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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교수] 기업가정신은 미래지향 선구자 정신
20세기 후반 디지털 컨버전스와 함께 본격화된 기술혁신과 사회변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팽배한 시대가 끝을 모를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 명확한 답과 경로가 보이질 않고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상황변화에 대한 정보수집과 분석력, 높은 수준의 통찰력에 기초한 적시의 의사결정, 효과적인 실행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 HRD 부서는 과거와 달리 임직원들의 창의적 문제해결역량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도록 운영될 필요가 있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임직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데 있어서 기업가정신을 발현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개발해야 하며, 이러한 리더십을 실현하는 리더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졌다.2020년 2월 14일 국내 거의 모든 매체가 롯데쇼핑이 점포 200개 폐쇄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롯데쇼핑은 앞으로 3~5년 이내에 오프라인 점포 700여개 중 약 30%에 달하는 비효율 점포 200여 곳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즉 2020년 2월 기준 412개인 롯데슈퍼를 70개 이상 정리하고 124개인 마트를 50개 이상 폐점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2만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져서 2만여 명이 실직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4.8%에서 2019년 0.9%로 떨어졌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의 영업이익률도 2012년 7.9%였지만 지난해 3분기 4.8%까지 떨어졌다는 보고서를 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나름대로 급격한 변화추세에 대비해 왔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한 모습이 드러났다. 최근 몇 년 동안 쿠팡,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등의 등장으로 빠르게 소비자들의 모바일 쇼핑 비중이 오프라인 쇼핑 비중보다 높아지게 됨으로써 점포의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불량지점이 급증하게 됐다. 결국 롯데쇼핑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이자 대세라고 판단하고 많은 점포를 폐쇄하는 고강도의 구조조정 결정을 내린 것이다.이러한 상황이 닥칠 것은 이미 30여년 전부터 예견됐다. 미국의 JC Penny 백화점이나 시어즈가 파산을 하며 경고음을 울렸지만, 국내 유통업체 당사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맞는 변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1987년 미국 국방부사 통신 기술을 민간에 공개한 이후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ICT 기술 혁신이 시작되고,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1997년 IBM이 e-business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낼 때,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들이 있었다. 역사에서 늘 그래 왔듯이 대다수의 사람은 변화에 대한 많은 예견을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비하지 못한다. 그 이유를 리더십 측면에서 보면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거나 없기 때문이다.기업가는 미래를 이야기한다기업가정신은 미래정신(future oriented thinking)이다. 기업가정신의 핵심 축 중 하나는 선도성으로, 기업가는 미래를 말하는 선구자이자 선각자다. 기업가는 항상 공동체(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고, 미래를 어떻게 그릴 것이며, 공동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비전 또는 꿈이라고 한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보따리가 없으면 리더는 더 이상 리더라고 할 수 없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조직의 팀장이나 부서장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와 관련된 화제를 꺼내면서 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가정신을 발현하는 리더십이 될 수 있다."리더는 조직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그래서 리더라면 항상 조직의 미래를 생각하고,어떻게 그 미래를 실현할 것이지 설명해야 한다.그런 측면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이 기업가정신이다."과거를 말하는 자는 꼰대, 미래를 말하는 자는 리더과거를 이야기 하는 비중이 클수록 ‘꼰대’일 확률이 높다. 보통 조직에서 부하 구성원들은 리더보다 나이가 적은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꼰대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 경험해 본 적이 없으므로 과거를 경험해본 리더의 말에 공감하기 어렵다. 젊은 세대인 부하 구성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효과적인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는다. 과거의 소재나 과거의 이야기는 부하 구성원들에게 반복해서 전달될 것이기 때문에 지겹게 느껴질 것이고 잔소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미래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나 현재 숨 쉬고 있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공통적인 문제다. 그래서 리더는 80~90% 비중으로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가정신을 발현하는 리더십이 될 수 있다.회의시간이나 회식시간에 임직원들은 얼마나 미래를 이야기하는가?우리나라의 업무문화 중 독특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점심 식사나 저녁 식사를 같이하는 회식문화가 있다는 점이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의 시행과 개인주의보다 더 강력한 싱글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회식문화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회식문화는 나쁜 점도 있지만 함께 식사하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임직원들이 모여서 미래를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게 조직문화다. 미래보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어 있거나 서로 소통하기는커녕 다투고 있다면 그 회사는 성장하기 어렵다. 만약 대형유통사들의 임직원들이 미래를 얘기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찾기 위해 토론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었다면, 점포 폐쇄 상황은 전개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리더는 동료들과 미래에 관해 심도 있게 토론하는 조직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려면모두 모여서 미래를 주제로 활발하게 토론해야 한다.그래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제안된다.따라서 리더들은 동료들과 미래에 관해 토론하는발전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미래에 대한 안목 : 이세돌 9단과 이춘우 6급 증 누가 수를 더 멀리 볼 수 있는가필자는 중학교 2학년 때 어깨너머로 바둑을 배웠다. 그때 당시의 실력을 평가하자면 현재의 6급 정도다(아마도 지금은 훨씬 하수일 것이다. 그동안 거의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국신청은 정중히 사양한다). 바둑에 빠져 아마추어 3단인 친구에게 바둑을 배우려고 옆 반이었던 그 친구의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집으로 모셔 와서 라면을 끓여 대접해 드리고, 반상에 9점을 깔고 바둑을 배웠다. 9점을 깔아 바둑을 뒀지만 매번 친구에게 패했다. 도저히 아마추어 3단이 내다보는 수를 알 길이 없었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하는 역량은 학습과 훈련을 통해 상당 부분 키울 수 있다. 바둑 9단의 수를 바둑 18급은 도저히 읽을 수 없다. 9단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자신의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9단과 18급이 대국하면 9단이 100전 100승하게 되어 있다. 이세돌 9단 국수가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패했던 이유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의 수에 대응하는 미래의 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미래를 보는 탁월한 안목을 갖춘 자가 기업가적 리더바둑의 사례를 통해 공유한 건 미래에 대한 안목이 갖는 힘이다. 예측력은 승리와 직결된다. 그래서 리더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하며, 미래를 보는 탁월한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 기업가정신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미래예측력이다. 미래를 얼마나 잘 예측하고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파악해서 적절한 대비책을 수립하는가가 관건이다. 기업가의 머릿속에는 판세가 그려져 있어야 한다. 앞으로 경영환경에서 어떤 기술들이 이슈가 될 것이며 어떤 기술들이 사라질 것인가를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기업가는 세상의 변화에 따른 사업들의 부침과 사회경제의 변화도 일목요연하게 얘기할 수 있는 선구자(pioneer)여야 한다.이춘우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업가정신학회 회장, 청년기업가정신재단 기업가정신연구소 소장, 벤처기업협회 벤처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기업가형 리더를 양성해 우리나라를 기업가정신 강국으로 만들고자 매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에서 경영자문을 맡으며 인사조직 관련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다.[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bombi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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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성 교수] HR 부서도 기술을 알아야 한다
1998년 일본에서 『인사부는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 출간된 적이 있었다. 저자는 전통적으로 미국이나 유럽 기업에 비해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던 일본 기업의 HR 부서를 비판하며 현업 중심의 인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했다. 또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오지 못하는 HR 부서는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데이브 울리히(David Ulrich)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의 저서 『HR champion』이 미국에서 출간된 것이 1996년이다. 혹시나 언급한 일본인 저자가 울리히의 책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이 어떻든 ‘HR 부서가 아직도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오히려 지금 더욱 유효하고 절실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Robotic Process Automation(이하 RPA)이 빠르게 확산되고, HR Analytics가 발전하며 누가 올해 이직할 가능성이 있는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HR 부서는 존재 이유를 명확한 비즈니스 케이스를 바탕으로 경영진에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정말로 조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조명해야 할 HR 부서 생존의 조건을 독자들과 논의하고자 한다.기술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론적 관점이 존재한다. 기술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조직의 구조나 운영방식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 기술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이다. 반면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회가 필요에 의해 기술을 선택하고 구성한다는 것이 사회구성론(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y)이다. 최근에는 기술과 사회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같이 진화하고 발전한다는 공진화(co-evolution)관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떤 관점을 취하든 간에 기술이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서 사람의 고유한 특징이나 기능이었던 학습과 판단을 기계도 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기술을 모르고는 HR 부서가 사람관리와 조직관리를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이미 다가와 있다. 새로운 기술은 HR부서가 인력을 채용하고 평가하며 보상하고 육성하는 방식들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들을 잘 활용하는 경우 엄청난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채용은 수천 명의 지원자 중에서 조직에 적합한 인원을 채용해야 하는 문제를 최소한의 경비를 투입해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놀라운 이점을 제공한다. HR 부서의 업무를 지원하고효율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통칭해서 HR 테크라고 부른다. 또한 HR 부서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들은 계속 출시되고 있으며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동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커다란 기회를 놓치게 되고 경영층으로부터 HR부서의 존재 의의를 부정당하게 될 위험성이 크다.울리히는 과거 자신이 출간했던 『HR champion』에서 HR 부서는 네 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각 경영진의 전략적 파트너, 인사행정 전문가, 구성원의 옹호자, 변화 촉진자다. 이것을 통틀어 다중 역할모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울리히는 이후 2012년 발간한 『HR from Outside in』에서 과거 제시했던 HR 부서의 4가지 역할에 더해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행동가’ 와 ‘기술 제안자(technology proponent)’ 역할을 추가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을 모르면서 HR 부서에 요구되는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작업방식이나 조직구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영역은 기본적으로 제조 공정이다. 하지만 HR 부서 역시 그에 못지않게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다.앞서 언급한 채용뿐 아니라 실시간 피드백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선진 기업의 구성원 평가방식이 상대평가에서 실시간 피드백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피드백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뒷받침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사, 동료, 부하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정리해서 공유해주기 때문에 각자가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강약점을 깨닫는데 큰 도움이 된다. 교육훈련에서도 개인별로 최적화된 프로그램의 설계나 팔로우업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IBM에서는 교육훈련을 개인별로 커스터마이즈해서 실시한다. 왓슨 애널리틱스를 활용해서 개인별 현재 skill set과향후 필요하게 될 skill set을 비교한 후개인별로 필요한 학습 컨텐츠를 추천한다. 각 컨텐츠에는 그 내용을 이미 학습했던 사람들의 평가가 달려있고 필요한 경우 실시간 챗 어드바이저도 활용할 수 있다. "HR 테크를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구성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주고기술 도입의 취지를 정확하게 설명해줘야 한다.구성원이 기술에 거부감을 느낀다면조직과 구성원 사이에 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HR 부서가 기술제안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발전하는 기술 동향을 잘 파악하는 한편 이를 조직 내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궁리하고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역할에 매몰되어서 구성원에 대한 배려가 약해지는 경우 새로운 HR 테크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가 부족하거나 구성원들이 기술 도입의 취지를 정확하게 모른채 오해하는 경우 더욱 그렇다. HR 테크가 구성원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해소해주는 게 중요하다. 인공지능 기반 채용이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지원자들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면 그러한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 인공지능 상사가 아무리 공정할 수 있어도 구성원들이 이를 기피하면 조직에서 활용하기 어렵다. 인공지능이 누가 이직할 것인가를 아무리 잘 예측한다고 해도 낙인효과(stigma effect)로 인해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 기술을 잘 이해하면서도 조직과 구성원의 이해관계나 관점을 적절히 고려하고 균형을 잡을수 있는 HR 부서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다.박우성 교수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인적자원관리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경영학회,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윤리경영학회에서 부회장 및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성과주의 보상제도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기술혁신이 초래하는 인적자원관리의 변화에 대해 천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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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교수] 근로시간 단축과 영국 기업의 인적자원개발 대응 사례
지난 호에서 독일은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면서도 점진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생산성을 유지했고, 교육훈련의 성과도 높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정부 차원의 근로시간 단축이 주기적으로 이뤄졌으나, 여전히 민간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산업적인 분위기가 내재되어 있는 영국의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와 관련된 금융이나 문화 컨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적인 노력 외에도 산업구조 재편을 위한 도제제도 활성화를 실행하고 있는 영국의 사례를 통찰하며 교육훈련의 동향에 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영국은 2003년 EU에서 정한 근로시간 감독 규정에 바탕을 두고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시행했다. 영국의 최대 근로시간은 48시간인데, 18세 미만의 경우 최대 40시간 이하로 근로하고, 나이에 따라 근로시간을 단축했다. 법정 근로시간으로 인해, 영국의 고용률은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정 계층이나 대상자들에게는 근로시간이 일과 삶의 균형이나 고용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영국은 과거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교육훈련과 관련된 제도 개선에도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삭감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 제도 개선에 불만이 많았다.근로시간 단축이 교육훈련에 미치는 영향 이상으로 충격이 가해지는 분야는 소득감소로서, 근로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영국에서 고소득 직종이나 일부 고위급 직종의 경우, 실제 근로시간은 48시간보다 많지만 추가임금은 없는 상태다. 영국은 초과 근무에 관한 관심보다는 더욱 적게 일하고, 가용한 잉여시간에 일하고, 일을 제대로 마치기 위해 근무시간을 채워야 하는 방식에 관해 관심이 높다. 또한, 초과수당과 같은 문제는 일부 그룹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근로자 대부분은 적게 일하는 데 관심이 있다. 재량 근로가 가능한 집단들의 경우, 일하는 것에 비해 뚜렷한 보상이 없으므로 추가비용 없이 무급으로 연장근로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교육훈련을 활성화하는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지만,고용주와 근로자가 교육훈련의 필요성을 이해해야 한다.근로자가 교육훈련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고,고용주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조직 성과와 연계되는 자기주도적 교육훈련이 가능하다."최근 영국의 교육훈련 관련 동향을 보면, 청년들에 대한 교육훈련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훈련을 통한 청년층고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교육훈련시간을 요청하는 것을 권리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주가 일반적인 업무수행과 관련된 교육훈련에 따르는 비용을 의무적으로 지불해야 한다. 근로자들이 미래 직업에 관한 교육훈련을 받도록 고용주가 시간을 허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또한, 영국의 많은 직업은 고숙련 직업과 저숙련 직업으로 양극화되어 있고, 이들 직업 간 이동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저숙련 인력을 고숙련 인력으로 전환하는데 교육훈련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영국 정부는 NQF(National Qualification Frameworks,국가역량체계) 2수준과 3수준에 대한 자격취득과 기술훈련에 큰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존 자격의 활용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해당 수준의 교육훈련에 대한 예산 투입을 축소하고, 도제와 견습생 훈련과 같은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근로시간과 교육훈련의 관계를 살펴보면, 근로시간을 규제하는 제도들이 도입됐을 때 개인 근로자의 훈련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고숙련 근로자들의 경우, 시간을 적절히 활용해서 더욱 많은 훈련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고, 고용주도 이들에 대한 훈련을 지원했다. 그러나 저숙련 근로자들의 경우, 시간 부족으로 인해 훈련에 참여할 기회가 제약됐다. 또한 영국의 근로시간과 교육훈련의 관계는 교육훈련비 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러한 교육훈련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동조합이나 고용주의 역할이 무엇인지, 근로자의 자기 부담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근로시간의 단축은 교육훈련의 축소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 이유는 고용주가 훈련을 제공할 필요성이나 유연성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기술변화에 따른 숙련도 제고를 위해서 사업주 대상 훈련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에서는 근로시간에 교육훈련을 받도록 하면서, 보상하지 않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규제되지 않은 산업의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가 훈련을 받으면서 임금을 지급받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 결과, 근로시간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을 활성화하거나 사업장 내 도제식 훈련을 확대하고 있다.영국의 근로시간 단축과 교육훈련 동향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훈련 전반의 상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근로시간 제도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파트너십의 중요성이다. 대표적으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춘 독일의 견습제와 최근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는 영국 견습제의 가장 큰 차이는 사회적 파트너십의 정도다. 영국은 독일보다 파트너십의 강도가 약해서 노동조합이나 고용주의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영국 정부는 견습생을 위한 새로운 직업표준을 개발하여, 특정 직무의 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견습이 되도록 지원하고, 각 사업장에는 근로자의 교육훈련을 활성화할 수 있는 노조 학습 담당자를 임명하고 있다. 또한 교육훈련에서 노조의 참여를 활성화하려는 방안으로, 노조학습계정(union learning account)을 개설하여 지원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이상으로 중요한 이슈는 노동조합의 교육훈련 참여인데, 이는 사회적 파트너십이 적절하게 작동할 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둘째, 변화하는 산업현장의 특성을 반영하여 개인이 주도하는 교육훈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영국에서도 근로자 개인 훈련계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바우처 방식의 사업을 도입했으나, 실제로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근로자가 훈련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고용주도 그 제도의 필요성에 관해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확대되고 있는 국민내일배움카드와 같은 개인 주도의 교육훈련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권리보장에 관한 입법 조치 및 고용주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일어나는 기술의 발전과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강화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셋째, 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영국의 17개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Sector Skills Council: SSC)에 있는 특정 산업 협의체는 교육훈련, 자격설정, 국가직무능력표준, 견습제도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다수의 협의체는 대형 기업의 고용주에 의해 운영이 좌우되고 있으며, 존폐가결정되기도 한다. 영국의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는 업종과 숙련 중심의 협의체로 기능하기도 하지만,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지역협의체로서의 성격도강하다. 이처럼 단점도 분명하지만, 강점도 분명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여 다양한 교육훈련 관련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참고 자료]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주요국 훈련동향 실태조사, 김주섭, 이영민, 신가희, 한국노동연구원(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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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숙 교수] 재능과 강점으로 지속하는 변화
“약점 관리는 배의 바닥에 난 구멍을 메우는 것과 같다. 이를 방치하면 배가 침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멍을 막았다고 해서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 그것이 강점이다.” 긍정심리학자 로버트 비스워스(Robert Biswas-Diener)의 말이다. 강점에 기반을 둘 때 탁월성으로 이어지는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변화의 지속성을 위한 강점 기반 코칭그동안 코칭 현장에도 전통적인 인재개발 접근법이 주류를 이뤘다. 다면 진단, 커뮤니케이션 진단, 행동 특성 진단 등을 하고 ‘강점 영역은 잘하고 있으니, 이대로 유지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약점이나 부족한 게 어떤 영역입니까? 이를 개선할 계획을 세우십시오’라고 제안했다. 물론 이런 접근법도 필요하다. 고위 임원일수록 약점이 커리어와 성과에 치명적 결함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코칭이 그런 교정적인 접근법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약점을 개선한다고 탁월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의 속성이 약하면 반대 속성이 강하다고 믿는 통념이 있다. 선(good)은 악(bad)의 반대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악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곧 선은 아니다. 질병의 치료가 건강 강화는 아니며, 슬픔이 없는 게 기쁨은 아니다. 또한 약점을 고친다고 강점이 발현되는 게 아니다. 그런 면에서 약점에 대한 진단, 피드백, 실패에 대한 연구는 재능과 강점을 확인하고 이를 한층 개발하여 탁월하게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강점 기반 개발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재능과 강점을 확인하고, 이를 더 강화하여 탁월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자신만의 재능에 지식과 기술을 더하면 강점으로 단련된다.지식과 기술은 지속적인 학습과 경험으로 습득할 수 있다."재능과 강점의 차이재능은 타고나는 것으로서 DNA처럼 사람마다 다르다. 갤럽에 의하면 재능은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사고, 감정, 행동의 패턴’이다. 호기심이 강한 기질, 사람들과 쉽게 대화를 시작하는 행동, 어려움 속에서도 침착성을 유지하는 자세, 복잡한 상황에서 핵심을 끄집어내는 역량, 사람들의 기분을 쉽게 알아차리는 감각, 남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태도 등이 대표적이다.반면 강점은 ‘항상 완벽에 가까운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이며 자신이 하는 일에 적용되는 속성이다. 재능에 지식과 기술을 더할 때 강점으로 단련된다. 지식과 기술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재능은 타고난 면이 많고 어린 시절에 구축된다. 재능이 원석이라면, 이를 갈고 닦아 자주 활용하면서 더 날카롭게 만들 때 진정한 강점이 된다. 즉 ‘재능 x 투자 = 강점’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강점을 활용하면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그렇다면 재능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도널드 클리프튼(Donald O. Clifton) 박사가 개발한 갤럽 강점 진단을 할 수도 있고, 마틴 셀리그먼 박사(Martin Elias Pete Seligman)의 VIA 진단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재능을 파악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동경해온 대상, 빠른 학습 속도, 특별한 만족감 등이 재능의 단서다. 어렸을 적부터 동경하거나 끌리는 활동은 재능을 가진 영역일 가능성이 높다. 무언가를 남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배운 경험도 재능을 암시한다.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는 변호사 사무실의 서기였지만 어느 날 어머니가 선물한 미술도구로 그림을 그려 본 후 그림 공부에 매달려 세계적 화가가 됐다. 만족감도 재능을 드러낸다. 어떤 활동을 할 때 기분이 좋아진다면 타고난 재능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사람은 상황을 질서정연하게 만들었을 때 만족감을 느끼며, 어떤 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을 매우 사랑한다. 동료를 능가할 때 진실한 기쁨을 느끼고, 아무리 목표를 달성해도 동료보다 못했을 때 공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들이 재능의 단서다.강점 기반 코칭강점을 개발하는 데는 3단계가 있다. 첫째, 자기 재능이 무엇인지 알기, 둘째, 재능의 의미와 가치를 알고 진정으로 받아들이기, 셋째, 최고로 닦아서 탁월성 발휘하기다. 강점에 집중하라는 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만 하라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강점에 맞춰 역할과 과업을 선택하지 말고 과업 선택에 자신의 강점을 쓰라는 것이다. 어떤 임원은 발상(ideation)의 재능이 돋보였다. 그에겐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랐고,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능성을 보는 눈이 있었다. 하지만 리더십 다면 진단 결과에선 독선적이고, 회의를 지배하며, 논의에서 자주 초점을 잃는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코치는 그가 발상이라는 재능의 속성을 깊이 인식하도록 했다. 임원은 자신의 재능이 매우 독특하고 가치 있으며, 지금까지의 성공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깊이 인정하게 됐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인식의 중요한 요소였다. 이후 임원은 재능을 강점화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걸 코치와 논의했다. 실제 회의에서 그가 떠올리는 여러 개선점과 아이디어는 매우 가치가 있었다. 다른 누구도 그걸 그만큼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구성원에게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던져주어서는 효과성이 없다. 구성원은 상사의 끝없는 주문에 지쳐가고 있었다. 그래서 팀에게 전략적으로 아이디어 한두 가지를 선택적으로 제시했다. 예전에는 회의시간에서 떠오르는 생각이 휘발될까 두려워서 많은 얘기를 했지만, 이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아이디어를 체계화해서, 훨씬 품질 높은 제안을 하게 됐다. 구성원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공유한 사례에서 보듯이 강점을 깊이 인식할수록 그것을 올바르게 쓰고자 하는 동기가 강해진다. 즉 탁월성의 자원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또 다른 임원은 ‘성취(achiever)’라는 재능이 강했고, 구성원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다. 피드백을 받아보니, 팀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고 공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대다수였다. 전통적인 접근법이라면 이 임원에게 ‘성취, 즉 일을 완수하는 강점은 놔두고, 구성원의 어려움을 더 느껴 보며, 그들과 더 스킨십을 하십시오.’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점 기반 코칭 접근법은 성취라는 재능을 더 쓰도록 한다. 성취 재능은 매일 계획을 세우고 바쁘게 살면서 여러 과업을 완수하는 데서 만족을 얻는다. 계획을 세우고 완수하는 일은 그에게 쉽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매일, 매주 팀의 노고를 인정하는 행동을 실천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꼭 가슴으로 느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살려서 자기 스타일대로 하는 것이다.강점 코칭이 조직에 주는 함의구성원의 몰입도(engagement)를 좌우하는 중요한 질문 중 하나가 ‘당신은 매일 직장에서 가장 잘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까?’이다. 이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대답한 구성원은 글로벌 전체에서도 20%에 불과했다. 이 비율을 높인 기업은 몰입도를 향상시켜 차별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관리자들이 구성원을 코칭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그 구성원의 강점이다. 강점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 성과에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맞춤형으로 코칭해야 한다. 구성원의 단점에 초점을 맞추어 교정하려는 방식은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강점 기반 구성원 역량개발 접근법을 배우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강점을 개발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게 약점, 실패, 진정한 자아에 대한 두려움이다.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 때문에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실패해서 비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자신에게는 특별히 내세울 강점이 없고 외부적인 성취가 있어도 그건 운이나 환경 탓이지 강점 때문이 아니라는 두려움이다. 재능은 자신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재화되어서, 독특하고 특별한 것인데도 당연한 것, 혹은 유별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강점 기반 코칭은 자신의 진가를 알게 해주기 때문에 자신감을 높여준다. 남과 비교하며 느끼던 결핍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저절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고현숙 교수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리더십과코칭MBA 교수이자 코칭경영원 대표코치.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코치로서, 17년 동안 국내 대기업, 글로벌 기업, 세계은행 등의 기관에서 고위 리더를 코칭하며 그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화도록 도왔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한국리더십센터 사장, 한국코치협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유쾌하게 자극하라』,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티칭하지 말고 코칭하라』 등이 있다.도서는 지금의 리더들에게 절실한 코칭리더십을 다룬다. 모든 것이 수시로 바뀌고 정해진 답이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코칭리더십이 왜 필요한가, 코칭이 조직의 언어가 되면 어떤 변화와 감동을 만들어내는가,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일하면서 코칭하는 조직내 코칭의 구체적 방법론인 ‘스마트(SMART)코칭’의 세계로 안내한다.도서에는 비전 수립부터 목표 공유, 조직문화 혁신, 인재 양성, 시스템 점검, 리스크 관리 등 실용적인 노하우부터 항구적인 전략까지, 조직 관리 전반에 걸쳐 리더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실천적 지침들이 가득하다. 한국 기업 현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실제 사례를 분석해, 현장에서 찾은 맞춤 해결책이기에 경쟁 속에서 늘 분투하는 리더들의 갈증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가능성은 누구나 있다'는 조언으로 시작하는 이 도서는 코칭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코칭의 고급 스킬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직을 바꾸는 조화와 성장의 코칭 스킬은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강압적인 명령과 질책 대신 경청과 질문, 피드백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키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한 '현명한 리더들의 유쾌한 코칭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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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교수] 효과적, 효율적, 매력적인 플립러닝 설계 및 운영을 위한 교수학습모델
플립러닝은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간 상호작용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강의식 교육훈련과 이러닝의 한계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플립러닝의 고유한 목적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수설계가 필요하다. 이번에는 효과적, 효율적, 매력적인 플립러닝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핵심원칙 및 교수학습모형과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플립러닝의 다양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플립러닝의 핵심적인 요소로 온라인 비디오나 동영상 설계에만 관심을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플립러닝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교육 전에 적절한 온라인 컨텐츠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훈련과 플립러닝의 유기적인 연계와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교수학습활동의 학습자 중심 설계다. 따라서 플립러닝을 효과적, 효율적, 매력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습설계 전 교수학습모형 및 여러 교수학습전략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에 효과적, 효율적, 매력적인 플립러닝을 설계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거시적인 교수학습모형과 플립러닝의 단계별로 활용할 수 있는 미시적 교수학습전략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효과적, 효율적, 매력적인 플립러닝을 위한 핵심원칙효과적인 플립러닝을 설계, 개발, 운영하고자 할 때 교수자 및 교수설계자가 유념해야 할 핵심원칙들이 있고 이에 따라 체계적으로 설계를 진행해야 한다. 아래의 이미지는 플립러닝 설계, 개발, 운영 시 성찰해야 할 8가지 핵심요인(페다고지, 장기적·단기적 효과를 고려한 계획, 거시적·미시적 교수전략, 자기조절 촉진전략, 컨텐츠 유용·용이성, 테크놀로지, 커뮤니케이션, 측정·평가)을 나타낸 것이다.이 중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설명하면 첫째, 테크놀로지와 페다고지(Pedagogy, 교직)의 시너지가 반영된 플립러닝 설계모형과 전략을 구비해야 한다. 즉 온라인이라는 테크놀로지의 속성만 고려하지 말고 교육적 방법론도 고려한 설계모형과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플립러닝의 도입으로 학습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먼저 고려하고 이에 맞는 교수학습모델이나 전략을 선정해야 한다. 둘째, 계획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립하되, 실행은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미시적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기업 가치나 HRD 부서의 비전과 연계한 플립러닝의 장기적 계획 수립도 중요하지만,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야 기업 전반적으로 플립러닝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된다. 그러므로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수용이 필요하다. 셋째, 플립러닝이라는 새로운 교육체제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 학습자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구조화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플립러닝 도입 초기에는 교육 내용도 중요하다. 그러나 플립러닝이라는 교수학습방법에 적응함과 동시에 플립러닝의 효과성을 신뢰하도록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신뢰가 뒷받침돼야 학습 효과가 극대화되고, 학습자의 자기주도성이 촉진될 것이다. 또한 인지적인 내용설계뿐 아니라 자기효능감, 학습목표, 과제가치, 불안 등의 동기적 요소도 고려해서 플립러닝을 설계해야 한다.플립러닝 설계를 위한 교수학습모형 및 전략플립러닝을 설계할 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이 팀 기반 학습이나 성찰 기반 플립러닝의 활용이다. Huang과 Lin(2017)은 플립러닝-팀 기반 학습으로 경영대학 필수과목인 인적자원관리를 설계했다. 이를 위해 학습 전(pre-class) 모듈, 학습 중(in-class) 모듈, 학습 후(post-class) 모듈을 설계했으며, 학습 전 모듈에서는 비디오나 케이스를 보는 개인준비과정을 통해, 본 학습 전 관련 교재들을 읽고 팀에서 공유할 아이디어를 미리 정리하도록 했다. 학습 중 모듈에서는 교수자가 준비한 활동들을 진행했는데, 주로 학습 전 모듈에서 배운 개념이나 원리를 적용해보는 연습문제들을 준비했고, 새로운 상황들도 제시해서 개념과 원리를 활용해서 솔루션을 제시하는 활동들도 진행했다. 학습 후에는 페이스북 기반 온라인 토론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교수자는 이러한 과정을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수행했다. 이외에도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정민, 전정아(2019)는 성찰 기반 플립러닝을 제안했는데, 사전학습 후 자기주도적인 성찰을 진행하며, 본 학습에서는 협력적인 성찰이 가능한 질문을 제공함으로써 협력적으로 지식을 구성하도록 했다.이 밖에 단계마다 고려할만한 교수학습전략들이 있는데, 학습 전에는 주로 사전에 학습한 내용을 점검하기 위한 전략들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핵심내용을 명확히 인지하고 오개념이 형성되지 않도록 적절한 사례와 그렇지 않은 사례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Bergman과 Sams(2014)가 제안한 시청하기(Watch), 요약하기(Summarize), 질문하기(Questions)를 포함하는 ‘WSQ 전략’이 있다. 단순히 학습 컨텐츠를 보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없으므로 주요 내용을 요약해보고 궁금한 점을 메모하여 학습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대부분 동영상 컨텐츠 시청을 빨리 끝내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동영상 안에서 1~2분 동안 시간을 짧게 주고 스스로 활동을 하게 하거나 퀴즈와 같은 학습활동을 포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동영상을 제작할 때는 분량을 어떻게 정할지가 중요한데, 7~10분 내외로 짧게 잘라 제시하는 게 긴 영상보다 학습효과가 좋다. 그러나 단순히 물리적인 길이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동영상 안에 주요 개념, 원리, 관련 보조자료 등을 포함시켜서 학습내용이 명료성을 가지는지 확인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플립러닝의 핵심은 학습자 중심 상호작용의 극대화다.이를 위해 팀 기반 학습을 고려해야 한다.팀 기반 학습은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협업이다.협업은 학습해야 할 내용에 대한 이해와 성찰뿐 아니라문제해결능력, 소통능력, 갈등관리, 리더십 등과 같은조직에서 필요한 역량개발에 효과적이다."학습 도중에 고려할 수 있는 전략들은 좀 더 다양하다. 본 학습 설계 시 핵심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은 학습자 중심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많이 활용되는 방안으로 팀 학습이 대표적이다. 공동의 목표를 갖고 상호의존적으로 협력해나가는 학습방법을 의미하며,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문제해결능력, 커뮤니케이션능력, 갈등관리, 리더십 등의 사회적 역량도 배양할 수 있다. 이외에 동료교수법이나 하브루타도 있다. 동료교수법은 팀 학습이나 프로젝트 학습과 비슷한 점이 많으나 팀 학습이 최소 3~4명으로 팀을 구성해서 진행된다면 동료교수법은 2명이 짝을 지어 토의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협력활동을 수행해가는 학습방법이다. 서로 사전학습에서 배운 내용을 확인하도록 도와줄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학습참여를 이끌 수 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대표적인 학습법으로 학습자 둘이 짝을 이뤄 질문과 토론을 하면서 깊이 있는 사고를 하도록 자극해서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갖게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결법을 찾을 수 있다. 하브루타는 학습자들이 배운 내용을 성찰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진하는 방법이다.이외에도 사전학습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퀴즈나 미니강의가 있다. 퀴즈는 팀이나 동료활동과 같은 본 학습이 진행되기 전에 사전학습을 점검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미니강의는 사전에 학습한 컨텐츠의 내용을 정리하거나 사전 컨텐츠에서 다루지 않은 부가적 내용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고려해볼만하다. 이러한 퀴즈와 미니강의는 온라인 학습과 본 학습을 연계하는 활동으로서도 효과가 있으며 학습을 준비하는 동기유발 활동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공학과 교수로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학습설계 및 평가 연구 전문가다. 현재 교육공학과장 및 멀티미디어 연계전공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플립러닝, MOOC, 로봇활용 융합교육 등 다양한 테크놀로지 활용 학습에 대한 연구들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MOOC 학습몰입과 지속’, ‘로봇활용 SW교육 설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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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택 박사] 장기현장실습제를 통한 인재발굴과 채용
지난해 2월 현대자동차그룹이 공채 방식을 폐지하고 현업 부서가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인재를 수시채용하기로 하면서, 인력채용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연쇄적으로 SK, 금융기관, 정보통신기술 기업 등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며 기업 인력채용 트렌드는 ‘적시에 적재적소 인재를 뽑는’ 형태로 급변하는 추세다. 이런 점에서 현재 국내 많은 대학들과 기업이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장기현장실습제는 대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최선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장기현장실습제는 3~4학년 학생들이 기업과 협약을 맺은 기업에서 장기간(4개월 이상) 전공과 관련된 일이나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실무경험을 통한 전공능력 향상과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1906년 미국 신시내티 대학의허먼 슈나이더 교수가 창안안 코업(Co-op. Cooperative education program. 산학협동교육)을, 20여년 전 한 국립대학을시작으로 한국 풍토에 맞게 벤치마킹해 도입한 것이 장기현장실습제다. 현재 40여곳이 넘는 대학이 정부나 지자체 지원, 또는 자율적으로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IPP)’, ‘산업체 장기인턴십’, ‘대학생 취업 브릿지’, ‘학기제 현장실’ 등 다양한 명칭으로 운영하고 있다.제도의 특징은 대학-대학생-기업 3자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운영하며, 3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원리가 있다는 점이다. 대학은 기업과 협약을 맺고 학생의 전공과 적성에 맞는 기업과 매칭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학생은 일반적으로 장기현장실습 포털에 올라온 기업의 직무기술서와 명세서를 통해 원하는 기업을 지망하고, 기업 역시 학생들의 전공과 이력서, 역량 등을 검토하고 면접을 통해 서로 ‘궁합’이 맞으면 학생이 해당 기업에 장기간 파견되어 실무경험을 한다. 장기현장실습이 끝날 때까지 대학(장기현장실습 담당 조직의 산학협력 교수 등)은 정기적으로 사업장을 방문해 학생을 케어·관리하고, 월별로 보고서를 작성케 한다. 이는 학생의 장기현장실습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장기현장실습제에 참여하는 3학년은 전공 능력향상과 적성 및 진로탐색 등을 위해, 4학년은 졸업을 앞두고 있어 주로 채용을 목적으로 한 ‘채용연계형’으로 장기현장실습제도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기업은 학생들한테 멘토(선배 사원)를 붙여줘서 업무 수행 방법 등을 코칭하게 된다. OJT를 한 후 실제 업무를 수행케하는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 수행에 참여시키거나 기존 직원들이 수행하는 중요도가 낮은 업무 등을 하게 함으로써 단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4학년 학생을 장기현장실습생으로 활용하게 되면 기업은 자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사전에 관찰하고 평가, 채용 전 인재발굴을 한다는 점이다. 장기현장실습 학생과 기업의 의견이 일치되어 실습을 마친 후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다면 인력 채용비용 절감과 교육훈련비용 절감, 우수 인재 확보 등의 편익을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은 학업 능력뿐 아니라 자신의 경력, 즉 취업에 필요한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제도에 참여한다. 기업은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기초로 학생을 현장실습생으로 선발한 후 우수 인력을 사전 검증하고 생산성 향상을 꾀하려는 목적에서 참여한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경우에는 물리적 자원(비용 및 시간)이 많지 않아 적합한 인재 선발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장기현장실습제를 통해 이러한 비용을 줄이려는 의도가 강하다.장기현장실습제도는 개인(학생)과 조직(기업)이 각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환경을 선택함으로써 생산성, 직무만족 등에서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조직가치 일치(Person-Organization Fit)의 효과성을 주는 이점도 있다. 직무 조건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개인의 직업에 대한 조절 능력을 높이며 개인과 직무 간의 일치는 적합성을 구체화한다. 그래서 만약 학생이 장기현장실습 기업에 채용이 된다면, 개인-직무간 일치감은 더욱 강화된다. 6개월 이상의실습을 통해 전공관련 직무를 수행하고 조직문화를 익힌 후 조직에 진입하기 때문이다.결과적으로 장기현장실습은 공식적으로 채용되기 전에 개인과 조직 간의 직무 일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조직 생활과 양 당사자간의 유기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가치의 일치를 일정하게 이룰 수 있어 선발(기업)과 취업(학생)이 용이하게 만든다.조직의 규범과 가치에 대한 이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등에 대한 조직사회화가 장기현장실습 과정을 통해 일정하게진행되면, 채용 후 개인-조직 가치 일치가 더욱 강화할 뿐 아니라 개인의 조직사회화에 드는 여러 비용도 줄이는 효과를 얻는다.따라서 기업이 효과적인 인재발굴과 채용을 하려면 적극적으로 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장기현장실습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황의택 코리아텍 IPP센터 부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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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 당연과 물론: 당연한 세계에 물음표를 던져야 혁신이 창조된다
침묵과 함께 연주되는 소음도 음악이다MBC에 방영되었던 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남자 주인공 강마에는 16회 방송 때 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지휘를 한다. 자신에게 무례하게 구는 시장의 취임식에서 축하 공연을 하게 된 강마에는 공연에 ‘4분 33초’라는 특이한 곡을 연주한다. ‘4분 33초’라는 악보에는 1악장 침묵, 2악장 침묵, 3악장 침묵이라고 써 있을 뿐, 그 어떤 음표도 없는 이상한 악보였다. 1악장을 33초, 2악장을 2분 40초, 3악장을 1분 20초 총 연주시간 4분 33초 동안 그 어떤 악기도 연주하지 않고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침묵을 들어보라는 ‘무음의 음악’이다. 강마에는 4분 33초라는 악보를 펼쳐들고 지휘를 시작한다. 하지만 어떤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고 지휘봉을 들고 한참을 서 있다가 1악장이 끝났다고 하면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문을 연다. “이 곡은 우연성의 음악이론에 기초한 현대음악입니다. 4분 33초 동안에 아무런 연주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 공연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들이 나에게 어떤 음악으로 다가오는가, 느껴보자는 거죠. (관객들 향해) 여러분도 마찬가집니다. 기침? 그냥 하세요. 종이가 떨어지면 줍고 핸드폰이 울리면 받으세요. 음악은 여러분 주변에 있습니다. 즐기세요!”사실 강마에가 패러디한 연주의 음악적 기원은 1952년 8월 29일, 미국 뉴욕의 우드스톡(Woodstock) 야외 공연장에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튜더(David Tudor)가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장면을 모방한 것이다. 튜더가 초연한 작품은 존 케이지의 〈4분 33초〉. 피아노에 앉아 뚜껑을 연 튜더는 작품의 연주를 시작할 것으로 생각했던 관중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그저 시계만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기대를 저버리고 뚜껑을 닫고 일어나서 인사만 하고 들어갔다. 청중들은 평소처럼 기대했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소리 대신 침묵과 함께 들려오는 공연장 주변을 스쳐지나가는 바람 소리와 자신들이 무의식중에 내뱉은 헛기침소리, 그리고 기대했던 음악 연주가 시작되지 않자 술렁이는 소리와 걱정스러움, 그리고 거부감이나 황당함과 허탈한 한숨 등 음악적 소리 대신 주변에서 들리는 소음을 들었다. 사실 존 케이지가 노린 의도는 겉으로 드러나는 소리(聲)보다 소리 뒤에 울려 퍼지는 여운(餘韻)이었다. 겉으로 들리는 소리, ‘성(聲)’에 익숙한 청중은 그날 소리가 끝난 뒤에 울려 퍼지는 ‘운(韻)’이나 그동안 무의식중에 흘려들었던 일상의 소리를 음악으로 처음 들어본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날 그곳에 모였던 청중들은 연주되는 음악 대신 자연스럽게 들리는 소음을 들었다. 이는 소음이 음악으로 변주된 세계 최초의 사건이다. 그 후 기존의 음악과 소음은 동일한 음악의 영역에 놓이게 되었다. 존 케이지가 노린 것도 연주 소리 대신 일상에 접하는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음악적 고정관념의 파괴였다. “우리가 어디를 가던 우리의 귀에 들리는 것은 대부분 소음이다. 우리가 소음을 귀찮아한다면 소음은 오히려 우리를 괴롭힌다. 만약 우리가 그것을 주의 깊게 들으려 한다면 소음이 얼마나 환상적인 것인가를 드디어 알게 된다. 소음이야말로 경이로운 음악인 것이다, 가장 자연적인."누구나 소음을 듣고 살아왔지만 아무도 소음을 음악으로 해석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예술적 혁신도 전대미문의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던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해석하는 가운데 잉태되고 탄생되는 것이다. 소음을 음악으로 해석한 존 케이지의 혁신적 발상을 생각하면 『논어』에 나오는 절문이근사(切問而近思)라는 말이 연상된다. “간절하게 묻되, 가까운 것부터 생각한다”는 말이다."혁신은 기존 개념의 재정의에서 시작된다〈4분 33초〉라는 음악은 전위예술음악으로 세계적 명성을 떨쳤으며 백남준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존 케이지가 작곡한 독특한 악보다. 이 작품은 미술에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이 레디메이드(Readymade, 기성품)인 남자 소변기를 ‘샘’이라는 작품으로 출시했던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음악작품이다. 뒤샹이 기성품인 남성용 변기를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출품한 것처럼 존 케이지의 4분 33초도 아무것도 없는 악보에 의미를 부여해서 작곡하지 않고도 위대한 음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미술역사상 창작 행위를 하지 않고 기성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서 예술품이라고 재해석한 혁명적인 미술작품을 창시한 뒤샹처럼 실험적인 음악가 케이지 역시 연주를 통해 나오는 소리를 소거하는 대신 자연과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모든 혁신은 원래 그런 세계, 당연하고 생각한 일상, 원래 그렇다고 치부해버린 세상에 문제를 던져 시비를 걸고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일어난다. 정의를 바꾸지 않으면 남이 정의한 세계에 갇혀 살 수밖에 없다. 정의(定義) 를 바꾸면 정의(正義)로운 세상이 내가 정의한 세계관대로 풀리기 시작한다. 혁명을 일으키고 혁신을 주도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만의 정의로 세상을 다시 본 사람들이다. 정의를 바꿔야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4분 33초〉 악보는 악보지만 악보에 아무것도 없다. I. Tacet, II. Tacet, III. Tacet라고만 쓰여 있다. Tacet는 침묵을 의미한다.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순 것이다. 음악은 연주자는 연주하고 청중은 그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가 음악이라는 것이다. 음악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다. 혁신은 개념의 재정의에서 시작된다. 물론 그것도 음악이냐는 심한 비판과 조롱도 없지 않았다. 존 케이지는 이런 음악적 반란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저지른 기존 음악계에 대한 도전이자 반항이었다. 전통적으로 악기가 내는 소리만 음악이 된다는 고정관념에 반기를 들고 소음을 포함해서 인간이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가 다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음악적 관념을 새로운 개념으로 재정의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케이지의 이런 발상의 이면에는 평소에 동양문화와 선불교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은 바가 숨어 있다. 실제로 존 케이지는 1940년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일본 선불교 학자 다이세츠 스즈키라는 학자에게 2년간 선불교 수업을 들으며 “지금 이 순간 속에 전 우주가 들어있다”는 가르침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아마 〈4분 33초〉라는 음악도 이런 사상적 영향력이 보이지 않게 축적되어 나타난 혁신적인 음악이었다. “경영자에게 필요한 아이디어의 80%는 경영의 테두리 밖에서 나온다.” 게리 하멜(Gary Hamel) 시카고대학 교수의 말처럼 케이지도 혁신적인 음악적 아이디어를 음악 밖에서 잉태한 것이다.당연함을 ‘부정’할 때 혁신은 ‘인정’된다!혁신적 발상의 이면에는 가정(assumption)을 부정하는 사고방식이 숨어 있다. 예를 들면 ‘음식점에는 메뉴가 있다’는 가정을 ‘음식점에는 메뉴가 없다’고 생각할 경우 메뉴 없는 음식점이 탄생한다. 메뉴 없는 음식점은 이제 메뉴가 있는 음식점과 경쟁하지 않고 메뉴 없이도 고객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제공할 수 있는 자신과 경쟁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갈 것이다. 모든 선풍기에는 날개가 있다고 가정하는 선풍기 회사가 경영혁신을 거듭해도 기존 선풍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저 그런 선풍기만 나온다. 예를 들면 선풍기 모양을 바꾼다든지, 선풍기 모터를 더 강력한 것으로 채택한다든지, 또는 선풍기 날개 모양이나 바람의 방향을 바꾸는 다양한 선풍기를 선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선풍기에 익숙한 경쟁업체나 고객은 색다른 선풍기를 선보여도 기존 선풍과 차별화되지 않는 기시감(旣視感, 프랑스어: Déjà Vu 데자뷔) 때문에 색달라 보이지 않는다. 기시감은 처음 보는 대상이나, 처음 겪는 일을 마치 이전에 보았다는 느낌을 받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을 말한다. 그런데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Dyson)사는 선풍기에 날개가 있다는 기존 가정을 없애고 날개 없는 선풍기, ‘다이슨 쿨(Dyson cool)’을 개발했다. 이 선풍기는 ‘왜 선풍기에 꼭 날개가 있어야 될까’라는 선풍기에 대한 기존 가정에 의문을 품고 당연함을 부정한 결과 탄생한 혁신적인 선풍기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종이 서류를 고정시키는 데 사용하는 스테이플러도 꼭 침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침이 없는 스테이플러(stapleless staplers)가 탄생했다. “~에는 ~가 있다”를 “~에는 ~가 없다”로 바꿔서 생각하는 순간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탄생한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Dyson)사는 선풍기에 날개가 있다는 기존 가정을 없애고 날개 없는 선풍기, ‘다이슨 쿨(Dyson cool)’을 개발했다. 이 선풍기는 ‘왜 선풍기에 꼭 날개가 있어야 될까’라는 선풍기에 대한 기존 가정에 의문을 품고 당연함을 부정한 결과 탄생한 혁신적인 선풍기다."존 케이지의 〈4분 33초〉라는 음악도 마찬가지 발상에서 시작한 것이다. 모든 음악은 음표를 활용하여 작곡한 다음 작곡한 악보대로 악기가 연주하고 성우가 노래해야 한다는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은 것이다. “음악에는 음표가 있다”는 가정을 없애고 음표가 없는 악보를 작곡한 것이다. 예술이든 경영이든 혁신적 발상의 근저에는 언제나 생각의 물구나무서기를 통해 세상을 거꾸로 보려는 역발상이 잠자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작품 세계도 상상을 초월하는 파격과 일탈의 예술성이 판을 친다. 백남준의 이런 작품성에 지대한 영감을 준 사람도 바로 존 케이지였다. 존 케이지 사후, 그는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내 삶은 1958년 8월 저녁 다름슈타트에서 존 케이지 공연을 보면서 시작되었다. 내게는 1957년이 ‘기원전’ 1년이었고, 존 케이지가 죽은 이듬해인 1993년을 ‘기원후’ 1년.”이라고 정의하며 스승에 대한 경외심을 보여주었다. ‘새장 속 케이지(Cage in the Cage)’ 작품을 통해 스승인 존 케이지를 ‘케이지’란 새장에 가둬놓는 장난기 어린 발상을 통해 진정한 예술적 창작은 기존의 틀과 벽을 깨부수는 가운데 일어난다는 점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새장바닥에 배설물처럼 피아노 현을 쌓아놓은 의도는 스승인 존 케이지가 기존의 음악적 틀에 갇혀 있어도 자기방식으로 작곡을 시도하는 혁신적인 음악가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숨어 있지 않았을까. 백남준과 그의 스승 존 케이지는 모든 혁신은 혁신적인 시도 이전에 고정관념과 타성에 젖은 가정을 혁신적으로 부정하는 가운데 일어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그 가운데 축적된 철학과 가치는 수많은 공기업과 대기업, 언론과 방송 등에서 공유되고 있고, 최근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생태학, 죽인 지식을 깨우다』, 『체인지(體仁智)』를 출간하며 지금까지 85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집필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www.010000.pe.kr/2012/[블로그] https://blog.naver.com/kecologist/221677004300[트위터] https://twitter.com/kecologist[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ecologist[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ecologist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공부는 망치다https://www.youtube.com/watch?v=XZj2Cb2uBVM[세바시] 세상을 지배할 전문가의 새 이름 브리꼴레르https://www.youtube.com/watch?v=fGUR78IPulY&t[어쩌다 어른(유료)] 잠든 지식을 깨우다https://tv.naver.com/v/3828590KBS1 아침마당, 여성공감, 강연 100°C 등 명사초청 특별강연KBS2 여유만만 고품격 인문학 토크쇼 출연MBC 허참의 토크앤조이 명사초청 특별강연MBN 신동엽의 고수외전 출연SBS 화통 출연EBS 초대석 공부는 망치질이다 출연YTN 바로 서는 대한민국 캠페인 출연그 외 다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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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 교수] 죽음으로 조명하는 품격 있는 인생
과학자에게 죽음은 살아있지 않은 상태로 표현되거나 증명할 수밖에 없다. 죽음은 결국 약 40조의 신체세포 전부의 생명활동이 영원히 정지하는 상태(permanent cessation of vital reactions of individual)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이러한 죽음의 정의는 우리에게 허무주의를 안겨주기 쉬우며 자칫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의 전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는 죽음에 이르는 노화라는 과정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면서 100세를 넘어 120세 인생을 외치고는 있지만실제로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훗날 유전학, 재료공학, 나노테크놀로지 등이 발전하면서 살과 피로 이루어지지 않은 다른 개체로서의 전환은 가능하겠지만 우리가 인간이라고 일컫는 존재의 필연적 소멸은 피할 수 없다.그렇다면 현실의 죽음은 어떠할까?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인 『이반 일리치』를 보면 죽음과 그 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이반은 우연한 사고 후 원인 모를 통증을 느끼며 가족으로부터 멀어진다. 그는 하인 게라심을 제외한 모두에게 불만과 원망을 늘어놓으면서 사람들의 냉혹함과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그러나 죽음이 다가올수록 그는 분노의 감정을 버리고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반의 죽음 직후 살아 있는 자들의 잔인한 행태였다. 이반의 아내는 남편의 묏자리를 흥정했고, 남편의 사후 연금을 받기 위해 분주했다. 살아남은 이들 모두는 이반의 죽음을 자신과 별개의 일처럼 여겼다. 심지어 그의 곁을 지켰던 하인 게라심도 그의 죽음에 대해 무덤덤할 뿐이었다. 톨스토이는 인간의 죽음은 개인적으로 큰일이지만 실제로는 평범함과 무심함이 넘친다는 현실을 알려준다.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생을 마쳐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나라는 근본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것, 모든 사물에 관한 나의 인식의 기반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세계에 대해서 내가 가지는 관계는 죽음과 함께 바로 소멸하지 않는다. 마치 영화 「코코」에서 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한 나라는 존재 의미가 소멸되지 않는 것과 같다. 결국 나의 주변과 맺고 있는 관계는 인간의 삶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지만, 또한 죽음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죽음을 의식하는(memento mori) 삶을 통해죽음 역시 삶의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사랑과 선의 중심의 이성적인 가족 및 타인과의 관계는 죽음과 함께 사라지지 않고 나라는 존재의 소멸을 넘어 영원의 시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5,100만여 명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매년 30만 명이 넘는 아이가 태어나고, 약 3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음을맞이한다. 한국인의 사망원인은 암,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의 순서로 확률적으로 큰 사고가 없다면 우리는 모두 암,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반 일리치와 같이 죽음이 현실로 닥쳐오기 전까지 죽음을 자신의 문제가 아닌 타인의 문제로 받아들이며, 죽음을 숙고하지 않은 채 출세와 욕망을 향해 달려 나가게 될 것이다. 더욱이 현대사회는 앞서 언급한 질병으로 죽음이 다가오게 될 때, 죽음의 과정이 일반 사람과 격리되어 의료진의 몫이 된 지 오래이기 때문에 죽음과 인생에 대한 깊은 사유 없이 마지막까지 치료의 과정에서 정신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을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식하며 자신의 이성적 사고로 인한 주변과의 관계를 통해 삶 속에 죽음의 적절한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가족을 포함하는 타인과의 관계로 죽음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품위 있는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며 자신을 성숙시키는 삶의 자세와 함께 죽음의 과정에서의 결정, 죽음 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 죽음 후의 자기에 대한 준비 등 죽음의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유성호 교수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인턴과 전공의를 거치면서 병리전문의를 취득한 후 동대학원에서 법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국립보건원의 NIAAA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쳤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으로서 매주 월요일 부검을 하고 있다.