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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 교수] 연민이론에 근거한 마음충전 소통
요새 마인드콘트롤(Mind control), 즉 마음조정을 잘하고 싶다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일에 있어서 마음조정은 매우 중요한 마음과의 소통법이다. 우리 안에는 엄청난 자유에 대한 욕구가 있다.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싶은 자유에 대한 욕구다. 그러나 그 욕구대로만 살면 내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조정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내 자유를 좀 뒤로 미룬 체 마음을 조정한다. 일과 성취에 있어서 마음조정 소통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인식하든 안 하든 우리는 이미 마음조정의 전문가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마음조정은 에너지를 쓰는 소통기술이다. 마음조정을 많이 해야 하는 요즘이다 보니 마음에너지가 고갈되는 번아웃증후군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조정과 더불어 마음충전 소통이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마음아 긍정적으로 살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마음충전 소통이 아닌 마음조정 소통이다. 내 일과 삶을 위해 마음한테 더 서비스를 하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마음이 도와주지 않으면 일과 삶에 모두 문제가 생긴다. 창조, 충전, 공감, 긍정성 같은 중요한 서비스를 마음이 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계속 마음한테 달라고 하는 소통에 익숙해져 있다. 마음충전 소통은 하루에 10분이라도 내게 서비스하다지친 마음을 위한 마음과의 데이트 시간이다. ‘마음아 요즘 상태가 어떠니, 내가 너무 혹사시킨 것은 아니니, 지금 뭐해주면 네가 행복을 느끼고 재충전이 되겠니’라고 마음과 이야기하는 것이 쉼을 위한 마음충전 소통의 시작이다.일하는 것이 어려울까요, 노는 것이 어려울까요‘뭐 그런 뻔한 질문이 있느냐, 당연히 노는 것이 쉽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노는 것과 쉼을 갖는 것이 의외로 쉽지 않다. 내가 일을 하는지, 노는지를 결정하는 데는 행동보다 뇌의 상태가 더 중요하다. 어렵게 휴가를 받아 친구나 가족과 비용을 적지 않게 들여 해외여행까지 다녀왔는데, 막상 휴가 기간에 제일 좋았던 시간이 집에 돌아왔을 때였다며 슬픈 얼굴 짓는 분들이 꽤 있다. 휴가라는 뜻의 바캉스는 어원이 자유라고 한다. 자유를 느껴야 우리 뇌는 쉬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자유를 위해 저 먼 곳, 남극까지 갔다 왔다고 해도 뇌가 놀지 않고 일하는 상태로 켜져 있었다면 그것은 바캉스가 아니라 일을 한 셈이 된다.사업을 하시는 중년 남성이 찾아와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독점수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열심히 매장도 다시 꾸미고 구성원도 채용하고 신나게 일을 할 텐데 도무지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뇌가 지쳐 소진증후군이 찾아온 것이다. 소진증후군에서 벗어나 다시 의욕을 찾기 위해선 뇌를 충천해야 한다. 뇌의 충전은 곧 뇌를 즐겁게 해주는 것인데 어떻게 뇌를 즐겁게 해주시냐고 물었더니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한다. 운동도 안 하고 친구도 안 만나고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이다.소진증후군이 무서운 이유는 뇌가 지쳐 더 즐거운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인데 뇌가 지쳐 있다 보니 즐거운 일 자체가 하기 싫어지는 것이다. 일도 싫고 노는 것도 싫어진다. 그냥 집에 있고 누워만 있고 싶은데 그렇다고 뇌가 충전되지는 않는다."많은 직장인이 꿈꾸는 바캉스의 어원은 자유다.우리 뇌는 자유를 느껴야 쉬었다고 생각한다.자유를 위해 오지를 탐방하고 왔어도뇌가 놀지 않았다면 바캉스는 일이 된다."뇌 충전 전략으로 자기연민훈련언급한 훈련에서 연민은 불쌍히 여기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따뜻하게 감싸주라는 의미다. 자기연민훈련 이론에서는 우리 뇌 안에 있는 충전장치를 연민장치라고 부른다. 그 장치를 잘 가동해 주어야 지친 뇌에 에너지가 차오른다는 것이다.연민장치는 ‘자 이제 작동하라’며 우리가 말로 지시해도 스위치가 켜지지 않아 좀 골치가 아프다. 스마트폰 충전하듯 우리 뇌의 배터리도 외부 에너지원과 연결을 시켜야 충전이 된다. 그 외부 에너지원으로 효과적인 것은 3개이며 사람, 자연, 문화로 되어 있다. 어찌 보면 뻔한 단어들이다. 뇌 충전은 단순한 지식 습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훈련을 해서 뇌의 연민장치 스위치가 잘 켜지도록 해야 한다. 충전장치가 논리의 뇌가 아닌 감성의 뇌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충전하라고 지시한다고 충전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사람, 자연, 문화라는 에너지원을 잘 활용하여 충전장치를 가동시켜야 한다.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이 관계 스트레스라는 말은 그만큼 우리 마음에 친밀에 대한 욕구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최고의 충전원도 사람이다. 거울을 보고 ‘넌 정말 멋있어’라고 스스로 외쳐선 잘 충전이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눈에 담긴 내 이미지가 따뜻하고 멋질 때 훅 하고 우리 뇌의 충전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뇌가 지치면 사람을 만나기가 싫어지는데 그러다 보면 더 뇌에 방전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사람이 참 싫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자연과 문화를 활용한 충전이 필요하다. 먼 산을 바라보다 보면 내가 산을 보는 거지만 왠지 저 산이 나를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가 내 인생에서 잠시 한 발짝 물러서서 내 삶을 쳐다보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이때도 충전장치가 잘 작동하도록 우리 뇌가 설계되어 있다. 문화 컨텐츠도 마찬가지다. 영화나 소설을 몰입해서 보다 보면 내가 아닌 그 컨텐츠의 주인공들이 나를 쳐다 봐주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된다.지친 뇌는 충전 장치가 잘 켜지지 않기 때문에 훈련하는 마음으로 사람, 자연, 문화를 즐길 필요가 있다. 꾸준히 충전 장치를 활성화시키다 보면 일상에서 툭 툭 켜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마음충전 소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선 마음을 친구라고 여기고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마음을 개발하는 여유의 시간을 꾸준히 가져야 한다. 하루 10분, 주 1시간, 분기의하루 정도는 내 마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떨 때 행복 반응이 잘 일어나는지 마음과 데이트하는 마음개발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도 하다 보면 새로운 적성을 발견하는 것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 내 마음의 행복을 느꼈다고 말하는 분들이 대다수다."하루 10분, 주 1시간, 분기의 하루 정도는마음과 데이트하는 마음개발 시간이 필요하다.일을 하면서 새로운 적성을 발견하듯이마음을 개발하며 생각지 못한 행복을 느끼는 일이 많다."연결을 위한 단절훈련(Disconnect to connect training) 소진증후군을 극복하는 동시에 마음충전 소통의 한 방법으로 연결을 위한 단절훈련이 있다. 공유한 훈련은 자신의 내부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소통력을 키워준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봤다. 앞에서 언급한 사람, 자연, 문화를 활용한 마음 충전 활동의 소소한 예들이다. 이를 통해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윤대현 교수서울대학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학박사로 대학정신건강의학회 마음건강소통센터 센터장이기도 하다.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과 송도 신도시 송도신도시 유헬스케어시스템 연구책임자를 역임했다.주요 저서로는 『일단 내 마음부터 안아주세요』, 『잠깐 머리 좀 식히고 오겠습니다』, 『픽스유, 마음안아주는사람』 등이 있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하고 있다.주요 저서도서는 그동안 소중히 대해주지 못했던 내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하고, 사랑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법들을 소개한다. 매일 조금씩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큰맘 먹고 상담실에 가거나 어린 시절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괜찮다. 하루에 잠깐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본다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힘이 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번아웃된 마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타자(他者)와의 따뜻한 ‘관계’와 뇌의 권태로움을 날려주는 일상의 ‘취미’,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이다. 지친 마음을 공감 에너지를 가득 채워준다면 그것은 건강한 긍정성이 되어 돌아오게 된다.이 책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일과 관계,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잠깐 머리를 식히고 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휴식이 되어줄 것이다.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온 저자의 상담은 현실적이면서도 명쾌하며 유쾌하다. 거기에 정현주는 특유의 담백하고 솔직한 말들로 자신의 아픔, 일, 사랑, 관계에 대한 에세이를 가감 없이 쏟아낸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사람’에 가 닿고, 이 책은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의 기록, 손을 잡아주는 일, 사람이 사람을 안아주는 기적, 온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어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도서에는 연민 집중 치료 이론, 강점 중심 접근법, 마음 챙김 훈련, 마음 바라보기 훈련, 마음을 여는 열린 질문, 메타포 활용법, 디지털 디톡스 등 최신 심리 치료 기법 등을 소개하며 ‘하루 3분이라도 나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나를 위해 누군가 보내준 한 통의 반가운 편지를 읽듯, 하루 3분이라도 내 마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본다면, 다시금 고갈된 감정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지치고 어려울 때 어떻게 마음 충전할 것인가https://www.youtube.com/watch?v=mV5hq_HnYCk[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번아웃 증후군 탈출 비법https://www.youtube.com/watch?v=ubaExsoD6ZU[EBS 초대석] 지친 당신을 위한 뇌 충전법https://www.youtube.com/watch?v=c3CKJOv1upM[라이나생명]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불면에 대한 모든 것https://www.youtube.com/watch?v=gaZbo58px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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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교수] 질문하고 배워라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기자회견을 했다. 끝날 무렵에 기자들에게 질문이 있으면 하라고 거듭 말했지만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결국 보고 있던 중국기자가 손을 들어서 질문했다. 참 창피한 일이다. 왜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을까? 한국 교육의 현장을 아는 사람은 금방 답을 알 수 있다. 학창시절을 기억해보라. 하나라도 더 많이 더 빨리 배우고 외워야 하는 데 무슨 질문이란말인가. 학생들만 질문하는 것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선생도 학생이 질문하면 짜증을 내고 핀잔을 주기 일쑤다. 질문이 없는 수업은 죽은 교육이다. 외부 강연에 나가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만히 있으면 2등이라도 하는 데 괜히 나서서 질문하다가는 망신만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질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동료의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배움에 대한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다. 조직문화가 그런 것이다.고대 그리스의 델포이 신전에는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쓰여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정말 그런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당대에 내로라하는 지식인과 권력가를 다 찾아다녔다. 그는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트라시마코스라는 소피스트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끝까지 묻고 또 물으니까 결국 두 손 들고 항복했다. 혹시라도 정말로 정의는 강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약자들에게 올가미를 씌운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어느 사회에서든지 정의를 강자의 이익에 맞도록 교묘하게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정의의 본질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것은 왜곡된 현상을 말하는 데 불과하다. 정의가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는 실천하기 힘든 것도 있지만, 정의가 무엇인지 우리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깨우칠 때까지 배워야 한다."모든 인간에겐 배움을 갈망하는 마음이 있다.그래서 질문하는 역량이 중요하다.질문이야말로 배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인간은 배우기를 원한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 『형이상학』의 첫 문장이다. 공자의 논어 첫 문장이 무엇으로 시작하는가? 알다시피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다. 배우고 또 익히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동서양 철학의 최고봉이 똑같이 자신의 책을 배움으로 시작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의 결과다. 옛날에 권력, 명예, 부를 다 거머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모든 것을 다 이뤄내고 나니까 세상사가 허무해진다. 그래서 도사를 찾아가서 “인생의 목적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도사는 “한평생 배우러 왔다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답했다. 인생의 목적 자체가 배움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허무하거나 지루할 틈이 없다. 늘 설레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자신에게 “오늘 나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고 질문해보자.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그러나 모르면서 질문하지 않는 것은 죄가 성립한다. 아는 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배우기를 원한다.배우는 길은 딱 하나밖에 없다. 자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에게 찾아가서 물어봐야 한다. 좋은 선생을 만나야 좋은 사람이 된다. 그러나 동시에 학생이 없는 선생도 없다. 가장 잘 배우는 길은 남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러한 선생과 학생의 변증법적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배움을 삶의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항상 질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조직의 생명은 변화와 혁신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좋은 방법을 하나 소개하겠다. 조직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대개 조직의 문화와 행동규범에 대해서 가르친다. 그러나 반드시 빼놓지 않고 요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우리 조직 내에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낯선 것 3개를 1달 내로 찾아내라는과제다.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런 것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해두었다가 제출하도록 해보자.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것 못지않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신입사원은 관찰력이 뛰어나거나 혁신마인드가 있는 인재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돌아다니는 신입사원이 있으면 눈여겨봐 둘 필요가 있다. 혁신 인재는 원래호기심이 많은 법이다. “내가 아직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지금 이 순간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 궁금할 때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한 말이다.사람들이 음악 파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하기 시작하자, 음반회사 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어떻게 하면 불법 다운로드를 막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부정적생각에는 부정적인 답 밖에 나오질 않으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때 “어떻게 하면 돈을 내고 다운로드 하도록도와줄 수 있을까?”라고 긍정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긍정적질문에는 긍정적 답이 나온다. 애플의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튠즈의 탄생 스토리다. 이제 질문을 제대로 던지면 답은 나온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창의적인 답을 얻으려면 창의적인 질문을 던지면 된다. 문제는 어떤 질문이 창의적인 질문이냐는 것이다. 창의적인 질문을 만드는 방법을 알기만 하면 창의적인 답은 척척 나오기 마련이다. 업계와 전공 분야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것 10개를 찾아내고 거기에다가 의문부호를 붙여보자. 상식 중의 상식으로 통하는 것에 의문 부호를 붙일수록 더욱 창의적인 질문이 만들어진다. ‘배는 쇠로 만들고 여름철 음료는 차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가?’, ‘그렇다면 왜 그렇고 다른 길은 절대로없는가?’ 제대로 된 질문을 거듭하면 결국 제대로 된 답이 나온다.미국의 한 CEO가 거대 기업을 맡고 난뒤에 “제가 맡은 기업은 현재 적자투성인데 앞으로 어떻게 경영해야 할까요?” 라고 컨설턴트에게 물었다. 컨설턴트는새로 창업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자문해보라고 말했다. CEO는 잭 웰치였고컨설턴트는 피터 드러커였다. 조언을 들으며 잭 웰치는 “업계에서 1등, 2등 하는회사 말고는 다 팔아 치우자.”라는 답을찾는다.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될 때 ‘나는 그 행동을 영원히 반복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라고 자신에게 물어보라. 독일의 철학자니체가 말하는 영원회귀 사상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조직에서도 당장 해결책을찾는 데만 급급해하지 말고, 평소에 질문을 던지는 훈련을 구성원들에게 시켜야 한다.필자는 어떤 조직에 가서 미팅에 한 번참석해보면 그 자리에서 가장 파워풀한사람이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가장 파워풀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오늘 우리는 왜 여기에 모였습니까?” 같은 질문은 대리나 과장급에서는 던지기 힘들다. 이런 질문이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이유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위대한 사람들은 항상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집중한 사람들이었다. 일본의 한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사의 회장은 언제나 “나한테 5분만 시간이있으면 우리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당장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ERP가도입되기도 전의 일이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현장에 나가서 말단 구성원에게 “자네 지금 그 일은 왜 하고 있는가?”라고 물어본다. 답변하면 “그건 또왜 그런가?”라고 재차 물어본다. 이렇게 “why?”로 시작하는 질문을 다섯 번만던져 보면 회사의 경영 상태를 바로 알수 있다는 것이다. CEO의 말이 동맥경화증에 걸리지 않고 조직의 가장 밑에까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무서운 질문경영방식이다.모든 조직은 질문하는 구성원들을 양성해야 한다. 또한 문제의식을 속으로만가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는 구성원들의 용기를 칭찬해줘야 한다. 그리고 리더들은 자신에게 “나는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라고 자문해야 한다. 리더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조직이 가장 위험하다. 배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무자가 자신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조직이 최고의 조직이다. 이런 조직에서 리더는 실무자에게 “자네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해야 한다. 실무자가 “그거야 대표님이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라고 답하면 “난 당신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궁금해.”라고 답해야 한다. 리더는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김형철 교수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한국철학회 사무총장, 사회윤리학회 회장, 연세대학교 리더십센터 소장, 세계철학자대회 상임집행위원 등을 역임했다.‘대한민국 최우수 인문학 강의 교수상’을 수상했으며 연세대학교 ‘BEST TEACHER’로 선정된 바 있다. ‘SERI CEO 최우수 강사’, 한국학술진흥원 선정 ‘국내 최고의 강의 베스트 7’에 뽑힐 만큼 명강사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최고의 선택』과 『철학의 힘』 등이 있다.주요 저서도서는 숫자에만 밝은 헛똑똑이 리더들을 위한 지적인 철학수업이자, 경영이론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적나라한 현실특강이다. 경영자들이라면 반드시 부딪치게 되는 현실 문제에 대한 답을 철학자의 눈과 입으로 풀어나간다. 아첨과 은폐에 둘러싸인 리더에겐 마키아벨리가, 인센티브 배분 문제에 부딪힌 리더에게는 롤스가, 신사업 앞에서 고뇌하는 리더에게는 헤라클레이토스, 조직 내 뒷담화 문제로 고민하는 리더에게는 로크가 멘토로 나선다.저자는 개인의 삶 속에서, 가족 관계에서, 비즈니스 현장에서 마주하게 될 구체적인 상황 21가지를 제시하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지를 철학자의 시선으로 고민을 꺼내 독자 스스로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나아가 그 깨달음을 통해 삶을 살아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철학인 가치의 힘이 결국 평생 함께 갈 가장 소중한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https://www.youtube.com/watch?v=qK8iYB4RX6o[TV인문의 숲] 어떻게 철학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https://www.youtube.com/watch?v=uxcXRZNYE-o[윌라]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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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교수] 고등교육기관이 직면한 4대 도전을 기회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헌신하는’ 50차 세계경제포럼이 지난 1월 21일~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결속력 있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를 주제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포함해 화려하게 개최됐다. “다음10년 내에 10억 인구를 어떻게 기술재교육(reskill)과 기술향상교육(upskill)을시킬 것인가.”가 사회부문의 주제로 채택됐다. 인적자원개발과 관련해서는 ‘평생교육과 직무몰입’, ‘HR 4.0’, ‘대학교육이 직면한 도전’, ‘생산의 미래에 관한준비도’ 등의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주제로 재미를 본 세계경제포럼은 교육과 일에 관해서도 4.0을 붙인 보고서 발간을 통해 교육 담론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모든교육훈련의 길은 세계경제포럼의 4.0으로 통한다.평생교육과 인적자원개발을 업으로 하는 필자에게 통찰을 준 보고서는 Simon Fuglsang Østergaard와 Adam Graafland Nordlund가 2019년 12월 20일에 세계경제포럼 보고서 사이트에 올린 「우리의 고등교육모델이 직면한 4대 도전과 대처」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고등교육모델이 직면한 4대 도전은 ‘비선형적 세계에서의 평생학습 필요성 증대’, ‘소비자로서 학생 요구와 기대의 끝없는 진화’, ‘전통적 대학의 대안적 모델로 아마존 같은 기술과 사업 모델의 급부상’, ‘학위보다는 기술을 우선시하는 양식(mode) 지향’이다. 여기에서도 매직 넘버 4.0을 읽는다. 도전은 잘 대처하면 기회로 둔갑한다. 상아탑의 시대를 접고 최고의 인적자원개발기관과 평생교육기관으로의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오늘날 대학에게 더없이 유익한 보고서이다. 모든 교육훈련기관의 경영자들에게 도움이 될 듯싶어 「월간HRD」를 통해통찰한 메시지를 나눈다.첫 번째 도전인 학령기 학생 대신 성인의 평생학습수요 폭증은 도전이라기보다는 기회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바로 들어가기보다는 선취업 후진학을 포함한 ‘비전통적 학생’, ‘성숙한 학습자’가 대학의 주류를 형성하게 된다. 대학은 상아탑에서 내려와 평생학습의 배를 타고 대양으로 나가야 한다. 두 번째 도전인 학생들의 요구와 기대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변하고 진화한다. 오늘날 대학에는 학생은 없고 소비자만 있을 뿐이다. 대학은 소비자로서 학생들의 진화하는 요구에 선제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학생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대학의 ‘Responsive Leadership’이 요구된다. 세 번째 도전은 기술의 도전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술의 거인들이 저가의, 개인 맞춤형의 AI 주도의 유연한 교육 넷플릭스(Netflix for education)를 들고 나오면 대학을 비롯한 현 교육기관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들은 기존 대학들보다 더 좋은 인프라와 사업모델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 교육은 배달업(delivery service)이다. 배달에 필요한 인프라, 배달 노하우, 축적된 경험과 사업전략 면에서 기존 대학은 아마존과 같은 기업에 상대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로부터 배워야 한다. 네 번째 도전인 ‘학위보다는기술’은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학위의 수익률이 떨어진 지 오래이다. 공공부문과 주요 기업들은 출신학교와 학위를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국가직무 능력 표준(NCS)’에 의거한다. 지금은 학위보다는 스킬 우위 시대이다.이것은 비단 대학만이 아닌 모든 교육훈련기관이 직면한 도전이자 기회이다. 비선형적 세상에서는 아동청소년기는교육시기, 청장년기는 근로시기, 노년기는 여가기로 규정하지 않는다. 파트타임이 대세이다. 생의 단계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부분적으로 공부하고, 부분적으로 일하고, 부분적으로 여가를 즐기는 혼합형 인생설계시대이다. 지금은 교육과 일과 여가가 교차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비선형적 세상이다. 일찍이찰스 다윈의 말처럼 세상에서 살아남은 종은 변화에 민첩하게 잘 적응한 종이다. 적자생존의 시대이다. 모든 교육훈련기관이 다보스로부터 온 교육훈련기관이 직면한 4대 도전을 기회로 선용할통찰을 공유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이희수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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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정 교수] 리더, 진짜가 나타났다
직책에 의해 리더십 포지션을 맡고,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모두 리더십을 잘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는 능력자라고 하더라도 ‘진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진짜’ 리더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품격이 무엇일까? HRD 부서는 어떻게 ‘진짜’ 리더를 양성할 수 있을까?얼마 전 지하철에서 흥미롭게 읽은 책 한 권이 있어서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지하철역을 두어 정거장 놓친 줄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정신없이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난다. 바로 율곡 이이가 쓴 『동호문답』과 『만언봉사』를 엮은 『직간』이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감동한 이유는 율곡 이이가 그 시대의 진정한 리더이자 참 선비였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경영학자라면 ‘나는 어떻게 하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며 연구하고 가르쳐야 한다. 우리 주위에 일 잘하시는 분들이 참 많지만 그렇다고 그분들 모두를 리더라고 칭하지는 못할 것 같다. 또한 가짜 리더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짜 리더라고 볼 수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누가 과연 참 리더인가? 그리고 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진짜 리더는 특정 지식을 알고, 문제를 알아보며, 나설 줄 아는 사람이다.즉, ‘know’, ‘see’, ‘will’ 역량을 갖춘 사람이 참 리더다.지금 우리 회사의 HRD 부서는 진짜를 알아보고 진짜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가?"예나 지금이나 능력자는 존재한다. 행정고시나 사법고시와 같은 대단히 어려운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치르고 고위공무원에 임용된 능력자들이 있는가 하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인기와 부를 거머쥔 능력자들도 있다. 법관을 예로 들어 능력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가 생각하는 법관으로서의 능력은 아마도 법률적 양심에 따라 소신 있게 판결을 내리는 공명정대한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법조계에서 인정받고 법원의 수장으로 승진하는 사람이 이상적인 법관의 모습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시험합격으로 치면 율곡 이이를 빼놓을 수 없는데,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 불리며 아홉 번이나 과거시험에서 장원을 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율곡 이이가 존경받는 이유는 그가 어려운 시험에서 쉽게 합격하는 능력자여서가 아니다. 시험에 어떤 문제가 출제될 줄 아는 남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를 위해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아는 남자, 그리고 목숨 걸고 직언을 고할 줄 아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목숨 걸고 직언한 이이가 진짜 관료였다면,미래에 대한 혜안이 부족하고 고위 관료들의 비판을 두려워해 충언을 받아들이지 못한 선조는 어쩌면 가짜 임금이었는지도 모른다. 선조를 진짜 리더로 만들기위해 율곡이 그의 충언을 담은 글이 바로『동호문답』과 『만언봉사』다. 현대사회에도 아는 남자와 아는 여자가 진짜다. 특정 지식을 알(know) 뿐 아니라, 핵심적인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며(see), 이를위해 목숨 걸고 나설 줄 아는(will) 사람이진짜인 것이다.만약 율곡이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재산따위를 위해 윗사람에게 아부하거나 비리를 저질렀다면 우리가 그를 진짜라고부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나와 우리 회사의 HRD 부서는 진짜를 알아보고 진짜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가? 우리 회사는 누구를 진짜로 규정하고 있는가? 진짜를 알아볼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는가? 인사평가와 선발 방식에 공정성을 확립하기 위해 어떠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가?진짜가 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를 리더로 받아들인다. 왕의 신분을 하고 있으나 왕답지 않은 부끄러운 인간을 리더라 부를 수 있을까? 직장인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 속 인물 조사를 한다면 5,000원권의 율곡과 함께 100원권의 이순신 장군이빠질 수 없다. 한국 역사 속 가장 위대한인물 중 한 분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현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매우 유용한 가르침을 주시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속세와 떨어져 한가롭게 지내신 분들을 존경하는 인물로 뽑을 직장인이 많지 않다는이유도 있다. 단언컨대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능력이 없었다면 그를 존경하는 직장인도 적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패전을 거듭했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를 최고의 리더로 평가하지는 못할 것 같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가 단기적인 성과 또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성과에 이바지했다는 점이다. 이순신 장군은 일본 해선 한두 척을 한두 차례 무찌른 게 아니다. 그의 참 능력은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데 그치지 않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데 있다. 조직 차원의 경쟁력 전체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그의 리더십이 빛이 나며, 이를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HRD나 HRM을 가르칠 때에도 경영전략과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러분 또는 여러분의 회사는 전략적 사고를 하고 있는가?전략적 프레임워크에서 HRD를 바라볼때 전투가 아닌 전쟁을 생각하게 된다. 교육훈련을 통해 전달된 내용이 무엇인지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내용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조직의 변화 혹은 학습전이를 일으켰는지 측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계획된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교육이 나타났다고 볼 수 없다. 교육만족도 조사를 통해 교육결과보고서를 작성해서 윗사람에게 교육성과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을 통해 조직이 원하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이 실제 어떻게 수행되고 개선되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이 마련된 시스템을 갖추어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진짜 리더와 가짜 리더의 구분은 단순히 주가지수나 일의 성패와 같은 몇몇 평가 지표에 의존할 수 없다. 미국의 한 채용정보 사이트는 전·현직 직장인을 대상으로 그들이 얼마나 CEO를 리더로서 인정하고 있는지 조사한다. 국내 한 여행회사는 상사를 투표로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팀장이 투표에 의해 선출되며, CEO도 마찬가지다.이 회사의 설립자는 한 표 차이로 CEO자리에서 미끄러져 물러나기도 했다. 많은 회사가 360도 다면평가를 시행하고있지만, 상당수의 구성원은 자신의 평가내용이 혹시 누군가에게 노출되지는 않을까 두려워서 진정성 있는 진술을 회피하며, 실제 상사의 보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회와 일터가 진짜 리더를 육성하기 어려운 현실을 드러낸다. 여기서 우리는 HRD부서가 힘이 있는 부서장의 시녀가 될 것이 아니라 진짜 리더가 인정받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찾아볼 수 있다. 아직 채택하고 있지 않다면 여러분의조직에서도 리더에 대한 구성원의 승인도를 평가에 반영해 보는 것은 어떨까?이제는 우리나라 사회에 필요한 진짜 리더는 누구이며 왜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두가지 특성만으로 리더를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진짜라면 갖춰야 할 몇 가지 특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짜 리더와 구분되는 진짜 리더는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신덕정 교수중앙대학교 경영대학 인사조직 교수로 인적자원개발, 인사관리, 경영전략, 리더십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인력개발학회 상임이사, 한국인적자원개발전략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국제경영학회 편집위원, 전미경영학회 우수논문 심사위원, 각종 선발 및 평가에 관한 심사위원, 기고 및 강의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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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교수] 근로시간 단축과 기업의 인적자원개발: 쟁점과 이슈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 과도하게 많이 일할뿐더러, 최장 노동시간을 고려하면 생산성도 높지 않다. 그에 따라 지난 2018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 그러나 근무시간이 줄었다고 해도 생산성 향상이라는 기업의 과제는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인적자원개발이다. 부정적 시선도 있긴 하지만 인적자원개발은 장기적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에서 인적자원개발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들과 현재 상황에서 가장 최적화된 인적자원개발 방법과 인프라 구축방안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국회는 지난 2018년 2월 28일 주당 법정근로시간의 한도를 52시간으로 단축하는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기존의 법정 근로시간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을 합쳐 68시간이던 근로시간을 법정 근로시간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을 합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법정 근로시간 52시간은 근로기준법을 통한 강제 규정이기 때문에 노사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법정 규제이므로 법정 근로시간 한도를 초과해서 근로할 경우 사업주에겐 징역이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정부의 행정해석 변경과 국회의 법안 개정으로 결과적으로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 한도는 16시간이 감소했다.국회를 통해 법정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입법된 중요한 이유는 OECD 국가중 최장 시간인 한국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 때문이다. 2018년 기준 한국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연 2,069시간으로써, OECD 국가들의 평균인 1,763시간을 초과한다. 그뿐 아니라 OECD를대표하는 국가들인 미국(1,783시간), 일본(1,713시간), 프랑스(1,472시간), 독일(1,363시간)과 비교해서도 매우 높다.그런데 최장 노동시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국가들의 평균 노동생산성의 1/2에 불과하며, 미국, 프랑스, 독일 등과 비교했을 때는 1/3 수준이다. 그에 따라 장시간 근로와 저생산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시행됐다. 새로운 제도는 근로자의 삶의 질 제고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촉진하고, 추가적인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기업에는 추가적인 인력 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있고, 기존 근로자들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실질 임금이 감소할 수 있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조업시간이 단축되고 로봇을 통한 공장자동화도 가속화되어 근로자의 고용안정에 악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들도 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 시행시기가 기업규모와 특례업종에 따라 2021년 7월까지 연장되긴 했으나,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부족하다. 근로시간 단축의 긍정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상승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적자원개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어려움을 인적자원개발로 돌파하는 데는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공존한다.근로자들의 역량 향상에 따른 생산성 제고를 기대하지만근로시간 내에 포함된 인적자원개발 자체를노동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근로시간 단축제도에 대응하려는 방법으로 기업의 인적자원개발을 활성화한다면, 기업의 경쟁력 강화나 생산성 제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적자원개발을 통해 근로자의 노동생산성 향상이 이뤄진다면, 기업의 비용 상승 압박은 완화될 것이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노동생산성 향상에 따라 기업의 매출과 순이익이 높아진다면 근로자들은 이에 따른 보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의 인적자원개발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근로시간 자체가 감소하기 때문에 기업의 사업주 입장에서는 근로시간 내에 포함되는 인적자원개발 활동 자체를 노동비용 상승의원인으로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인적자원개발은 즉각적인 투자비용 회수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최근 근로시간 단축과 기업의 인적자원개발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바있다. 연구를 통해 나타난 결과들을 중심으로,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변화에서 기업이 인적자원개발을 효과적으로 추진할수 있는 방안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왜인적자원개발에 주목해야 하는지에 관한당위적인 논의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최적화된 인적자원개발 방법과 인프라 구축방안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첫째, 체계적인 현장훈련(structured OJT)이나 학습조직 구축과 같은 현장 지향형인적자원개발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에따라 교육훈련 기회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경우, 집체식 교육훈련보다는 현장중심의 교육훈련을 확대해서 효율적으로근로자들의 숙련도를 높이거나, 숙련도가 높은 장기 근속자와 신규 근로자들이함께 학습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둘째, 노사 파트너십에 의한 교육훈련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로시간 단축제도에 따라 노동조합들도 조합원의 임금과 고용안정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임금 감소나 고용조건 악화가 나타나거나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노사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노사 공동 혹은 노사 파트너십에 기반하는 교육훈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즉, 노동조합의 이해에 바탕을 둔 노사 참여형 인적자원개발이 노사관계 및 교육훈련 기회 확대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근로자학습휴가권이나 유급휴가를 확대할 수 있다면 노사 모두 근로시간 단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이로 인해 비용이 발생한다면 재정적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셋째,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교육훈련 감소가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별 교육훈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산업별 협회와 단체들을 중심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교육훈련 시간 감소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교육훈련의 감소 폭이 크다면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협회와 단체들은 모니터링으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훈련을 확대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만약 업종과 직종별로 급격한 교육훈련 감소가 이뤄진다고 판단되면,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업종별 교육훈련 지원 컨설팅과 공동 교육훈련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특정 업종을 선정해서 재정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넷째,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사업주가 주도하는 기업의 교육훈련보다는 근로자의 자발적인 개인훈련을 확대하는 정책 마련도 요구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개별 근로자의 교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훈련의 확대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안들이 제안되고 있다. 근로자들이 자신의 여가 기간을 활용하여 자발적으로 교육훈련에 참여한다면, 근로시간 단축제도와는 별개로 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업무 숙련도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다만 개인의 교육훈련에 대한 요구가 기업의 생산성 및 근로자의 숙련과 연계될 수 있도록 기업 차원의 여러 지원제도 및 정부의 재정지원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정부는 개인 근로자의 내실 있는 교육훈련 활성화를 위해 교육훈련 상담이나 경력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다섯째, 근로시간 단축이란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교육훈련 기회마저 제약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교육훈련을 확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마트 교육훈련은 기존의 집체식 교육훈련과 달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덜하고, 근로자의 자발적인 참여 의지에 따라 기업의 교육훈련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교육훈련의 비용-효과 측면에서도 기존의 집체식 교육훈련보다 우위에 있는 스마트훈련을 확대한다면, 사업주의 교육훈련 선택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교육훈련 참여 가능성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집체식 교육훈련이 필요할 경우, 스마트훈련과 연계하여 혼합식 교육훈련(blended learning)을 확대한다면, 스마트훈련을 통한 선행학습과 실습 중심의 집체식 교육훈련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이영민 교수플로리다주립대학교 교육학 박사로 숙명여자대학교 인적자원개발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4차 산업혁명위원회, 직업능력개발제도발전위원회, 고용서비스전문위원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며, 노사정위원회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공익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다양한 민간기업과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평가,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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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숙 교수] 성과 코칭과 인터널 코치의 양성
코칭은 무엇을 목표로 하는가코칭은 인간개발을 위한 접근법이자 지식 체계이며 관계 방식이다. 당연히 코칭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인간개발이라고 추상적으로 말했지만, 코칭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여러 측면에서 논의할 수 있다. 피터 호킨스(Peter Hawkins, 2010)는이를 연속적인 모델로 제시했다. 특정 스킬을 익히게 하는 스킬 코칭, 성과를 향상시키는 성과 코칭, 역량 개발을 위한 개발 코칭, 통합적인 성장을 위한 전환 코칭으로 개념화한 것이다.코칭이 이런 다층적인 목적에 부응하는 이유는 다른 교육 인터벤션과 달리 자발성에 기초한 모델과 프로세스가 있기 때문이다. 코칭 프로세스는 두 가지를 만들어낸다. 첫째는 학습, 즉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심화하는 것이며, 둘째는 행동을 취하게 하는 것이다.코칭의 다음 단계는 인터널 코칭코칭의 도입기에는 외부 전문코치들에 의한 1대1 임원 코칭이 주로 실행되어왔다. 경영자들은 안전한 공간에서 코치들에게 조직 내에서 듣지 못했던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아서 목표를 명료화하고,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해나갔다. 코칭의 효과를 체험한 경영자들은 점점 늘어갔고, 임원 코칭은 경영자 개발의 주된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한국의 코칭은 도입기를 지나 다음 단계를 향하고 있고, 여기서는 조직 내 코칭인 인터널 코칭이 주 과제다. 인터널 코칭은 일과 분리되지 않는다. 일터에서 코칭이 성과관리 시스템으로 통합되고, 관리자가 인력을 개발하는 코치 역할을 하면서 코칭 문화를 형성해 나갈 때 지속가능한 고성과가 나올 수 있다. 미국의 연구기관 갤럽은 6,000만 명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직장에서의 목표 설정, 피드백, 몰입도, 개인의 차이 및 역량에 관한 연구를 메타 분석해서두 가지 결과를 도출했다(Gallup, It’s the Manager, 2019).첫째, 관리자와 함께 목표를 설정한 구성원들은 그렇지 않은 구성원들에 비해 약 4배 이상의 업무 몰입도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하는 구성원들은 30%였다.둘째, 관리자로부터 매일 피드백을 받은 구성원들은 1년에 한 번 피드백을 받는구성원들보다 약 3배 이상 일에 몰입했다. 하지만 절반에 가까운(47%) 구성원들이 지난 1년 동안 피드백을 단 몇 번밖에 받지 못했다고 했고, 그 피드백이 업무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 구성원들은 26%였다.이와 같은 결과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인터널 코칭이 활성화될 때 조직의 성과관리는 개선될 여지가 매우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조직이 제일 먼저 착수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관리자들을 코치로 개발하는 일이다. 관리자들을 훈련시키고, 코칭 프로세스를 익히게 하며, 자주 구성원들에게 피드백과 코칭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SMART 코칭: 보스에서 코치로관리자가 구성원을 코칭하는 일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목표를 설정하고, 둘째, 지속적으로 코칭하고, 셋째,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프로세스로서 인터널 코칭에 최적화된 SMART 코칭 모델을 제안한다(고현숙 외, 코칭하는 조직만 살아남는다, 2019).이 모델은 이미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의 관리자들 훈련에 사용되면서 효과를 검증해왔다.스마트(SMART)는 구성 개념의 약어다. S는 목표와 현실의 공유(Share the goal & reality), M은 대안 탐색(Make options), A는 실행계획(Action Planning), R은 리뷰와 피드백(Review & Feedback), T는 신뢰관계(Trusted partnership)의 약자다. 조직에서 코칭을 하려면 구성원과의 신뢰를 토대로 해야 한다.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관계를 구축해서, 달성해야 할 목표를 함께 수립하고, 현재 상태를 명확하게 공유하며(S), 목표와 현실의 간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내고(M), 실행계획을세운다(A). 이후 실행 결과를 함께 리뷰하고 피드백 해주며(R), 다시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는 지속 진행형 코칭이 스마트 코칭이다. 스마트 코칭은 다른 코칭 모델과 세 가지 뚜렷한 차별점이 있다. 첫째, 한 번의 코칭 대화로 끝나지 않고, 일의 결과를 리뷰하고 피드백을 주며 다시 코칭으로 이어지는 진행형의 온 고잉(on-going)프로세스다. 기존의 GROW 모델은 ‘목표 수립(Goal)-현실 파악(Reality)-대안모색(Option)-의지 확인(Will)’의 일회적인 코칭 대화를 상정한다. 하지만 일터에서 한 번의 코칭 대화는 너무나 제한적이다. GROW 모델뿐 아니라 유사한 모델들도 마찬가지 한계가 있다. 스마트 코칭은 코칭 사이클과 시스템을 반복하면서 진화하는 대화를 상정한다. 둘째, 개인의 성장만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를 목표로 한다. 다른 코칭 도구나 프로세스보다 직접적으로 성과 목표를 다루고 피드백과 리뷰를 통해 상호 책임을 지는 파트너십을 다룬다. 셋째, 신뢰관계를 중시한다. 일터에서 신뢰가 부족하면 코칭의 효과가 없다. 조작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코칭을 스킬로만 접근해서는 작동하지 않는 이유다. 스마트 코칭은 신뢰 형성을 다룸으로써 일터에서의 코칭이 질문기법이나 커뮤니케이션 도구 이상이라는 것을 입증한다.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관리자들이 코치 역할을 하도록 전환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는 두 조직의 사례를 소개한다. A기업은 식음료산업의 세계적인 리딩 회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혼재하며 업의 특성상, 전국에 분포된 매장의 점장들을 우선 코치로 훈련시켰다. 매장에서 일어나는 일, 대화, 관계의 특수성에 맞게 맞춤형 스마트 코칭이 기획됐다. 코칭 대화의 내용과 용어도 A기업 점장들의 일상에 적합해야 했다. 이틀간의 오프라인 교육을 포함한 훈련은 점장들의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이후 점장들은 매장에서 구성원들도 코칭하고 있으며, 2년 후에는 인터널 트레이너를 양성해서 스마트 코칭을 자체적으로 훈련시킬 정도로 역량을 축적했다. 외부 전문가의 역할은 이제 코칭의 질적인 수준을 담보하는 멘토 코칭과 슈퍼비전으로 재정의될 것이다. A기업의 인터널 코치 중 일부는 한국코치협회의 코치 자격을 획득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B기업은 기술 선도 대기업이다. 관리자들은 대부분 개발 엔지니어기 때문에 인력 관리자 역할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1년에 한 번 하는 성과 면담도 부담스러워서 이들에게 코치 역할을 부여하고 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대장정을 시작했고,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여기에는 최고경영진의 코칭 문화 옹호 메시지가 큰 역할을 했다. B기업에서 교육훈련은점차 일상이 되고 있다. 코칭을 조직문화로 만들려면 적어도 3년 이상의 로드맵을 설계하고, 매 단계에서의 성공 기준도 정해둘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은 ‘전부 아니면 전무’ 같은 성패가 아니라, 씨 뿌리고 물을 주며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과정과 같다.두 기업 모두 코치 훈련만 한 것은 아니다. 관리자가 코칭을 하는 데 필요한 구성원 관리 도구, 핵심 질문리스트, 구성원 진단, 면담기록 양식과 피드백 가이드라인 등이 지원됐다. 한마디로 인터널 코칭을 위한 마인드셋, 스킬셋, 툴셋이 갖춰졌던 것이다. 인터널 코칭이 진전되면서 목표의 정렬과 관계 개선 효과가 있었다. 보통 조직의 부서들은 전사적 지시를 수용하는 수동적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전사 목표를 부서 목표로 전환하는 데는 구성원들의 참여가 필수다. 토의를 통해 참여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몰입도와 책임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의 관리자들이 구성원들에게 ‘목표는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고, 우리에겐 아무 힘이 없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 그것 자체가 성과를 갉아먹는 첫걸음이다.마지막 사례로 코칭 문화가 어느 정도쌓여 있는 P기업을 보자. 여기서는 부하구성원이 맡은 일에 대해서 상사가 함부로 관여하거나 지시하지 않는다. 상사는부하 구성원의 계획을 보면서 질문하고피드백 해준다. 게다가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작은 브랜드 혹은 부서의 손익에 책임을 지게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원가, 유통채널, 마케팅 캠페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 된다. 다른 기업에서 언급했던업무를 수행하려면 경력 20년차의 구성원이나 할 수 있을 것이다. P기업에서는3, 4년차 구성원이 한다. 실력 차이가 나지 않겠는가? 일을 통한 성장은 이렇게일어난다. 인터널 코칭이 필요한 이유다.고현숙 교수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리더십과코칭MBA 교수이자 코칭경영원 대표코치.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코치로서, 17년 동안 국내 대기업, 글로벌 기업, 세계은행 등의 기관에서 고위 리더를 코칭하며 그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화도록 도왔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한국리더십센터 사장, 한국코치협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유쾌하게 자극하라』,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티칭하지 말고 코칭하라』 등이 있다.도서는 지금의 리더들에게 절실한 코칭리더십을 다룬다. 모든 것이 수시로 바뀌고 정해진 답이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코칭리더십이 왜 필요한가, 코칭이 조직의 언어가 되면 어떤 변화와 감동을 만들어내는가,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일하면서 코칭하는 조직내 코칭의 구체적 방법론인 ‘스마트(SMART)코칭’의 세계로 안내한다.도서에는 비전 수립부터 목표 공유, 조직문화 혁신, 인재 양성, 시스템 점검, 리스크 관리 등 실용적인 노하우부터 항구적인 전략까지, 조직 관리 전반에 걸쳐 리더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실천적 지침들이 가득하다. 한국 기업 현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실제 사례를 분석해, 현장에서 찾은 맞춤 해결책이기에 경쟁 속에서 늘 분투하는 리더들의 갈증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가능성은 누구나 있다'는 조언으로 시작하는 이 도서는 코칭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코칭의 고급 스킬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직을 바꾸는 조화와 성장의 코칭 스킬은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강압적인 명령과 질책 대신 경청과 질문, 피드백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키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한 '현명한 리더들의 유쾌한 코칭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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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이사장] 人生名言
人生名言 '삶 위'가 아닌 '삶 속'에 존재하는 인생인생을 얘기하려면 삶과 죽음을 아울러 통찰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삶 위’가 아닌 ‘삶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오롯이 인생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그나마 ‘삶 속’에서도 빛을 구하거나 어둠을 구하면서 유한하게 살아갑니다.따라서 각자, 그리고 함께 삶에 부딪쳐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모두의 삶은 고유한 만큼 끊임없이 성찰하고 치열하게 행동하며,저마다 존재적 가치를 실현하길 희망합니다.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초대 문화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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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교수] 플립러닝의 기회와 도전
플립러닝은 기업의 교육훈련에 도전 요소이자 기회 요소가 되고 있다. 플립러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테크놀로지 혼합이라는 측면에서는 블렌디드러닝과 유사하다. 그러나 학습자 중심의 학습형태 변화에 초점을 둔다는 고유의 특성도 있다. 이러한 플립러닝 고유의 특성을 이해하고 플립러닝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지식을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게 지원하는 체계적인 온라인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고차원적 스킬 습득에 초점을 둔 학습자 중심의 문제해결형 학습활동도 준비돼야 한다.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며 사회·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됐고 일과 노동에 대한 관점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조직 구성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꾀하면서 생산성과 근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는 기업의 교육훈련에는 기회 요소이자 도전 요소가 되고 있다. 기업에서 시행하는 워크숍이나 세미나는 물론 안전교육과 같은 의무교육도 근로시간에 포함되기 때문에, 교육훈련을 위한 시간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동시에 새로운 교육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식 전달 중심의 일방향적인 오프라인 집합교육은 점차 감소하고 필요한 시점에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마이크로러닝 형식의 이러닝이나 모바일러닝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협업, 감성, 창의성 역량 향상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집합교육이 여전히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은 집합교육과 온라인·모바일 교육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플립러닝의 ‘Flipped’는 기존의 전통적인학습방식을 거꾸로 뒤집는다는 의미다. 정보전달 중심의 일방적 강의를 마치고 복습하는 전통적 학습방식을 뒤집는 것이다. 플립러닝은 학습자들이 교육에 들어가기 전에 교육에서 다룰 주요 내용을 동영상과 여러 교육 자료들을 통해 선제적으로 학습하고, 본 교육에서는 토론, 탐구학습, 협동학습, 프로젝트학습 등을 활용해서 철저하게 학습자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플립러닝을 처음 소개한 미국 콜로라도의 화학 교사인 존 버그만(Jon Bergmann)과 아론 샘즈(Aaron Sams)도 플립러닝의 궁극적인 목적은 배움이 교육의 중심이 되는 학습자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습 실현이라고 밝힌 바 있다.플립러닝은 적용 맥락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전에 동영상 학습과 같은 온라인 학습을 통한 지식습득이 이뤄지고 본 교육에서는 토론, Q&A, 프로젝트 등의 오프라인 학습이이뤄진다. 그래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조합된 블렌디드러닝(Blended Learning)과동일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둘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블렌디드러닝은 학습에 사용되는 테크놀로지에 초점을 두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의미한다. 반면 플립러닝은 학습의 형태에 초점을 두며, 사전 교육에서 지식과 스킬을 습득하고 본 교육에서는 고차원적인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어 학습활동을 진행하는 형태다. 최근 여러 연구를 보면 온라인이 아닌 지면 형태의 사전교육도 시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 아닌 플립러닝의 시도도 가능하다.‘Flipped Learning Network(http://www. flippedclassroom.org)’는 미국 최대 플립러닝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플립러닝의 중요한 4가지 요건으로 유연한 환경(flexible environment), 의도된 학습컨텐츠(intentional content), 학습문화의 변화(learning culture), 전문성을갖춘 교육자(professional educators)를 제안했다. 플립러닝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학습이 이뤄지는 물리적 공간을 유연하게 설계해야 하며, 학습시간 내 진행되는 활동 스케줄도 유연하게 설계해야 한다. 또한 특별한 절차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학습(개별학습과 팀 학습)을 통해 유의미한 학습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며 그에 따른 평가 요소와 방법도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학습 자원의 설계와 함께 학습자 중심으로의 문화 변화도 요구된다. 다음으로 학습자들이 자신의 학습 속도와 역량에 맞춰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풍부한 학습경험을 제공하고,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플립러닝은 개념습득을 위해 학습자들이 미리 학습하고 와야 하는 내용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하고 학습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학습내용과 교수방법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한다. 이어서 전문성을 갖춘 교수자가 있어야 한다. 교수자들은 가르칠 내용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학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며, 적시적절하게 피드백 해줘야 하고, 여러 테크놀로지에 대한 전문지식도 갖춰야 한다."플립러닝은 시간, 장소, 물리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으며,비용 대비 효율적인 교육훈련이 가능하고,선제적 학습이 이뤄지기 때문에 학습자들의 다양한 특성과 경험을 고려한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이러한 특징 때문에 플립러닝은 기업의 교육훈련 혁신에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시간, 장소, 물리적 한계로 인한 장벽을 낮출 수 있으며,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적 교육훈련도 가능하다. 또한, 사전 온라인교육을 통해 교육훈련 대상자들의 다양한 특성과 경험을 고려한 개별적 학습이 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오프라인에서는 이미 지식과 스킬이 습득된 상태이기 때문에 동일한 출발선에서 학습을 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학습이 이뤄지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능동적, 자기주도적 학습몰입과도 이어진다. 그러나 플립러닝에 대한 이해 부족, 학습자나 교수자의 준비 부족, 교수자 중심의 일방적인 학습문화 등 극복해야 할 장벽도 여전히 남아있다. 성공적인 플립러닝을 위해서 기업의 교육훈련 현장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 및 모델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이정민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공학과 교수로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학습설계 및 평가 연구 전문가다. 현재 교육공학과장 및 멀티미디어 연계전공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플립러닝, MOOC, 로봇활용 융합교육 등 다양한 테크놀로지 활용 학습에 대한 연구들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MOOC 학습몰입과 지속’, ‘로봇활용 SW교육 설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