 지닌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치료제로 작용할 수 있다. 관리자에게는 외부환경의 역동성으로 인한 조직적 긴장에 대응하기 위한 집단적 학습활동이 필요하고, 개인들에게는 자신의 고용 상태, 직업상태, 경력 전망에 영향을 받는 자신의 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되는 학습활동이 필요하다. "권력행사는 함께하는 권력과 변화를 위한 권력이 되어야만 개인학습을 조직학습으로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문제는 언급한 두 주체의 관심사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학습은 조직과 개인에게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둘은 결국은 집단 해고나 노동 분쟁과 같은 갈등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결정은 관리자 집단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직과 개인 간 협력적 관계의 필요성이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이는 자연스럽게 권력관계라는 주제로 넘어간다. 조직과 개인 간 권력 현상은 조직에서 기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대상이다. 푸코는 권력과 지식은 분리되어 생각될 수 없는 개념이며, 누군가 소유하는 개념이기보다는 다른 행위자를 변화시킬 수 있는 관계적 역동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구성원 간에 발생하는 관계적 권력은 분노와 즐거움과 같은 형태로 구성원의 감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실천적 학습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한, 구성원 간의 제도적 권력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관행에 영향을 주어 구성원들의 학습 깊이와 범위를 결정한다. 따라서 권력이 구성원의 연령, 직급, 성별, 장애 등에 따른 학습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경우 구성원은 조직에 비협력적이 된다. 이는 권력 분배의 필요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단순한 권력의 분배가 노동자에게 긍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교훈도 말해준다. 구성원들의 성급한 권력 장악은 그들이 경계했던 악습을 또 다른 모습으로 강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지성의 발현에 초점을 두는 권력행사는함께하는 권력과 변화를 위한 권력이 되어야만 개인학습을 조직학습으로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s://edu.yonsei.ac.kr/faculty/name_search.do?mode=view&userId=gh1jwpsw1tWOROlQnary%2FQ%3D%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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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호 교수] 밀레니얼 세대 몰입관리의 향후 과제
몰입(employee engagement)은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원천이다. 또한 구성원의 만족감은 몰론 창의성과 혁신을 증진시키는 기반이 된다. 지난 네 차례의 연재를 통해 조직몰입과 일 몰입은 조직혁신과 직무혁신을 동시에 요구하는 쉽지 않은 과제임을 살펴보았다. 직장생활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발현하고 향상시키려는 밀레니얼세대는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일을 자율적인 방식으로 수행할 때 일 몰입을 경험한다. 경영진의 신뢰와 후원을 받고, 자신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함으로써 소속 직장에 심리적 소유감을 느낄 때 조직몰입이 증진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밀레니얼세대의 몰입관리 관련 문제와 대응방안은 네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첫째, 직무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경험하고 친사회적 동기를 증진시키기 위해 고객이나 수혜자와 접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사회적 영향력이 중요하더라도 고객과의 지속적이고 과도한 접촉은 감정노동과 소진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단순영업직이나 콜센터와 같이 업무환경이 좋지 않은 서비스 부문에서 고객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증가시키거나 과도한 친사회적 동기를 유도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간호사나 교사처럼 일 자체는 사회적 영향력이 크더라도 경직된 관료주의적 규정과 제약 아래에서 일한다면 직무혁신의 효과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즉, 직무혁신은 조직 민주주의의 진전이 동반된 조직혁신과 통합되어야 한다.둘째, 일 몰입을 위해 직무담당자의 동기와 역량을 반영한 직무재창조(job crafting)를 실행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상사, 소속 팀, 전체 조직의 특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직무수행자가 직무재창조를 구실로 원치 않는 업무를 회피할 수도 있고, 개인이 주도하는 직무재창조가 팀이나 조직의 목표와 충돌한다면 당연히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막연히 직무재창조를 권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에 따르는 조정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아울러 몰입은 순수하게 개인의 정서적 경험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는 사회적 현상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의 직무재창조는 조건에 상관없이 가능하겠지만 과업수행에 소요되는 시간과 중요도를 재조정하고, 자신의 일과 관련된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를 바꾸는 것은 혼자만의 결정으로 실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관련 업무수행자나 소속 팀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상사와의 협의도 필요할 것이다. 직무재창조가 개인 수준에서 시작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팀이나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경영진과 관리자는 궁극적으로 ‘집단적 직무재창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현재 국내기업들은 몰입관리 면에서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직무혁신과 근본적인 조직변화가 효과적으로 결합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영혼 없는 근로자’ 집단이 형성될 수 있다."셋째, 몰입은 분명히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긍정적인 것이지만 몰입의 드러나지 않는 비용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한 사람의 전인적(全人的) 에너지를 요구하는 몰입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것은 소진(burnout)으로 연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몰입 수준이 매우 높은 사람은 일과 생활의 균형 면에서 문제를 갖는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더 나아가서, 일부 학자들은 현대사회를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피로사회’ 라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는 금지와 명령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규율 사회이자 부정성 사회였지만 현대는 긍정성을 칭송하고 권장하면서 타자에 의한 착취가 자기착취로 바뀐 성과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몰입과 주도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과거에 없었던 추가적인 직무요구로 인식될 수 있다. 그리고 보통 전체 구성원 중 소수만이 몰입된 상태를 보인다. 언급한 소수의 구성원은 몰입수준이 낮은 구성원들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거나 이들에 대해 특권적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조직운영의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몰입관리는 조직관리의 전반적인 공정성 제고 방안과 함께 추진될 때 효과적일 것이다.넷째, 주도적 직무혁신의 효과가 분명하다고 해도 이것이 ‘선택받은 소수’의 혜택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예를 들어, 일반 기업이라면 독립적으로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직과 어느 정도 업무재량권을 갖는 관리직이 직무재창조의주체가 되기 쉬울 것이다. 또, 저성과자보다는 고성과자에게 직무혁신의 기회가더 많이 주어질 것이다. 만약 몰입관리의초점이 전문직, 고숙련자, 고성과자에만맞춰진다면 하위직, 저숙련자, 저성과자는 오히려 역할축소나 자율성 감소와 같은 부정적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즉, 현재 몰입 수준이 높고 고성과를 산출하는구성원이 점점 더 많은 기회와 좋은 직무조건을 얻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되는 것인데, 이는 사회적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는 ‘매튜 효과(Matthew effect)’가 기업 내에서 그대로 일어나는문제를 낳는다. 따라서 몰입관리의 실행과정에서 이러한 직종 간 혹은 조직 내직급에 따른 차별성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현재 국내 노동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한편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재무공학 등 지식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면서 전문적 업무역량을 갖춘 핵심인재들이 성장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플랫폼 기업이나 어플리케이션의 중개로 직접 최종 고객에게 단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노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에서 이들은 긍정적인 전망과는 다르게 현재 정규직으로 일하는 단순 업무종사자들보다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변화에 따른 안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세대가 주축이 되는 지식근로자 집단 내에서도 신기술의 사용여부에 따라 새로운 계층분화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결론적으로 현재 국내기업들은 몰입관리 면에서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직무혁신과 근본적인 조직변화가 효과적으로 결합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의미 없는 직무를 기계처럼 수행하면서 소외되어 가는 ‘영혼 없는 근로자’ 집단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것이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소시민적 특성과 결합된다면 조직의 저생산성은 물론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경각심을 갖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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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구 교수] 리더십과 인문학
인문학 열풍은 현재진행형이다. 현대사회에서 르네상스적 인간이 강조되면서 리더가 인문학즉, 문학, 역사, 철학 등을 공부하는 것이 유행이 됐다. 학계에서도 인문학과 과학, 인문학과 의학, 인문학과 기술, 인문학과 경영 등과 같은 융합적 접근이 강조되면서 인문학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여겨지고 있다.그러나 ‘문송’(문과라서 죄송하다) 현상은 여전히 존재하며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인문학적 사고를 지닌 리더를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인문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대학 교육의 문제인가, 아니면 인문학의 본질에 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인가. 교육의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인문학의 본질에 관한 논의를 통하여 인문학적 리더의 모습을 통찰해보자.인문학적 리더라고 하면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성찰과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인문학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문학적 사고를 통해 인간의 욕구를 면밀하게 살피고 그것을 반영해 기술의 판매 가능성을 높였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경영자들에게 새로운 생각이나 창의적 제품을 만드는 수단에 불과한 것인가.리더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2014년 인사조직학회에서 발표한 ‘문학과 경영, 그 관계: 조심스러운 탐색’의 한 부분을 인용해서 살펴보고자 한다.먼저는 수단적 관점이다. 인문학 열풍은 인문학적 사고 속에서 경영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자 하는 경영자의 욕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경쟁으로 지친 삶을 구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문학이 필요해서일 수도 있다. 문학 작품은 극심한 경쟁 속에서 물질지상주의나 ‘대박’에 열광하는 시대에 지쳐버린 현대인들, 특히 경영자들에 대한 힐링의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상당히 많은 경영자에게 낙인된 물질만 추구하는 세속적 인간이라는 평판에서 벗어나기 위함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일종의 속물근성, 혹은 문화적 허영으로서 인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존재론적 가치를 얻기 위한 이유도 찾아볼 수 있다. 로버트 콜스의 주장처럼 문학이 갖는 사회적 성찰 기능에 따라 문학을 통하여 인간과 사회에 관한 비판적 성찰을 하기 위해 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수단적 가치, 존재론적 가치, 힐링의 수단, 문화적 허영 모두 완전히 배타적인 이유라 보기는 어렵지만 인간의 원초적 삶에 대해 동경하며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인문학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실상 인문학은 인간의 존엄성과 다양성에 관한 성찰이다. 인문학이 경제적 수단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은 오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예를 들어 철학은 삶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다루고 있다. 역사는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면서 인간 삶의 여러 양상들을 이해하고자 한다. 문학은 인간이 존중되어야 하는 존재이며 다양한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밝히고자 한다. 탐구의 방법은 다르지만 인문학은 인간됨을 다루는 지적 탐구로 물질적 효용을 증대시키는 것은 부차적인 존재 이유다.그러면 진정한 의미의 인문학적 리더는 인문학을 어떠한 자세로 다뤄야 할까. 역사에서도 수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많은 경영학자와 경영자가 역사적 사건을 통하여 어떻게 경쟁해야 승리를 거둘 수 있는지 실천적 지혜를 얻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과거를 살아간 사람들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며, 승리나 실패의 요인보다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패배나 패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경쟁의 모습을 이해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문학의 경우도 맥락이 다르지 않다. 문학서적을 읽으면서 인생의 교훈을 눈을 부릅뜨고 찾으려 하면 문학이 주는 언어의 아름다움과 운율의 절묘함을 놓칠 수밖에 없다. 지혜를 찾으려는 단조로운 독해법은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너무나도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단순화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게 만든다.인문학적 사고에 대해 인간의 개성을 존중하는 리더의 자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 효용을 증대시키는 도구로 여기는 한 인문학적 리더를 강조하면서도 ‘문송’ 현상이 공존하는 이상한 세태는 지속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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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헌 교수] HRD 전문가로서 사내 컨설턴트 겸 코치가 되자!
HRD 부서의 역할은 회사 경영전략을모든 구성원들에게 적기에 알려주고, 각자 자신의 역할 속에서 역량을 발휘하여 주어진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회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보유지식과 요구되는 필요지식의 갭을 니즈 조사에 의해 파악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학습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무엇보다 HRD 전문가로서 인정받으려면 ATD에서 제시한 6가지 기본역량에 대한 지식을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비즈니스 스킬, 글로벌 마인드, 산업부문 지식, 대인관계 스킬, 개인 스킬, 테크놀로지 활용능력이다.아울러 ATD는 HRD 전문영역으로 10가지 내용을 제시했다. 수행개선, 교수설계, 훈련전달, 학습 테크놀로지, 학습효과 평가, 학습프로그램 관리, 통합 인재관리, 코칭(Coaching), 지식경영, 변화관리가 그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HRD 전문가로서 폭넓은이해력을 갖추는 동시에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활용이 요구된다.다음으로 HRD 전문가로서 인정받고자 한다면 사내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 앞서 ATD 기본역량 모델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비즈니스 스킬을 연마하고 본인이 속해 있는 산업부문 지식을 확충해야 한다. 비즈니스를 둘러싼 내·외부 요인을 이해하고 비즈니스 가치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회사의 전략과 핵심지표 그리고 재무 목표를 각 사업부와 관련 팀이 달성할 수 있도록 컨설팅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때 역시 현업에서 보유역량과 요구되는 필요역량의 갭이 있을 경우, 학습을 통해 간격을 해소함으로써 회사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여기서 한 가지 팁을 제시하고 싶다. 피터 드러커가 공동으로 개설한 박사과정의 첫 번째 졸업생이었던 월리엄 코헨은 피터 드러커를 연구하면서 ‘무엇이 탁월한 컨설턴트로 만드는가?’에 대한 해답을 발견했다. 그가 에서 제시한 7가지영역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컨설팅과 관련된 모든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능력, 효과가 있는 문제해결 방안을 찾는 능력, 기술적인 전문성과 지식,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 뛰어난 마케팅과 영업능력, 프로젝트 관리능력이다.피터 드러커는 컨설팅 과정에서 의뢰인을 비롯해 누구에게든 예의를 갖추고 정중하게 대했다. 그리고 그는 컨설팅 업무를 의사와 비교하며 ‘의사가 진단을 잘못하면 어떤 결과를 낳는가?’라고 질문했다. HRD 전문가로서 현업부서 컨설팅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회사 내에서 그들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현업부서와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사전에 확보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의 당면과제와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해야 하며, 그들이 HRD와 함께 해결책을 만들자고 요청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HRD 전문가로서 인정받으려면 사내 코치가 돼야 한다. ATD에서 코칭은 ‘현재보다 좀 더 발전하려는 의지를 지닌 사람과 전문가인 코치가 함께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교육부서에서 교육을 받고 현업에 돌아간 교육생이 교육내용을 현업에서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코칭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팀장을 비롯한 관리자 그룹의 공통 주제에 대한 이슈, 과제해결을 위한 그룹코칭, 팀성과창출을 포함한 팀 내 과제 해결을 위한 팀코칭 등에도 도전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교육의 내용이 진정으로 현업에 전이되고 교육부서의 존재가치가 발현되는 것이다.왜 사내 코칭이 효과가 있을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개인의 목표를 팀/부서/회사의 목표와 한방향으로 정렬하게 해주고, 직원의 업무 효율성과 충성도를 높여준다. 또한, 직원들 개개인의 최고의능력을 이끌어 내고 유지시키며, 미래에 대비하여 직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서 ‘모든 사람은 창조적이고 자원이 풍부하고 전인적이다(Every client is creative, resourceful and whole)’라는 국제코칭연맹(ICF) 메시지를상기해보면 좋겠다.이제 HRDer로서 사명감과 회사 성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역량을 키워서 그 역량으로 부서 단위 목표달성과 문제해결 컨설팅을 해주고, 개인 및 그룹코칭, 팀코칭을 하는 사내 코치로서 활동하면 어떨까? 이는 HRD 전문가로서 더욱 성장하는 길이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공헌하는 길이다.새해를 맞아 HRD 전문가로서 꿈과 비전을 달성하길 기원한다.김영헌 교수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이자 CMOE 파트너 코치. 경영, HR, 코칭 전문가로서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을 비롯해 고용노동부 옴부즈만위원, 고용노동부 국가기술자격 정책 심의위원, 산업현장교수단 운영위원회 위원, 전국인재개발원장 연합회 회장, 한국산업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산업포장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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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 마스터리(Mastery, 경지)에 이르는 길은, 미스터리(Mystery, 신비)다!
전문가는 전문적으로 문외한이다! 한 분야의 경지(mastery)에 이른 사람의 여정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신비(mystery)에 쌓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보고 어떻게 그렇게 책을 빨리 쓸 수 있는지 비법을 설명해달라고 한다.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저 매일 조금씩 밥 먹듯이 쓴다고 대답한다. 특별한 비법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는 순간 막막한 기분이 든다. 어떻게 책을 쓰는지를 빠짐없이 정리해서 완벽한 책 쓰기 매뉴얼로 만들 수 없다. 혹은 책 쓰기 과정(process)을 구체적인 단계로 나눠서 각 단계별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practices)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지만 여전히 마스터리에 이르는 길은 미스터리로 가려져 있다. 본인이 매일 하고 있는 일을 언어를 매개로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언어적 개입을 거부하는 전문성의 경지, 거기에 이르는 길은 늘 베일에 가려져 있다. 경기도 파주에 가면 선일금고라는 금고 만드는 강소기업이 있다. 안타깝게 설립자 김용호 회장님은 돌아가셨다. 김용호 회장님은 전 세계 금고를 종류별로 손으로 여는 지루한 반복 연습을 통해 금고여는 마스터리에 이르게 되었다. 김용호 회장님의 금고 여는 노하우, 즉 마스터리는 말로 또는 언어로 가르칠 수 없는 신비의 영역(mystery)으로 남아 있다. 금고여는 당사자는 몸으로 알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가르쳐 줄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다. “전문직은 이제 신뢰성과 정당성의 위기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대중들의 분노, 사회로부터의 비판, 전문가 자신의 불평 등 전문직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전문가들이 독점해온 지식의 배타적 소유권, 사회에 대한 통제 권리는 도전을 받고 있다”(11쪽). 한 우물만 파다가 매몰되는 전문가도 속출하고, 전문가지만 자기 분야밖에 모르는 전문적으로 문외한도 등장한다. 전문가가 전문성은 갖추고 있지만 사람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식견, 다른 사람과 어울려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현격하게 떨어진다. 전문가의 조언과 충고, 도움과 노력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지만 언제부터인지 전문가의 전문성은 물론 그들이 인간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전문가의 전문성의 깊이에도 문제가 있지만 깊이가 없으면서도 깊이 있는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무늬만 전문가도 속출하면서 일반인들은 더 이상 전문가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첫째, 전문가들이 더 이상 자신들이 지지하는 가치와 규범에 따라 살지 않고 있고, 둘째, 그렇게 때문에 그들은 더 이상 효과적인 활동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11쪽). 전문가라고 믿었지만 전문가로서 갖추어야 될 전문성의 깊이도 부실할 뿐만 아니라 전문가로서 끌리는 인간적 미덕조차 부재하기 때문에 전문가는 이제 위기와 난국에 직면하고 있다.모든 전문성은 사회적 맥락에서 탄생된다 지금까지 전문성은 전문성이 발휘되는 현장(context)에서 분리 독립시켜 전문가가 갖추어야 될 전문성을 도출하고 이를 근간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면 기대하는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다는 소위 기술적 합리성의 패러다임을 따랐다. 전문가 육성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은 이런 전문성을 익히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탈맥락적으로 도출한 다음 이것을 초보자들에 체계적으로 가르치면 기대하는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특정한 분야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과정(processes)을 구체적으로 처방한 매뉴얼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매뉴얼대로 실천(practices)되지 않는다. 즉 어떤 일을 하는 프로세스나 매뉴얼을 머리로 안다고 해서 그대로 몸이 움직여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앎이 현장에서 잉태되지 않고 책상에서 속성 재배되었기 때문이다. 앎이 이루어지는 책상은 창백하다. 복잡한 역동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뜻밖의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가 우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한 현장은 언제나 기대했던 매뉴얼이나 프로세스대로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문성은 전문성을 잉태한 사회적 맥락과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다. 모든 전문성은 그것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문제의식과 전문성 탄생에 영향을 준 모든 사람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산물이다. 그동안 전문가에 대한 관점은 전문가가 되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전문성이 발휘되는 맥락과 무관하게 탈맥락적으로 가르치면 필요한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다는 기술적 숙련가 패러다임이 지배해왔다. 이들에 따르면 “전문성을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지식체계가 아니라 주관적이고 상황적인 앎의 과정”(ii쪽)으로 인식한다. 기술적 숙련가 패러다임에 따르면 전문가를 육성하려면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다양한 전문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가르쳐야 한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전문가로서 갖추어야 할 전문성을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습득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실천 현장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부지기수로 발생하면서 전문가 육성에 대한 전통적인 패러다임의 한계와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술적 숙련가를 육성하는 전문성 모델을 다른 말로 기술적 합리성 모델이라고 한다. “기술적 합리성 모델에 따르면, 전문가 활동은 과학적 이론과 기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도구적 문제 해결 행위로 설명된다”(21쪽). 목적이나 방향이 결정되면 그다음 문제는 거기에 이르는 수단과 방법, 도구와 절차를 합리적으로 결정해서 실행하면 된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처방을 기다리는 상황은 어떤 해결책을 동원하면 기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문제(problem)가 아니라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 수 없는 문제 임직한 상황(problematic situation)이 더 많다. 문제는 문제(problems)가 아니라 문제 상황(problem situations)이다 문제는 해결하면 되지만 문제 상황은 특정 절차나 프로세스대로 따라가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문제 상황은 시시각각 바뀌는 변화무쌍한 위기일발의 사각지대이자 어떤 조치를 취하면 고민하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딜레마 상황이다. 어떤 한 가지 해결책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하고 불확실하며 불안정하고 혼돈스러운 상황이다. 과학적 지식이나 체험적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적용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이해하기 어려운 난국이다. “기술적 합리성의 관점으로 보면, 전문가의 실천 활동은 일종의 문제 해결 과정(problem solving)이다. 즉 기술적 합리성 관점에서 보면, 선택을 하거나 결정하는 문제는 활용 가능한 수단들 중에서 목적 달성에 가장 적합한 수단을 선정하는 행위로 해결된다”(40쪽). 그런데 문제 해결은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규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후속 조치가 따른다. 즉 문제의 본질을 규정하는 문제가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접근 논리의 방향과 성격을 규정한다. “문제 규정(problem setting)은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문제 규정 자체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문제 규정(problem setting)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현상들을 명명(name)하고, 주의를 기울이게 될 맥락을 틀 지우는(frame) 행위를 동시에 수행하는 일련의 과정이 된다”(41쪽). 문제 해결은 기술적 문제지만 문제 규정은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정의하는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이해관계자의 협의와 합의가 필요한 문제다. 따라서 여기는 과학적인 도구를 도입한다고 금방 해결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영역이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규정하는 문제는 기술적 과정이 아니라 정치적 합의과정이다. 문제 상황은 문제라고 보는 시각과 관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장(戰場)이다. 모든 문제는 문제 해결 이전에 계획했거나 준비했던 방식대로 풀리지 않는다. 문제가 존재하는 문제 상황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문제 해결을 위한 완벽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그대로 실행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완벽한 계획과 절차, 방법과 수단을 사전에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준비하는 일보다 실제로 문제가 존재하는 딜레마 상황에서 다양한 실험과 실천을 하는 가운데 초기 계획을 수정하는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이다. “행위 중 성찰 과정이야말로 바로 실천가들이 불학실성, 불안정성, 독특성, 가치 갈등 상황들에서 때때로 적절하게 대처하도록 해주는 “기예art”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50쪽). 행위 중 성찰은 완벽한 계획을 수립해서 완벽한 실천을 기하려는 노력이 아니다. 오히려 행위 중 성찰찰은 어느 정도 구상이나 계획이 수립되면 실천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성찰해보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다면 어떤 문제 때문에 생각대로 안 풀리는지를 당시의 상황적 맥락을 고려해서 판단하고 다음 조치를 어떻게 취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때 생기는 앎이 바로 행위 중 앎(knowledge-in-action)이다. 앎은 책상에서 생기지 않고 실천 현장에서 온몸으로 뒹구는 와중에 문득 다가오는 깨달음이다. 배워야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배운다 “배워야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배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도날드 숀이 주장하는 실천적 인식론 입장에서 배움과 일의 관계에 대한 통찰력 있는 명언을 남겼다.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은 행위 중 앎(knowing-in-action)을 낳은 원동력이며, 행위 중 앎은 행위 중 이론(theory-in-action)을 낳는 씨앗이다. 지식은 책상과 책에서 나오지 않는다. 지식은 실천하는 도중(knowledge-in-practices)에, 그리고 그런 실천 중 성찰 과정(reflection-in-practices)에서 나온다. 이론이 현장과 무관하게 책상에 생산된다면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거대이다. 그런 이론은 논리적 설명력은 강하지만 실천적 적용력이나 현실적 설득력은 취약하다. 행위 중 이론 또는 실천적 이론은 이론의 생산 근거지가 관념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실천이다. 그래서 이론 이름이 행위 중 이론(theory-in-action)이다. 그런 이론이 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력을 품고 있다. 행위 중 이론은 책상에서 논리적 조합으로 만들어진 이론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행위에 관해서 성찰(reflection-on-action)하고, 어떤 경우에는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56쪽)이 만들어낸 이론이다. “행위 중 성찰은 대개 예기치 못한 경험으로 일어난다. 직관적, 즉각적 행위가 기대한 결과를 낳으면, 그 행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직관적 행위가 의도하지 않은 상황, 즉 즐겁고 보람찬 혹은 원하지 않는 결과를 낳게 되면,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이 일어난다”(57쪽). 행위 중 성찰은 어떤 결과가 어떤 상황에서 발생할지를 일반화할 수 있는 보편적 이론보다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결과를 성찰하고 다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부단히 고민하고 성찰하는 독특한 개성 기술적 이론을 선호한다. “요컨대, 실천가들은 불확실하거나 독특한 실천 상황 속에서 놀라움, 어리둥절함, 혼란 등을 경험한다. 이때 실천가는 그런 현상에 대해서 성찰을 하면서 자신에게 내재된 사전 지식(prior understanding)에 대해서도 성찰을 한다. 동시에 실천하는 현상을 새롭게 이해하고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모종의 실험을 실시한다”(70쪽). 미리 정해진 방식과 절차를 따라가면 목표했던 성과나 결과가 나온다는 가정은 복잡한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이다. 행위 중 성찰을 매개로 전문성과 전문가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성찰적 실천가는 과학적 엄밀성(rigor)보다 현장이나 문제 소유자에게 얼마나 적합한지를 중시한다. 즉 성찰적 실천가는 엄밀성보다 적합성(relevance)을 추구한다. 이 말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수단과 방법을 결정하는 도구적 문제 해결 과정의 엄밀성을 추구하기보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나 결과가 과연 윤리적으로 옳고 도덕적으로 정당한지를 따져보는 적합성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는 말이다. 과학적 엄밀성을 추구하는 기술적 숙련가는 실천 이전에 계획이 필요하고 모든 행동과 실천은 계획된 논리대로 따라가면 된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성찰적 실천가는 행동이나 실천은 계획 없이도 일어날 수 있거나 계획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완벽한 계획과 그에 따른 후속적 실천보다 실천하는 와중에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을 더 선호한다. 마스터리(mastery)에 이르는 길은 언제나 미스터리(mystery)다 “실천 상황에서 행위 중 성찰을 하는 사람은 연구자(researcher)가 된다. 독특한 케이스를 만나면, 기존 이론과 기법 범주에 의존하지 않고 해당 케이스에 적합한 새로운 이론을 창출해낸다. 행위 중 성찰은 일종의 탐구활동이며, 이 탐구 활동은 사전에 합의된 목표에 따라 필요한 수단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행위 중 성찰은 목표와 수단을 분리시키지 않고, 문제 상황에 대한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목표와 수단을 상호적으로 규정하는 과정이다. 또한 행위와 사고를 분리시키지 않으면서 추후 행위로 전환될 모종의 결정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추론해 나가는 과정이다”(70쪽). 이론으로 현장을 설명하기보다 현장의 고유한 특성에서 이론적 특성을 도출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상황 구속적 독특한 이론을 생산한다. 이론이 관념적으로 생산되지 않고 실천적으로 현장을 매개로 생산되니까 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실천적 파워가 더욱 강력해진다. 이런 이론은 시공을 초월해서 어떤 곳에나 다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이론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풍부하게 설명해낼 수 있는 개성 기술적 이론(idiosyncratic theory)이다. 개성 기술적 이론은 상황의 특수함과 고유함을 밝혀내기 때문에 성찰적 실천가가 주어진 현장을 변화시키는 데 실천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론이다. “수퍼바이저는 환자의 자료를 해석하는데 숙달된 능력(his mastery of materials)을 보여주지만, 그런 능력의 원천을 미스터리한 상태로 감추고 있다”(128쪽). 이런 전문가의 실천과정을 도널 쉰은 “봉인과 지배(mystery and mastery)”라고 한다. 봉인은 아직 개봉되지 않은 중요한 비밀이나 색다른 노하우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베일에 가려진 상태를 말한다. 미스터리다. 지배는 한 분야의 경지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면서 자신의 전문성으로 어떤 미래를 펼쳐나갈 것인지를 구상하며 특유의 내공을 토대로 경지에 이른 사람의 노하우를 말한다. 경지에 이른 사람은 알지만 그곳에 이르는 과정이나 비법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그런 경지에 이르게 되었는지 물어보면 “그냥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요”가 답일 수도 있다. 마스터리는 미스터리다. 마스터리에 이르는 과정은 다음 네 가지 단계의 무수한 반복이다. “행위 중 성찰은 경험 현상의 즉각적 노출(on-the spot surfacing), 비판적 고찰(criticizing), 재구조화(restructuring), 직관적 이해의 검증(testing of intuitive understanding)의 과정으로 진행된다"(234쪽). 모든 전문성은 낯선 현장에 즉각적으로 노출되면서 시작된다. 뜻밖의 일이 발생할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뒤따를 수도 있다. 어떤 일이 발생하든 비판적 고찰이 뒤따르면서 행위 결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얻는다. 이어서 기존의 생각 프레임을 재구조화하면서 시시각각 부각되는 다양한 현상을 직관적으로 이해한다. 앎이 곧 행동이고 행동이 곧 앎이다. “성찰이 촉발되는 것은 행위로 인한 뜻밖의 결과 때문이고, 성찰이 정지되는 것은 행위로 인한 만족스러운 결과 때문이다”(269쪽). 성찰적 실천가는 완벽한 계획이나 매뉴얼을 준비하는 시간보다 실천이나 행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생각지도 못한 우발적 마주침에서 배움을 얻는데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 성찰은 뜻밖의 결과가 발생했을 때 극대화된다. 정상적으로 일이 진행될 때 성찰은 멈춘다. 사람이 생각하는 시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닐 때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사람도 정상적으로 생각한다. 성찰이 촉발되는 시점은 바로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때다. “행위 중 성찰은 예기치 못한 사태(surprise)로 인해서 초래되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312쪽). 성찰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해서 시작되지만, 역으로 성찰로 인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닌다. 뜻밖의 상황에서 성찰을 하면서 성찰의 결과로 뜻밖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흥미롭다. 뜻밖의 결과에 대한 성찰과 성찰로 인해 편지 풍파를 일으키는 성찰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반복된다. 성찰은 색다른 생각을 잉태하는 시작이자 색다른 생각을 출산하는 마지막이기도 하다. 성찰적 실천가는 실천이 실종되면 이론은 탄생할 수 없음을 전제한다. 성찰적 실천가는 “실증주의적 실천 인식론으로 개발된 세 가지 종류의 이분법을 비판한다. ”첫 번째 이분법은 목적(ends)과 수단(means)의 분리이다. 도구적 문제 해결 과정은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는데 수단이 어느 성도 효과가 있는가도 판단하는 기술적 절차이다. 둘째 이분법은 연구(research)와 실천(practice)의 분리이다. 연구는 통제 실험에 의해서 객관적 및 일반적 이론과 기법을 도출하는데 목적이 있고, 실천은 연구로 도출된 이론과 기법을 문제 상황에 적용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본다. 마지막 이분법은 앎(knowing)과 행함(doing)의 분리이다. 행위는 단지 기술적 의사결정의 실행이자 검증으로 인식된다”(164쪽). 목적과 수단, 연구와 실천, 앎과 행함은 기술적 숙련가에게는 구분될 수 있는 두 가지 별개의 활동이다. 하지만 성찰적 실천가에게는 두 가지는 한 가지 활동을 지칭하는 두 가지 다른 이름이다, 성찰적 실천가에게 목적은 수단이며 수단은 목적이다, 목적에 이르는 길을 수단이라고 하면 수단으로 달성된 목적은 또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신한다. 성찰적 실천가는 연구와 실천을 두 개의 독립적인 활동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연구는 곧 실천이고 실천하는 과정을 연구자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그것도 연구다. 이런 점에서 앎과 행함은 따로 노는 두 개의 이질적 활동이 아니라 앎이 곧 행동이고 행동이 곧 앎이다. 성찰적 실천가는 위험한 혁명가다 성찰적 실천가는 위험한 혁명가다. “조직학습 역량을 갖춘 개인은 기능적 전문성 발휘가 요구되는 안정적 규칙과 절차 시스템으로서 조직에 대해 위험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대개 관료주의 조직은 성찰적 실천을 하는 전문가들을 꺼려한다”(312쪽). 성찰적 실천가는 지금 여기서 누리는 안락함과 습관적인 타성의 기원과 본질을 성찰한다. 성찰은 익숙함을 파고드는 경각심이며 편안함을 뒤흔드는 각성제다. 성찰을 시작하는 개인은 비장한 각오로 기존 질서나 규범에 문제를 제기한다. 정해진 규칙과 규범, 늘 반복하는 관계나 관습, 습관적으로 반복하려는 통념이나 타성을 깨부수는 노력을 전개할 때 성찰은 고개를 들고 우리 곁에서 세상을 관조하고 관망한다. “성찰적 실천은 전문성의 탈신화화에 기여한다. 성찰적 실천은 전문가와 반전문가 모두에게 특정 지식이 인간을 위한 가치와 이익을 위한다는 기준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게 해준다. 또한 성찰적 실천은 불확실성, 불안정성, 독특성, 갈등 상황에서의 기능적 전문성이 무력하다는 점도 깨닫게 해준다. 나아가서 성찰적 실천은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전문성의 기반이 되는 연구 기반 이론과 기법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지라도, 그들이 행위 중 성찰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려줄 수 있는 법이 될 것이다”(326쪽). 성찰적 실천은 과학적 지식으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 경종을 울리는 자극제다. 성찰적 실천은 나아가 지금 보유하고 있는 한 사람의 전문성만으로는 복잡하고 불확실하며 애매하고 혼돈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과학적인 처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함을 알려주는 빨간불이다. 겸손한 자세로 세상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지금 여기서 성찰은 나를 중심으로 세계를 들러보고, 관계 속에서 인간의 놀라운 존재를 생각해보는 각성이다. 성찰은 내가 사물이나 현상을 거대한 우주 속에서 생각하는 것, 미지의 세계로 떠나려는 나의 관점,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 우연한 마주침 속에서 깨달은 교훈을 거대한 사회적 구조와 관계망 속에 투영시켜 반추해보는 냉정한 각성이다. 주어진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기 위해 방법과 수단을 기계적으로 찾으려는 기술적 숙련가에서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왜 우리는 이런 삶을 살아가는지, 세상의 전문가는 왜 무책임하고 자기 안위만을 위해 목숨을 거는지를 성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직접 실천하는 성찰적 실천가로 변신할 시점이다.이 글은 도널드 쉰의 《전문가의 조건 - 기술적 숙련가에서 성찰적 실천가로》를 읽고 쓴 리뷰다.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그 가운데 축적된 철학과 가치는 수많은 공기업과 대기업, 언론과 방송 등에서 공유되고 있고, 최근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생태학, 죽인 지식을 깨우다』, 『체인지(體仁智)』를 출간하며 지금까지 85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집필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www.010000.pe.kr/2012/[블로그] https://blog.naver.com/kecologist/221677004300[트위터] https://twitter.com/kecologist[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ecologist[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ecologist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공부는 망치다https://www.youtube.com/watch?v=XZj2Cb2uBVM[세바시] 세상을 지배할 전문가의 새 이름 브리꼴레르https://www.youtube.com/watch?v=fGUR78IPulY&t[어쩌다 어른(유료)] 잠든 지식을 깨우다https://tv.naver.com/v/3828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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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메시지] 사유의 갈무리 시간…
사유의 갈무리 시간…어느덧 한 해를 갈무리하는 시간입니다.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을 비롯해12달, 24절기, 365일, 24시간, 그리고 낮과 밤은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양과 음의 순환이라는 자연의 이치 속에서 생로병사하는 유일의 질서를 뜻합니다.갈무리는 ‘저장하다, 정리하다, 마무리하다’라는 의미로가을 추수를 정리해 겨울을 대비하거나컴퓨터에서 화면을 캡처해 저장한다는 용어로 사용되는다음을 위한 준비이며, 생존의 연속성을 위한 활동입니다. 자연의 순리는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차오르는 음양의 조화로부터 시작됩니다.밝음이 기울면 어둠이 차오르고 어둠이 다하면 다시 새벽을 만들 듯이,가을이 차면 겨울이 오고 그 겨울의 끝자락에는 다시 봄이 기다립니다.그 겨울과 새봄을 연결하는 인간의 갈무리는단순히 에너지를 저장하는 여느 생명체와는 다르게 사유의 갈무리를 합니다.사유의 갈무리는 한 해 동안 내가 진정 원하고 희망했던 것을 기준으로지나온 사건과 시간을 관찰합니다.그리고 관찰결과를 중심으로 성찰합니다. 인간은 결국 성찰을 통해서 갈무리한 성과를 통찰하기 때문에생로병사의 여정 속에서 끊임없이 성숙해지고 성장해 나갑니다. 금년 말에는 나 자신 뿐만 아니라이웃과 우리 조직, 나아가 국가와 지구에 대해서도사유해보는 갈무리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발행인 엄준하인력개발학 박사 / 한국HRD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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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 체험과 보험: 모험이 부족한 사람은 좋은 어른이 될 수 없다!
진짜 생각은 몸으로 실천하며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다 “영어로 ‘경험’을 뜻하는 ‘experience’는 라틴어로 ‘실험을 뜻하는 ’experimentia‘에서 유래했으며 라틴어로 ‘위험’을 뜻하는 ‘periculum’과도 연관이 있다.”로먼 크르즈나릭의 『인생은 짧다 카르페 디엠(p.350)』에 나오는 말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지혜는 몸으로 체득할 수 없다. 일본 철도(JR: Japan Railroad) 카피 중에 “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어.”라는 말이 나온다. 책상에 앉아서는 인생의 참맛을 느낄 수 없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보험은 위험함을 무릅쓰고 모험을 거듭하면서 축적한 체험이다.” 유영만의 『나는 배웠다』에 나오는 말이다. 체험은 머리로 배우기보다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다. 머리로 배우기만 하고 몸으로 익히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야적된 지식은 모래알처럼 파편화된다.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 배우기만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는 않으면 위태롭다. 『논어』 ‘위정(爲正)’ 편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생각은 머리로 생각하는 걸 넘어선다. 진짜 생각은 몸이 하는 것이다.“사(思)는 생각이나 사색의 의미가 아니라 실천의 의미로 읽어야 합니다. 그것이 무리라고 한다면 경험적 사고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자의 구성도 전(田)+심(心)입니다. 밭의 마음입니다. 밭의 마음이 곧 사(思)입니다. 밭이란 노동하는 곳입니다. 실천의 현장입니다.”신영복 교수가 저술한 『강의(p.179)』에 나오는 말이다. 노동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생각이 생긴다. 책상에 앉아서 고민하면서 생기는 생각은 노동을 통해 몸에 각인되는 생각보다 건강하지 못하다. 신영복 교수는 더 나아가 『강의(p.181)』에서 학을 보편적 사고라고 하고 사를 구체적인 상황에서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이라고 말한다.“경험과 실천의 가장 결정적인 특징은 현장성(現場性)입니다. 그리고 모든 현장은 구체적이고 조건적이며 우연적입니다. 한 마디로 특수한 것입니다. 따라서 경험지(經驗知)는 보편적인 것이 아닙니다. 학(學)이 보편적인 것(generalism)임에 비하여 사(思)는 특수한 것(specialism)입니다. 따라서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의 의미는 현실적 조건이 사상(捨象)된 보편주의적 이론은 현실에 어둡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는 특수한 경험적 지식을 보편화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뜻이 됩니다.”지금 우리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학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구체적인 현장이나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경험적 사고를 간과하거나 무시한다는 데에 있다. 현장의 특수성이나 구체성을 일반화시켜 이론적인 앎을 현장과 격리시켜 배우고 가르치는 지금의 교육 패러다임은 전면적인 해체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생각하는 ‘사(思)’ 를 책상에서 잔머리 굴려가면서 현장과 무관하거나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순수한 생각이라고 오해하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놓여 있다. 진짜 생각(思)은 머리(田)와 가슴(心)이 하나가 되어 몸으로 체험하면서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실천이 실종된 머리로 이해하는 교육에 집중되어 있다.해보지 않고서는 공감할 수 없다내가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서는 타자의 아픔에 공감할 수 없다. 공감능력은 책상에서 배울 수 없다. 오로지 몸으로 체험해봐야 비로소 생기는 능력이 바로 공감 능력이다.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실제로 걸어 다녀보는 것은 중요하다. 배우자, 동료, 유권자 등 중요한 파트너를 대상으로 그렇게 역할교체를 해보라. 역할교체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빠르고, 저렴한 방법이다.”롤프 도벨리의 『불행 피하기 기술(pp.279-280)』에 나오는 말이다. 흔히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책상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통경찰이 열십(十)자를 보고 사거리라고 생각하지만 산부인과 의사는 배꼽으로 생각한다. 약사는 녹십자라고 생각하고 목사는 십자가라고 생각한다. 저마다 체험해본 범주 내에서 사물이나 현상을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산부인과 의사가 열십자를 보고 교통경찰처럼 사거리로 생각할 수 있을까? 그 반대의 경우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역지사지가 말처럼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 사람의 경험 속에는 이해할 수 없고, 가 닿을 수 없는 익명인 채로 남아있는 감정이 때때로 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실제로 그 순간에 어떤 느낌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릅니다.”데이비드 리코의 『나는 왜 이 사랑을 하는가(p.72)』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저마다의 상황에서 몸으로 느끼는 감정은 일반화시킬 수 없다. 모두가 주관적인 체험이고 상황에 따라 고유함을 드러내는 특수한 자각이다. 그래서 신영복 교수도 생각사(思)가 일반화시킬 수 없는 특수한 주관적인 경험이라고 한 것이다. 한 사람이 겪은 고통은 언어로 말할 수 없다. 다만 고통에 대해 고통의 당사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말할 수 있을 뿐이다.“고통은 말할 수 없지만, 고통에 대해 여전히 우리는 말 할 수 있는 존재다.”엄기호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p.261)』에 나오는 말이다. “자아를 규정하는 것은 고통과 감각이다. 당신이 느낄 수 없는 것은 당신이 아니다. 느껴지지 않는 것은 선뜻 돌봐 줄 수가 없다. 당신의 손발이 당신에게서 잊힌다. 반면에 고통은 지켜준다. 눈에 뭔가가 들어가면 즉시 그에 대해 대처하기 마련이다.”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p.153)』에 나오는 말이다. 고통을 통해 느껴지지 않으면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통으로 느낌이 와야 비로소 나는 그 아픔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하물며 자신의 고통에 대해서도 직접 몸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신경 쓰지 않는데 타자의 고통은 어떨까. 고통체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고뇌와 아픔에 대해서 공감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의 핵심은 타자의 아픔을 사랑하는 능력, 그 아픔이 나와 무관하지 않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육성하는 데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지나치게 책상 공부를 통해 지능을 연마하고 지식을 축적하는데 많은 관심을 쏟아부어왔다. 책상에서 이론적 지식을 가르치고 그걸 기반으로 일상에서 실천을 촉구하는 교육 패러다임은 앎과 삶이 이분법적으로 분리되었다. 진짜 공부는 앎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다. 오히려 진짜 공부는 사유가 먼저 있고 나중에 행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다.“사유가 먼저 있고, 그 도달한 사유에 맞춰 거꾸로 체험을 구성할 경우 작품은 파탄을 면치 못한다. 사유로부터 경험이 도출되는 것은 마치 몸에 옷을 맞추지 않고 옷에 몸을맞춘 것처럼 어색하다. 몸에 옷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규범이듯, 경험에 사유가 뒤쫓아 가 그 경험을 완전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예술적 창조의 원리다.” 김상욱의 『다시 쓰는 문학 에세이(p.228)』에 나오는 말이다. 위험하지 않으면 위대한 결실도 없다관념적 사유를 강조하는 교육은 관념적 지식인을 양성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체험을 통해 몸으로 느끼지 못하는 교육으로는 난공불락의 딜레마 상황이 펼쳐지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낼 수 없다.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은 무수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온몸으로 깨달은 체험적 지혜다.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만 공부하는 사람들이 쌓은 지식에는 그 사람 특유의 신념과 열정과 용기가 없다.”유영만의 『공부는 망치다(p.47)』에 나오는 말이다. 사투 끝에 건져 올린 체험적 지혜에는 그 사람이 고뇌하는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머리보다는 발바닥으로 세상의 곳곳을 직접 내가 가볼 때 몸으로 느끼는 감각적 체험은 가보지 않고 책상에서 그냥 보는 경험과는 천지차이다. 가보는 것과 보는 것은 한 글자 차이지만 그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인식과 통찰의 물이 흐르고 있다.그야말로 머리로 계산할수록 의사결정은 어려워지고 대안 모색은 지체되기 쉽다. 운명과 문명, 그리고 혁명을 불러오고 싶다면 위험한 결단과 과감한 실천만이 살 길이다. 위험하지 않으면 위인도 위대한 결실도 없다. “그대는 위대함으로 통하는 그대의 길을 간다. 몰래 그대의 뒤를 따르는 자는 그 누구도 없어야 한다. 그대의 발로써 그대가 걸어온 길을 지워버렸고, 그 길 위에는 불가능이라고 쓰여 있다.”“위험하게 살아라.”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너무 안전한 곳에서 현실과 유리된 창백한 교실에서 양육해왔다. 학부모는 아이들을 극진한 보호막 속에서 지나치게 간섭하고 지시하며 통제해왔다.“편안함이 끝나고 궁핍이 시작될 때 인생의 가르침이 시작된다.”“위험이 없는 길로는 약한 사람만 보낸다.”헤르만 헤세가 『유리알의 유희』에서 한 말이다.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진 아이들에게 교육은 독립적 사유를 길러주는 각성제가 아니라 의지(依支)할 수 있는 능력을 심화시켜 한 순간의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게 만들어주는 진통제에 불과하다. 체험적 지혜는 지식의 축적으로 생기지 않는다. 위험한 도전을 감행하고 시행착오 끝에 판단착오를 줄일 수 있는 혜안을 몸으로 깨달을 때 복잡한 상황을 해석할 수 있는 혜안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생긴다. “몸으로 체득했기에 그것이 밑바닥 진실이며 마지막 진실이다. 어떤 경우에나 세상의 변화를 꾀하게 하는 힘은 마지막 진실에서 온다.”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p.200)』에 나오는 말이다. 밑바닥 진실이자 마지막 진실은 몸으로 체득하는 수밖에 없다. 몸이 동반되지 않는 관념적 공부는 진심을 담아낼 수 없다. 진심과 진정성은 그 사람의 몸이 동반될 때 비로소 느껴지는 신체적 진실성이다. 체중이 실리지 않는 말과 언어는 참을 수 없는 인식의 가벼움이다. 직접 내 육체로 체험하지 않은 사실은 밑바닥 진실이자 마지막 진실처럼 힘과 에너지를 실어 전달할 수 없다. 밑바닥 진실을 온몸으로 겪어낸 사람이 건져 올린 언어에는 치열한 사투 끝에 피워낸 사유의 결정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언어를 보면 심장이 뛰고 숨이 막히고 뇌가 번개를 맞은 듯 잠시 생각을 멈추고 충격을 받기도 한다. 관념의 거품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생생한 체험적 얼룩이 아픈 흔적으로 남아 있기도 하고, 경이로운 깨달음의 즐거움이 아름다운 무늬로 채색되어 있기도 하다. 체험적 깨달음의 여정은 멈추는 순간 이전의 체험적 교훈과 지혜는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는 향수에 불과하거나 경험이 미천한 후배들에게 설명하는 고리타분한 강제적 지침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부단한 경험의 업데이트만이 경험의 덫에 걸리지 않는 비결이다.“40대가 넘으면 ‘경험의 직업인’들은 작은 집착이나 몇몇 속담을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들은 자동판매기가 되기 시작한다. 왼쪽 주입기에 동전 몇 개를 넣으면 은종이에 싸인 일화가 나온다. 오른쪽 주입기에 동전을 넣으면 물렁물렁한 캐러멜처럼 귀중한 충고가 나온다.”사르트르의 『구토(p.131)』에 나오는 말이다. 자신도 모르게 은종이 일화를 포장해서 전달해주는 꼰대가 되어 있고 귀중하다고 생각하는 충고를 캐러멜에 담아서 전해주는 권위적인 멘토가 되어간다는 의미다.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그 가운데 축적된 철학과 가치는 수많은 공기업과 대기업, 언론과 방송 등에서 공유되고 있고, 최근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생태학, 죽인 지식을 깨우다』, 『체인지(體仁智)』를 출간하며 지금까지 85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집필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www.010000.pe.kr/2012/[블로그] https://blog.naver.com/kecologist/221677004300[트위터] https://twitter.com/kecologist[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ecologist[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ecologist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공부는 망치다https://www.youtube.com/watch?v=XZj2Cb2uBVM[세바시] 세상을 지배할 전문가의 새 이름 브리꼴레르https://www.youtube.com/watch?v=fGUR78IPulY&t[어쩌다 어른(유료)] 잠든 지식을 깨우다https://tv.naver.com/v/3828590KBS1 아침마당, 여성공감, 강연 100°C 등 명사초청 특별강연KBS2 여유만만 고품격 인문학 토크쇼 출연MBC 허참의 토크앤조이 명사초청 특별강연MBN 신동엽의 고수외전 출연SBS 화통 출연EBS 초대석 공부는 망치질이다 출연YTN 바로 서는 대한민국 캠페인 출연그 외 다수 강연최신 저서(총 85여 권 저술)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관계 에세이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강의실에서 만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강연을 통해 국내외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우리 개개인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주체이자 타인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조건임을 깨닫고, 인간관계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해왔던 내용을 이 책에 차분히 풀어냈다.독서의 발견유영만 교수는 스무 살 시절, 공고를 졸업하고 발전소에서 근무하던 어느날 한 권의 책을 발견하고 읽게 된다. 바로 고시체험수기집이었다. 공고생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수기가 담긴 책을 읽은 후, 그 길로 고시공부를 시작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신나는 공부는 아니었다. 고시공부하던 책을 모두 불살라버린 후 읽고 싶은 책을 읽은 그는 한양대에 교육공학과에 입학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로 일하면서 탐독가이자 지식생태학자로서 즐거운 공부를 하고 있다.지식생태학지식생태학은 이처럼 생태학적 문제의식으로 당시의 지식경영 담론이 펼치고 있는 한계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대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탄생한 학문적 결과물이다. 『지식생태학』은 2006년에 썼던〈지식생태학〉의 단순한 개정 증보판이 아니다. 당시에 가졌던 문제의식은 지식이 ‘경영’ 또는 ‘관리’와 만나지 말았어야 될 ‘잘못된 만남’이라는 데서 출발했다. 지식은 끈적끈적하고(STICKY), 불가시적이며(INTANGIBLE), 철저한 관리를 해도 외부로 샐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걸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려는 불필요한 노력이 전개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이었다. 지식은 본래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과 분리시켜서 생각할 수 없다. 지식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몸에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머리로 자연을 이해하는 것보다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소중함을 역설한 레이첼 카슨의 명언이다. 마찬가지로 나무를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책상에 앉아서 나무에 관한 책을 수십 권 보는 것보다 직접 나가서 나무를 만나 말도 걸고 어루만지면서 나무가 살아온 지난 삶의 여정을 조용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 유영만 교수는 나무 예찬론자다. 나무에 대한 그의 애정은 앎과 사유에서 그치지 않고 느끼는 데까지 나아간다. 나무의 근본과 본질, 원리와 이유, 방식과 식견에 대한 그의 사유를 책으로 정리하면서도 그 역시 나무 전문가에 머물지 않고 나무를 느끼고 나무와 함께 놀면서 숲을 이해하고 우주를 꿰뚫어보기 위해 노력했다.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는 나무에 관한 물음표에 한 가지 느낌표를 더해주는 안내서이자, 나무를 느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우리 머릿속의 고정관념과 습관, 타성이라는 사각의 틀에 갇혀 사각사각 죽어가는 생각을 일깨우기 위한 일종의 응급처방전이자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유쾌한 제안서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저자는 이 책에서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품고 행동을 바꾸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와 참신한 발상, 톡톡 튀는 문체로 소개한다. 감수성, 상상력, 역발상, 창조성, 체인지, 전문성, 학습력 등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생각을 하려면 꼭 알아야 할 요소인 9가지 주제를 통해 새로운 생각의 가능성을 죽이는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놀라운 ‘생각지대’의 여행길로 우리를 안내한다.곡선으로 승부하라‘빨리빨리’ 성장주의, 성과지향적인 자기계발 방식은 과거에는 어떨지 몰라도 현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는 시대, 문제는 열정·노력이 아니라 앞만 보고 내달리는 직선형 삶의 방식에 있다. 이 책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에서, 속도가 아니라 ‘밀도’로 경쟁하는 데서 해답을 찾았다. 획일화보다는 다양성, 목표보다는 여정, 경쟁보다는 화합, 정면돌파보다는 유연성 등 이 책에 담긴 자기성장의 절대법칙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공부는 망치다로봇은 인간과의 경쟁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과거의 그 어떤 변화와도 비교할 수 없는 혁명적인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앞으로는 ‘무엇을 배워서 어떻게 살아남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무슨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하면 이런 변화의 파고를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