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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 이미지와 미지: 이미지는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는 청사진이다
전문가는 기지(旣知)와 미지(味知) 중에서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는지에 따라 기존 세계에 안주하느냐 새로운 세계를 향한 호기심으로 끊임없이 공부하느냐를 결정한다. 기존 지식에 머무를수록 타성에 젖어들고 관습에 얽매어 살아가지만 미지의 세계로 도전하는 전문가는 새로운 지식과 지혜로 자신의 전문성을 부단히 개발한다. 미지의 세계는 이미지(image)가 결정한다. 내가 꿈꾸는 미래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상상하는지에 따라 미래가 현실로 다가와 구현되는 가능성도 달라진다. 이미지는 이미지(image, 理美智)다. 이미지는 이상(理想)을 추구하는 나의 비전, 미덕(美德)을 갖추는 나의 품격, 지혜(智慧)를 쌓는 나의 자질의 합작품이다. 전문가의 이상과 비전, 미덕과 품격, 지혜와 자질은 전문성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전문가는 자기 분야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원대한 이상을 품어야 한다. 전문가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타인의 아픔까지도 사랑하는 미덕을 지닐 때 더욱 빛난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는 단순한 지식과 기술로 무장하는 기능인을 넘어 비판적 안목과 식견을 갖고 세상을 이끌어가는 지혜를 쌓아나갈 때 전문가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진다. 여기서는 이미지의 ‘배반’으로 상상력의 ‘반전’을 꿈꾸는 르네 마그리트에게 전문가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상상력을 배워본다.원본과 복제본, 어느 것이 진짜 창조의 근본인가 이미지가 현실을 재현하는 수단을 넘어서서 현실과 이미지 사이에 어떤 것이 진짜 실재(reality)를 반영 또는 복제하고 있는 것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지의 복제가 거듭될수록 원본과 복제본은 구분이 불가능해지고, 복제본은 원본과 유사성을 띠어야만 된다는 암묵적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내가 창조했다고 생각하는 지식은 이미 누군가 창조한 지식을 편집하면서 탄생한 편집된 지식이다. 내가 편집한 지식을 누군가는 자신의 목적과 의도대로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 편집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내가 창조한 지식의 독창성도 사실은 누군가의 독창성을 기반으로 새롭게 복제된 독창성이다. 이처럼 원본과 복제본을 구분하기 어려운 세계에 시뮬라크르라는 개념이 살고 있다. 본래 시뮬라크르라는 개념은 프랑스어로 시늉, 흉내, 모의(模擬) 등의 뜻을 갖고 있으며, 가상, 거짓 그림 등의 뜻을 가진 라틴어 시뮬라크룸(simulacrum)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라틴어 단어는 영어 안에도 그대로 흡수되어서 모조품, 가짜 물건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요컨대 시뮬라크르는 원본의 성격을 부여받지 못한 복제물을 뜻하는 개념이다. 시뮬라크르를 정의할 때, 최초의 한 모델에서 시작된 복제가 자꾸 거듭되어 나중에는 최초의 모델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뒤바뀐 복사물을 의미하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실 내 생각도 누군가의 생각을 복제하는 가운데 탄생한 시뮬라크르이며, 그런 생각으로 편집된 말고 지식도 그 기원을 따지다 보면 누가 오리지널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시뮬라크르는 영원히 원본과 동일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플라톤에 의해 천대받았던 개념이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에 의해 그 개념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들뢰즈의 시뮬라크르는 모델과 같아지려는 것이 아니라, 모델을 뛰어넘어 새로운 자신의 공간을 창조해 가는 역동성과 자기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흉내나 가짜(복제물)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또 하나의 독창성을 띠고 있는 창조물인 것이다. 원본을 능가하는 새로운 이미지의 편집, 데페이즈망이런 시뮬라크르에 비추어 보면 이미지의 복제는 원본 이미지를 얼마나 동일하게 닮아가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원본 이미지의 본질과 속성을 뛰어넘은 또 다른 제3의 이미지로 변신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이런 이미지의 편집을 통해 새로운 미술의 세계를 개척한 사람이 바로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가 추구하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이다. 본래 데페이즈망이란 개념은 ‘사람을 타향에 보내는 것’ 또는 ‘다른 생활환경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떤 물체를 본래 있던 곳에서 떼어내어 엉뚱한 곳에 배치함으로써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방법을 의미한다. 어떤 물건을 일상적인 환경에서 이질적인 환경으로 옮겨 그 물건으로부터 실용적인 성격을 배제하여 사물이나 이미지의 낯선 만남을 연출하는 기법이다. 데페이즈망 방법은 익숙한 이미지만 낯선 방식으로 이미지를 중첩시킴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각적 충격 효과를 노리는 방법이다. 이는 사물이나 이미지를 그것의 본래 기능이나 의미로부터 이탈시켜 놓는 일종의 위치 전위법이다. 데페이즈망은 이질적 메시지는 물론 이미지, 오디오, 영상을 낯선 방식으로 조합하는 일종의 색다른 지식편집(Knowledge Mash up) 방식이다. 다시 말해서 데페이즈망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모순 또는 대립적 요소들을 하나의 화폭에서 낯선 방식으로 결합시키거나 어떤 오브제를 전혀 엉뚱한 위치에 배치시켜 시각적 충격과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기법이다. 또한 데페이즈망은 낯익은 물체를 낯선 장소에 놓음으로써 사람들의 기대를 망가뜨리는 방식으로 심리적 충격뿐 아니라 보는 사람의 잠재적 무의식의 세계를 해방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 마디로 늘 익숙하게 접했던 것을 낯설게 조합하거나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결함함으로써 당혹감과 충격, 놀라움과 신비감을 주는 초현실주의적 화법이다. 마그리트의 〈집단의 발견〉이라는 그림을 보자. 우리가 생각하는 인어공주는 상체가 사람의 모습이고 하체가 어류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인어공주가 연상되지만 상체는 물고 기의 모습이고 하체는 사람의 형상으로 표시함으로써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인어공주와는 정반대의 형상을 띠고 있다. 익숙한 물고기와 사람의 형상을 〈붉은 모델〉이라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이 그림을 보고 우리는 무엇을 연상할까. 사람의 발일까 아니면 신발일까. 익숙한 사람의 발과 신발 이미지를 하나의 이미지로 중첩시킴으로써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낯선 상상력으로 들어가는 색다른 문을 열어놓고 있다. 발바닥과 신발이라는 익숙한 두 가지 이미지를 하나로 합성시킨 을 보면 벗은 두 발이 신발이기도 하고 발이기도 하다. 마그리트 이 그림을 통해서 의도하는 바는 ‘이것이기도 하고 저것이기도 한’ 애매성 속에서 관객의 상상력에 자유로운 날개를 달아줌으로써 신발이나 발기 갖고 있는 상투성을 부정하는데 있다.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 기법은 익숙한 이미지의 낯선 합성 및 전치를 통해 보이는 세계의 이면이나 그 너머의 이미지가 품고 있는 수수께끼를 낯선 생각으로 상상해보게 한다. 이미지들의 배반을 통한 상상력의 반전을 꿈꾸는 방법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이미지를 간직하면서 보여주되 이상한 조합과 중첩으로 애매모호한 이미지를 탄생시켜 평범한 사람들의 상상력에 불을 지르는 방법을 사용한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고, 우리는 늘 우리가 보는 것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궁금해한다.Everything we see hides another thing, we always want to see what is hidden by what we see. 르네 마그리트"데페이즈망, 색다른 상상력을 잉태하는 이미지의 중첩마그리트의 작품 중에 이라는 그림이 있다. 클로즈업된 한쪽 눈과 각막 위로 구름이 떠 있는 하늘 이미지가 투시된 은 우리가 바라보는 하늘이 과연 하늘의 진면목인지를 의심케 한다. 마그리트가 이 그림을 통해서 폭로하고 싶은 의도는 실재세계의 애매성이다. “내가 보고 있는 푸른 하늘은 실재 자체인가, 아니면 내 눈에 비춰진 하늘인가?” 실제 세계의 하늘은 나의 망막을 통과하면서 내가 갖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으로 오염되거나 오해되어 투영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진짜 하늘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눈은 내가 경험한 대로 보인다. 열십자(十)를 보여주고 교통경찰에게 물어보면 사거리라고 대답하고 산부인과 의사에게 물어보면 배꼽이라고 대답한다. 의사에게 물어보면 목사에게 물어보면 십자가라고 생각하고 수학자에게 물어보면 더하기 기호라고 생각한다. 저마다의 직접적 경험과 인식의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동일한 상징기호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눈은 내가 경험한대로 보일 뿐만 아니라 보고 싶은 방식대로 볼 뿐이다. 그래서 눈은 잘못된 거울이다. 본래의 이미지를 형상대로 보여주지 않고 눈에 투영되는 순간 내가 경험한 방식 중에서 내가 보고 싶은 방식대로만 보일 뿐이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고, 우리는 늘 우리가 보는 것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궁금해한다(Everything we see hides another thing, we always want to see what is hidden by what we see).” 르네 마그리트가 한 말이다. 숨기고 있는 무엇인가를 겉으로 드러내서 보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제 봤던 방식대로 오늘도 세상을 보거나 지금까지의 나의 경험과 인식의 틀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마그리트에게 눈은 언제나 〈잘못된 거울〉이다.마그리트의 대표작 〈이미지의 배반〉은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단서나 열쇠를 제공해준다. 이 작품에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파이프가 그려져 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Ceci n'est pas une pipe’(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쓰여 있다. 정상적인 사람의 눈으로 보면 그림 속의 파이프는 파이프가 맞다. 마그리트가 이 그림을 통해서 의도한 것은 관습적 사고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고정관념을 파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림과 문장을 모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분명 그림 속의 실체는 파이프가 맞다. 하지만, 파이프가 아니라는 제목으로 인해 관객은 이전과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파이프가 아니면 무엇일까. 그림 속의 실체를 의심해보면서 당연하고 원래 그런 세계에 의문의 물음표를 던져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려는 마그리트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마그리트의 대표작 ‘이미지의 배반(the betrayal of images)을 통해 상상력을 기반으로 일상의 사물,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언어, 믿어 왔던 상식이나 고정관념 등을 뒤흔들어 놓는다.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함으로써 이성에 의해 속박되지 않는 상상력의 세계를 회복시키고 인간정신을 해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은 21세기적 하이브리드 문화로 새롭게 계승․발전되고 있다. 흔히 접했던 것을 색다른 방법으로 결합함으로써 뜻밖의 충격과 효과를 줄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함으로써 놀라움과 경이의 체험을 제공하는 데페이즈망 방법은 초현실주의 화가가 사용하는 방법을 넘어서서 일상에서 창조적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전환될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그 가운데 축적된 철학과 가치는 수많은 공기업과 대기업, 언론과 방송 등에서 공유되고 있고, 최근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생태학, 죽인 지식을 깨우다』, 『체인지(體仁智)』를 출간하며 지금까지 85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집필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www.010000.pe.kr/2012/[블로그] https://blog.naver.com/kecologist/221677004300[트위터] https://twitter.com/kecologist[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ecologist[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ecologist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공부는 망치다https://www.youtube.com/watch?v=XZj2Cb2uBVM[세바시] 세상을 지배할 전문가의 새 이름 브리꼴레르https://www.youtube.com/watch?v=fGUR78IPulY&t[어쩌다 어른(유료)] 잠든 지식을 깨우다https://tv.naver.com/v/3828590KBS1 아침마당, 여성공감, 강연 100°C 등 명사초청 특별강연KBS2 여유만만 고품격 인문학 토크쇼 출연MBC 허참의 토크앤조이 명사초청 특별강연MBN 신동엽의 고수외전 출연SBS 화통 출연EBS 초대석 공부는 망치질이다 출연YTN 바로 서는 대한민국 캠페인 출연그 외 다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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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메시지] 꿈의 실현 위한 새해 인생설계
인생은 일생(一生), 누구나 한 번 태어나고 오직 한 번 사는 일생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되물리거나 리필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일생이 가치 있는 삶, 행복한 삶이 되는 꿈을 꿉니다.서양격언에 ‘학창시절에는 능력을 개발하고, 청년기에는 부지런히 일하면서 노년의 안락함을 준비하고, 노년에는 삶의 지혜를 후손과 이웃에 나누는 아름다운 일생을 계획해야 한다’라고 했듯이 우리에게는 인생 마디마다 꿈의 실현을 위한 일생계획이 있어야합니다.오늘날에는 확실한 인생목표를 준비한 사람만이 미래의 삶을 풍요롭게 보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에 있어서 가치관에 대한 꿈과 소망하는일생목표를 설계하려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성공적인 삶을 사는 많은 사람들은 목표가 확실해야 성공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그렇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으로는 일생목표를 그리고 있으나 제대로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은 목표를 만들기 위한 아주 절실한 마음가짐과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계획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어떤 행동이나 일을 하기 전에 철저한 사명감이나 목표에 대한 확고한 인식 없이그저 막연히 ‘살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라며 살아가는 삶은 매우 위험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겪으면서도 미래가 안 보인다느니, 또는 ‘뭐 하루하루 충실히 살면 되는거지’라고 막연하게 살아가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건축가가 자그마한 집 한 채를 짓기 위해서도 세밀한 설계도를 완성하듯이 일생에서가장 중요하고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일생에 대한 설계’입니다. 아름답고 성공적인 일생 조감도를 그리고. 그것을 연도와 연령별로 분해해서 상세하게 일생설계도를 만드는 것입니다.자신의 일생목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와 행동에 대한 철저한 계획 없이는 행복한 일생이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자신의 일생설계를너무나 안일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나름대로 일생설계를 하였지만 결국은 작심삼일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그것은 결국 성공 일생을 위한 목표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준비와 인내심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행복한 일생을 위한 여러 단계의 준비와 확실한 목표를 만들어 성공하겠다는 강한 자기책임감과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일생설계를 실천함으로써 자신에게 돌아올 놀라운 경험과 보상에는 이러한 점들이 있습니다.1. 나의 꿈과 희망에 대한 삶의 목적과 목표가 명확해진다. 2. 변화가 주는 기회 획득과 균형 있는 삶을 지향케 한다. 3. 안정된 자신의 모습과 구체적 행동계획으로 자신감을 갖는다. 4. 지금까지 잘못 길들여진 행동과 고정관념을 바꿔준다. 5. 미래 준비를 통해 안정된 마음으로 풍요로운 미래를 맞이하게 된다.아울러 일생설계의 실천적 방안은 인생영역 전반에 대한 현상분석과 그 대책을 수립해서 운영해 나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의 삶의 위치, 직장, 가정, 건강, 인간관계, 자기계발, 취미활동, 미래대책 등을 점검해 나가야 합니다. 현재 자기가 처해 있는 라이프 스테이지에서 일생이라는 삶의 전 과정을 조망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일생설계 작성의 기초 데이터로 삼아야 합니다. 특히 자신과 배우자와 자녀의 나이를 기초로 하여 5년,10년, 20년 후의 각 시점을 상정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주요성장, 변화의 원인이 되는 사항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현재는 물론 장래에 대한 목표설정도 가능해집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꿈과 소망하는 일생목표를 설계하려는 목적은 스스로 설계한 삶의 꿈을 실현하는 데 있어 올바른 방향설정과 구체적인 실천을 도모해 나가는 데 있습니다.엄준하 발행인한국HRD협회 회장 / 나다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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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 회장] 융복합창조의 시대, 소통·공감·협업에 길이 있다
인간은 오랫동안 유유상종하며 생명력을 이어 왔다. 혼자서는 살 수 없으니 같은 종족끼리 서로 도우며 외적을 막고 경제를 키우며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사회와 세계화를 거치면서 더넓게 연결되고 더 큰 다양성을 경험하게 되었다. 경제규모도 커졌고 경제 시너지도 급상승하게 되었다. 구글, 애플,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등신생 거대기업들은 연결 경제의 살아있는 전설들이다.“창조는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할 때 나타난다.”스티브 잡스의 이 말은 인류가 융복합창조 시대를 맞이했다는 것을 정확하게지적한 것이다. 문제는 같은 것을 연결할 때에 비해 다른 것을 연결하는 일이매우 어렵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서로다른 금속을 섞어서 더 가치 있는 합금을 얻을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화학물질을 섞다가 폭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결의 시대, 융복합창조 시대의 고민거리가 여기에 있다. 연결을 잘하면 거대한 시너지가 나오지만 연결을 잘못하면 충돌, 마찰, 갈등, 폭발 등 새로운 리스크가 나타난다. 따라서 나와 다른 존재와 연결하여 성과를 내려면 상대를 알아야 하고 내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소통은 단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소통을 잘 하려면 먼저 자기자신을 잘 알려야 한다. 공감은 감정의 조율이다. 호감과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감정의 공유가 공감이다. 가족이나 죽마고우끼리는 공감 형성이 부족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심전심의 기반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는 공감대 형성 없이는 다음 과정으로 진행하는 일이 어렵다. 감성지능이란 상대방의 감정이나 심기를 읽어내어 마음과 마음을 일치시키는 능력이다. 산업사회시대에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을 정확한 정보의 전달로 여겼었다. 육하원칙에 따른 정보를 제공하면 이게 완벽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먼저 마음을 열어야 정보를 받아들인다. 낯선 사람들끼리의 연결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다니엘 골맨(Daniel Goleman)은 감성지능이이성지능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통과 공감이 잘 이루어지면 협업이 원활해진다. 분업이 같은 목표를 위해 서로 같은 기능을 가진 사람들끼리 돕는 것이라면 협업은 같은 목표를 위해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사람끼리 돕는 것이다. 분업이 단순한 시너지를 낸다면 협업은 거대한 시너지를 창출한다. 협업의 예를 하나 든다면 영화 「어벤져스」를 떠올릴 수 있다. ‘타노스’라는 거대한 악당이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것을 아홉 명의 어벤져스들이 힘을 합해서 물리치는 것이다. 어벤져스들은 각각 다른 강점과 다른 무기를 가지고 있다. 한두 명으로는 타노스를 이길 수 없지만 협업으로 승리한다. 협업을 하려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팀워크를 살려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의 협업뿐만 아니라 사람과 로봇의 협업 사례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로봇과 협업할 때도 인간의 심리적 상태가 중요하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인공지능연구소에는 첨단기술 연구자뿐만 아니라 심리학자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대학에서도 심리학 교육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향후 인공지능과 감성지능의 융합, 더나아가서 인공지능과 심리지능의 연결이 HRD의 중요한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심리지능은 인간의 심리상태를 파악하여 활용하는 능력이다. 자기자신의심리상태, 그리고 상대방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지능을 기르고 잘 활용해야 한다. 한때 ‘과학적 관리’라고 칭송받던 분업체계는 붕괴하고, 이제 ‘융합적관리’인 협업시대가 열렸다. 인재육성의목표와 방향도 새롭게 바뀔 수밖에 없다.윤은기 회장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대한민국 백강포럼의 회장이기도 하다.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및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홍조근정훈장을 비롯해 한국HRD대상과 대한민국교육공헌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협업으로 창조하라』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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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희 대표] 한 방이 있는 부정적 천재는 뽑아야 하나?
관리자에 의한 직무역량면접에 이어 임원에 의한 인성면접은 인성을 비롯해 당연히 기업문화, 정서, 조직 적합성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발전가능성도 함께 측정 및 평가할 수 있어야 있다. 인성면접에서 관상분석기법을 활용하면 조직 및 팀의 성품과 기여도로서의 성과 가능성 외에 지원자의 성장성도 함께 판단하고 평가해 서로 상생해나가는 실익을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인성면접에서의 관상분석기법은 인적성검사 검증, 현금과 현물을 취급하는 직무, 그리고 조직 내 파급효과가 상당한 역할에 집중되고 있다.관상분석기법이 집중되고 있는 첫 번째 사례는 인적성검사 결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실제로 인성-적성-직무능력 점수만 높다고 합격시킬 수는 없다. ‘인적성검사 결과 검증 개인분석표’를 통해 사례를 살펴보자.우선, 인성은 신뢰도와 점수가 동시에 높아야 부정적인 면이 적다. 신뢰도는 낮은 반면 점수는 높은 것은 정직성보다는 자기과시욕이 높다는 반증이다.다음으로 이미지와 같이 적응적성은 화공전공자가 생산기술에 지원한 사례이므로, 회계, 안내, 금융 적성은 현장의 생산기술직에는 부적합하다. 현장직이 아니라 사무직 적합적성이다.또한, 직무수행능력의 경우 점수가 B+ 이므로 무난하나, 역량 발휘는 어려울 수 있다. 이를 통해 가늠할 수 있듯이 최종 인성면접에서 관상분석기법을 동원하여 검증하지 않으면 평가 오류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현장 조직에 대한 적합성은 물론 성과가능성과 비전도 기대할 수 없다.관상분석기법은 특정 직무 관련 인재를 선발할 때도 필요하다. 재무, 경리, 영업, 구매, 수입, 자재 관리 등 현금과 현물 취급 직무면접의 사례를 살펴보자.높은 윤리성이 요구되는 직무면접에서는 인적성검사의 응답 신뢰도가 아무리 높아도 특정 인성점수, 즉 준법성, 감정, 순수성, 정서불안 등이 낮으면 선발가능성이 낮다. 실제 최종 인성면접에서 관상분석기법을 통한 핵심인재 선발의 성패는 다음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욕심과 승부욕이 많은 구매경력자 채용 실패사례: 중견기업 구매 경력자 채용면접에서 일 욕심이 많아 큰 기대를 하고 채용했으나, 재물욕심과 승부욕이 강해서 일정 경력을 쌓은 다음 자기 사업을 창업해 강력한 경쟁사가 된 사례가 있다. 그는 기존 회사의 주식을 인수해 경영권까지 장악하게 되었다.고지식한 원칙주의 공인회계사 채용 성공사례: 지방 중견 대기업에서 회장이 모르는 분식회계와 잦은 경리 부정이 있어왔다. 회장 참석 하에 관상분석기법을 동원해 인성면접을 한 결과, 공인회계사 출신의 고지식할 정도로 회계원칙을 고수하는 경리부장을 채용했고, 현실 경영대로 재무제표를 고집한 결과 경영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 다소의 융통성을 지시해도 있는 그대로 작성, 보고한 그는 현재 재무담당 임원이 되었다.관상분석기법은 조직 내 파급효과가 큰 핵심직무 관련 인재를 선발할 때도 요구된다. 이를테면 경영기획, 인사, 콘텐츠 기획,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전산관리, R&D등이다.핵심직무 관련 인재를 선발할 때는 인성과 적성 모두 검사 점수가 높아야 한다. 핵심직무에 몸담은 구성원은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파급효과 크기 때문에 관상분석기법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CEO의 비서와 운전기사에게도 관상분석기법이활용되고 있다.관상분석기법은 이렇듯 인적성검사 검증, 특정 직무, 핵심직무에 반드시 필요하다. 관상분석기법이 당면한 화두는 다음과 같다. ‘성격은 부정적인데 연구개발 및 R&D 분야에 천재성이 있는 지원자라면어떻게 할 것인가’다.만약, 직무수행능력 점수가 높고, 직무적성이 1순위이나 인성점수가 아주 낮은부정적인 천재라면 특정직무나 핵심직무에 채용할 것인가, 채용하지 않을 것인가."천재성을 가졌으나 성격이 부정적인 핵심인재는뽑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이 사안은 면접관인 CEO, 경영진, 관리자의 최대 고민이다.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어떠한 결정을 내리겠는가."대체로 전문 경영인은 부정적이다. 하지만 오너 경영인은 성과가능성에 집착해 호감을 보인다. 오너 경영인은 성격이 특이하지만 조직에서 관리가 가능한인재라면 당연히 채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필자 또한 채용해야 한다는 지론이다.무한경쟁시대의 기업의 관건은 성과다.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쇠퇴할 수 있다. 한 방을 보유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천재라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면접은 오직 장점과 가능성을 상대 비교로 검증하여 선발하기 때문에 단점에 집착하여 장점을 보지 않는 것은 면접관 최대의 문제이자 오류일 수 있다.실제로 성격과 성향이 조직이 맞지 않다고 불합격시킨 소위 ‘고독한 천재’가 모션 그래픽(Motion Graphic) 분야에서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천재성을 가지고 있고 반드시 필요한 존재지만, 성격이 부정적인 핵심인재라면 선발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기업의 문화와 정서에 대한 적합성도 중요하지만, 조직의 최대 화제를 중심으로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내야 한다. 관리가 가능하다면 기업과 지원자는 상생할수 있다.윤광희 대표피플비즈넷컨설팅 대표. 공기업과 대기업 면접관 교육 및 면접 컨설턴트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명리 심리상담사, 역학사, 관상면접관, 1급 심리상담 및 분석사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관상면접기술』, 『채용면접기술』, 『면접119(공무원/대기업 편)』 외 8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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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석 교수] 문제 중심 사고로 통찰하는 갈등과 갈등관리
조직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갈등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로저 피셔(Roger D. Fisher)와 윌리엄 유리(William Ury)는 갈등관리를 위해 훌륭한 협상 원칙을 제시했다. 해당 원칙은 문제(issue) 자체의 중요성 인식을 통해 갈등 상황에서 문제에 대한 접근과 해결을 강조한다. 결국 갈등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적인 흥정이나 과도한 수용은 지양해야 한다. 원칙에 근거를 두고, 상호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면 조직의 많은 갈등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자신의 몫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로저 피셔와 윌리엄 유리의 갈등협상 원칙은 4가지다. 첫째, 사람을 문제로부터 분리해야 한다. 모든 갈등은 문제 요인과 사람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컨대 리더인 영업부장과 부하 구성원 사이에서 낮은 영업실적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발생한 갈등 상황을 가정해보자. 영업부장과 부하 구성원의 경우, 사람을 문제로부터 분리하기 위해서는 상사와 부하 모두 개인적 속성 대신에 성과 기준과 직무 관련 행동에 초점을 두고 영업실적을 논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함께 낮은 영업실적의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사람을 문제로부터 분리하면 관계를 파괴하는 대신, 오히려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둘째, 상황이 아닌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갈등의 이해 당사자들이 각자의 상황이 아니라 각자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여기서 각자의 상황이란 특정 갈등에서 각자의 입장이나 관점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갈등이 일어났을 때 서로 반대편에 서게 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이익은 상황의 뒤에 놓여 있는 것으로 각자가 추구하는 욕구나 가치를 말한다. 예컨대 강의시간에 교수와 학생 사이에서 출석이라는 문제를 두고 벌어진 갈등을 생각해보자. 이때 각자가 고수하고자 하는 상황의 토대와 배경이 되는 몇 가지 이익(욕구)에 초점을 맞춰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군의 경우 이번 학기에 21학점을 수강하면서 2개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즉, 김 군의 욕구와 이익은 8학기 안에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해야 하며, 경제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도 충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담당교수는 강의 우수상을 두 번이나 받았으며, 많은 연구논문이 있다(즉, 교수의 욕구는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싶고, 자신의 결정에 누군가가 도전하는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담당교수는 김 군의 출석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김 군의 경제적 필요와 안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김 군은 담당교수가 학생들의 출석과 참여를 독려하며 학생들에게 성실함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려는 훌륭한 스승임을 깨닫게 될 수 있다. 따라서 갈등 상황에서 두 사람은 자신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의사소통하며,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접근방식을 전개하면서 마음을 열게 된다.셋째, 상호 이익을 위한 대안을 개발해야 한다. 상호 이익을 위한 대안 개발은 언뜻 보면 어렵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갈등 상황을 보는 시각은 ‘이것 아니면 저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호 이익(욕구)이 어떤 부분에서 부합하고, 겹치게 되는지를 탐색함으로써 갈등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교수와 학생의 사례에서 김 군은 담당교수가 가지고 있는 출석에 관한 일관성 있는 규칙 적용과 수업시간에 참여도가 떨어지는 학생에 대한 교수의 처벌 규정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신의 높은 시험점수와 과제 및 사례의 평가 결과가 담당교수로부터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며, 자신이 필히 수행해야 했던 다른 의무를 고려했을 때, 그러한 좋은 결과는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 담당교수는 다른 학생들과 형평성 문제 때문에 김 군의 결석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두 사람은 김 군의 성적을 C 대신에 B로 부여하는데 합의할 수 있다. 어느 쪽도 완전히 승리하지는 못했으나, 갈등 당사자의 이익과 욕구를 생각한다면 최선의 협상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조직의 모든 갈등은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의다양하고 개인적인 속성에서 비롯된다.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성과와 실적과 같은 객관적 기준에 근거해서상호 존중과 신뢰를 유지하며모두에게 유리한 최선의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넷째, 객관적 기준을 사용해야 한다. 효과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각자의 이익과욕구를 협의하는 데 있어서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협상의 목표는 원칙에 근거한 해결책에 이르는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갈등 상황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중요하다.예컨대, 취업규칙의 변경 시 경영진과 노조 간 의견차이가 크다고 할 때, 비슷한 규모의 동종업계의 조직의 선례를 참고해서 윤리적 기준에 관해 함께 고려할 수 있다. 기준을 효과적이고 공정하게 활용한다면 그 결과는 일반적으로 적절하고 공정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물론 피셔와 유리의 갈등협상원칙이 모든 갈등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네 가지 원칙을 적절하게 잘 활용한다면 갈등 상황의 당사자 모두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갈등관리를 할 수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insuklee.sogang.ac.kr/insuklee/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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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완 교수] 실행 기반의 인적자원관리
정부의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이 최고조에 이른 느낌이다. 지난 2019년 12월 16일 부동산대책을 통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규제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세간에는 본 대책이 정책적 효과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부동산 실수요자들에게도 불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본 대책의 적부 여부를 떠나서, 국민들의 반응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대다수는 ‘언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이 없어서 부동산 가격을 못 잡았느냐?’고 반문한다. 한 국가의 정부가 국정 운영에서 정책적 실수를 범하는 것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올바른 정책적 결정 또한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많은 기업에서도 기업운영에 관련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지만, 구성원의 지지와 제도의 효과성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점에서 여러 제도의 효과성을 기업적 맥락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끊임없이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하며 부동산 투기를 잡고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었다. 이는 연말 발표됐던 ‘12·16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대책을 통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규제가 쏟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책의 효과는 일시적일뿐더러 풍선효과를 초래해서 정책이 목표하는 바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대책이 부동산 투기세력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사실 현시점에서 부동산 정책의 적절성을 논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정부의 활동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많은 사람이 ‘언제는 대책이 없었느냐?’라고 반문한다. 물론 어떤 국가건 정부가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분야를 막론하고 잘 짜인 계획에 따른 정책적 결정 또한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많은 기업이 효과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한다. 그러나 여러 제도에 대한 구성원의 지지와 제도의 효과가 따라오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예로 Kelly and Kalev(2006)에 의해 수행된 기업의 유연근무제 활용에 관한 연구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미국의 대다수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해당 제도를 활용해도 될지 물어볼 수는 있지만, 가능 여부는 전적으로 고용주의 결정에 달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에서도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기업에서 내부 규정에 의거해서 1년 또는 2년까지 출산 휴가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이를 규정대로 적용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즉 제도와 실행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물론 퇴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조직의 제도가 퇴직을 전제로 적용된다면, 더 이상 조직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에게 이러한 제도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최근에 들어서는 출산휴가뿐만아니라 남성들도 육아휴가를 예전보다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2019년 기준 1만 7,662명),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유연근무제뿐만 아니라 조직이 도입하고 있는 인사제도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우리는 사람을 통한 경쟁력 창출이 핵심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그러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채용, 교육훈련, 성과평가, 인센티브 제공처럼성과를 위해 시행되는 기업의 많은 제도적 노력은 효과가 크지 않다.이는 의사결정의 주체와 실행의 주체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경영자와 관리자는 차분하게 조직의 여러 제도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유연근무제처럼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그러한 시도에 따른 전략적 효과성은 나타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효과성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면 그에 관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분야의 일부 연구에 따르면, 많은 조직에서 인사업무 관련자 또는 관리자가 제공한 인사제도에 관한 정보, 그리고 인사제도의 적용대상이 되는 구성원이 제공한 인사제도에 관한 정보 간에는 통계적 유의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회사에서 구성원을 뽑고, 훈련시키고,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에 자원을 투입하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많은 기업에서 인사제도를 통해 돈 낭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 우리는 사람을 통한 경쟁력 창출이 핵심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정작 그것을 엉터리로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그간의 연구에 따르면 언급한 사실은 인적자원관리 실행의 효과성 문제로 귀결된다. 많은 조직은 인재관리에 관한 적절한 의사결정과, 그에 따른 시스템 도입이 사람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는 의사결정의 주체와 실행의 주체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개인의 다양한 심리학적 특성과 의사소통의 효과성을 활용해서 장황한 설명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간단히 말하면 제도가 현실적 요구를모두 반영하도록 설계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에, 인사제도를 부하 구성원에게 적용하는 관리자는 운영적 선택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같은 기업에 근무하는 관리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같은 제도’를 ‘다른 방식’으로 적용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다른 인사제도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인적자원관리의 조직 내 변량(within-organization variance)이다."구글의 산소(oxygen) 프로젝트는 관리자의 중요성을 시사한다.그들은 데이터 분석으로 관리자가 조직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다.구글의 관리자는 구성원들과 호흡하며 조직의 원칙과 제도를 실현한다. 시스템은 조직이 제공하지만, 결국 시스템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관리자다."인적자원관리의 조직 내 변량은 첫째로 인사제도의 효과성 상실, 둘째로 구성원들에 대한 차별적 인사제도 적용이라는 문제점으로 나타난다. 이는 인적자원관리의 효과성과 공정성 두 가지가 모두 저해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 결국 인사제도 실행의 주체는 관리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구글이 수행한 산소(oxygen)프로젝트는 인재관리에 있어 관리자가 가지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기술 중심의 세계에 사는 구글의 기술자들은 관리자를 필요 없는 존재로 치부했지만, 그들이 가장 신봉하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훌륭한 관리자들이 구글 성공의 핵심임을 알게 되었다. 구글이 말하는 최고의 관리자는 구성원들과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의 원칙과 제도를 실현한다. 시스템은 조직이 제공하지만, 시스템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관리자다. 결국 효과적인 인적자원관리는 시스템과 리더십의 이중주(duet)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 아닐까?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biz.hufs.ac.kr/index.php?mid=faculty&category=223&document_srl=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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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교수] 여행: 얼마나 멀리가 아니라 얼마나 낯설게
바야흐로 여행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여름휴가 시즌만 되면 인천공항의 출입국자 통계는 매번 기록을 깨고 있다. 서점과 도서관에는 여행 관련 안내서와 에세이들이 넘쳐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여행기와 여행정보가 쉴 새 없이 업로드된다. 불과 20년~30년 전 김찬삼의 『세계여행기』를 읽으며 저 먼 곳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곳 사람들을 그저 상상으로만 만나보던시절에 비하면 가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굳이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일하는 것만큼 노는 것도 중요하다는,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 이젠 낯설지가 않다. 이런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나 욜로(YOLO) 인생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 여행이라고 이야기한다. 대체로 맞는 말이다. 휴양지에서 모든 걸 잊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달콤한 여행을 생각해보라. 일상에 지친 나의 심신에 자양분을 주는 여행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그저 즐겁게 쉬고 노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만의 휴식과 힐링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굳이 멀리 갈 필요 없이 오히려 이곳 익숙한 곳에서 ‘호캉스’ 같은 것을 통해 편안하게 쉬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우리가 굳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곳에는 색다른 장소가 펼쳐져 있고,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하는 자만이 아니라 여행되는 것(장소와 사람)이 여행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멀리 낯선 곳으로 가서 그곳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고생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나름대로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주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넓고 따뜻한 시선을 만들어준다."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나름대로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준다.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넓고 따뜻한 시선을 만들어준다."이 세상에는 수많은 장소가 있고, 그 모든 장소는 서로 다른 자연환경과 문화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독특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자기의 삶터에서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미와 흔적들을 아로새겨 넣고 있다. 세상의 모든 장소는 다 나름대로의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열적인관점에서 어디가 더 ‘좋다’, ‘나쁘다’라고이야기할 수 없다. 물론 여행자의 성향과 익숙해 온 환경과의 차이에 따라 개인적인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으며, 서로 다른종류의 좋은 날씨만 있을 뿐’이라는 러스킨의 말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쾌청하고 맑은 날씨를 당연히 좋아한다. 그런데 ‘좋아하는’ 것과 ‘좋은’ 것은 완전히 다른 의미다. 가령 연중 맑고 쾌청한 날씨를 늘 끼고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민들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우리와는 다르게 비가 오는 날씨를 참 좋아한다. 특히 비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한국 교민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지중해성 기후의 쾌청한 하늘이 매일 이어지는 여름 날씨가 끝나는 10월쯤 비다운 비가 처음 내릴 때, 한국 교민들은 그 비를 만끽하며 추억에 젖곤 한다. 어떤 장소에 사느냐에 따라 좋아하는 날씨가 달라지는 것이다.이처럼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이 없는 다양한 장소와 그곳 사람들에게서 다름의 고귀한 가치를 확인하는 여행, 그래서 결국 모두 다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깨닫는 여행, 그래서 따로 또 같이 사는이 세상을 아름답게 실천해 가는 여행, 그런 여행이라면 멀리 낯선 곳에서의 고생은 기꺼이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것이 아니겠는가? 한마디로 여행은 나만을 위한 사치스러운 힐링이 아니라 지구촌 우리 모두를 이해하기 위한 가치있는 순례여야 한다.여행과 관련하여 우리가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흔히들 여행은 어디론가 멀리 떠나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행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얼마나멀리 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낯선 것들을 만나느냐의 문제다. 따라서우리의 낯익은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이곳 우리 동네에서도 여행은 얼마든지가능하다. 이곳의 낯익은 것들을 일부러 ‘낯설게’ 바라본다면 말이다. 결국 즐겁고 가치 있는 여행을 위해서는 여행자인 내가 만나게 될 장소와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장소감이라는 인문지리학의 주요 개념이 있다. 이는 크게 제자리에 있음(in place)과 제자리를 벗어남(out of place)의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제자리에 있을 때의 장소감은 모든 게 낯익은 것들로 구성되어 있어 편안함을 준다. 집이나 고향이라는 장소를 생각해보라. 반면 제자리를 벗어났을 때 우리는 두려움, 불편함, 긴장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와 더불어 한편으로는 기대감과 묘한 즐거움이 동시에 솟아오른다. 국경을 넘을 때, 입국장에서 입국비자가 쾅 찍힐 때의 묘한 긴장감과 즐거움을 생각해 보라.여행은 이처럼 새로운 장소를 취하는 경험이자 제자리를 벗어나는 경험이다. 따라서 여행은 얼마나 멀리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제자리를 벗어나 낯선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니까 나의 일상생활이 펼쳐지는, 제자리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서도 낯익은 것들을 의도적으로 낯설게 바라본다면 얼마든지 재미있는 여행이 가능하다. 이곳의 평범한 것들이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는 아주 익숙한 것들이라고 해서 우리가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그 앎의 깊이를 모른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갈 뿐이다.필자가 담당하는 ‘여행과 지리’ 수업 첫시간의 주제는 ‘여행은 삶이고 삶은 여행이다’이다. 한 학생이 이를 듣고 잘 이해가 안 됐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그날수업 후 기숙사로 언덕길을 힘들게 올라가는데 문득 감나무에 감이 탐스럽게 열려 있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게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동안은 일상의 경로에서 목적지를 찾아가기 바빠서 무심코 지나치기만 했었는데 갑자기 새로운 것이 눈에 밟혔고, 그 후론 일상의 낯익은것들 하나하나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니까 세상이 달리 보이고 일상이 재밌어졌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기도 하다. 나의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간다면, 이곳의 익숙한 장소에서도 깊은 의미를 경험할 수 있고, 앎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내 삶의 모든 것들은 여행이 될 수 있다. 멀리 있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특별한 것이라면 가까이에 있는 이곳 낯익은 장소로의 여행은 평범하지만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여행은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좋은 기회다. 나의 울타리 바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그곳에 펼쳐진 다양성의 세계를 경험하고 알아가는 훌륭한 기회다. 이와 같은 다름의 경험은 결국 그들이 나와 다르다는 점뿐만 아니라 내가그들과 다르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시간, 즉 나라는 존재에 관한 정체성을 깊이 있게 성찰해보는 시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행은 그렇게 다른 것들이 만나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있는 상생의 관계를 맺는 훈련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이영민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과/다문화상호문화 협동과정 교수. 한국도시지리학회 회장과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지리학자의 인문 여행』의 저자로서 인문지리학의 관점에서 여행의 의미와 방법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s://www.ewha.ac.kr/mbs/ewhakr/jsp/sprofile/sprofile_View.jsp?id=ewhakr_030107010000&sabun=MTUwMTQy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글담출판사] 지리학자의 인문 여행https://www.youtube.com/watch?v=azOFBDZbG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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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소장] 여유, 멋진 리더의 조건
정신과 의사로서 늘 궁금한 것이 있다. ‘왜 그렇게 교육을 하는데 안 되는 것일까?’ 우리는 수도 없이 리더십 교육을 받지 않았던가. 소통의 기술은 어떤가. 우리는 눈에 힘을 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I message’를 사용하라고 배우지 않았던가. 물론 직장인 여러분들은 다들 잘하고 계실 것이다. 그냥 웃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변화는 교육을 몇 번 받는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감과 여유를 중심으로 품격 있는 리더의 조건을 설명하고자 한다.“리더십 교육은 소용없어요.”라고 말하면 모두 웃지만 웃음의 의미는 각자 다를 것이다. 강의하면서 “회사 생활하면서 진상들을 좀 만났지요? 놀랍게도 그 진상이 옛날에 이런 리더십 교육을 다 받았던 사람들이에요.”라는 말도 건넨다. 교육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도 아니고 리더십 교육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왜 효과가 없는지 이유를 명확히 알고 그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교육이 변화에 이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훈련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을 늘 돌아보고 성찰하는 자세에까지 이르러야 효과가 있다. 지금껏 만나왔던 부하 구성원들에게 욕하고, 윽박지르고, 강요하는 유형의 리더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다들 깜짝 놀라며 “아니, 요즘도 그런 상사가 있어요?”라고 묻는다. 자기한테 하는 소리인데 그걸 못 알아듣는다. 그러니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리더는 사람을 대하는 사람이다. ‘축구공을 차는 것과 개를 차는 것’은 전혀 다르다. 축구공은 예측이 가능하다. 개를 차면 절대 안 되지만 그냥 상상이라도 해 보자. 덤빌지, 좌로 도망갈지, 우로 도망갈지 아무도 모른다. 사람의 반응은 어떻겠는가? 책에서 배웠다고, 교육 좀 받았다고 흉내를 내 보지만 상대의 반응은 늘 예측하는 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결국 좋은 리더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이건 편안해야 가능하다. 힘들어 죽겠는데 어떻게 부하들에게 편안한 얼굴로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리더는 우선 초점을 자신에게 맞춰야 한다. 내가 편안하고, 여유가 있고, 자신감이 있을 때 누군가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어떻게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여유 있게 행동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해한다.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유는 이런 외적인 요인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여유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자신감은 ‘내가 얼마나 많이 이루었는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가?’와는 큰 관계가 없다."여유가 없으면 작은 일에 집착하기 쉽다. 뭐가 잘못될까 긴장은 높아져만 가고자신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그러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여러분이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한민국의 리더들을 많이 만났다. 그분들 가운데는 참 따뜻하고, 여유가 있고, 유머도 갖춘 멋진 리더들도 많았다. 그런데 ‘저런 자리까지 올라갔는데 어떻게 표정이 저럴까?’라는 의문이 드는 분들도 가끔 만난다. 여유라고는 약에 쓸려고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는다. 여유가 없으면 작은 일에 집착하기 쉽다. 혹시나 뭐가 잘못될까 긴장이 높을 수밖에 없다.작은 일도 아랫사람들에게 위임하지 못한다. 자신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디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중요하지 않은 곳에 에너지를 쓰느라 정작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리더의 여유는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큰 것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잘 살아왔다고 믿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때 진정한 자신감이 생기며 여기에서 여유가 나온다. 그러면 왜 외적인 환경과 성취가 진정한 자신감이나 여유와 관계가 없다고 하는 것일까?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한강에 투신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살아서 우리 병원의 응급실로 실려 왔다. 놀랍게도 전교 1등 하는 아이였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평생 처음으로 받은 전교 10등 성적표를 보고 앞이 깜깜해지면서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고 한다. 도저히 엄마의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 충동적으로 한강에 투신한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혹시나 해서 한번 질문을 던져본다. ‘전교 100등하는 아이가 200등 했다고 한강에 뛰어 내렸습니다’라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전교 1등을 했으니 귀한 딸이고 소중한사람이다. 이게 사라지니 안타깝게도 존재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과연 이게 아이들의 문제일까?진료실에서 가끔 우울, 불면, 분노로 필자를 찾아와서 ‘제가 모 그룹의 사장이었습니다’, ‘제가 누구 오른팔이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이유가 뭘까? 어느 날 일어나보니 자리가 없어졌다. 명함이 사라지면 인생이 사라진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남은 무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때의 분노, 허탈감, 상실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돌격 앞으로’라고 외치며 목숨을 걸고 그 자리를 지켰고 모든 걸 희생하며 그 자리까지 올라갔는데 안타깝게도 어느 날 명함이 사라진 것이다. 지금 여러분이 가진 명함과 가진 재산을 빼고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기 바란다. 뭐가 있는가? 그게 사라져도 당신은 가치 있는 사람인가? 당신은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좋은 동료, 좋은 상사, 좋은 친구인가? ‘돌격 앞으로’를 외치지 말라는 게 아니다. 기왕 공부하면 1등 하면 좋고 돈도 많이 벌고 높은 자리에 가도록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밖에 무기가 없다면 10등 성적표를 받고한강으로 간 그 학생과 다를 바가 뭐가 있는가?지금부터 우리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시간이 없다며 짜증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불행히도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단다. 여기서 심각한 질문을 하나 던져 보겠다. ‘인생은 짧을까, 길까?’ 당연히 짧다. 돌아서면 한 해가 간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은 이미 의학적으로도 증명된 이론이다. 인생이 짧다는 말은 열심히 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니 놀랍게도 젊은 친구들이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20대 후반의 젊은 친구가 와서 한숨을 쉰다. 무슨 고민이 있느냐고 물으니 20대 후반에 이룬 게 없었고 30대에대가가 되지 못했다고 스스로에게 짜증을 낸다. 그래서 필자는 인생이 길다고 제언한다.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법은 없다. 인생은 참 길다.아주 오래전 환갑이 된 선배가 “신 박사, 내가 바이올린을 시작했어.”라고 말했다. 인생이 너무 재미가 없다는 생각에 ‘뭘 하면 좀 행복할까?’라고 고민했는데 마침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서 죽기 전에 꼭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선배는 “기다려 봐, 내가 칠십이 되면 멋진 곡 들려줄게.”라며 웃는다.그때 그 선배의 눈빛과 표정을 잊지 못한다. 지금 출발하면 10년 뒤, 20년 뒤분명 우리만의 무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자신감, 여기서 나오는 여유를 바탕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관계를 맺어가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다. ‘시인의 감성과 과학자의 이성’이야말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냉철한 이성과 추진력이 필요하다. 성과가 없는 조직은 존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품격 있는 리더가 되기 어렵다.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가슴이 조화를 이루어야 성공에 품격을 더할 수 있지 않겠는가?신영철 소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고려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연구조교수로 중독 문제에 대해 연수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로 근무 중이며, 2013년 개설된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s://health.kbsmc.co.kr/jsp/lab/Mental/labInfo/welcome.jsp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행복한 리더를 위한 정신과 의사의 조언https://www.youtube.com/watch?v=3MH9LIbLRUk[멀티캠퍼스] 2016 HR Preview: 건강한 조직이 성과를 낸다https://www.youtube.com/watch?v=VwS96_mPrQg그 외 다수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