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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상 교수] ‘지금 당장 바로 여기’ 이 작업터가 행복이다
Human Resource Development, 인적자원개발이라는 개념은 원래 인간발전, 곧 Human Development로부터 파생된 개념이다. 인간발전이라는 개념은 자기주도적으로 스스로의 역량을 길러 자신의 주인이 되도록 만드는 노력과 지원을 의미하며, 인적자원개발은 기업과 같은 하나의 조직이 그 구성원들의 역량을 조직문화에 적합하게 개발시켜주는 노력을 뜻한다. 나의 직장이 단순히 밥벌이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넘어서는 곳, 나라는 인간을 사람으로 거듭나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인간발전소로 자리 잡게 하는 일이 인간발전의 개념이다.물질을 남보다 하나라도 더 갖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인데, 그것은 물질을 하나라도 남보다 더 갖는 것이 행복이라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이끌어 가는 추동력은 자신의 삶에서 물질적인 쾌락과 육체적인 안락을 위한 자기중심적인 싸움과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물질을 소유하고 싶은 일상적인 갈등을 자기 스스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품(品)과 격(格)이 달라진다는 생각은 꽤나 오래전부터 있었다. 동양에서는 붓다가 그런 생각을 가졌었고, 서양의 그리스에서는 에피쿠로스(BC 341~270)가 그런 생각을 삶살이를 위한 하나의 예지(睿智)로 생활에 실천해나갔다. 붓다의 생각은 불교라는 신앙체계로 스며들었으나, 에피쿠로스의 생각은 인생의 지혜, 삶의 슬기로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하나의 철학으로 작동하고 있다. 인간이 지닌 원초적인 물질욕과 행복 간의 괸계를 정리한 에피쿠로스의 행복론을 후세 사람들은 단순히 ‘쾌락주의’라고 치부하지만, 에피쿠로스가 우리에게 요청하는 행복은 요즘 식으로 ‘지금 아니면 없다’는 식의 ‘놀자주의’와 같은 것이 아니다. 그가 우리에게 가르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핵심은 끝없이 변화를 요구하는 삶의 현장에서 자신의 품과 격을 바로 잡으라는 요청이었다. 지금 바로 내 자신에게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갈등과 긴장, 그런 것들에 대한 깊은 관조(觀照)와 반성(反省), 그것을 통한 새로운 삶에로의 개조(改造), 그러니까 자신의 일상적인 삶살이에서 생기는 과오에 대한 깊은 성찰과 그것을 매일같이 고쳐 잡아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 행복의 요체라고 말한 것이다.자신의 삶살이에 대한 깊은 생각과 반성을 통해 새로운 삶을 추구하려는 그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는 것이야 말로 삶살이에서의 즐거움이고, 그것을 실천하는 삶이 바로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이었다. 에피쿠로스는 삶에 대한 관조와 개조를 그 누구든 자신의 삶에서 추구해야 될 최고의 가치이며, 삶의 이상이며, 삶의 즐김이라고 강조한 것이다.에피쿠로스가 행복한 삶살이의 목적을 관조와 개조로 이야기했던 데는 이유가 있다. 행복은 살아가다 보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노력할 때 생기는 일련의 버릇이며, 습관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행복을 느끼게 될 만한 습관, 버릇이 있게 마련이다. 자신의 습관은 자신의 배움의 결과이기도 하다. 좋은 삶, 탁월한 삶살이를 맛보는 것은 실제로 자신의 일상에서 열심히 실천한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기에, 자신의 일상적인 행동이 바로 자신이 누릴 행복의 품과 격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이 누릴 행복의 질은 자신의 품성이 깃든 자신의 일상적인 행동들로부터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도와줘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각자는 자신의 행동들에 대해 책임이 있게 마련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듣기는 쉬워도, 매일같이 행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일상을 탁월하게 살아가는 삶살이가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행복이란 단순한 쾌락이나 즐김의 상태가 아니라, 그런 즐김을 제대로 조절했을 때 비로소 얻어지는 즐거움이다. 자신이 지닌 여러 능력과 잠재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가장 이상적 상태로 만들어 내는 노력과 과정이 바로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행복의 조건이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즐거움을 마음껏 취하라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것과는 달리, 방탕함과는 철저하게 거리를 두며, 깊은 사색과 절제를 통해 삶살이에서 예기되는 불행과 고통을 미리 예방하라는 요청이다. 살다보면, 그 언제든 닥쳐올 수 있는 고통을, 자신의 삶살이에서 불행의 징후들을 미리 예방하라는 것이다. 그런 노력이 바로 삶살이에서 경험하게 되는 삶에서의 즐김이고 행복이라는 것이다. 그런 행복에 이르게 도와주는 방편을 에피쿠로스는 ‘아타락시아(ataraxia)’, 평정심, 그러니까 강 같은 평온을 말하는 대안(大安)이라고 불렀다.아타락시아, 크게 평온한 마음가짐이 바로 행복이라고 본 에피쿠로스는 길거리에서든, 시장에서든, 토론에서든, 작업장에서든, 그 어디에서든 아타락시아의 필요성을 가르쳤다. 아타락시아, 큰 평안은 그 언제나 자신의 마음가짐, 일상적인 자기 삶 안에서 이뤄지는 지금, 바로 여기의 진행형이기에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지금 당장 바로 여기’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떠나서는 큰 평온은 있을 수 없다. 지금 내가 느끼는 평온함과 평화로움은 결코 과거형이나, 완료형이 아니기에 지나간 옛날의 흔적으로 더듬어 내거나 추억으로 느끼려고 해봐야 모두가 부질없는 노릇이다. 과거는 결코 지금, 당장이 아니고 바로, 여기가 아니다. 현실은 늘 ‘지금 당장 바로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어제는 이미 우연이고, 지금만이 우리에게 필연이다. 물론, 필연과 우연은 같은 뜻을 담고 있어, 동전의 양면처럼, 이렇게 보면 우연이고, 뒤집어 보면 지금까지 우연이라고 여기던 그것이 이내 필연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판단해 줄 기준은 ‘바로 여기 지금 당장’뿐이다. 내 생명은 ‘바로 여기 지금 당장’에 매달려 있다. 그러므로 오늘도 출근하는 나의 직장, 나의 작업터가 바로 나라는 인격과 품격을 새롭게 다듬어 내는 조각장이고, 인간발전소가 되어야 한다. 오늘 내가 출근하는 것은, 어제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한 인생 배움터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머무르게 될 ‘지금 당장 바로 여기’의 이 작업터가, 이 책상이, 여러 동료들이 바로 나에게 큰 평온을 주는 아타락시아의 배움터가 되어야 한다.한준상 교수연세대학교 명예교수. 학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대한민국 HRD를 비롯한 성인교육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했다. 최근에서 2019 대한민국 성인교육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행복』, 『생의 유』, 『생의 과』 등 80여 권의 도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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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원장]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중심, HRD의 저력을 통한 2020 시대 선도
우리에겐 밑천이라곤 사람뿐이다. 흔들리긴 해도 결코 부러지지 않는 버드나무 체질, 긴급 상황에도 기막힌 순발력을 발휘하여 거뜬히 문제를 해결하는 융통성과 유연성, 그리고 근면함은 또 어떤가. 오죽하면 정부가 일 좀 그만 하라고 난리를 칠까. 참으로 행복한 고민이다.월간HRD 30년. HRD는 한국과 함께 엄청난 발전을 해왔다. HRD 스텝들의 노력도 컸지만, 무엇보다 한국 인재들의 자질이 우수했던 까닭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이룩한 산업화 사회, 우리에겐 엄청난 도전이요, 장벽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거뜬히 잘 넘어 적응해왔다. 월간HRD는 고비마다 적절한 방향을 제시했고, 앞으로 닥쳐올 미지의 사회를 위해 적절한 인재 교육을 잘 시켜온 점, 높이 평가하고 싶다. 진심을 담아 격려의 인사를 돌린다.생각할수록 우린 정말이지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많이들 말하듯이 실로 기적이란 말 이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전쟁을 두 차례나 겪어온 우리 세대로선 달리 할 말이 없다. 전쟁, 식민지배, 해방의 혼란, 좌우이념의 사상대결, 그리고 또 전쟁, 피난, 가난, 군사독재, 민주항쟁, 세계적인 경제위기… 수많은 변화와 정변 속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오늘까지 온 그 저력은 우리 자신도 깜짝 놀라게 한다. 어떻게 이 많은 고비를 넘겨왔을까. 그것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틀거리기도 하고 흔들리긴 했지만 우린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이 힘, 이런 저력이 어디서 나왔을까. HRD가 그 중심에서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각 분야마다 필요한 인재를 적시적소에 잘 키워 잘 심어 놓았다. 산업 전사로서 훌륭한 인재를 길러냈다. HRD의 근년의 발자취를 훑어보노라면 인적자원(Human Resource)에서 인간(Human Being)으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사람다움’의 내용이 차츰 부각되고 있다. 참으로 현명한 방향 전환이라 생각한다. 그간의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 인간성이 너무 거칠고 황량하게 되었다. 우리는 시를 잃었고, 음악을 잃었다. 한마디로 인문학적 소양이 메말라버렸다. 경제적으로는 세계 10위권의 부국이 되었지만, 국민의 행복지수나 삶의 질은 거의 바닥권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국민의 70%가 중산층이라 스스로를 생각했고 희망에 넘쳐있었다. 당시 GNP는 4,400달러였다. 지금은 3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는데도 국민의 행복지수는 왜 바닥권일까? 우리는 아직도 더 올라가야 한다는 등산 심리에 빠져 있다. 고공, 고속 비행이 끝나고 지금은 2~3% 성장대에 머물러 있으니 상향의식이 강한 우리로선 답답한 정체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우리는 이제 중진국의 정상에 서 있다. 그러나 3만 달러 근처에서 턱걸이를 한 체 정체된 상황이 10년은 족히 되는 것 같다. 우리는 그간 남의 흉내를 내고 여기까지 왔다. 따지고 보니 우리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로 만든 건 거의 없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우리의 것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대다.앞으로는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야 3만 달러 고지를 훌쩍 뛰어 넘을 수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근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열심히 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란 사실이 증명되었다. 적절한 휴식으로 무한한 지식의 보고인 DMN(Default Mode Network, 휴식하는 동안 일하는 뇌 회로) 활용을 잘해야 창조적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인문학적 소양과 함께 최신 뇌과학적 지식이 가리키는 인간상이 미래형 인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여기서 인간학의 최정수, 선비문화를 다시 한 번 재조명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뇌과학적 식견은 전문가들만의 영유물이 아니다.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RD의 새 과정에 이런 분야가 많이 개발되고 교육돼야 한다.미래 사회는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월간HRD가 방향을 잘 제시한 만큼 앞으로 우리에게 적절한 길을 안내해줄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파이팅, HRD!이시형 원장세로토닌 문화 원장이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미국 이스턴주립병원 청소년과장, 경북의대‧서울의대(외래)‧성균관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화병’을 세계적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다.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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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 교수] 공감소통 & 사이코패스 & 번아웃
공감소통능력은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핵심 성공 키워드로 거론된다. 실제로 회사 운영의 키워드에 공감이 포함된 경우도 적지 않은데 구성원의 공감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워크샵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회사도 많다. 병원도 예외는 아니어서 의사 직군을 위한 소통 관련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한다.어느 병원에서 의사 직군을 대상으로 소통 워크샵을 진행했을 때의 이야기다. 자신의 공감소통능력이 좋은 편이라 생각되는지에 대한 강사의 질문에 2명이 손을 들었다. 사실 그 2명 때문에 워크샵을 계획했다고 할 정도로 평소 환자와의 감성 소통이 부족하다고 평가된 분들이었는데 막상 그 두 사람은 공감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런 공감소통 증진 워크샵을 진행하다 보면 좋은 분들은 더 좋아지는데 막상 향상을 기대했던 구성원은 그 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 동기부여도 떨어지고 생각과 행동의 변화도 잘 일어나기 어려워진다.공감은 소통능력이 아니다공감 자체는 소통 기술이 아니다. 소통 기술이 좋으면 더 효율적인 공감이 가능하겠지만 공감 자체는 우리가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몸의 반응이다. 쌍생아 연구를 보면 유전성이 50퍼센트를 넘는다. 태어날 때 이미 공감능력의 상당 부분이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태어날 때 공감능력이 부족했던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공감능력을 강하게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공감은 일과 삶에 모두 중요한 요소이다 보니 좋은 공감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은 큰 복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이중성이 존재한다.공감능력이 탁월하여 환자들이 좋아하고 주변에서 인기 많은 신입간호사분 중 갑자기 퇴직이나 휴직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감은 스위치 온오프 조절이 되지 않는 영역이다. 그러다 보니 공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감에너지가 쭉 빨려 들어가게 된다. 평소 ‘나는 공감능력이 좋은 편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공감능력이 좋은 사람은 아니다. 공감능력이 좋은 사람은 ‘더 이해해 주고 싶은데 나는 너무 공감능력이 부족해’라고 말한다. 이렇게 에너지가 많다 보니 번아웃이 찾아오기 쉽고, 그로 인해 휴직이나 퇴직이라는 회피 행동이 나오게 된다.나도 사이코패스가 될 수 있다태어날 때부터 공감 에너지가 결핍된 성격적 문제를 사이코패스라 한다. 공감능력이 없으니 타인에게 해를 끼쳐도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괴롭히는데 마음에 불편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극단적인 범죄행위도 나올 수 있다. 그런데 반대로 공감능력이 좋았던 분이 에너지를 쓰다 번아웃이 찾아오면 사이코패스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엉뚱한 행동이 튀어나올 수 있다. 비즈니스에서 상대방에게 말을 너무 강하게 하면 갑질이 될 수도 있고 성적 언어가 강하게 튀어 나오면 성희롱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내용을 잘 처리하는데 있어 의지력만으론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공감에너지가 고갈되는 번아웃 상태가 되면 순간 다른 사람인양 엉뚱하고 불편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아침에 눈뜰 때 첫 느낌, 근사하신가요?‘아침에 눈을 떴을 때 첫 느낌, 스스로가 근사하게 느껴지세요?’라고 종종 기업체 강연시간에 질문하면 손을 드는 이들이 열에 한 명도 안 된다. 근사함이란 스트레스 관리 측면에서 최고의 정서 상태다. 근사함은 이성적 컨텐츠가 아닌 내 감성 시스템이 제공하는 고품질의 에너지 컨텐츠이다.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건, 경쟁 속에 좌절하건, 내가 내 마음의 근사함만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스트레스로 인해 감성 시스템이 녹다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마음의 에너지가 다 방전된 상태를 ‘burnout syndrome’이라고 한다. 뇌의 에너지가 다 타버렸다는 것이다. 우리말로는 소진증후군이라고 한다. 소진된 개인이 모이면 피로사회가 되며 피로한 사회는 개인을 소진시킨다. 개인과 사회시스템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다 보니 소진된 마음이 전염병처럼 늘어나고 있으며, 근사한 사람에게서 근사한 마음을 빼앗아 간다.소진증후군이 찾아오면 먼저 의욕이 떨어진다. 의지를 동원해서 아무리 애를 써도 동기부여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성취감이 떨어진다. 노력해서 어떤 목표를 달성해도 만족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공감능력이 현저히 결여된다. 내가 지쳤을 때 상대방에게 따뜻한 감성 에너지를 받아 충전을 해야 하는데 주는 것은 고사하고 받는 것도 잘 안 되는 마음 상태가 되는 것이다.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다‘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은 스트레스성 뇌 피로증의 2단계 합병증이다. 요즘 전보다 사람들을 만나는 대신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많고, 주말에도 집에 틀어박혀 시체놀이를 주로 하고 있는가? 회사든 사업이든 정리하고 조용한 곳에 내려가 쉬고 싶은가? 심리적 회피 반응이 온 것이다. 사람은 스트레스 원인에서 멀어져 자신을 지키려는 방어기제를 갖고 있는데 이를 심리적 회피 반응이라 한다.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것이 장기화될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왜냐하면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요인과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은 동전의 앞뒤처럼 두 가지 컬러의 한 객체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연을 크게 한 여성이 심리적 회피 반응으로 스트레스 요인인 남자를 멀리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상처 치유와 마음 안정에 도움이 되나 이것이 1년 이상 길어지면 조물주가 만들어 놓은 최고의 쾌감인 ‘이성에게 사랑받는 그 느낌’을 영원히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장기간의 회피 행동은 행복을 주는 요소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그 행동이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없다.회피 행동이 길어지면 3단계 합병증이 나타나는데 바로 행복에 대한 내성이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스트레스성 뇌 피로증은 현대인에게 암 이상의 아찔한 문제다. 이전에 즐거웠고 행복했던 일들이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무감동은 소진증후군의 심리적 회피 반응이 지속될 때 일어나는 악성 증상이다. 이를테면 세상의 정보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감성 예민도를 0으로 떨어뜨린다. 그러나 통증의 역치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고독과 좌절은 느껴지는데 따뜻한 위로와 작은 행복들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외부 세계로부터는 더 강하게 단절시키나 마음 속 내부 세계는 음산한 세기말 애니메이션처럼 스산해진다. 마음의 깊은 동굴로 숨어 버리는 것이다.소진증후군은 단순한 개인의 심리적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이고 조직과 사회에 문제를 야기한다. 의사를 예로 들어도 소진증후군으로 고생하는 비율이 60퍼센트에 이르고 있다고 의학계 최고 권위지인 미국의학협회 저널에서는 경고한다. 의사에게 공감능력은 단순한 서비스의 태도가 아닌 치료 효과와 직접적인 연관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외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수술 후 회복 기간도 단축된다는 연구결과까지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많은 의사가 소진증후군에 빠져 있고 공감능력이 결여되어 있으니 이성적으로 잘 진단하고 약을 제대로 처방해도 치료 효과에 반감이 있는 것이다. 명의는 감성 공감능력으로 플라세보효과를 최대치로 올릴 수 있는 의사가 아닐까. 같은 약으로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는 비단 의료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공감능력이 저하된 소진 조직과 소진 사회는 경쟁력과 가치를 잃어 갈 수 밖에 없다. 다음 호에는 지친 마음을 잘 위로해 줄 수 있는 내 마음과의 소통 전략에 대해 소개하겠다.윤대현 교수서울대학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학박사로 대학정신건강의학회 마음건강소통센터 센터장이기도 하다. 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과 송도 신도시 송도신도시 유헬스케어시스템 연구책임자를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일단 내 마음부터 안아주세요』, 『잠깐 머리 좀 식히고 오겠습니다』, 『픽스유, 마음안아주는사람』 등이 있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하고 있다.주요 저서도서는 그동안 소중히 대해주지 못했던 내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하고, 사랑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법들을 소개한다. 매일 조금씩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큰맘 먹고 상담실에 가거나 어린 시절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괜찮다. 하루에 잠깐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본다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힘이 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번아웃된 마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타자(他者)와의 따뜻한 ‘관계’와 뇌의 권태로움을 날려주는 일상의 ‘취미’,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이다. 지친 마음을 공감 에너지를 가득 채워준다면 그것은 건강한 긍정성이 되어 돌아오게 된다.이 책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일과 관계,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잠깐 머리를 식히고 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휴식이 되어줄 것이다.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온 저자의 상담은 현실적이면서도 명쾌하며 유쾌하다. 거기에 정현주는 특유의 담백하고 솔직한 말들로 자신의 아픔, 일, 사랑, 관계에 대한 에세이를 가감 없이 쏟아낸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사람’에 가 닿고, 이 책은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의 기록, 손을 잡아주는 일, 사람이 사람을 안아주는 기적, 온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어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도서에는 연민 집중 치료 이론, 강점 중심 접근법, 마음 챙김 훈련, 마음 바라보기 훈련, 마음을 여는 열린 질문, 메타포 활용법, 디지털 디톡스 등 최신 심리 치료 기법 등을 소개하며 ‘하루 3분이라도 나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나를 위해 누군가 보내준 한 통의 반가운 편지를 읽듯, 하루 3분이라도 내 마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본다면, 다시금 고갈된 감정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지치고 어려울 때 어떻게 마음 충전할 것인가https://www.youtube.com/watch?v=mV5hq_HnYCk[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번아웃 증후군 탈출 비법https://www.youtube.com/watch?v=ubaExsoD6ZU[EBS 초대석] 지친 당신을 위한 뇌 충전법https://www.youtube.com/watch?v=c3CKJOv1upM[라이나생명]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불면에 대한 모든 것https://www.youtube.com/watch?v=gaZbo58px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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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희 대표] 직무와 조직 궁합, 얼굴에 쓰여 있다
“사람을 잘못 보고, 잘못 쓰는 것은 용서될 수 없다. 인재부실경영은 현행법에는 없으나 중죄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조직은 병들고, 기업은 망하며, 직원의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얘기에서 인재의 중요성과 관상면접기법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인재선별에 실패하면 조직의 암적 존재가 될 수 있고, 기업 경쟁력이 감소, 또는 상실될 뿐만 아니라 직원 역시 경력관리를 할 수 없다. 따라서 다양한 면접기법을 활용하는 가운데 관상기법을 도입하는 것은 기업과 직원간의 상생전략이다. 현업이 바쁘다고 인재 채용과 육성을 소홀히 한다면 머지않아 미래가 없는 기업으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장점을 찾는 관상면접기법 트렌드성과 중심 책임경영제가 정착되면서 목표달성을 위한 맞춤인재 선발은 인사부서에서 사업부 중심 채용주의로 변화되고 있는 실정이다.이제 인사부서는 채용전략 수립과 역량중심 면접 기법을 제공하며, 선(先)-최적인재, 사업부 중심 우선선발, 후(後)-인사부서 인재 개발 및 육성 지원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따라서 성과 중심의 책임경영제 하에서 사업부 현업 부서장들은 이른바 ‘키우는 비용으로 모셔오기’ 전략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동시에 기대 성과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그 가운데 관상면접기법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인재선발 실명제로 인해 면접관의 실수나 오류는 치명적일 수 있다. 사업부 현업 부서장들이 직접 채용한 사람이 중도 퇴사하거나 성과 부족이 드러나면 곧바로 책임이 따른다. 따라서 역량중심의 행동면접기법이나 합숙면접 외에 관상면접기법까지 활용되고 있다. 지금은 잘못된 선발의 책임 소재가 너무도분명해지고 있어, 직무역량 성과미달은해당 팀장이 책임지고, 인성 결여는 담당 임원의 책임이다.그러므로 관상면접기법은 면접관의 실수나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도가 높다.또한 관상면접기법을 통해 지원직무에대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종래의관상면접은 지원자의 치명적인 약점과부정적인 면모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제는 지원자를 비교하며, 직무 적합과 성과창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재를 선별해내고 있다.그 외에도 최종 인성면접에서 외부 관상면접관을 초빙하여 인재를 선별하는 또다른 이유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경력관리 가능성을 찾는 전체 지원자의 3% 미만 우수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다.핵심인재인 그들은 오히려 면접관을 평가하고 기업을 판단하며 선택한다. 핵심인재일수록 조직 충성도와 팀 기여도보다는 자신의 전문능력을 살리고 경력관리를 우선하기 때문에 인성을 판단하는관상면접기법은 신입뿐만 아니라 경력사원 채용까지 확대되고 있다.직무 적합성과 성과 가능성 판단관상면접의 구조와 기법을 살펴보자. 실제로 서양기법은 그림을 활용하거나 인적성검사를 토대로 지원자 본인의 진술이나 기술내용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동양기법인 관상면접기법은 사주 분석을 포함해 이목구비관찰과 판단을 중심으로 검증한다.관상면접기법은 직무적합성을 비롯해 성과창출가능성 및 성장가능성까지 판단해 직무역량과 조직성품을 최종 검증할 수 있다. 특히 유전정보, 성장환경, 출생환경 3가지 측면을 종합하여 평가하고 있다.긍정과 부정은 물론 성공 DNA를 나타내는 유전정보와 환경, 습관, 학습, 경험을 나타내는 성장환경은 물론 성격, 성향, 심리, 성품을 나타내는 출생환경은 관상면접기법, 그러니까 구체적으로는 이목구비관찰과 사주분석을 더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볼 수 있다.따라서 자신의 진술이나 기술을 토대로 하는 서양기법보다는 동양의 관상면접기법이 검증 효과가 더욱 크다.기업이 반드시 선발해야 하는 사람직무역량과 조직성품, 즉 지원직무에 적합하고, 조직문화의 정서에 적합한 지원자가 기업이 반드시 선발해야 하는 성장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인재다. 실제 직무 적합성과 성과창출가능 역량 검증을 위해 경력과 경험을 중시하는 역량중심 행동면접(Competency-Based Behavioral Interviewing: CBBI) 및 PT와 집단토론 등 다양한 심층면접기법이 활용된다면 유익하다. 여기에 조직성품 적합성과 팀 기여도도 검증하는 인적성 검사 외에 관상면접기법이 병행되고 있다.타고난 성공 DNA를 찾는 관상면접기법은 임원 중심 최종 인성면접에 곧잘 활용된다. 기업문화와 정서에 적합한 인재를 우선하는 종래 면접방식에서 지원자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을 파악해서 성공 DNA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상면접기법은 직무역량이 우수하고, 팀 성과 가능성도 높으면서 지원자도 만족하는,성장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종합평가와 심사를 거쳐서 최종 선발 확정하고 채용하는 진화된 인성면접기법이다.인성 중시 관상면접기법최종 인성면접에서 임원들이 관상기법을 애용하는 이유는 인재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공무원이나 공기업 면접에서 좋은 인성을 가지고 있어야 공무원으로서의 성품과 발전가능성이 높고, 공기업에서도 공인의 마인드를 가질 수 있다. 더욱이 민간기업 역시 사회성이 풍부한 성품이 좋은 지원자를 우선시한다. 그 이유는 당연하다. 입사 후 핵심 기술과 정보를 빼돌리거나, 그것으로 곤란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인재가 기업을 키우고 그 속에서 다시 인재는 성장한다는 진리 속에서 기업은 성과를 창출한다. 따라서 각 사업 분야의 장점과 가능성을 중시하는 관상면접기법으로 우수인재를 채용하고, 개발 및 육성하는 것은 직원의 경력 설계와 관리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상생(win-win)의 길이다. 이것은 직무와 조직 궁합이 맞지 않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관상분석 기법에 의한 면접은 대단히 중요하다.윤광희 대표피플비즈넷컨설팅 대표. 공기업과 대기업 면접관 교육 및 면접 컨설턴트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명리 심리상담사, 역학사, 관상면접관, 1급 심리상담 및 분석사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관상면접기술』, 『채용면접기술』, 『면접119(공무원/대기업 편)』 외 8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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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공원 '나다움'] 人生一生: 정심正心
도대체 인간의 마음은 무엇인가. 마음은 어디에 있고 실체는 무엇이며, 무엇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가. 이는 아마도 광대한 우주의 신비를 아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마음은 종교나 철학에서 핵심주제로 다룬다. 작가 이광수는 그의 작품 『선파(禪婆)』에서 마음에 대해 이렇게 술회한 바 있다. “오! 모든 것이 마음이로구나. 오직 마음 하나로구나. ‘괴롭다’ 하는 것도 이 마음이요, ‘즐겁다’ 하는 것도 이 마음이요. ‘죽는다, 산다’ 하는 것도 필경은 이 마음 하나로구나. 극락과 지옥이 어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필경은 이 마음자리 하나로구나.” 원효대사 역시 다음과 같이 갈파했다. “마음에 모든 때를 벗은 사람은 아름다운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요. 높은 것 중에 가장 높은 것이다. 마음이 청정할 때에 신명이 마음에 계시니라.”이토록 마음은 중요하다. 실제로 인생에서 풀어가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은 결국 마음의 문제다.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은 달라진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음에 대한 중요성을 다양하게 내세우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예를 든다. 이를테면 눈을 감게 하고, “여러분이 지금부터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면 100만 원을 드리겠습니다.”라고 제안하면 이상하게도 온통 코끼리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더 생각난다. 이것이 마음의 특성이다. 마음은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지만 때로는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다. 마음이 모든 것의 원천이고 인간은 마음이 지배하는 동물이다. 그리고 우리의 성공과 행복도 마음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의 마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에 있고 실체는 무엇이며, 무엇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가. 이는 아마도 광대한 우주의 신비를 아는 것보다 더 지난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그 때문에 마음은 종교나 철학에서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져 왔다. 실로 마음의 현상은 존재하나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유사 이래 수많은 철학자나 종교가들이 마음의 실체를 밝히려 했으나 아직도 신비에 싸여 있다. "마음은 운명까지 바꾼다.마음은 인(仁)이 근본이며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사람다움을 실천하고, 사랑과 어짊으로 마음을 바르게(正心) 해야 한다."최근 심리학, 의학, 해부학 등의 발전으로 마음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큰 진전을 보이고 있고 인지과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마음에 관한 그간의 철학적 인식의 일단을 밝히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신비에 다가가기에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 육체적인 변화의 이면에는 반드시 마음이 있다. 따라서 겉으로 나타나는 행동이나 육체적인 변화를 통하여 뇌-마음, 생각, 감정-행동의 관계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 마음의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마음의 사전적 의미는 지각, 기억, 감정, 의지, 지적, 영혼의 활동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정신(mind), 감정(emotion), 영혼(spirit)과 동의어로 쓰인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정신활동이라 할 수 있고 심리학에서는 의식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마음은 ‘정보를 수집, 처리, 보관하는 뇌의 고등기능’이라고 정의되기도 한다. 과거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을 ‘자연계 유기체의 첫 번째 실재’라고 하면서 영혼은 심장에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고통을 느낄 때 마음이 가슴에 있다고 생각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뇌과학의 발전으로 마음은 뇌의 작용이며 뇌에 존재한다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음은 뇌를 구성하고 있는 100억 개의 신경세포와 10조에서 100조에 달하는 시냅스간의 작용임도 밝혀졌다. 마음에 관한 깊은 통찰은 불교에서 특히 뛰어나다. 불교에서는 생명을 육체와 정신이 합쳐진 것으로 본다. 마음은 이성, 지성, 감정, 본능, 영혼 그리고 불교에서 말하는 진아(眞我)를 망라하는 종합적이고도 다중적인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정신, 감정, 생각 등의 용어와 함께 쓰이기도 한다.일생경영을 위해 무엇보다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 마음이다. 따라서 우리는 마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인생공원 ‘나다움’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인생공원 ‘나다움’은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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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숙 교수] 한국의 코칭 20년, 다음 단계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2020년은 한국 사회에 글로벌 스탠다드 코칭이 소개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인간 아기로 태어났다면 성인이 될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세계는 AI, 빅데이터, 초연결성의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코칭은 어떻게 성장해왔는가? 지금 코칭은 어디에 서 있으며,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새로운 단계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도전은 무엇인가? 이제는 언급한 질문들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나름의 해답을 도출해야 하는 시점이다.현재 한국코치협회의 전체 인증코치 수는 2019년 말 기준 7,500명에 달한다. 이제 코칭은 많은 조직에서 인재 양성과 리더십 개발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다. 조직문화를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많은 조직이 ‘코칭이 답’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앞서가는 조직들은 관리자 대상으로 코치 훈련을 실시해서 그들을 인터널 코치로 양성하고 있으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곳도 많다. 이러한 양적 성장의 뒷면에는 무엇이 있을까?코칭을 경험하고 활용해 본 개인과 조직이 늘어나면서 코칭은 더욱 심도 깊은 질문을 받고 있다. 가장 큰 질문은 코칭의 효과다. ‘코칭이 실제 어떤 성과를 가져오는가?’를 묻는 것이다. 커크 패트릭(Kirk Patrick)의 4단계 교육 효과성 평가의 틀을 빌리자면, 코칭은 1단계 반응 평가와 2단계 학습 평가 관점에서는 시험대를 통과했다고 본다. 코칭을 받은 대상자들의 만족도는 대부분 매우 높다. 또한 뭔가를 배우게 하고 깨닫게 하는 학습 측면에서도 코칭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면 3단계인 행동 평가는 어떤가. 이는 ‘코칭을 통해 행동이 얼마나 변화했으며, 코칭 기간에 시도됐던 행동의 변화가 이후에도 지속되는가?’라는 의문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 명료하지 못하다. 4단계인 투자수익률 분석은 아직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코칭을 넘어 HRD의 과제이기도 할 것이다.다음 질문은 ‘개인 코칭이 조직에 어떤 영향으로 돌아와야 하는가?’이다. 리더를 코칭해서 리더십의 효과성을 높이면 결국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그것밖에 없을까? 간접적이고 암묵적인 영향을 더욱 명시적이게, 혹은 빠르게 극대화할 수 있는 인터벤션이나 프로세스는 없는 걸까? 이 질문은 결론적으로 현재의 코칭 프랙티스가 과연 최선인지 묻는 것이며, 동시에 새로운 실험과 모색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다.위의 두 가지 질문은 더 근본적인 세 번째 질문으로 이어진다. ‘코칭의 품질, 이대로 좋은가?’라는 질문이다. 코칭이 새롭게 등장했을 때는 지시나 조언보다 질문과 경청으로 상대방의 자발성과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파트너가 되어준다는 명제 하나만으로 모든 의문을 잠재웠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기는 지나갔다. 코칭은 여전히 효과성을 강화하고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그렇다면 비즈니스에서 코칭이 진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첫째, 코칭이 개인을 넘어 조직 차원의 학습과 개발, 문화 구축을 위한 도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직이 당면한 도전은 무엇이며, 조직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가길 원하는가? 개인, 팀, 그룹 코칭은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하는가? 이런 질문 없이 리더십 문제를 해결과 특정 스킬의 향상으로 코칭을 한정한다면, 아주 작은 게임밖에 할 수 없다. 피터 호킨스(Peter Hawkins) 박사는 코칭이 행해지는 광범위한 맥락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코칭은 조직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해야 하며 비즈니스 코칭은 조직개발이라는 맥락에서 설계해야 한다.둘째, 비즈니스 코칭의 축은 이제 인터널 코칭, 즉 조직 내 코칭으로 이전돼야 한다. 일을 통한 성과창출, 채용, 육성, 승진의 전체 인사 프로세스에 코칭이 녹아들지 않는 한 아무리 전문성이 있다 하더라도 코칭이 현장과 유리되는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인터널 코칭은 관리자들이 코치 역할을 하고, 조직의 인사 프로세스와 코칭을 일방향으로 정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조직 내 인터널 코치들을 양성하고, 그들이 구성원들을 코칭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조직의 현안과 문화에 맞는 코칭 모델과 프로세스를 맞춤형으로 설계해야 한다.셋째, 비즈니스 코칭의 범위를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소프트스킬 향상에 국한하지 않고 조직, 개인, 팀이 당면한 과제로 확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코치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전략적 과제나 신사업과 같은 하드 아젠다를 코칭에서 다루고 결과를 평가하는 실행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 이는 다양한 코치 그룹과 코칭펌이 앞장서야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넷째, 코칭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변혁적 코칭과 코칭 슈퍼비전이 필요하다. 코치들은 왜 코칭의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가를 심각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 코칭 기간에 보이는 변화와 고객의 만족스런 반응에 자족해서는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자격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으면 코칭의 수준도 딱 거기에 머물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코칭을 나이스한 코칭 대화 정도로만 이해해서는 희망이 없다. 근본적으로 코칭의 질을 높여야 한다.다섯째, 강점 기반 코칭으로 전환해야 한다. 왜 코칭이 어렵다고 할까? 왜 필요한 변화 행동이 지속되지 않을까? 이는 코칭 대상자의 강점과 재능인 자연스러운 사고와 행동패턴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치 스위치를 켜야만 할 수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 늘 스위치를 의식적으로 켜야 한다면 그것을 지속하기 어렵다. 빈번하게 지속되는 행동을 설계해야 진짜 변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모든 코치들은 강점과 재능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여섯째, 코칭의 이론적 충실화다. 최근 뇌과학의 발전은 눈부시다. 행동심리학에서도 주목할 만한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적용하며, 그 결과를 이론화해야 한다. 뇌 가소성 이론은 코칭에 무엇을 말해주는가? 이를 코칭에 적용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빅데이터, 네트워크, 복잡계 이론을 코칭의 프랙티스에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가능한가? 밀레니얼 세대가 가져오는 일터의 변화에 코칭은 어떻게 답해야 하는가? 초연결과 인공지능 기반 사회에서 코칭은 답해야 할 질문이 많다.일곱째, 맞춤형 코칭 접근법을 개발하고 축적해야 한다. 평균적인 접근법에서 벗어나, 대상자별 세그멘테이션을 연구하고 그에 따른 코칭 솔수션을 제시해야 한다. 하버드 교육대학원 토드 로즈 교수는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 이제는 ‘개개인학(Science of individuals)’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칭도 대상별 접근법을 연구하고 실행의 결과를 평가하며 지혜를 축적해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 이 과제들은 앞으로의 연재에서 함께 고민하고 구체화해나가고자 한다. 독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현숙 교수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리더십과코칭MBA 교수이자 코칭경영원 대표코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코치로서, 17년 동안 국내 대기업, 글로벌 기업, 세계은행 등의 기관에서 고위 리더를 코칭하며 그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화도록 도왔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한국리더십센터 사장, 한국코치협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유쾌하게 자극하라』,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티칭하지 말고 코칭하라』 등이 있다.도서는 지금의 리더들에게 절실한 코칭리더십을 다룬다. 모든 것이 수시로 바뀌고 정해진 답이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코칭리더십이 왜 필요한가, 코칭이 조직의 언어가 되면 어떤 변화와 감동을 만들어내는가,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일하면서 코칭하는 조직내 코칭의 구체적 방법론인 ‘스마트(SMART)코칭’의 세계로 안내한다.도서에는 비전 수립부터 목표 공유, 조직문화 혁신, 인재 양성, 시스템 점검, 리스크 관리 등 실용적인 노하우부터 항구적인 전략까지, 조직 관리 전반에 걸쳐 리더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실천적 지침들이 가득하다. 한국 기업 현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실제 사례를 분석해, 현장에서 찾은 맞춤 해결책이기에 경쟁 속에서 늘 분투하는 리더들의 갈증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가능성은 누구나 있다'는 조언으로 시작하는 이 도서는 코칭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코칭의 고급 스킬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직을 바꾸는 조화와 성장의 코칭 스킬은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강압적인 명령과 질책 대신 경청과 질문, 피드백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키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한 '현명한 리더들의 유쾌한 코칭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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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교수] 물질적 혜택이 아닌 게임적 재미, 정말 보상이 될까?
교육 프로그램 진행자나 강사는 교육의 마무리 단계에서 학습자 중 몇 명을 선정해서 무언가 물질적 보상을 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교육 프로그램에 게임적 요소가 들어가는 게이미피케이션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교육 과정에서 학습자에게 어떤 보상을 주는 게 좋을까? 사람들은 스마트폰 게임을 하면 어떤 보상을 받아서 그렇게 좋아할까? 첫 번째 질문에 관한 답은 두 번째 질문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기고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스마트폰과 컴퓨터로 플레이하는 일반 게임의 기본 구조는 미션, 피드백, 보상이다. 게임에는 플레이어가 수행할 미션(과제)이 있고, 그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그리고 피드백으로 받은 포인트를 모아서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을 보상으로 교환한다. 플레이어는 새로 얻은 아이템(보상)을 가지고 새로운 미션에 다시 도전하는 순환구조로 게임은 지속된다. 이런 선순환구조를 교육과정에 구현하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하는 셈이다. 교육 프로그램에서 미션은 학습자가 해결해야 하는 다양한 과제로 보면 된다.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사전에 정의된 규칙에 따라 강사나 동료 학습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흐름에서 보상은 무엇이 될까?교육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에 따라 인사평가와 고과에 연동된 보상을 주고 싶다는 HRD 담당자들이 있으나, 이는 거의 모든 기업에서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HRD 담당자와 강사들은 교육에 대한 보상으로 물질적 혜택을 주려고 한다. 커피, 간식 쿠폰, 백화점 상품권, 소형 가전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워크숍뿐만 아니라 이러닝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에서도 학습자가 반년이나 일 년을 학습해서 얻은 포인트를 모아서 상품을 교환해가는 온라인 상점을 운영하는 경우가많다. 그런데 이럴 경우 학습자는 자신이 받은 물리적 보상의 화폐가치를 머릿속에 쉽게 떠올리고, 자신이 학습에 투자한 노력과 성과를 그 화폐가치와 견주어보게 된다. 화폐가치가 매우 높다면 학습자가 만족하겠지만, 대부분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학습자가 기대하는 수준의 화폐가치로 보상을 주기란 어렵다. 그리고 이런 방식에는 과정당화 효과(Overjustification Effect)의 위험이 존재한다. 다음의 이야기를 보자.가게 앞에 아이들이 와서 흙장난을 하며 놀고 있다. 가게 앞은 아이들 목소리로 시끄럽고, 가게 문과 유리창은 아이들이 튀긴 흙으로 지저분해진다. 가게 주인은 아이들에게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고 며칠째 가게 앞으로 놀러 온다. 가게 주인은 며칠뒤 사탕을 들고 나가서, 가게 앞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오늘부터는 가게 앞에서흙장난을 할 때마다 사탕을 준다고 한다.아이들은 아주 좋아한다. 그렇게 일주일정도 매일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준다. 일주일이 지난 뒤부터 가게 주인은 아이들에게 더 이상 사탕을 나눠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가게 안으로 들어와 주인에게 사탕을 달라고 조르지만, 주인은 앞으로는 사탕을 안 준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이들은 이제 그 가게 앞으로 놀러 오지 않는다. 사탕을 주지 않으니, 그 가게 앞에서 놀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공유한 이야기는 사람이 가진 내재적 동기(흥미, 재미 등)가 외재적 동기(물질적, 가시적 보상 등)에 의해 망가진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과정당화 효과라고 부른다. 과정당화 효과가 발생하면, 사람은 본인이 갖고 있던 내재적 동기를 잊고 외재적 동기에 의해 움직인다. 내재적 동기의 대상이었던 것이 외재적 동기로 이동한 셈이다. 앞의 이야기를 놓고 보면, 재미있던 가게 앞 흙장난이 사탕을 얻기 위한 노동으로 바뀐 상황이다. 한 번 약화된 내재적 동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또한 외재적 동기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그 규모가 커져야 효과가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이런 면에서 교육 프로그램의 피드백 결과로 물질적 보상을 제공하는 방법은 신중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보상을 물건으로 주는 방법이 반드시 나쁘다는 의미는아니다. 다만 보상을 물건으로 주는 경우에는 더 많이 고민해야 하며 학습자가 받는 물건에 깊은 의미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필자는 외부에서 핵심가치를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할 경우, 학습 성과가높은 학습자에게 필자가 만든 핵심가치 보드게임을 선물한다. 선물을 주면서 보드게임의 의미를 설명하고, 상자 겉면에 서명을 해드린다. 시중에서 몇만 원에 쉽게 구매 가능한 제품이지만, 본인이 참여한 교육 과정의 주제와 연결되고, 게임의 창작자가 직접 설명하며 건네주는 선물이라는 면에서 학습자는 선물에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교육 프로그램에서 핵심적 보상은 무엇이 돼야 할까? 보상의 핵심은 학습자가 컨텐츠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재미와 학습의 의미여야 한다. 물질적 보상은 컨텐츠의 경험 과정을 마무리하고, 작게 축하해주는 역할로 제한돼야 한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습자는 어떤 재미를 느낄까? 다양한 모델이 있으나, 가장 포괄적인 요소를 제시하는 PLEX(Playful User Experience) 모델을 참고해보자. PLEX는 인간이 느끼는 재미경험을 20개로 나누고 있다. PLEX에서 제시하는 재미경험은 매혹, 도전, 경쟁, 완성, 통제, 발견, 에로티시즘, 탐험, 자기표현, 판타지, 동료의식, 양육, 휴식, 가학, 감각, 시뮬레이션, 전복, 고난, 공감, 전율이다. 이런 재미경험 중 일부를 학습자들이 교육 게이미피케이션 컨텐츠를 플레이하고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느끼게 된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보상이 된다. 예를 들어 학창 시절 운동회나 학급 대항 운동경기를 했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우승의 결과로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 교실 구석에 세워두는 작은 트로피나 상장 정도가 전부였다. 그런데도 우리는 경기를 즐겼다. 여기서 트로피나 상장은 축하의 ‘작은 상징물’일 뿐이다. 핵심은 경기 과정에서 느꼈던 도전, 경쟁, 동료의식이라는 재미경험이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나 ‘도전 골든벨’과 같은 TV 퀴즈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우리가 정답을 맞히려고 머리를 굴리는 이유는 아무런 경품이 없어도 단지 그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이다.교육 게이미피케이션 컨텐츠를 기획하고 있다면, 플레잉과 디브리핑 과정에서 학습자들이 앞서 제시한 PLEX 20개 요소중 어떤 재미경험을 하게 될지 열거해보기 바란다. 4~5개의 재미경험이 골고루퍼져있다면 좋다. 한두 개의 재미경험이 깊게 녹아있다면 그 역시 좋다.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면 마무리를 위한 가벼운 선물을 조금 준비하기 바란다. 무거운 선물과 재미없는 컨텐츠의 조합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재미있는 컨텐츠와 가벼운 선물의 조합을 고민하길 바란다.김상균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세상을 재미있게 바꾸고 싶다는 꿈을 갖고 게이미피케이션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으며, 강원대학교 교육상, 최우수수업상, 한국공학교육학회 우수강의교수상 등을 수상했다.주요 저서로는 『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 『기억거래소』, 『Gamification in Learning & Education(Springer)』 등이 있다.국내외 주요 기업과 기관의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를 50회 이상 수행했으며 다양한 컨텐츠를 창작해서 보급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s://gamificationlab.live/[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aviour2007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사이언스레벨업] 게임, 세상을 플레이하다https://www.youtube.com/watch?v=wrrg6ivk8pg[QUESTSCHOOL] 김상균 교수의 'GAMIFICATION(게임화)'https://www.youtube.com/watch?v=T0etAdAEZnQ&list=PLANXLkYm1FHzgmWdINgmOKygiOmIDEy3N[게임과학포럼] 인생을 플레이하자! 당신 삶을 42% 개선시키는 게임https://www.youtube.com/watch?v=qRtdopDs1zk그 외 다수 강연최신 저서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학습을 하는 이유는 외부의 정보를 단기간에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문제해결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인 게이미피케이션은 현재 기업의 HRD 담당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자는 “들으면 잊는다. 보면 기억한다. 행동하면 이해한다. 플레이하면 변화한다.”라고 강조하며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야말로 HRD의 지향점이라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기억 거래소과학기술은 문학적 상상력에 영향을 주었고, 그 상상력으로 어디까지 실재화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SF는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라 한다. 저자는 기술과 인간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기억 때문에’, ‘기억을 소재로 하여’ 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 상품을 만들어내고 그 상품을 거래하는 방식은 마치 최근의 과학 전문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기억 거래소』는 우리가 특정한 꿈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의 뇌에 영화를 틀듯 틀어주는 일이 가능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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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완 교수] 고성과 인적자원관리와 시장실패
새벽배송 유통경쟁이 한참이다. 생산지에서 주문자의 주소로 콜드체인을 이용한 신선식품 직배송을 실시하기 위해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을 비롯하여 백화점, 홈쇼핑, 대형마트, 홈쇼핑까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마켓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아직 온라인 마켓 전체 거래액의 약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과연 이래도 될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이렇게 사업기회 창출과 성과향상에 엄청난 승부욕을 보이는 우리나라 기업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인재관리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고성과 작업시스템’을 도입하는 데에는 매우 더디다. 혹시 이러한 인재관리 방식이 새벽배송 시장만큼 우리에게 매력적으로 생각되지 않기 때문일까?‘고성과 작업시스템(high-performance work system)’ 혹은 ‘고몰입 작업시스템(high-commitment work system)’으로 일컬어지는 인적자원관리 시스템은 구성원 중심의 인적자원관리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활용되는 인적자원관리 방식이다. 이러한 인재관리 시스템의 핵심 철학은 구성원의 복지와 안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성원에 대해 높은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고, 그들이 조직과 강한 신뢰를 형성하게 하여 조직과 직무에 대한 최고 수준의 몰입을 끌어낸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에 의하면, 조직은 높은 수준의 직업 안정성, 지속적인 교육훈련 투자, 투명한 정보공유, 구성원 참여확대 등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면 최고 수준의 고용 관행을 확립할 수 있다.고성과 작업시스템의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략적 인적자원관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지난 25년간 지속적으로 다양한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증연구를 실시하였으며, 그 효과성을 입증해 왔다. 구체적으로 1995년 진행된 마크 휴실리드(Mark Huselid)의 연구에의하면,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활용 정도를 측정하는 ‘index score’에서 1단위(1 standard deviation)의 향상이 이루어지면 구성원 1인당 매출액과 수익에서각각 3,000만 원, 400만 원의 성과향상이 발생한다는 것이 발견됐다. 이는 만약 한 기업의 구성원이 1,000명이라면, 300억 원의 매출과 40억 원의 수익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결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견되어 왔다. 물론 산업과 기업의 특성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매우 고무적인 발견이라 할 수 있다.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에 있어 성과향상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는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도입은 매우 더딘 것 같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은 신규사업기회 포착과 경영성과 향상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한 예로, 요즘 유통사업자들 간에 벌어지고 있는 새벽배송 경쟁을 들 수 있다. 생산지에서 주문자의 주소로 콜드체인을 이용한 신선식품 직배송을 실시하기 위해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을 비롯하여 백화점, 홈쇼핑, 대형마트, 홈쇼핑까지 나서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Me-Too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마켓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아직 온라인 마켓 전체 거래액의 약 1%밖에 되지 않는다는것을 생각해 보면, ‘과연 이래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 사업자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목격되어 왔다. 사업이 좀 된다 싶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빚을 내서라도 동일업종 점포를 같은 블록에 여기저기 내어 금세 레드오션을 만들어 오지 않았던가?실제로 실무에 종사하는 많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탐문을 해 보면,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언급한 인재관리철학과 고용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럼 왜 사업기회 포착과 경영성과 향상에 목을 매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성과향상의 효과가 입증된 고성과 작업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한 설명으로 지식과 실행의 차이(knowing-doing gap)를 들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고성과 작업시스템을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서도 하지 않거나, 또는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의 1/2은 이러한고용시스템을 믿지 않기 때문에 도입을 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도입한 기업 중의 1/2은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꼭 필요한 다양한 인사제도의 일부만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 중의 1/2은 필요한 제도를 모두 도입하되 그 효과성이 나타날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유지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 간에 이러한 고용시스템이 확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전체 기업의 12.5%만이 고성과작업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더욱 낮아질 것이다."기업이 효과적인 인적자원관리를 통한 경쟁우위를 추구하게 되면, 교세라의 전(前) 회장 이나모리 가즈오의 성공신화가 경영학 교과서에서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그러나 어떻게 보면 이렇게 낮은 확산비율은 많은 기업에 있어 오히려 희소식일 수도 있다. 왜 그럴까? 이른바 ‘시장실패(market failure)’가 제공하는 혜택 때문이다. 시장실패란 경제학 용어로 시장기구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여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상태를 지칭한다. 만약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도입과 실행이 모든 기업에서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이러한 고용시스템이 기업에 가져오는 혜택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모든 기업의 구성원들이 조직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고,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특정 기업이 가진 경쟁우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선행연구에서 발견한 것처럼, 현재는 그 확산이 매우 더디고, 많은 기업이 효과적인 인적자원관리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모든 기업이 이렇게 효과적인 인적자원관리를 통한 경쟁우위를 추구하게 되면, 인간 중심의 경영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유명한 교세라의 전(前) 회장 이나모리 가즈오의 성공신화가 경영학 교과서에서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 같은 기회는 여전히 열려있다. 귀사는 ‘고성과 작업시스템’을 통한 강력한 성과창출에 도전해 볼 의지가 있는가?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biz.hufs.ac.kr/index.php?mid=faculty&category=223&document_srl=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