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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一生: 수신修身]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광대한 우주에 신비의 세계가 있음을 알고 상상하지만 그곳이 구체적으로 어떤 곳이며 어떤 생명체가 살고 있으며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자아 역시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참된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며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그 관점에서 지금 나는 누구인가?누군가로부터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들으면 아마도 이렇게 답할 것이다.“저는 주부예요”, “전 회사원입니다”, “저는 공무원이죠”, “난 장사를 하고 있어요”, “전 구로동에 사는 사람이에요” 등 너나할 것 없이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과 자신들이 사는 데를 얘기할 뿐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자신의 하는 일이나 역할로 규정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답할 수 없으므로 무엇을 한다는 식으로 답했던 것이다. 실제로 이 세상의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무엇을 하면서 사느냐 하는 것은 그 중의 한 모습에 해당한다. 물론 무엇을 하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누구인가를 보여 주는 가장 간단한 방식임에틀림없다. 그러나 세상에는 또 다른 모습도 존재한다. 그것은 무슨 일을 하느냐와는 다른 차원이다.자신을 안다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며 매우 당연할 일같이 생각된다. 그러나 객관성을가지고 자아를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우리의 모습은 신념, 이념, 편견으로 굴절된 우리의 주관적인 모습이지 우리의 실체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의노력으로만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왜 사람들의 내면에는 근원적인 존재가 있으나 드러나지 않는가?왜 사람들은 자신의 참모습을 모르고 살아가는가?왜 사람들은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가?"우리는 통상 자신의 인생관, 신념, 이념 혹은 자기도취로 만든 견고한 프레임 속에서살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신념, 이념 등이 올바르지 못하며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왜곡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프레임은 때때로 우리 스스로 탈출하지 못하는 감옥이 된다. 자신의 프레임이란 자기중심 사고이며 불가침적인 자기 독선이며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이념, 신념, 인생관, 세계관이다. 자신의 프레임 속에 사는 사람은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가서도 자신의 잘못을 모른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사람만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자신을 발견하는 기초는 자신의 신념, 이념, 지혜, 지식은 어디까지나 부분적이며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함과 동시에 어떤 착각 속에 산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자세이다. 진실된 자아를 보기 위해 인간은 자신의 편견과 고정관념이라는 자아를 내려놓고자신의 견고한 우상에서 탈피해야 하며 그 외에 치열한 객관적인 사고도 요구된다. 자아를 발견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사람이다. 그렇기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창의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또한 행복의 길을 발견한 사람으로서 삶의 의미 역시 찾아낼 수 있다.그렇다면 참된 자아란 무엇인가?자아는 의식에서 무의식까지 모두 포함하는 전체이다. 자아는 하나의 존재로서 전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식과 무의식의 구별이나 대립이 불필요하다. 따라서 그것을깨달으면 자아가 느끼는 대부분의 갈등과 대립은 사라진다. 그것은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에서 발견된다. 직업이나 지위 혹은 역할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저마다 갖고 있는 철학, 꿈, 신앙, 재능, 관심, 관계, 경력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다시 말해 가장 충만한 순간에 발견되는 자신의 참된 모습이다.일생경영학교 ‘나다움’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일생경영학교 ‘나다움’은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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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一生: 정심正心] 생각과 감정의 다스림
대개 사건에 대한 사람의 반응은 4가지 영역에서 나타난다. 바로 생각과 감정, 행동과 신체반응이다. 4가지 영역 중 각별히 중요한 부분은 생각과 감정이다. 생각과 감정이 행동과 신체반응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변화를 모색한다면 무엇보다 생각과 감정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삶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 인류 역사의 발전과 더불어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계속 확대되고 축적되어 왔다. 특히 기쁨, 슬픔, 사랑, 미움, 두려움, 분노 등 원초적인 생각과 감정은 옛사람이나 현대인이나 별 차이가 없다.하지만 단순한 생각과 감정인데도 마음대로 잘 다스려지지 않는다. 실제로 슬픔을 잘못 느끼는 사람은 기쁨을 느끼는 데도 어색해한다. 그야말로 생각과 감정은 일체적인내면적 현상으로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수양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이 결과적으로 세상을 다스릴 수 있다. 인격자란 다시 말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굳이 따지면 생각이 감정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생각 자체가 건전해야 한다. 어떤 사건이나 어떤 사람을 대할 때 신중한 반응을 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건에대해 판단할 때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고, 사람에 대한 반응은 어디까지나 상대의 입장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가령,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악감정은 우선 상대를 비난하기에 앞서 상대를 헤아리는자세가 필요하다. 어느 누가 속을 썩일 때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라고 억지로라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야 한다.게다가 감정이 갑자기 나빠졌을 때에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면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삼켜야 한다. 일시적 악감정은 그 순간을 스쳐 보내는 것이 제일이다. 인간에게감정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문제가 발생했으니 해결하라는 신호이다. 여기서 환경이란자신이나 타인의 사고와 행동방식, 그리고 상황을 말한다. 문제는 그 감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 그 감정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유익하도록 관리하느냐, 아니면 해가 되도록 방치하느냐가 문제가 된다. 특히 분노와 같은 감정은 잘 관리하면 약이지만, 잘못 관리하면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죽이는 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생각과 감정의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로 정서적인 안정은 만인의 소망이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건강 전문 웹진 『마인드 바디 그린(Mind Body Green)』에서 소개하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의 5가지 특징’을 살펴보자.첫째는 신중한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은 부정적인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즉각적인 감정 표출을 하기 쉽다.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눈물부터 고이는 경우가 그렇다. 반면,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닥친 상황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한 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상대에게 상황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다는 인상을 주고 신중한 사람이라는 신뢰도 얻는다. 둘째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일수록 내면은 불안정하기 쉽다. 그러나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쉽게 인정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갈등이 적다. 셋째는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관여는 친절이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참견은 결국 험담으로 이어지기 쉬워 인간관계에 독이 된다. 예를 들어 직장동료가 어느 날 불쑥 헤어스타일을 바꿔 왔을 때 보통 사람이라면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뒷말을 할 것이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관심을 갖더라도 당사자가 언급하지 않는 이상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넷째는 스스로 위로할 줄 안다는 것이다. 내면이 성숙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들에겐 작든 크든 자신에게 하루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일이 있다. 다른 사람이나 주변 환경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길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를 만족시킬 줄 아는 것이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의 특징이다. 다섯째는 실천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일수록 느긋해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그들은 누구보다도 행동력이 강하다.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사람은 보통 초조해 하다가 급하게 일을 해치우기 때문에 결과물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기 때문에 초조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쌓인 일도 없어 생활 전반에 활기가 돈다.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삶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생각과 감정을 잘 다스려 정서적인 안정을 내재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본질을 변화시킨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일생경영학교 ‘나다움’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일생경영학교 ‘나다움’은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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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 인공지능과 인간지성
4차 산업혁명은 기계나 기술이 주도하는 혁명이 아니라 기계나 기술을 만드는 사람이 주도하는 혁명이다. 사람혁명 없이 4차 산업혁명도 없다. 사람혁명 없이 달려가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는 암울한 그림자가 기다릴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사람혁명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무엇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나 기계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한다고 해도 동물성이나 식물성, 사물성이나 기술성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특이점(singularity)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밀려오면서 인간의 지능과 지식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있다. 지능으로 지식을 축적하는 시기가 저물고 지성으로 지혜를 깨닫게 만드는 교육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때일수록 지능으로 축적하는 성적보다 지혜를 쌓아가는 적성을 강조하고, 정답을 찾아내는 모범생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모험생이 필요한 시기다. 성적을 뒤집어 적성을 찾고, 역경을 뒤집어 경력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지식으로 지시하는 전통적 교육에서 지성으로 지휘하는 혁신적인 학습으로 과감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모범생은 주어진 길 위에서 시키는 일은 잘 따라하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해서 나가지는 않는다. 반면에 모험생은 주어진 규칙을 따르기보다 새로운 규칙을 창조하고 스스로가 길이 되어 누구도 걸어가지 않은 위험한 길을 개척해나간다.모범생이 지니고 있는 데이터 수집력이나 정보 가공력, 그리고 지식 창조력은 이미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기반으로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능력은 빅데이터에서 중요한 의미를 도출하고 이해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해석해내는 힘이다. 나아가 정보를 분석해서 새로운 문제 상황에 대입하고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아무리 자료와 정보를 많이 수집하고 있어도 그것을 실제 문제 상황에 적용해서 주어진 문제를 남다르게 파악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없다면 인간은 기계에 당할 수밖에 없다.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문제 상황을 해석해내는 통찰력이 없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을 능가해서 인간을 지배할 지도 모른다. 기술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인간은 점차 복잡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은 기계에 맡긴다. 기술이 일을 효율을 증가시키주는 혜택을 주지만 반대급부로 인간은 복잡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은 점차 하지 않음으로 인해 뇌기능은 점차 퇴화될 가능성도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길을 찾아갈 때 사람의 머리를 쓰지 않고 내비게이션이 다 찾아준다. 내비게이션이 길을 찾아가는 동안 인간은 머리를 쓰지 않는다. 인간이 길을 찾아가는 능력은 네비게이션을 능가할 수 없다. 불편한 일을 기계에 맡길수록 인간의 뇌력을 점차 퇴화될 것이다. 농담으로 인간의 머리는 앞으로 용도가 세 가지 정도 남을 것이라고 한다. 베개 벨 때, 모자 쓸 때, 그리고 머릿수 셀 때를 제외하면 인간의 머리는 극단적으로 불필요해지는 시대가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다. 인간지능은 이제 인공지능도 할 수 있는 일을 반복하면 지력면에서 점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인공지능도 절대로 따라할 수 없는 이간의 고유한 능력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서 집중 육성하는 교육적 대안을 시급하게 모색해야 되는 이유다. 로봇이나 인공지능도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인간 고유한 능력을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호기심을 기반으로 질문하는 능력이다. 기계도 질문할 수 있지만 호기심을 기반으로 질문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둘째, 타자의 아픔을 가슴으로 생각하는 공감능력이다. 머리로 생각하는 능력은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타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생각하는 측은지심의 미덕은 인간의 고유한 덕목 중의 하나다. 셋째, 공감능력으로 포착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이연연상(二連聯想)을 통해 발휘하는 상상력이다. 단순한 연상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발휘되는 상상력은 인간만이 지니는 고유한 연상능력이다. 마지막으로 상상력이 낳은 아이디어를 불굴의 의지를 갖고 현실로 구현시키는 실천적 지혜다. 실천적 지혜는 딜레마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인지를 윤리적으로 숙고하고 도덕적으로 판단한 다음 올바른 방법으로 올바른 실천으로 옮기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과 덕목을 개발하기 위해 우리는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될까. 그 비밀의 열쇠를 찾아보는 여행으로 떠나본다.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고유한 첫 번째 능력은 바로 호기심을 기반으로 질문하는 능력이다. 기계는 정해진 알고리즘 안에서 가능한 질문을 하지만 인간은 무한한 호기심을 품고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한다. 호기심은 세상을 그냥 보는(see) 가운데 발현되지 않는다. 호기심은 들여다(look at)볼 때 비로소 싹트는 순진무구한 궁금함이다. 엄밀히 말하면 ‘보는’ 능력은 내가 보고 싶어서 보는 게 아니라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는 것이다. 반면 들여다보는 능력은 눈만 동원하지 않고 머리와 가슴, 그리고 귀와 코를 비롯하여 오감을 동원해서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능력이다. 같은 것을 보고도 아이들은 집요한 호기심을 갖지만 어른들은 그냥 본다. 예를 들면 딱따구리라는 새가 나무를 찍어서 집을 만드는 걸 본 어린 아이는 이런 호기심을 갖는다. “딱따구리가 저렇게 나를 찍어대는데 왜 두통이 안 걸리지?” 하지만 어른은 딱따구리가 집을 짓는 걸 보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른은 그냥 눈으로 보고 당연한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아이들은 오감각으로 호기심을 갖고 들여다보면서 딱따구리 입장이 되어 궁금해 한다. 호기심이 없어지면 질문이 없어지고 질문이 없어지면 그 때부터 세상은 당연하고 원래 그렇고 물론 그런 현상으로 바뀐다. 질문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전대미문의 색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관문이다.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은 이제 인공지능에 비해서 경쟁력이 없어졌다. 인간은 질문하고 기계는 대답한다. 앞으로 인간의 존재이유는 기계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정답을 찾아내는 모범생을 길러왔다. 앞으로 우리 교육은 기계가 대답할 수 없는 문제를 내는 능력을 육성해야 한다. 문제를 잘 내는 인재는 문제아라고 한다. 모범생 육성 패러다임에서 문제아는 문제를 일으키는 불량학생이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문제아는 모험생이다. 4차 산업혁명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 그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는 시대다. 리더는 지시하고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지시하고 명령하면 머리가 굳지만 질문을 던지면 그 순간부터 머리가 꿈틀거리면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머리를 쓰기 시작한다. 질문이 바뀌면 관문이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뀐다. 틀아 갇혀 있던 생각이 틀 밖으로 나와 뜻밖의 답을 찾아내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질문은 익숙한 집단의 소속감에서 벗어나 낯선 세계로 진입하려는 용기 있는 결단이다. 질문을 던져야 일상에서 탈출해서 비상하는 날개를 달 수 있다.두 번째 기계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은 감수성을 기반으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다. 감수성은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가슴으로 생각하는 측은지심이다. 감수성으로 포착되는 측은지심이 있어야 타인의 입장에서 보고 들으며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감능력이 생긴다. 내가 타자의 입장이 되어서 직접 해보지 않으면 공감능력은 생기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 이해할 수 있지만 체험하지 않고는 가슴으로 이해할 수 없다. 열십(十)자 모양의 상징을 보여주고 산부인과 의사에게 물어보면 배꼽이라고 대답한다, 경찰에게 물어보면 사거리라고 대답하고, 간호사에게 물어보면 적십자라고 대답한다. 약사에게 물어보면 녹십자라고 대답하고 목사님에게 물어보면 십자가라고 대답한다. 저마다 자기의 체험영역을 벗어나 다른 사람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이해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좋은 사례다. 산부인과 의사가 열십(十)자 모양의 상징을 보고 교통경찰처럼 사거리로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 역도 마찬가지다. 산부인과 의사가 교통경찰처럼 열십(十)자 모양의 상징을 보고 사거리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의사를 잠시 그만두고 교통경찰처럼 사거리에 나가서 직접 교통안내나 지도를 해봐야 한다. 내가 타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 머리로 공감하기에는 불가능하다. 몸으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그것을 겪어본 사람에게 뭔가를 공감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배려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이 타인을 배려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공감능력은 머리로 생각하는 능력이 아니라 가슴으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머리는 계산을 하고 이해타산을 따지지만 가슴은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으로 판단한다. 시어머니가 아프면 머리가 아프고 친정 엄마가 아프면 가슴이 아프다. 그 이유는 시어머니는 남편 때문에 어머니 관계가 성립된 법적 어머니다. 법적 관계가 없어지면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끊어진다. 하지만 친정 엄마는 나를 낳아준 혈연관계의 어머니다. 혈연은 인연으로 끊을 수 없는 숙명이다. 나하고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는 머리가 아프지만 나하고 관계가 가깝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머리로 계산하는 능력은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이미 능가했다. 그것도 엄청 빠른 속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기억력과 계산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 머리로 생각하는 능력보다 가슴으로 생각하는 능력으로 감수성을 개발할 때 세상의 아픔을 치유하는 혁신과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감수성은 타인의 불편함, 불만족스러움, 불안감을 가슴으로 생각하는 측은지심이다. 세상의 모든 혁신적 제품이나 서비스는 타인이 느끼는 불편, 불만, 불안을 가슴으로 생각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상상하면서 탄생한 작품이다. 예를 들면 알람시계를 무의식 중에 끄고 뒤늦게 출근하면서 겪는 한 사람의 아픔을 가슴으로 감지한 사람이 알람시계와 관련된 불편, 불만, 불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상상력을 발휘하여 색다른 알람시계를 개발했다. 시계를 무의식 중에 끌 수 없도록 알람 시간이 되면 시계 상단의 퍼즐이 풀린다. 풀린 퍼즐을 정신 바짝 차리고 맞추지 않으면 시계는 절대로 꺼지지 않는다. 비몽사몽간에는 절대로 퍼즐을 절대로 맞출 수 없다. 바로 일어나야 한다.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세 번째 인간의 고유한 능력은 이연연상(二連聯想)의 상상력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창의력이다. 감수성으로 포착된 타인의 아픔을 어떻게 하면 치유할 수 있을 것인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이 바로 이연연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밑도 끝도 없는 뜬 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포착한 다음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밤잠을 안자고 아이디어를 내는 적극적인 추진력이다. 상상력은 단순히 머리로 생각하는 사고력이 아니라 감수성으로 포착된 타인의 불편, 불만,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그것이 과연 실행가능한지의 여부까지도 구상하는 능력이다. 상상력은 체험적 상상력이다. 막걸리라는 단어를 말했을 때 떠오르는 단어는 비오는 날, 파전, 등산, 두부김치 등이다. 대부분이 사람은 막걸리를 비오는 날이나 등산 다녀와서 파전이나 두부김치를 안주로 먹은 체험을 넘어서기 어렵다. 그래서 막걸리하면 연상되는 세계의 깊이와 넓이도 미천하고 좁다. 막걸리에 대한 상상력은 막걸리와 관련 체험의 깊이와 넓이를 넘어설 수 없다. 막걸리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막걸리를 마셔봐야 한다. 예를 들면 막걸리와 먹는 안주를 바꿔본다든지, 막걸리를 낮이나 밤에만 마시지 말고 새벽에 마셔 취해본 경험을 만든다든지 이전과 색다른 방법으로 막걸리를 경험하지 않으면 막걸리와 관련된 연상세계를 변하지 않는다.상상력(想像力)은 말 그대로 구체적인 이미지(像)를 생각하는(想) 능력(力)이다. 상상력은 기존 틀에 박힌 생각의 한계를 뛰어 넘어 자유롭게 발상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능력이다. 상상력이 날개를 달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와중에 안 된다고 생각의 물꼬를 막아버리는 타성이나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생각 너머의 생각을 해보려는 발상이 필요하다.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말은 기존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어 무한한 가능성을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지를 그리며 생각하는 연상능력이 풍부하다는 말이다. 상상력은 구체적인 타자의 아픔을 기반으로 발휘될 때 공상이나 환상, 망상이나 몽상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창의적 아이디어로 연결된다. 상상력으로 발현되는 구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창의력이라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창의력은 없었던 생각을 새롭게 제기하는 발상(發想)이 아니라 익숙한 기존의 것을 낯선 방식으로 연결시키는 연상(聯想)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근간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보는 가운데 떠오르는 연상의 결과다. 창의는 말 그대로 타자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이미 있는 것을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연결해서 지금 직면하고 있는 문제나 위기상황을 탈출하려는 강력한 의지다. 상상만으로는 구체적인 의미나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상상한 것의 결과를 구체화 시켜 그것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따져보며 그것의 현실화를 도모하는 노력이다. 상상으로 부각된 아이디어를 반드시 실현시켜보겠는 불굴의 의지와 돌파력이 추가될 때 상상은 머릿속으로만 맴돌지 않고 이제 몸을 움직여 실현시켜보려는 시도를 시작한다. 바로 실천적 지혜가 발현된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고유한 능력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해결을 통해 깨닫는 체험적 통찰력이자 실천적 지혜(Practical Wisdom)다. 일찍이 아리스토델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라는 책에서 전문가가 갖추어야 될 최고의 덕목으로 프로네시스(phronesis), 즉 실천적 지혜(practical wisdom)를 꼽았다. 실천적 지혜는 단순한 사실관계나 법률과 규칙이나 원칙, 직무기술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로 갈등하는 몇 가지 선의의 목표를 조율하거나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 실천적이고 도덕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상황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절차와 규율만 고수하는 전문가가 많을수록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진다. 배리 슈워츠와 케니스 샤프의 『어떻게 일에서 만족을 얻는가: 영혼 있는 직장인의 일 철학 연습』에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나온다. 레모네이드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가게에 하나 밖에 없는 마이크스 하드 레모네이드(Mike's Hard Lemonade)를 무의식적으로 사주었다.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이 레모네이드가 알코올 도수 5도인 제품인 줄도 모르고 레모네이드라는 글씨만 믿고 아들에게 사준 것이다. 때마침 경비원이 레모네이드를 홀짝이던 아들을 발견하고 경찰에게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구급차를 불러 급히 아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지만 아들에게 아무런 알코올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의사들은 아들을 퇴원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들을 아동 보호소의 위탁 가정에 맡겼다. 경찰은 원하지 않았지만 절차에 따라야 했다. 3일 동안 보호소에 머문 아들은 엄마가 있는 집으로 가도 좋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아버지는 집을 떠나 2주 동안 호텔에 투숙해야 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판사도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주정부의 법률적 절차에 따라야 했다. 2주가 지나서야 가족은 다시 만났다. 알코올이 든 음료수인 줄 모르고 아들에게 건넨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런 음료수를 정기적으로 주거나 아이가 알코올을 남용해도 눈감는 아버지와 동일한 처벌을 받은 것이다. 상황에 따른 도덕적 판단과 실천적 지혜를 발휘하지 않고 그냥 관례대로 규율과 절차에 따라 법집행을 감행한 판사의 고지식함이 가져오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다. 원칙은 소중하지만 판단이 실종된 원칙은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 규율이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원칙은 또 다른 원칙과 갈등하지만 조율되어야 한다. 엄격한 규율과 교조적인 원칙이 상황판단과 조율에 필요한 실천적 지혜를 주변으로 몰아낸다면, 훌륭한 판단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배리 슈워츠와 케니스 샤프에 따르면 실천적 지혜를 발휘하려면 공감과 거리감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겪고 있는 아픔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고, 다른 이의 관점에 너무 깊이 빠져들어도 주어진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공감하는 의사는 미묘한 감정적 실마리를 알아채는 통찰력과 상상력이 있으며, 말로 표현하지 않는 내용을 듣기 위해 몸짓 언어와 얼굴 표정을 읽어내는 예민함이 있다. 현명한 의사는 공감을 통제하고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실천적 지혜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상황에 관계없이 무조건 규칙을 따르기보다 예외적으로 규칙을 적용해야 될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오랜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해당 분야의 베테랑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매뉴얼이나 이전의 사례 그리고 규칙이나 규율에서 벗어나 임기응변력을 발휘해서 순식간에 위기 상황을 탈출한다.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기술혁명 시대에 기술적 실수로 발생하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오로지 인간밖에 없다. 예외적인 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과 즉흥적인 결단으로 과감하게 실행하면서 축적하는 실천적 지혜는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한 가지 안타까운 현실은 2016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생활시간 변화'에 나타난 우리들의 독서실태다.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의 독서 시간은 하루에 6분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이 기술혁명을 주도하는 사람혁명이라면 하루에 6분 정도 시간을 투자하는 독서로 사람혁명이 가능할까. 세 사람 중에 한 명은 일 년에 책 한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의 생활습관으로 사고의 혁명을 기대할 수는 없다. 사람혁명은 사고혁명이고 사고혁명은 독서혁명에서 비롯된다는 현실인식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웅비의 날개를 펼치는 것은 어떨까.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그 가운데 축적된 철학과 가치는 수많은 공기업과 대기업, 언론과 방송 등에서 공유되고 있고, 최근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생태학, 죽인 지식을 깨우다』, 『체인지(體仁智)』를 출간하며 지금까지 85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집필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www.010000.pe.kr/2012/[블로그] https://blog.naver.com/kecologist/221677004300[트위터] https://twitter.com/kecologist[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ecologist[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ecologist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공부는 망치다https://www.youtube.com/watch?v=XZj2Cb2uBVM[세바시] 세상을 지배할 전문가의 새 이름 브리꼴레르https://www.youtube.com/watch?v=fGUR78IPulY&t[어쩌다 어른(유료)] 잠든 지식을 깨우다https://tv.naver.com/v/3828590KBS1 아침마당, 여성공감, 강연 100°C 등 명사초청 특별강연KBS2 여유만만 고품격 인문학 토크쇼 출연MBC 허참의 토크앤조이 명사초청 특별강연MBN 신동엽의 고수외전 출연SBS 화통 출연EBS 초대석 공부는 망치질이다 출연YTN 바로 서는 대한민국 캠페인 출연그 외 다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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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근 교수] 소유와 탐욕의 차이
인재를 찾지 않는 시대는 없었다. 전쟁의 시대에는 전승을 이끌 인재가 필요했고, 대항해의 시대에는 모험을 이끌 안내자가 필요했고, 과학 혁명의 시대에는 과학을 탐구할 인재가 필요했다. 글로벌 시대에는 일국 차원을 벗어나서 언제 어디서든 활약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게 되었다. 시대가 달라지면 인재의 요건도 달라진다. 인재의 종류는 다양하다. 현장의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실무자 유형도 있고, 다른 사람이 못하는 것을 해결하는 전문가 유형도 있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고안하여 결정하는 창조자 유형도 있고,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여 해답을 제시하는 책임자 유형도 있다. 이번에는 동양철학을 통해 소유와 탐욕의 차이를 인지한 다음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하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인재는 어떤 인재인지 알아보기로 한다.동양철학의 인재오늘날 자격증에 많이 쓰이는 ‘士’, ‘師’, ‘司’ 등은 모두 발음이 ‘사’다. 공자는 ‘사’ 를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갈 인물을 나타낼 때 사용했다. 그 때문에 공자의 제자들도 ‘사’의 정체를 궁금해 했다. 특히 자공은 공자에게 다른 ‘사’의 위상과 관련해서 어떻게 하면 ‘사’라고 할 수 있는지 물은 적이 있다. 공자는 먼저 처신을 반듯하게 하고 다른 나라로 파견을 가서 자신의 임무를 완전하게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자공이 또 묻자, 공자는 지역 사회와 친척들 사이에서 효도를 비롯한 기본적인 윤리를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자공이 다시 묻자, 공자는 말에 믿음성이 있고 일이 결실을 맺게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공자와 자공의 문답에서 ‘사’는 시키는 일을 기계적으로 수행하지 않고, 책임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인재로 그려진다. 아울러 ‘사’는 윤리의식으로 무장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말과 행동에 믿음을 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필요한 인재라고 할 수 있다.일본의 근대 자본주의와 논어의 만남일본의 시부사와 에이치(澁鐸榮一, 1840~1931)는 일본 자본주의의 틀을 다진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봉건제가 무너지자 사람이 신분, 전통, 관습의 제약을받지 않고 사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 사회적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논어』에서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도록 자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를 찾고자 했다.『논어』에서 공자는 부의 추구를 결코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공자는 사람이 부를 추구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고 봤다. 그것이 바로 널리 알려진 ‘견리사의(見利思義)’ 또는 ‘견득사의(見得思義)’다. 오늘날 이득(利得)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점에서 보면 ‘견리사의’와 ‘견득사의’는 같은 뜻이라고 할 수 있다.이익 추구를 부정하지 않지만, 그 이익이 정당한지를 살펴보라는 주문이다. 시부사와 에이치는 의리와 이익이 합일될수 있는 점에서 『논어와 주판』을 지었다. ‘논어’와 ‘주판’은 의리합일(義利合一)의 가능성을 상징하는 말의 조합이라고 할 수있다. 오늘날 인재의 조건으로서 윤리의식이 강조되고 있고, 오너리스크가 종종 언론의 화제로 부각되는 점을 보면 시부사와 에이치의 통찰은 가볍게 볼 수 없다.소유와 탐욕의 거리『논어』의 ‘견리사의’와 시부사와 에이치의 ‘의리합일’은 소유와 탐욕의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둘 다 사람의 욕망과 관계가 있지만, 소유는 권리로 인정되고 탐욕은 타락과 부패로 이어지는 신호가 된다. 소유는 선의의 경쟁이 지켜진다면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건설적 활동으로 이어지겠지만 탐욕은 경쟁을 넘어 경쟁자를 무너뜨리려는 파괴적 활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소유와 탐욕이 나뉘는 지점에서 후자로 발을 디디지 않는 지혜와자기 규제가 요구된다.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지해야만 지금의 선택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고려하며 자신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대학』에 보면 생뚱하게도 다양한 경제 단위에서 재산을 버는 대도(大道)가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바로 ‘생재유대도(生財有大道). 생지자중(生之者衆), 식지자과(食之者寡). 위지자질(爲之者疾), 용지자서(用之者舒), 즉재항족의(則財恒足矣)’라는 대목으로 의미는 이하와 같다.“재물을 일으키는 데에 보편적인 길이 있다. 생산하는 사람이 많고 소비하는 사람이 적으며 일하는 사람이 서두르고, 쓰는 사람이 느리면 재물은 항상 풍족할 것이다.”일하는 사람이 쓰는 사람보다 많아야 돈이 모이지 쓰는 사람이 일하는 사람보다많으면 돈이 모일 리가 없다. 상식은 상식의 자리에 머물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하는 사람과 노는 사람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독해될 수가 있다. 또 악착같이 재물을 모으는 측면이 강조되고 슬기롭게 쓰는 측면이 묻히게 된다. 여기서 조금만 더 나아가면소유가 탐욕으로 변질될 수가 있다. 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취즉민산(財聚則民散), 재산즉민취(財散則民聚)’가해답으로 다음의 의미다.“재물이 한 곳으로만 모이면 사람은 흩어지고 재물이 여러 곳으로 흩어지면 사람이 모인다.”재물을 자기 자신만 가지려고 하면 다른사람들이 흩어지게 된다. 반대로 재물을 나누게 되면 인재가 모여들게 된다.일한 만큼 상응하는 대우를 받으니 일할맛이 날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결국 지금 당장에만 주목하면 탐욕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면 더 많은 합당한 소유를 낳을 수 있다.『대학』에서는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도 설명하고 있다. 앞의 이야기가 재산(財散)이 인재를 모으고 재취(財聚)가 인재를 떠나가게 한다고 말했다면, 이제는 인자(仁者)와 불인자(不仁者)의 차이를 말하고자 한다. 인자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함께 고려한다면 불인자는 자신만을 고려하지 다른 사람을 안중에 두지 않는 사람이다. ‘인자(仁者), 이재발신(以財發身). 불인자(不仁者), 이신발재(以身發財)’라는 대목으로 의미는 아래와 같다.“사랑하는 사람은 재물을 나누어서 사람을 얻지만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재산을 모은다.”인자는 재물에 빠져서 더 많이 모으려고 하지 않고 직원도 생각하고 소비자도 생각하고 주위의 시민들도 생각한다. 인자는 수입이 생기면 자신만 쓰려고 하지 않고 직원의 복지도 높이고 지역 주민의 건강도 챙기고 소비자의 만족도 고려한다. 이렇게 할 때 기업은 오래갈 수 있고 인재는 자신의 기량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동양철학에서는 사람이 주위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탐욕의 길로 나아가지 않도록 거듭 강조한다. 이 요구는 인재가 지켜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인재는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 능력만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며 함께 살아가는 지혜 역시 발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재는 사회의 각 분야가 건전하고 건강할 수 있는 버팀목으로 자리할 수 있다.신정근 교수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교수. 동양철학과 예술을 업으로 삼으면서 인문과 예술이 상생하는 신인문예술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 EBS 인문학 특강과 K-MOOC를 통해 동양철학과 예술이 뻗어나갈 수 있는 영역을 확장했다. 저서로는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동양철학의 유혹』, 『사람다움의 발견』, 『동아시아 예술과 미학의 여정』 등이 있다.주요 저서도서에서 필자는 유학에 대한 총체적 정의를 시도한다. 필자가 다양한 견해들을 살펴본 후에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유학은 사람이 전승 문화를 평생 학습하여 삶의 제도로 습관화시키고 내재적 역량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질을 통제하고 부족하고 과도한 부분을 변화시켜 일상과 정치 영역 그리고 국제 관계에서 상생과 평화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거룩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가치 체계이다.” 이러한 필자의 정의가 유학의 정의를 둘러싼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도서는 를 모두 101가지 주제로 나누어 원문의 의미를 풀이했다. 저자의 깊은 인생 강의와 함께 일상생활의 해당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택, 결단, 이해, 희생, 귀감, 실력, 사명, 운명, 배움, 용기, 자기긍정, 관용, 사랑, 지혜, 믿음 등의 주제를 구체적인 문제에서 시작하여 추상적인 가치로 끝맺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공자의 말처럼 ‘나’ 자신이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하는 덕목을 알아보고, 공자가 어떤 덕목을 어떻게 발휘했기에 주위 사람들과 목표를 함께하며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갔는지 알아본다. 춘추전국시대를 산 노자는 왜 자신의 시대가 경쟁과 갈등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질문하고, 어떻게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저자 신정근 교수는 노자 사상을 현대인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새롭게 읽으며 지금 여기의 삶을 돌아본다. 道(도), 無爲(무위), 自然(자연) 등 노자 사상을 관통하는 10가지 핵심 키워드를 살펴보고, 이 개념들을 지금 우리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확인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각자 살길을 찾기 바쁜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다른 사람을 환대하고, 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삶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https://www.youtube.com/watch?v=hjbVdMV4urI&t=4s[EBSCulture] 논어, 인간의 길을 찾다https://www.youtube.com/watch?v=B6Nk_IuJ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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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MESSAGE] 창간 30년을 맞으며, 앞으로 30년을 준비합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월간HRD 창간 30년을 맞는 대망의 2020년 새해를 맞이하여 HRD人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2020년은 우리 모두가 기대해 온 해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까마득하게 느껴졌던 대망의 2020년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2020년대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의절정으로 인류 문명이 최고조에 닿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인류역사의 발전을 합한 것 이상으로 비교할 수 없는 변화가 앞으로의 10년 사이에 펼쳐질 것입니다. 그것은 사람의,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해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사람의 변화, 사람을 위한 변화, 사람에 의한 변화의 중심에는 HRD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있습니다.HRD는 필요로 하는 것과 필요해진 것의 형태, 색상, 질감 등을 결정하고 실체화 할 뿐더러 다른 대상을 변화시키는 작용을 일으킵니다. 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모든 실체화된 작용에 가속성을 일으킵니다.2020년대 HRD의 역할은 이렇게 가속성이 붙은 문명의 이기가 인류역사 발전에 순기능으로만 작용할 수 있도록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데 더욱 강한 소명으로 다가서야 합니다.일찍이 많은 선각자들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활용에 대한 경각심을 외쳐왔습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MIT공대 졸업식 축사에 나서며 “인공지능을 장착한 컴퓨터보다 컴퓨터 같은 사람들이 더 염려스럽다. 이는 사람들이 배려하는 마음이나 인간적 감정이 메말라 가고 있으며,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한 적이 있습니다.최근 조직 내에서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가치관 및 행동양식들이 기성세대와 다른점을 이해하고,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한 다양한 교육이 시도되고 있습니다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구성원들의 의식이 탈 휴머니즘적, 자기중심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되어가는 데 있습니다. 이미 많은 조직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업무성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부분은 지식과 기술보다 사람의 도덕성과 인간적인 됨됨이입니다. 이제는 HRD 활동의 목표를 지식과 기술 중심의 능력개발에서 인간다운 심성과 올바른 태도 중심의 인재육성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월간HRD는 이러한 시대적인 요청 속에 창간 30년을 맞이하여, 지나온 30년의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월간HRD의 편집방향을 ‘인간·역량·교육 중심 인간능력개발 전문 매거진’으로 미션을 명확히 함과 동시에 도서처럼 읽는 잡지, 보관하고 싶은 잡지로 변신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정보의 양과 뉴스보도의 신속성을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 ‘HRD Weekly’를 발행하여 매주 HRD 뉴스와 교육정보를 모바일과 이메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으며, 월간HRD 디지털 공유플랫폼을 통하여HRD 관련 현장의 실제 사례들을 공유해 나가고자 합니다.앞으로도 월간HRD는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산업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으로 조직 내 HRD스탭, 교육담당자, 경영관리자의 인재육성과 인적자원개발의 길잡이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창간의 초심에서 각별히 그 소명을 지켜 나가겠습니다.엄준하 발행인한국HRD협회 회장나다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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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교수] 人生名言
人生名言 인생이란...‘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입니다. 일생을 성공과 행복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삶의 목적과 방법, 선택이 확실해야 합니다.그 해답은 사회인으로서의 인생관과 가치관을내재한 채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자료 출처: 인생경영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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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교수] 군사부일체는 영원한 진리다
과거 어느 나라의 왕이 하루는 민정 시찰을 나갔는데 영감 한 명이 좌판 위에 앵무새 세 마리를 놓고 팔고 있었다. 제일 왼쪽에 있는 어깨가 떡 벌어지고 씩씩하게 생긴 앵무새를 가리키면서 왕이 “영감! 이 앵무새 얼마요?”라고 물어봤다. 영감은 “예! 그놈은 2개 국어를 할 줄 알아서 두 냥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왕은 가운데 있는 초롱초롱하고 깃털도 아주 곱게 생긴 앵무새의 가격을 물어봤다. 영감은 “예! 그놈은 4개 국어를 해서 네 냥입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왕은 제일 오른쪽에 있는 늙수그레하고 깃털이 듬성듬성 나 있는 앵무새의 가격을 물어봤다. 그때 영감은 “그놈은 여덟 냥입니다!”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폐하! 첫 번째 앵무새와 두 번째 앵무새는 제가 하는 말은 듣지 않더라도 세 번째 앵무새가 하는 말은 무조건 듣습니다. 세 번째 앵무새는 첫 번째 앵무새와 두 번째 앵무새의 어미로 낳아주고 길렀으며 외국어를 가르치기도 했습니다.”앵무새 일화에서 의미하는 바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는 영원한 진리라는 사실이다. 군사부일체의 참뜻은 리더, 스승, 부모의 역할이 똑같다는 말이다. 그 역할의 핵심은 멘토링이다. 멘토링과 컨설팅의 차이를 질문하면 돈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본질적인 차이는 따로 있다. 컨설팅은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돈으로 보상받는다. 그러나 멘토링의 차별점은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다. 경청은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들어주는 것이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듣는 사람의 생각 주파수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100% 경청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감해주고 격려해주는 게 리더의 경청법이다. 상대방이 힘들다고 말하면 “어떻게 그렇게 힘든 것을 잘도 참고 있었냐!”라고 말해주거나 상대방이 자기가 잘한다고 말하면 “나도 좀 배우자!”라고 맞장구를 쳐주면, 소통의 달인이 되는 법이다. 물론 다른 사람이 하자는 대로 다 해주면 곤란하다.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Kant)는 “자신의 행동규칙인 격률(maxim)이 곧 보편적 입법이 되도록 행동하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의 정언명법(定言命法)이다. 도덕은 무조건적 명령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에 따라서 행동해야 한다는 준엄한 경고다. 칸트는 ‘내로남불’, 즉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 칸트는 인간 행동의 도덕성은 결과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행위자의 동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결과를 낳더라도 도덕적으로 그른 행동은 하면 안 되고, 아무리 나쁜 결과를 가져와도 옳은 행동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의무론(deontology)이라고 부른다.한편, 공리주의(utilitarianism)로 유명한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의 구호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하여!’이다 슬로건은 간결할수록 호소력이 크다. 규칙도 간단해야 실천하기 좋은 법이다. 어떤 행동이 옳은지는 결과가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주는가에 달려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리주의적 사고는 때때로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부도덕한 행동도 정당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마키아벨리적 행동 지침이 대표적이다.또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중용을 지키는 것이 덕(德)이 있는 리더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덕이란 무엇일까?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처음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기 힘들지만 6개월간 계속하면 편해진다. 기업에서 어떤 문화가 정착되려면 약 18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조직문화 혁신이 어렵다. 한 번 시도하고 다들 구성원들이 불편해하면 ‘다음에 하지 뭐!’라고 생각한다. 그와 같은 행동 속에서 조직문화 혁신은 결코 실천되지 않는다. 나중에라도 누가 뭐라고 하면 “그거 옛날에 다 해 본 거거든!”, “자네가 들어오기 전 얘길세!”라는 답이 돌아온다. 좋은 행동을 반복하면 좋은 습관이 되며, 이것이 덕이다. 좋은 행동은 극단적이지 않으며 중용을 지키는 것이다. 진정한 용기는 만용과 비겁의 중간 어딘가에 있다. 완벽한 중간 지점은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만용 쪽에 좀 더 가깝다. 위험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을 용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덕윤리(德倫理)의 문제점은 뚜렷한 원칙과 기준이 없다. 그냥 성인군자를 따라 하라고만 하니까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며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많다.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칸트, 벤담, 아리스트텔레스의 철학을 종합해보면, 올곧은 리더상을 도출해볼 수 있다.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자신에게 엄격하지만 남에게는 관대한 사람이 리더다. 리더는 직급, 직책, 직위가 아니다. 리더는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다.이와 같은 올곧은 리더를 육성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공자가 말하는 군자(君子)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자. 군자는 실수를 하는 사람일까, 아닐까. 답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다. 실수를 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군자는 첫째, 누구보다도 자신의 실수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둘째, 다른 사람이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 그 실수를 고치고, 셋째,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공자가 말하는 군자로 리더상과 일치한다. 나아가 최고의 리더는 부하를 리더로 키워주는 사람이다. 최악은 자신의 부하와 경쟁하는 리더다. 그러면 인재를 리더로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자.첫째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몸으로 보여주면 따라 하고 말로 가르치면 청개구리가 된다. 자신은 옆으로 기어 다니면서 자식 보고 똑바로 걸으라고 말하면 소용이 없다. 리더가 보여주는 만큼 부하는 배우는 법이다.둘째는 더 큰 일을 맡겨줘야 한다. 사람이 크기 위해서는 좀 더 큰일을 맡아가는 길밖에 없다. 자기계발이 아침에 영어를 배우고, 주말에 컴퓨터 학원 다니는 것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자기계발의 75%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냥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서 “어떻게 하면 일을 좀 더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하라고 알려줘야 한다. 셋째는 휴식을 취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가급적 장기 휴가를 주고, 직장 내에 명상할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 주고, 서로 잡담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가지도록 배려해야 한다. 워라밸은 중용을 지키는 것이다. 중용은 대충 일하고 대충 쉬는 게 아니다. 치열하게 일하고, 치열하게 쉬는 것이다. 뭐든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 리더를 육성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다.사람들은 직장을 고를 때 세 가지 조건을 본다. 첫째, 연봉을 얼마나 받을 것인가? 둘째,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가? 셋째, 어떤 사람들과 같이 일하게 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급한 셋 중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직장을 그만둔다. 특히 많은 사람이 인간관계가 틀어져서 직장을 그만둔다. 매일매일 보는 사람, 어떤 때는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사람들끼리 서로가 보기 싫으면 일시적으로는 함께 일할 수 있어도 장기간 같이 일하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조직이 제일 좋은 직장이며 그런 인재를 만들어 주는 직장이 최고의 직장이다.김형철 교수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한국철학회 사무총장, 사회윤리학회 회장, 연세대학교 리더십센터 소장, 세계철학자대회 상임집행위원 등을 역임했다.‘대한민국 최우수 인문학 강의 교수상’을 수상했으며 연세대학교 ‘BEST TEACHER’로 선정된 바 있다. ‘SERI CEO 최우수 강사’, 한국학술진흥원 선정 ‘국내 최고의 강의 베스트 7’에 뽑힐 만큼 명강사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최고의 선택』과 『철학의 힘』 등이 있다.주요 저서도서는 숫자에만 밝은 헛똑똑이 리더들을 위한 지적인 철학수업이자, 경영이론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적나라한 현실특강이다. 경영자들이라면 반드시 부딪치게 되는 현실 문제에 대한 답을 철학자의 눈과 입으로 풀어나간다. 아첨과 은폐에 둘러싸인 리더에겐 마키아벨리가, 인센티브 배분 문제에 부딪힌 리더에게는 롤스가, 신사업 앞에서 고뇌하는 리더에게는 헤라클레이토스, 조직 내 뒷담화 문제로 고민하는 리더에게는 로크가 멘토로 나선다.저자는 개인의 삶 속에서, 가족 관계에서, 비즈니스 현장에서 마주하게 될 구체적인 상황 21가지를 제시하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지를 철학자의 시선으로 고민을 꺼내 독자 스스로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나아가 그 깨달음을 통해 삶을 살아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철학인 가치의 힘이 결국 평생 함께 갈 가장 소중한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https://www.youtube.com/watch?v=qK8iYB4RX6o[TV인문의 숲] 어떻게 철학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https://www.youtube.com/watch?v=uxcXRZNYE-o[윌라]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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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수 교수] 디지털 변혁 시대,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하는 HRD
희망찬 2020년 새해가 밝았다. 21세기의 초기 20%를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세기말적 환경 변화의 중심에 있다. 경제적으로 저성장의 기조가 지속되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선포된 4차 산업혁명이 이를 타개해 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IT 기술의 극대화를 통해 인류 문명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 시킬 것으로 기대되며 전(全) 사회에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 시대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ABCDE 사회(Artificial Intelligence, Big Data, Cloud, Data, Edge Computing의 머리글자)로 통칭되는 현 시점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성세대들과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밀레니얼세대(이하 M세대)가 경영의 중앙무대로 진입하기 시작하여 주요 고객층이 되었다. 이들의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들의 등장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며, M세대를 넘어 Z세대의 출현까지 다양한 세대가 한 공간에서 시너지를 내야 하는 현실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종전과는 리더십, 조직문화, 가치관, 태도 등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을 형성해야만 한다.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는 지금까지 해 오던 성공 및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도모하여 미래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그 가운데 경자년(庚子年) 새해에 바라보는 HRD 이슈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성과 개선에 직접 기여하는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저성장 기조에 따른 소극적 경영방침은 HRD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을 높여 왔다. 현장에서도 52시간 근무제와 더불어 HRD 활동이 많이 줄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환경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HRD가 단순 교육훈련 담당자에서 나아가 경영의 맥락에서 CEO의 눈높이에 맞추어 비즈니스 언어로 의사표현을 하고, 미래 비전을 추진하는 데 있어 직접적인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경영현장을 직접 지원하는 Performance Consultant(성과 개선 컨설턴트)가 되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활약해야 하는 것이다. 이 시대에 HRD 담당자의 전문성은 교육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파트너이며, 더 이상 교육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 그 소임을 다 했다고 보기 어렵다. 둘째, Intangible Asset(무형자산)으로 분류되는 조직문화 전파 및 수호자로서의 역할 수행이 강화될 것이며 이에 충실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구체적 모습인 DT의 최종 목적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이자 조직문화의 혁신이다. 또한 M세대의 등장과 함께 다양해진 세대들을 포용 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도 외면할 수 없다. 조직문화의 혁신 없이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며, 따라서 조직문화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이 되면 75%에 육박할 그들에게 아직도 수직적 지시와 통제를 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시스템적 문제가 있다면, 혹은 건강한 조직문화 확산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다면 HRD 담당자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핵심가치 내재화 수준을 재점검하여 변화된 환경의 조직 내외부 요구사항을 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셋째, DT는 테크놀로지를 다루는 특정 부서나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막연한 상상에 불과했던 AI 기술의 경우, 주요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점쳐지며 한계를 모르고 매우 빠른 속도로 그 발전이 전개되고 있다. HR 영역에서도 AI는 조직 내부의 인사 데이터를 활용해 채용에서 평가까지 진행하는 즉, ‘데이터 중심 접근(Data driven approach)’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기술을 우리의 영역에 어디까지, 그리고 얼마만큼 접목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 조치(Follow-up)가 필요하다.넷째, 테크놀로지의 확장은 학습에 있어서도 학습경험을 다채롭게 할 것이다. 무형식학습, 스마트러닝과 마이크로 러닝 등 다채널에 적합한 학습환경을 설계하고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의 학습 패턴을 제공함으로써 현장의 성과를 지원하면서 플립러닝, PBL, 액션러닝 등의 다양한 학습 방법을 적용하여 10:20:70의 방향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무엇보다도 HRD 담당자가 먼저 변해야 기업이 변한다. 시대와 환경이 바뀌면 필요역량이 변하기 마련이다. 전통적 HRD 역량뿐만 아니라 디지털 변혁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의 습득은 우리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혁신에 기여할 것이다. HRD 담당자의 수준이 곧 기업의 미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월간HRD’가 창간된 지 30년이 되었다. 한국 HRD 성장의 산 증인이자 현장 HRD 종사자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월간HRD’의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사람이 희망, 사람을 디자인하라’는 미션에 걸맞게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온 그간의 행보와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또한 새로운 모습으로 또 다른 30년을 기약하는 ‘월간HRD’가 보다 더 현장 중심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전문성을 공유할 수 있는 우리들의 플랫폼으로서 활약하는 데 힘찬 박수와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새롭게 시작하려면 과거를 잊어야 한다. 새로운 목표에 대한 진심과 열정으로 마음을 모아 묵묵히 나아갈 새해가 밝았다. 발레리나가 제자리에 서서 계속 몸을 회전시키면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이유는 한 지점을 축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HRD 담당자 여러분의 ‘피루에트(pirouette)’는 무엇인가? 그리고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송영수 교수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 한양대학교 인재개발원 원장 겸 리더십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인력개발원 상무, 대한리더십학회 회장, 한국산업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대한민국 HRD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정성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